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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큰글씨책) : 분단과 월남민의 서사
한국연구총서1 ㅣ 한성훈 ㅣ 여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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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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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page/210*297*0
  • ISBN
9791187700661/1187700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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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해외동포 월남민과 이산가족들의 평양 방문, 교류를 최초로 밝힌 책 분단의 뒤안길에서 펼쳐진 ‘이산離散’의 서사를 역사로 불러들이는 소중한 자료들과 분단의 경계를 넘어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가려는 각양각색의 형상을 통해 ‘민족공동체’의 오늘과 내일을 톺아본다! 이 책은 우리의 과거와 관련되고, 우리가 미래에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 알게 해준다. 북쪽에서 남쪽, 남쪽에서 다시 해외로 이주한 월남민에 관한 이야기다. 사회변동과정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헤어진 가족들의 후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이들의 삶에 이산가족이라는 명명은 어쩌면 멍에를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족을 되찾는 방법은 이미 지나온 길은 아니지만, 일이 시작된 그곳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남한의 군사독재와 북한의 전체주의 사회를 지옥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들은 자신들의 일부이자 정체성을 이루는 그 환경에 갇혀 있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것을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정 짓지 않았다. 북미주 월남민의 대북 이산가족 교류는 평화통일운동을 예고한 셈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들은 뿔뿔이 흩어진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진행하며 평양의 해외동포 정책을 변화시켰다. 수많은 사람이 ‘조국방문’의 형식으로 평양을 다녀왔고, 그들이 남긴 각양각색의 형상은 또 다른 인민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우리는 과거에서 왔지만 과거의 우리는 아니다. 땅을 살짝 걷어차고 뛰어올랐을 때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가지는 두려움이 있다. 일순간 아무것도 의지할 수 없는 공중에 떠오른 것이다. 발이 땅에 닿을 때까지 느껴야 하는 그 순간은 일생에서 가장 긴 시간인지도 모른다. 선구자들은 사회주의 사회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과감하게 두 발을 땅으로부터 떼어 평양으로 내디뎠다. 1979년부터 시작한 이산가족 만남은 수많은 동포에게 남한과 북한 정부를 새롭게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통일’과 ‘북한’이 금기시되었던 지난날을 돌아볼 때 해외동포의 북한 교류는 ‘친북’을 무릅쓰고 분단사회를 극복하려 한 노력이었다. 평양으로부터 가슴 조이게 하는 일들이 많았지만 이것을 이겨낸 뒤에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일정 부분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평양은 바깥세계에서 해외동포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고, 월남민과 이산가족들은 그 사회의 속사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어버이 수령의 나라’를 새롭게 보는 비판적 관점도 가질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 ◆ 한국전쟁의 비극이 불러온 ‘이산가족’이라는 멍에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대한민국의 곳곳에는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전 국민의 눈과 귀가 KBS의 생방송 프로그램 〈누가 이 사람을 아시나요〉에 쏠려 있었고 동명의 타이틀곡이 날마다 거리에 울려 퍼졌다. 