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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듣는다 
서영처 ㅣ 나무옆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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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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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page/137*200*22/32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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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61571294/116157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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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과 아름다움을 사유하는 클래식으로의 초대 가만히 귀 기울이면 새로운 감각의 장이 열린다 -영혼을 울리는 거장들의 음악과 그 속에 담긴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 -음악이 다른 예술과 영감을 주고받는 순간들에 대한 눈부신 서술 -클래식을 듣는 기쁨을 다각도로 느끼게 해줄 11가지 음악 이야기 시집 『피아노악어』, 『말뚝에 묶인 피아노』에서 음악이 결합된 시적 상상력을 보여준 서영처 시인의 음악 에세이 『가만히 듣는다』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다가가는 열한 가지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자신의 전공인 클래식을 인문학, 그리고 우리의 실제 삶과 연결하는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온 시인은 『가만히 듣는다』에서 이전의 성찰을 연장하여 음악 세계 거장들과 그들의 마스터피스들을 이해하는 다채로운 길을 보여주는 한편, 인공지능 시대를 앞에 두고 소리와 듣기 자체에 대한 시적이면서 철학적인 사유를 풀어내고 있다. 책은 ‘태초의 소리’를 음악으로 풀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종교를 넘어 서양 문화를 이해하는 바탕이 되는 성경을 ‘말씀’으로 지칭하는 것은 성경이 ‘문자가 아닌 음성으로’ 이루어졌음을 가리키며, 따라서 한 곡의 ‘긴 음악’과도 같다는 해석이다. “소리는 창조의 원음처럼 세계를 지탱시키는 에너지이다.” 시인의 어법과 감성이 두드러지는 풍부한 비유로 서술되는 온갖 층위의 음악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시대와 지역을 가로질러 여행하게 하며, 음악과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기가 청각을 넘어 오감을 일깨운다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 하이든의 현악 4중주 〈종달새〉에서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 나그네》까지 오감으로 느끼는 음악의 기쁨 『가만히 듣는다』의 열한 가지 이야기는 클래식 음악이 문학, 철학, 종교, 미술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삶 속으로 파고들어 세상을 바라보는 통합적인 시각과 창조적으로 도약할 영감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텅 빈 하늘로 날아오르며 봄을 알리는 종달새를 소재로 만들어진 다양한 시와 음악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삶을 이야기하고, 에로티시즘을 표현하는 음악들이 촉각적 상상력을 이용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단막 오페라 〈살로메〉의 서사를 읊다가 〈아리랑〉의 에로티시즘으로 넘어간다. 또 소월의 시를 모티프 삼아 시인 자신의 대학 시절 작곡법 시간으로 돌아가, 노래는 설득시키는 것이 아니라 감동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쇼팽의 음악이 역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영화 〈피아노〉를 곁들여 이야기하고, 독일 소설가인 헤세와 토마스 만, 프랑스 화가인 들라크루아와 그의 음악이 갖는 상관성에 주목한다. 