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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자유의식 : 헤겔과 맑스의 자유의 변증법
안드레아스 아른트, 한상원 ㅣ 에디투스 ㅣ Geschichte und Freiheitsbewusst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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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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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page/156*231*19/46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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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1535020/119153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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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68혁명 세대의 대표적 지성이자 헤겔 연구의 권위자인 안드레아스 아른트의 책 『역사와 자유의식』은 제목에서부터 다분히 게오르크 루카치의 저 유명한『역사와 계급의식』을 떠오르게 한다. 이 야심 찬 제목은 루카치의 책에 대한 오마주도 패러디도 아닌 전면적 사유의 전환을 겨냥한 것이다. 루카치 이래의 오랜 헤겔-맑스주의 전통은 주지하다시피 변증법적 방법을 둘러싼 헤겔과 맑스의 비교 연구였다. 아른트의 책은 이에 대한 대담한 도전으로, 헤겔과 맑스를 결합하는 심급을 일거에 이동시킨다.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자유의 실현’이라는 관점이다. 다르게 말하면 그것은 “인간의 해방이 자유의 이름으로 실현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 아래 헤겔과 맑스의 사상을 전면 재구성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헤겔-맑스주의 가능성을 묻는 일이며, 이를 통해 헤겔과 맑스 모두가 역사적으로 받아 왔던 비난, 즉 개인이 아닌 전체의 관점에서 사고하며 이로 인해 전체주의나 관료 독재를 정당화했다는 시선에서 벗어나, 개인적 자유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두 사상가를 결합시키려는 과감한 시도가 될 것이다. 만일 대안적 포스트 자본주의 사회를 고민해야 한다면, 우리는 개인적 자유를 보장할 법/권리의 차원을 벗어날 도리가 없다. 책의 말미에 전 근대적 정치적 인륜성의 틀 속에서 자신의 공산주의 비전을 제시하는 알랭 바디우(Alain Badiou)를 통렬히 비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헤겔-맑스주의 연구의 새로운 지평이 아닐 수 없다.
  • ‘자유의 변증법’을 향하여-어떻게 인간의 해방이 자유의 이름으로 실현될 수 있을까? 게오르크 루카치의 기념비적 저작 『역사와 계급의식』이 세상에 나온 것은 1923년이다. 루카치는 이 책에서 정통 맑스주의의 기초를 맑스의 변증법적 ‘방법’에서 찾으며, 이를 통해 헤겔과 맑스의 변증법을 결합하는 ‘헤겔-맑스주의’의 노선을 정립하였다. 루카치의 헤겔 수용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것은 의식의 변증법이었다. 즉, 루카치의 물음은 프롤레타리아 의식이 어떻게 부르주아적 주객 이분법과 사물화와 물신주의를 뚫고 변증법적으로 새로운 총체성에 도달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는 자본주의적 축적이 난폭하게 시대를 몰아세우는 혁명의 시대에 철학적 열정이 펼친 인식의 지평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덧붙이자면 이러한 루카치의 헤겔-맑스주의는 이후 서구 맑스주의의 발전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1950년대 이래로 ‘인간주의적’ 맑스 해석이 등장하는 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루카치의 헤겔-맑스주의는 이후 알튀세르 학파에 의해 강력한 도전을 받기도 했다. 알튀세르는 루카치와 인간주의 경향의 맑스 해석을 비판하면서 탈주체, 구조, 이데올로기, 무의식, 인식론적 절단과 같은 범주들을 도입하였으며, 특히 헤겔 변증법의 표현적 총체성과는 다른 맑스의 독자적 변증법을 강조했다. 그 이래로 이 두 학파 사이의 논쟁이 헤겔과 맑스의 관계를 둘러싸고 수십 년간 지속되었다. 20세기 현실사회주의가 무너져 내린 지도 30년이 더 지나고 있다. 그 사이 맑스주의 철학과 사상은 말할 것도 없고 헤겔은 서가의 먼지를 뒤집어쓴 낡은 철학으로 여겨지거나 ‘역사의 끝’이란 선언으로 희화화되기도 했다. 기세가 오른 우파 이데올로그들에게만이 아니라 여전히 자본주의 극복을 이야기하는 좌파의 경우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헤겔과 맑스 모두가 역사적으로 받아 왔던 비난, 즉 개인이 아닌 전체의 관점에서 사고하며 이로 인해 전체주의나 관료 독재(혹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정당화했다는 비난에서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68세대 지식인 중 한 사람인 안드레아스 아른트의 『역사와 자유의식』은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에서 시작된 오랜 헤겔-맑스주의의 전통에 대한 과감한 도전일 뿐 아니라 이제는 곳곳에서 균열의 조짐과 위기를 드러내는 자본주의 너머를 상상하는 데 있어 맑스와 더불어 헤겔이 오늘의 우리에게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어디에서 시작하여 무엇이 검토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그 자신 역시 헤겔-맑스주의자인 아른트는 처음부터 루카치의 그것과는 상이한 관점을 선택한다. 한마디로 루카치 이래 전통적으로 헤겔-맑스주의는 변증법적 방법을 둘러싸고 헤겔과 맑스를 비교하는 관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아른트는 헤겔과 맑스를 결합하는 심급을 일거에 이동시킨다. 그에 따르면, 헤겔과 맑스는 ‘개인적 자유’의 실현이라는 관점 속에 새롭게 결합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어쩌면 맑스의 『자본론』과 비교해야 할 헤겔의 저작은 변증법적 방법을 다루는 『논리학』이 아니라, 자유의 현존재로서 법과 국가 공동체에서의 인륜성을 다룬 『법철학』이 될 것이다. 어쨌든 아른트의 이러한 독특한 헤겔-맑스주의 사유는 새로운 논쟁의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맑스 텍스트에서 청년기 저작과 성숙기 저작의 관계, 헤겔과의 관계를 둘러싼 루카치 학파와 알튀세르 학파의 대립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연구해 왔는데 반해 이를 넘어 ‘자유’의 관점에...