휴전 후 처음으로 진행된 본격적인 이산가족찾기 사업에 무려 10만 건이 넘는 신청 사연이 답지했으며, 이 가운데 1만 180명의 이산가족이 상봉의 감격을 나누었다. ‘이산가족’이라는 단어가 모든 이의 일상에 스며들었으며, 남한에서 헤어진 경우뿐 아니라 남과 북으로 갈라진 채 몇십 년이 지나도록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 자체가 전쟁의 비극성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한편 해외동포들의 이산가족찾기 노력은 남한보다 4년 앞서 시작되었다. 캐나다에서 『뉴코리아타임스』를 발행하던 전충림이 1979년 평양에서 열린 제35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북미언론대표로 초청받아 평양에서 누나를 만난 일이 출발점이었다. 토론토에 돌아온 전충림은 선우학원 박사와 김재준 목사, 이승만 목사 그리고 일본에 있는 망명객 정경모와 논의해 1979년 8월 15일 해외교민가족찾기회 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조직작업에 나섰다. 이 같은 담대한 추진은 남한의 정치 상황이나 ‘냉전’ 중인 국제질서에서 매우 진취적인 움직임이었다. 첫발을 내디딘 해외동포 이산가족찾기회는 1980년 1월, 처음으로 다섯 명의 이산가족을 찾아달라고 북한 측에 신청했다. 그중 세 명의 가족을 찾아 평양을 방문해 상봉하기에 이른다. 1990년대 중반까지 『뉴코리아타임스』에는 이산가족의 평양방문사업에 대한 광고가 매주 실렸다. 『뉴코리아타임스』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1979년 발족한 해외동포이산가족찾기회는 1992년까지 12년 동안 미주동포 5,000여 명의 북한 방문을 주선해 가족 상봉을 이루었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이고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파라과이에 있는 월남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 분단사회가 낳은 서사의 주인공: 월남민과 이산가족 전쟁은 여러 이유로 이북에 거주하던 수많은 사람의 발길을 남쪽으로 향하게 했다. 남한에 정착한 월남민의 다양한 삶이 비교적 잘 알려진 데 비해 해외에서 활동한 사람들의 존재는 북측에 가까운 타자의 삶으로 여겨져온 면이 있다. 서로 다른 체제 이행과 전쟁의 산물이 월남민과 이산가족이다. 그들은 분단사회가 낳은 서사의 주인공이다. 이 땅의 분단은 한편으로 70여 년 동안 가속된 측면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이 대립과 갈등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노력해온 과정이다. 이산가족들의 비극적인 가족사는 이후 자손을 포함해 개인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으며, 사회변동에 영향을 주고받은 사람의 생애는 정치사와 개인사의 교차점을 들여다보게 한다. 월남민의 탄생과 남북관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 이산의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산』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연구 성과로 남한을 포함해 북한이나 해외에서 바라볼 때, 월남민들의 경험과 생애가 남한 사회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밝히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몇 년에 걸쳐 북미주 이산가족들을 직접 만나 구술 채록을 진행하는 한편 이산가족들이 작성한 여러 형태의 문건을 책에 담아내 분단과 이산의 아픔이 ‘현재진행형’임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 자료들은 캐나다 토론토의 해외동포 이산가족찾기회와 평양의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가 교류하면서 생산한 것이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월남민들이 『뉴코리아타임스』 사무실로 전송하거...
  • 책머리에 1부 월남민의 탄생 1장 이산 북쪽에서 남쪽으로 / 교차하는 이방인 2장 이주와 정착 새로운 신분을 얻다 / 선택의 기로에서 신념의 세계로 3장 정체성 사회변동과 자기결정성 / 변화하는 정체성 2부 조국방문의 자화상 4장 이산가족과 평양의 해외동포 정책 남북대화와 이산가족 / 로동당의 해외동포 정책 5장 조국방문 월북자와 납북자의 유산 / 주체와 인민의 자화상 / 조국방문, 그 이후 6장 만남과 접촉 ‘북한주민접촉’ / 만남 그 이상의 편지 3부 평화와 분단사회 7장 『뉴코리아타임스』 전충림과 전순영 그리고 토론토 한인연합교회 / 해외동포 이산가족찾기회 활동 8장 금단의 선을 넘다 평양과 토론토의 협력 / 자신을 증명하다 / 반공의 우상을 허물다 9장 분단사회의 평화통일운동 평화와 분단사회의 재구성 / 월남민과 북미주 평화통일운동 4부 월남 지식인의 근대 초상 10장 문학평론가 김우종 참여문학: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다 / 인본주의자의 사상과 문학세계 11장 법률가 김태청 일본 제국주의 교육과 자주성 / 법에 따른 통치와 시민의 주권성 12장 기독교 통일운동가...