베토벤, 모차르트, 그리고 헤세와 토마스 만의 작품들을 짚어가며 천재의 영감과 광기에 대해 논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도구 중 하나인 악기 이야기를 피리와 북에 대한 풍부한 통찰과 고증으로 풀어낸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와 〈마왕〉을 통해 시와 음악이 만나는 길을 따라가고 그 끝에서 예술가의 내면이 구현된 ‘나목들’을 발견한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음악에 대한 질문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나아갈 길을 묻는 질문과 같다고 글을 맺는다. 수많은 음원과 노래들이 만들어지고 잊히는 가운데서도 클래식 음악은, 방대한 영역을 포괄하는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장르로서, 역사와 시대 담론과 다른 예술 장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변함없이 생동하고 있다. 『가만히 듣는다』는 클래식 음악을 우리 삶에 더 가깝게 이해하는 길을 안내하는 동시에 ‘가만히 듣는’ 것의 가치와 효용이 다가올 미래에 더욱 부각될 것임을 확인시킨다. 삶이란 아름다움에서 아름다움으로 이어가는 여정이다. 예술은 순간을 영원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다. 영원을 추구하며 영원 속에 거하는 사람은 영원하다고 했다. 음악은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든다. 음악에는 차별이나 편견, 혐오의 감정이 없다. 음악은 모든 사람들에게 낙원에의 노스탤지어를 충족시켜준다. 한때 그토록 찬란했던 광채들이 음악 속에서 들려온다. 음악은 가장 나다운 내게로 데려다준다. (「음들의 포도밭」에서, 16쪽) 가만히 귀 기울이면 새로운 감각의 장이 열린다 저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앙드레 프레빈이 그를 위해 작곡한 소나타 〈포도밭〉의 윤기 나는 음색에 귀 기울이며, 볕 좋고 물 잘 빠지는 포도원의 고른 이랑을 단숨에 알아보고, 포도송이의 열기와 향기 속에서 잎사귀를 헤쳐가는 여우의 맥박과 호흡, 심장의 두근거림, 다급한 걸음에까지 감각이 확장되었던 경험을 기억한다. 또한 선율과 리듬의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파격적인 라벨의 〈볼레로〉의 집요한 반복적 구성에서 다양한 음색의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색채감과 감각적인 리듬이 황홀하고 격렬한 춤 무대를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는 상징주의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를 회화적으로 표현한 음악이다. 저자는 이 곡을 듣고 조성을 파악할 수 없는 음들을 통해 대기 속으로 불어오는 한 줄기 미풍 같은 환영들을 시각적, 후각적, 촉각적인 인상으로 전달해준다고 평한다. 또 성경을 모독한다고 런던에서 상연이 금지된 바 있는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를 단막 오페라로 만든 리하르트 슈...
  • 음들의 포도밭 바이올린으로 경작하는 포도밭 | 가장 나다운 데로 데려다주는 음악 종달새의 순간, 종달새의 비상 누가 종달새 목에 종을 달았나 | 차이콥스키의 종달새 | 초원의 종지기 | 절대음악의 천부적인 증인 촉각적 상상력-에로티시즘 봄은 가장 추악한 계절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치명적인 에로티시즘 | 아리랑의 에로티시즘 소월의 시, 소월의 노래 노래는 향수(香水)이며 향수(鄕愁) | 소박하지만 진지한 힘 | 가장 단순하고 정념적인 노래 | 〈첫 치마〉, 저물어간 시간 속의 사랑 | 노래는 춤추는 언어 쇼팽의 음악, 쇼팽의 폴란드 영화 〈피아니스트〉와 쇼팽 | 쇼팽의 음악과 인상파 회화 | 댄디즘과 센티멘털리즘 | 가장 보수적이며 가혹하고 급진적인 | 쇼팽과 들라크루아 | 바르카롤, 태고의 노래 | 쇼팽의 미학 천재의 영감, 천재의 광기 천재의 소박함 | 절대정신과 미적 자율성 | 천재를 질투하는 범재? | 고귀한 도덕성과 정신성 | 가장 지적이고 정신적인 예술 | 천재의 출현이 요청되는 시대 최초의 악기, 최후의 악기-피리 피리의 역사 | 피리의 신화 | 가브리엘의 피리 | 피리를 불어라 | 햄릿의 피리 | 인간의 신체를 요약한 악기 | 존재...