  • 서문 들어가며 1. 어떤 자유인가? 2. 자유의식과 자유의 실현 3. 헤겔 이후: 자유의 역사를 대체한 소외의 역사 4. 보론: 『정신현상학』과 세계사 5. 철학의 실현과 자유의 실현 6. 시민사회와 국가 (헤겔) 7. 필연의 왕국과 자유의 왕국 (맑스 ) 8. 맑스에게서 법과 자유 9. 보론: 맑스에게서 인권의 문제 10. 헤겔의 변증법과 맑스 11. 완성된 자유의식: 절대이념 종결부(Coda) 옮긴이의 말 미주
  • 헤겔에게 세계사는 자유의식에서의 진보다. “헤겔기계”는 이러한 의식이다. 시민법에서 인간은 법적 주체로서 자유롭고 평등하다. 그들은 인격으로 인정받는다. 세계정신은 나폴레옹의 출정으로 하나의 전환을 만들어 냈다. 즉, 자유는 현실에 더욱 스며들었고 그 의식을 심화시켰다. 나폴레옹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적어도 민법전에 나폴레옹의 이름을 붙인 사람들은 이를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다. [15쪽] 헤겔이 보기에 인간은 그가 마땅한 법적이고 정치적 관계 내에서 태어날 때 비로소 자유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자유는 역사적 귀결이지, 자연 상태에서의 역사의 전제가 아니다. 이를 통해 헤겔은 계약론적 사회화 모델뿐만 아니라, 동시에 또한 자유를 무엇인가로부터의 자유로 고찰하는 자유에 대한 부정적 이해와도 거리를 둔다. 자유의 역사는, 비록 헤겔이 놀랍게도 이를 너무 적게 언급할 뿐이지만, 본질적으로 법[권리]의 역사다. [23쪽] 그(헤겔)는 자신의 철학을-그리고 독일 고전철학 전반을-명백히 프랑스혁명에서 정치적으로 타당성을 얻은 자유의 사상에 대한 논의로 이해했다. 절대이념으로서 개념의 자기 자신에 대한 앎 속에서, 자유의 완성된 의식인 개념은 자기 자신을 파악한다. …… 그러나 이것은 절대이념이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 절대적인, 완성된 자유 개념을 구성하는 개념의 순수 자기 관계성은 대상적으로 매여 있는 객관정신의 영역에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 이 때문에 헤겔은 철학으로서 철학의 실현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며, 오로지 그 원칙의 실현에 관해서만 언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헤겔의 관망적 태도는 철학적 근거를 가지며, 자신의 시대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실재에 대한 어떠한 동화(Akkomodation)도 표현하지 않는다. [38-39쪽] 헤겔 이후 점차 헤겔의 『정신현상학』이 그의 역사적 사유의 패러다임으로 고양되었다. …… 역사는 더 이상 헤겔적인 의미에서의 자유의 역사로 이해되지 않고, 소외의 낭만주의라는 의미에서 소외의 역사와 소외의 지양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장소 이동은 매우 극적이다. …… 소외의 낭만주의는, 개인과 보편의 직접적 통일성 속에서의 사회적-정치적 관계의 완전한 투명성의 상태를 목표로 삼는다. 상태는 헤겔적 사고에서 나타나는 인격적,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자유의 복잡한 구조를 중단시킨다. 헤겔-맑스주의적 소외 비판에 이르기까지 추상적 보편성의 기피는 여기서 비롯하였다. [43쪽] 프루동의 『빈곤의 철학』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맑스는 자신의 관점을 바꾸고, 『정신현상학』에서 헤겔의 『논리학』으로 준거점을 다시 변경할 뿐만 아니라, 갈리아의 수탉에서 미네르바의 올빼미로 되돌아간다. 프루동의 역사 과정에 대한 목적론적 구상에 맞서 맑스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며, 이를 위한 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제기한다. …… 법철학 서문에 등장하는 헤겔의 문구 “여기 로도스가 있다, 여기서 뛰어 보라(Hic Rhodus, hic saltus)”는 다시금 맑스에게 중요해지는데, 왜냐하면 오로지 실천적으로, 사회적 현실 속에 이미 주어진 비판으로부터만 현존에 대한 이론적 비판이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비판의 원동력은 존재해야 할 미래의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다. [77쪽] 맑스는 헤겔의 진단을 급진화한다. 그가 보기에 문제는 정치적 공동체에서의 자유와 시민사회에서의 자유가 각각 두 가지 방식으로 측정된다는 데에 있다. 완성된 정치적 자유조차도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예속을 지양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러한...
  • 안드레아스 아른트 [저]
  • 한상원 [저]
  • 충북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에서 마르크스의 물신주의와 이데올로기 개념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독일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아도르노의 정치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아우구스티누스, 맑스, 벤야민. 역사철학과 세속화에 관한 성찰』이 있으며, 역서로 『공동체의 이론들』(공역), 『아도르노, 사유의 모티브들』, 『역사와 자유의식: 헤겔과 맑스의 자유의 변증법』이 있다. 『현대 정치철학의 네 가지 흐름』, 『비판적 사고: 어떻게 다르게 생각할 것인가』,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모빌리티 존재에서 가치로』, 『아도르노와의 만남』, 『왜 지금 다시 마르크스인가』 등을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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