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학의 산실이며 특히 대부분의 시문학이 산출된 중국 장강유역 답사기. 저자는 이 책에서 처연한 시를 많이 남긴 당나라 시인들, 그 중에서도 특히 두보나 이백의 시를 따라 장강유역을 답사하면서 구양수나 도연명, 소식 등 장강지대가 낳은 시인들과 그들의 시를 3권에 걸쳐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각 권 뒷 부분에는 각 성의 자연·역사·문화·개요를 수록했다. 전3권.
이 책은 저자인 김원경 교수가 중국의 장강을 따라 여행을 하며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지리와 문학에 대해 쓴 역사기행문이자 문학기행문이다. 그리고 저자 자신이 수집한 방대한 양의 중국의 문학과 역사와 지리와 문화에 대한 자료가 '장강'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를 향해 집중되고 있다.
저자에게 장강"은 특별하다. 저자에게 "장강"은 그저 하나의 강이 아니라 마치 신앙과도 같지 않나 생각된다. 저자는 중국역사에 있어서 무심한 관조자이자 살아있는 증인으로써 장강을 인식하였고, 장강을 통해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포괄하고,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그 위에서 도도히 명맥을 유지하는 수많은 문학작품들을 함께 엮어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말
중국의 역사는 강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중국문화도 강가에서 일어났다. 중국의 고대 강대제국인 진(秦)·한(漢)·당(唐) 등은 황하(黃河)가에서 일어났고 초(楚)·오(吳)·월(越) 등 세력은 장강권에서 일어났다. 특히 중국의 고대문화 하모도(河姆度)·양저(良渚)·삼성퇴(三星堆) 등 문화는 장강유역에서 일어났다. 고대 중국의 제왕들은 '물을 다스리는 일[治水]'를 주된 왕도로 삼았고 이것은 곧 하늘의 뜻[命]이라 생각했다.
물[水]은 미르[龍]이며 용은 '하늘과 물'을 뜻한다. 그리고 제왕은 하늘의 아들[天子 天帝 龍子]이다. 중국의 사상가들은 물이 흘러가듯이 살아가는 것을 법(法)이라 생각했고 경(經)이라 했으며 그것이 곧 사람이 살아가는 길[道]이라 생각했다.
나는 장강의 탐사자는 아니다. 그리고 중국역사 전공자도 아니다. 다만 중국의 사서(史書)나 시서(詩書)를 읽으면서 강물처럼 유유히, 그리고 부침(浮沈)과 파랑(波浪)을 겪어 내려온 중국에 대하여 호기심이 많고, 또 한편 강물처럼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삶을 생각하고 상심을 달래며 진실을 시에 담은 시인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 또한 그들 시인들이 표랑(漂浪)한 발자국 속에 방랑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어렸을 때 오승은(吳承恩)의 {서유기(西遊記)}나 수도자들의 {천축서역전기(天竺西域傳記)} 등을 읽고 그토록 험난한 길을 넘어 구법수도에 나선 삼장(三藏)법사나 신라의 혜초(慧超)스님 등이 밟은 발자국을 꼭 답사하려고 마음먹었고 1980년 중국과 국교가 열리자 사막을 넘어서 파미르·쿤룬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친구들의 권유도 있고 해서 "수도자의 발길 따라" {먼 서역 실크로드의 하늘에서}라는 답사기를 쓰기도 했다.
나는 다시 황하와 만리장성의 답사에 나섰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고대 황하권에서 벌어진 역사들은 나에게 큰 호기심을 끌었고, 북쪽의 문학이라 일컫는 {시경(詩經)}의 노래들은 나에게 비상한 관심을 당기게 했고 장성은 나의 끝없는 시심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멀리 난주(蘭州)를 넘어 기련(祁連)산맥과 고비사막, 장성의 끝 가욕관(嘉 關)에 들렀고 황토고원 북쪽지대 산서(山西)·하북(河北)쪽의 황화지역을 답사했다. 그리고 이것을 '시가 있는 중국역사 산책' {황하와 함께 바라보며, 생각하며} 1 2 3권을 냈다.
