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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혼전 : 원혼을 부르는 책
김영미 ㅣ 산수야
  • 정가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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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636page/128*189*47/639g
  • ISBN
9788980975457/898097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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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세자 이호(李?)와 대비전 궁녀 여리 환혼전과 천구의 실체를 밝혀 대비를 살려내야만 한다! 대비전 소속 궁녀 여리는 폐서고에 들렀다가 세자의 삿된 취미에 얽혀들고 만다. 유교를 근간으로 하는 조선 국본의 취미는 다름 아닌 귀신의 행방을 쫓는 것. 세자는 여리에게 내기를 제안하고, 여리는 어쩔 수 없이 응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점점 내기에 빠져든다. 그러던 어느 날, 궐에 천구(天狗)가 나타난다. 천구는 대유행 중인 책 ‘환혼전(還魂傳)’에 등장하는 괴물로 방울 소리와 함께 등장해 사람들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한편 환혼전에 대한 소문도 심상치가 않다. 귀신이 쓴 책이라느니, 소실된 뒷부분을 읽으면 천구가 찾아와 죽인다느니, 말들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괴이한 이야기뿐이다. 그런데 천구의 등장 이후 대비가 갑작스레 의문의 병증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대비를 구하기 위해서는 환혼전과 천구에 얽힌 미스터리를 해결해야 한다. 전에 없던 복잡괴기한 수수께끼를 맞닥뜨리며 세자와 여리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공통의 목표와 미묘한 동질감으로 인해 두 사람은 내기를 끝내고 한편이 되어 미완성된 책 환혼전의 원본을 찾아 나선다. 조선 왕조 사상 재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왕 인종 세자 시절의 그가 풀어나가는 왕실 미스터리 재위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젊은 왕 인종이 세상을 뜨던 날 밤, 경성에 괴물 소동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18년 전, 인종이 아직 세자였던 시절에는 궐 안에 괴물이 출몰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인종이 태어나기 얼마 전에도 궐에 기이한 짐승이 나타났다. 모두 이성으로 해석할 수는 없으나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엄연한 사실들이다. 주목할 만하게도 “조선 왕실엔 기이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그즈음엔 특히 재변이 잦았”다(작가의 말). 『환혼전』은 ‘환혼전’이라는 가상의 책을 베틀 삼아 당대에 기록된 ‘거짓말 같은 사료’들을 촘촘히 그리고 튼튼히 직조한 역사 추리소설이다. 작가는 당시 일어난 잦은 재변의 이유를 잦은 비극으로부터 찾았다. 『환혼전』이 추적하는 것은 기이한 사건들의 진상이다. 그러나 사건의 전말이 모두 밝혀졌을 때 종국에 우리가 깨닫게 될 진실은 공포 이면의 슬픔일 것이다. 소설 속의 세자 또한 그렇게 호기심 대신 비애를 장착하고 ‘어진 임금’, 인종(仁宗)이 될 준비를 해나간다.
  • 빈틈없는 플롯과 힘 있는 스토리 전개로 독자를 현장으로 불러내는 작가 김영미가 『김만덕』 이후 11년 만에 두 번째 역사 장편소설 『환혼전』을 내놓았다. 역사소설이라는 뼈대에 추리 요소를 가미한 이번 작품은 성실한 자료 검토와 작가 특유의 영화적 구성을 기반으로 정갈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소설은 어떤 사료도 배반하지 않은 채 차곡차곡 결말을 향한 발판을 마련해간다. 이야기 속에서 모든 발판들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플롯을 쌓아올린다. 작가는 역사와 추리라는 ‘장르’에 잡아먹히지도, 그것들을 잡아먹지도 않는 적정선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저 그것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자신의 이야기 터를 하나 구축했다. 그 무한한 공간 안에서 막힘없이 흘러가는 이야기 진행은 역사와 추리라는 장르가 주는 빳빳한 긴장감을 잊게 만든다. 무엇 하나 건너뛰어 넘어갈 수 없는 크고 작은 발판 위를 밟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작가의 이야기 터 위에 불려가 역사의 현장에서 반짝이는 눈으로 단서를 주워 담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환혼전』의 오묘한 매력은 작가가 인물과 감정 그리고 각 사건을 다루는 방식으로부터도 발생한다. 소설의 배경은 조선의 궐이며 주인공은 세자와 나인이다. 자연히 화려한 정치적 갈등과 권력 다툼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인물 간의 애틋한 연정에 관한 이야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환혼전』의 두 주인공인 세자와 나인 여리는 화려함의 중심에서 한발 비낀 위치에 스스로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상처 입고 잊혀버린 어둠들을 응시한다. 세자와 여리가 정을 쌓아나가는 방식은 로맨스라기보다 아이러니에서 발생하는 슬픔을 인식하는 이들끼리의 작지만 깊은 연대에 가깝다. 이로써 소설은 역사의 승자 혹은 패자를 조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승부처 아래 깔린 채 음지로 내몰려 역사 속에서 아예 지워져버린, “살아 있되 살아 있지 않은” 자들을 주목한다. 진득한 왕실 미스터리는 그 전모가 한 꺼풀 한 꺼풀 드러날수록 통쾌하기보다 어쩐지 서글퍼진다. 결론적으로 소설 속의 인물들은 아무런 부조리도 전복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축축한 서스펜스 속에서도 승자가 밟고 선 그림자들을 응시하는 담담한 시선은 종국에 지금도 어딘가에서 귀신처럼 살고 있을 어둠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서장 7 환혼전 12 종장 625 작가의 말 632
  • 저도 모르게 책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빠졌다. 순간 들고 있던 능엄주가 툭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며 낡은 책등이 터져 와스스 낱장으로 흩어졌다. 그중 한 장이 미끄러져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는 사내의 발끝에 가 닿아 멈췄다. 그러나 사내는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분명 귀신을 쫓아준다는 능엄주건만. 여리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눈앞의 세자는 폐서고의 환영, 바로 그 사내였다. (39쪽) 세자의 자리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리처럼 보이나 기실 무엇도 함부로 하기 힘든 자리였다. 그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가지는 무게 때문이었다. 자신에 관한 일로 궐 안팎이 시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인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필 이 사건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그의 혈육인 탓도 있었다. 한쪽은 공격하고, 한쪽은 부인한다. 둘 중 어느 쪽의 말이 사실로 드러나든 그가 잃는 것은 결국 가족이었다. (145쪽) “환혼전에 적힌 대로라면 방울소리는 천구의 등장을 알리는 소리가 아니옵니까? 마마의 증세가 시작된 것도 궐에 천구가 나타난 이후부터였습니다. 하면 역시 환혼전이라는 출처 모를 괴서부터 조사해 보는 것이 옳지 않을는지요?” 세자 역시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243쪽) “그 폐서고, 이전부터 귀신이 출몰한단 소문이 있던 곳이지 않습니까?” 여리가 세자와 얽힌 것도 그 때문이었다. (…) “그러고 보니 소인이 아직 소환(小宦)이던 시절에 그 비슷한 소문을 들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어릴 적 일이라 잊고 있었사옵니다만…….” 어찌 그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상호가 마른침을 삼켰다. “문소전에 기이한 짐승이 나타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 짐승이 개와 닮았으나 개보다 훨씬 크고, 지독한 피 냄새를 풍겼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모습이…….” (316쪽)
  • 김영미 [저]
  • 1980년생으로 경기도 안산에서 유년을 보냈다.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견 기업의 홍보팀에 입사, 사보 담당자로서 경력을 쌓다가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는 어린시절의 꿈을 좇아 퇴사하고, 현재는 소설 및 시나리오 등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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