  • 월남민에게 38선이나 전선을 지나 남쪽으로 향하는 것은 ‘상대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세계를 인식하는 ‘기준선의 변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관점과 사고의 체계를 이루는 기준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행위와 인식의 기준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언제나 변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준선의 변동은 자기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고 사고의 체계를 이루는 관점이나 가치관이 변하는 것을 표현하는 서술적 개념이다. (23쪽) 북미주 지역으로 이주한 월남민 중에서 반공주의를 맹신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북한을 공산주의 사회라고 비판하며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사는 것이다. (중략) 1939년 황해도 풍천면 출신으로 전쟁 때 월남한 임요한은 뉴욕에 거주하는 목사인데 평양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그는 “군화”와 “예비군복을 싸들고” 이민 왔다. 왜냐하면 “만약에 대한민국에 인민군이 또 쳐들어온다면” 참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북에도 가고 싶고 ‘조국방문’을 할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반공주의자를 자처하며 끝내 고향 땅을 밟지 않았다. (71~72쪽) 월남민뿐만 아니라 월북민의 가족도 이산가족찾기회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남한에서 북한으로 간 사람들의 가족이 겪는 ‘국가보안법’의 공포를 감안한다면, 그들의 행보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산가족찾기회는 남한과 북한 정부 사이의 관계와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인도적 관점에서 월북자의 이산가족에게도 교류의 물꼬를 텄다. 그들의 활동은 북미주 한인의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 북한과의 교류협력에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동포들이 추진하는 평화통일운동의 디딤돌이 되었고, 중요한 변화는 평양으로 하여금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제도 영역으로 받아들이게 한 데 있었다. (171쪽) 이북의 가족을 확인했다 하더라도 방북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는 제각각의 사연이 있다. 그 이유는 이산가족찾기를 신청한 월남민의 가족들이 평양과 교류하는 것을 반대하거나 가족들 몰래 신청했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불거진 데 있었다. 이북의 가족을 찾게 되면서 부부관계에서 말 못 할 사정에 휩싸인 사람도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은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주했지만 서울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남한보다는 자유롭지만 1980년대에 이북을 방문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했다. 은둔의 나라, 독재의 나라로 들어가는 것은 곧 월남민들에게도 남한과의 관계 설정을 새롭게 해야 함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175쪽)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남한 정부는 해외동포들이 남북 교류와 평화통일운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정치의 영역으로 제한함으로써 북한 문제에 대한 국가주의 입장을 강요했고, 이런 정책 기조를 해외동포들에게 엄격하게 적용했다. 1987년 남한의 민주주의 이행은 대북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해 국가 정책에 압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전기였다.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 7·7선언 발표 이후 북한과 교류가 완화되기 시작한 것은 해외동포들이 먼저 물꼬를 터놓은 덕분이었다. (214쪽) 김우종은 한국 문학을 말하는 대담 프로에서 사회성 문제로 서정주와 감정의 돌발 사태를 일으켰다. 1980년대 한국방송 스튜디오에서 서정주와 있었던 일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감정이 메말라서 시를 안 읽습니다”라고 서정주가 말하자 김우종은 이렇게 맞받았다. “아닙니다. 요즘은 시중에서 시집이 더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다만 선생님의 시만 안 읽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시에는 우리 모...
  • 한성훈 [저]
  • 대학에서 사회학(정치 역사사회학)을 공부했다. 아주대학교, 연세대학교, 성공회대학교에서 사회학 교과와 북한 과목을 담당했고 연세대학교에서 2012학년도 최우수 강사로 선정되어 총장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연사와공간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9년에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을 접한 후 희생자와 그 가족, 가해자를 만나고 현장을 다니면서 활동가와 연구자, 기자, 변호사 등과 함께 이듬해에 시민단체 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런 계기로 중대한 인권침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일했다. ‘학살’이라는 주제에서 삶과 죽음, 정치 공동체 구성원의 형성과 권리,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전쟁과 남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저서로는 박사 학위 논문을 고쳐 쓴 『전쟁과 인민: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성립과 인민의 탄생』(2012)과 『인권사회학』(2013, 공저)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전쟁사회와 북한의 냉전 인식”, “중국 조선족의 독일 이주 연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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