이번에 이 책 4 5 6권에 담은 장강권 답사는, 사실은 황하권 답사보다 전부터 집념했었던 일이다. 장강유역은 중국문학의 산실이며 특히 시문학의 대부분은 강남지대에서 산출되었다.
굴원(屈原)의 초사(楚辭)는 장강 남쪽의 [이소경(離騷經)]으로 중국 사문학의 백미이며, 구양수(歐陽脩)나 도연명(陶淵明)은 장강지대가 낳은 중국 자연주의 문학의 거인들이다. 소식(蘇軾)도 장강권 시인이다.
특히 나는 장강지대를 편력하면서 처연(悽然)한 시...를 많이 남긴 당나라 시인들, 그 중에서도 두보(杜甫)나 이백(李白)의 발자국을 그의 시를 따라 꼭 답사해야겠다는 열망을 가졌으며, 어렸을 때부터 거듭 읽어온 나관중(羅貫中)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무대를 꼭 답사해 보겠다는 낭만을 불태웠었다. 이들 시인들 그리고 싸움의 무대가 바로 장강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날 중국의 역사나 문화를 돌아보는 데 있어서 장강의 상류지대 티벳이나 청해성은 새로운 관심사이며 과거의 역사로 보아도 송(宋)·원(元)·명(明)·청(淸) 등의 역사는 그 주요무대가 황하권만이 아니라 장강권에서 크게 전개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강남의 영남(嶺南)·호광(湖廣) 지역은 이 곳에 유배된 선비들의 눈물겨운 문학도 많고, 청나라 말 이후 중국의 근대혁명의 불길이 대부분 이 곳에서 타올랐으며 오늘날 대외개방을 통한 경제건설은 중국 남동해안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나는 그 동안 대학강단을 지켜오면서 마음만은 늘 무한히 넓은 우주 속에 방랑을 해왔고 특히 중국의 산하(山河)·시서(詩書)·역사의 현장을 마음으로 산책(散策)해 왔다.
역사란 한번 무대에 올리면 가고 만다. 사람들도 가고 없다. 그러니 내가 무슨 "역사의 산책"을 한다는 것인가. 다만 거기에 변하지 않고 흐르는 강물, 그 강기슭에 변하지 않고 피는 꽃들을 바라본 옛 시인들의 울렁이는 가슴이 있기에 나 또한 거기에 오늘 나의 작은 설렘을 포개어 보는 것뿐이다. 인생이란 하늘과 땅 사이에 낳아서 새처럼 나는 나그네에 불과하다.
끝으로 나는 이 시인의 마음에 나의 설레는 마음을 다시 포개면서 다음과 같이 나의 삶과 역사산책의 심정을 표현하고 싶다.
저자소개
저자 김원경은 충남 당진 생으로 문학박사이자 시인이며, 서울교육대학교 교수로 역임하다가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논저에는 {문학개론}, {한국문학상의 유학사상연구}, {국어과 교육론}, {먼 서역 실크로드의 하늘에서}, {시가 있는 중국역사산책-황하와 함께 바라보며 생각하며-}(1∼3권) 외에 기타 논문집과 작품집이 다수 있다.