  • 종달새는 스프링처럼 하늘로 솟구치다가 초원으로 곤두박질한다. 비상이 생명의 본질이라면 곤두박질은 죽음의 본질이다. 비상하기 위해서는 곤두박질이 필요하다. 여기에 종달새의 운동성이 있다. 이처럼 순간의 동심원 속으로 뛰어들고 솟구치는 것이 음악이다. 종달새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며 초월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본 윌리엄스는 영국의 국민주의 작곡가이다. 그의 작품 〈종달새의 비상〉은 피겨스케이터 김연아가 사용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종달새의 비상〉은 영국의 민속음계와 리듬을 바탕으로 만든 바이올린곡이다. 영국 시인 조지 메러디스의 「종달새의 비상」에서 영감을 얻었다. (「종달새의 순간, 종달새의 비상」에서, 25쪽) 라벨의 〈볼레로〉는 굴촉성의 선율을 들려준다. 이 선율은 파충류처럼 육체를 칭칭 감으며 파고든다. 〈볼레로〉는 작은 북의 리듬 위에서 플루트로 주제 선율을 제시한다. 선율과 리듬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파격적이다. 플루트에서 시작한 선율은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트럼펫, 색소폰, 호른, 트롬본, 튜바 등의 금관악기와 베이스드럼, 심벌즈, 탐탐 등의 타악기가 가세하여 점차 크고 두터운 음향을 만들어낸다. 음악은 집요한 반복으로 구성된다. 자극적인 선율 위에 다양한 음색의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색채감과 감각적인 리듬은 무희들의 격렬하고 선정적인 몸짓을 연상시키며 황홀한 판타지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촉각적 상상력-에로티시즘」에서, 42쪽) 노래는 육체에 스며들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고 숨어 있던 씨앗을 발아시킨다. 대부분의 예술이 결핍과 고독, 허무 속으로 파고들어 존재의 본질을 파헤치지만 노래는 이 위기의 공간들을 채워준다. 대부분의 예술이 세계를 비틀고 재단하지만 노래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세계를 포용한다. 노래는 기본적으로 감성의 언어이며 느낌의 언어이다. 그래서 언어를 능가하는 호소력과 전달력을 지니며 존재를 껴안는다. (「소월의 시, 소월의 노래」에서, 64쪽) 쇼팽의 음악은 대부분 화려함 속에 비극성을 내포하고 있다. 비극성은 그의 음악을 장식적 기교로 이루어진 센티멘털리즘에 머물게 하지 않고 격조를 지닌 위치로 올려놓는다. 폴란드는 지정학적 위치로 오랜 세월 외침이 잦았다. 약소국의 민중이 겪는 슬픔은 한으로 스며들어 비극성으로 승화된다. 이러한 점에서 폴란드 음악에서 비애의 미는 빠질 수 없는 것이며 폴란드의 역사만큼이나 음악도 풍요로울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힘든 시절에 들었던 쇼팽이 감동적이었다. 낯선 곳에서 아이와 내 인생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막막할 때 들었던 쇼팽이 가장 사무쳤다. 음 하나하나가 바람에 휩쓸리는 낙엽처럼 가슴으로 밀려들어왔다. (「쇼팽의 음악, 쇼팽의 폴란드」에서, 82쪽)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교향곡 5번〉은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는 1악장의 동기가 확장ㆍ변형되면서 전 악장에 일관되게 흐른다. 〈교향곡 5번〉이 압도적인 감명을 주는 것은 이 곡이 자신의 체험과 신념의 고백이며 내면적인 투쟁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후고 라이히텐트리트의 표현처럼 그의 작품에 담긴 “진지한 표현”과 “완성을 지향하는 타협 없는 결벽성”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숭고한 감동을 전해준다. 그것은 헤겔식으로 말하면 ‘절대정신’에 도달하는 것이다. 절대정신이란 감각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조화를 통해서 음악적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다. 아도르노에 의하면 주체로서의 주제적 재료의 창조이다. 음악이 베토벤에서부터 완전한 미적 자율성을 갖추게 되었다는 아도르노의 견해가 바로 여기...
  • 서영처 [저]
  • 대학과 대학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으며 국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계간 『문학/판』에 시 5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데뷔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피아노 악어』와 『말뚝에 묶인 피아노』, 인문학을 바탕으로 쉽고 편안하게 클래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쓴 음악 에세이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노래를 통해 시대정신과 대중의 욕망을 해석한 문화연구서 『노래의 시대』, 유서 깊은 예배당이 간직한 문화와 역사를 돌아보며 삶의 가치를 탐색한 『예배당 순례』 등이 있다. 현재 계명대학교 타불라라사 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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