Ⅰ. 장강의 삼협에서
1. 장강의 문화와 역사가 숨쉬는 암벽 300킬로미터의 대협곡 ...15
2. 파국정치의 중심지 부릉 풍도의 음조 ...26
3. 만현의 석보채 운양의 장비묘 ...33
4. 구당협의 가문 - 삼협의 첫 협곡 - ...38
5. 유비가 눈감은 백제성 공명의 팔진도 ...43
6. 신녀전설의 무협·소삼협 - 삼협의둘째협곡 - ...55
7. 소용돌이 험난한 서릉협 - 삼협의 셋째협곡 - ...65
8. 초나라 시인 굴원과 왕소군의 고리 ...69
9. 삼협의 하구 삼유동과 삼국의 무대 ...78
Ⅱ. 호북의 하늘에서
1. 넓어지는 강폭. 구곡회장으로 찰랑대는 장강 ...87
2. 동정호 북쪽의 초나라 땅 호북성 ...93
3. 무창·한양·한구의 무한삼진 ...96
4. 황학이 춤춘 장강기슭의 황학루 ...104
5. 초나라 기남성과 강릉의 형주성 ...108
6. 삼고초려의 고융중과 수어지교 ...115
7. 양양일대의 옛숨결과 한수의 습지 ...121
8. 『삼국지연의』속의 당양의 영웅들 ...126
9. 장강의 적벽대전과 소식의 적벽부 ...136
Ⅲ. 호남의 하늘에서
1. 장강이 흐르는 평원의 호수 동정호 ...155
2. 동정호 남쪽 초나라 상강의 성 ...163
3. ... 소수·상수에 얽힌 아황·여영 전설의 땅 ...169
4. 호남의 이름난 누각 악양루와 자씨탑 ...175
5. 성도 장사 그리고 악록산서원 ...181
6. 초나라 삼려대부 굴원과 몸을 던진 멱라수 ...186
7. 호남의 하늘에 사라진 충국애민의 시성 두보 ...191
8. 중국 5대 명산 남악 형산과 사묘 ...199
9. 이상향 무릉도원 장가계 ...206
Ⅳ. 운남의 하늘에서
1. 금사강이 만곡을 이루는 고원과 전해 호수 ...217
2. 서남이의 땅 소수민족과 식물의 박물관 ...223
3. 남조국의 선천 그리고 곤명의 춘성 ...230
4. 운남의 풍경구 석림·동굴·폭포·소수민족 ...234
5. 제갈공명의 칠종칠금과 남만정책 ...239
6. 대리·창산·여강·시산판나 등지의 소수민족 문화 ...247
7. 중국 서남의 꽃·온천·연못·숲 등 소수민족의 낙원 ...253
Ⅴ. 귀주의 하늘에서
1. 북상하는 오강 남하하는 적수하의 분수령 지대 ...271
2. 고원산지의 검나라 귀주성 ...275
3. 성도 귀양 야랑국 개리시 ...285
4. 홍군거사의 땅 준의시와 양명동 ...288
5. 관색령 안용·진원·여평 지역과 소수민족 ...291
Ⅵ. "광서"의 하늘에서
1. 고대 남월왕국 영남 유배지. 장려의 땅 ...307
2. 석회암 지층의 기봉과 종유굴. 산수의 원시 대자연 ...313
3. 산수·벽·기·미의 자연으로 이름난 계림 ...322
4. 성도 남영시 베트남 접경 빙상·흠주·유주 ...328
5. 준령과 진령·대파 등 산맥 남쪽의 영남지구 ...334
6. 태평천국군의 거사지 금전 그리고 흥안의 옛 운하 ...340
7. 광서 주앙족자치구의 소수민족 문화 ...346
Ⅶ. "광동"·"해남"의 하늘에서
1. 공동성의 역사의 물결과 근대사의 울림 ...357
2. 남령산맥의 먼 남쪽 아열대 바다의 나라 ...363
3. 번영의 상징. 해외교류의 문호. 세계화 전진기지 광주 ...372
4. 영남 장려의 땅에 유배된 선비들 ...379
5. 광주의 명인 홍수전·임칙서·손중산 ...383
6. 해안의 경제건설의 기지 오문·홍콩·주해·심수 ...388
7. 해남 성 ...391
Ⅷ. 각 성의 자연·역사·문화·개요
1. 장강삼협 ...397
2. 호북성 ...399
3. 호남성 ...402
4. 운남성 ...407
5. 귀주성 ...412
6. 광서 주앙족자치구 ...415
7. 광동성·해남 ...420
8. 해남성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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