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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따러 가자 : 고립과 불안을 견디게 할 지혜의 말
정은귀(스테파니아) ㅣ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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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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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page/135*211*21/406g
  • ISBN
9788960907331/8960907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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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 쉬기 힘든 시대, 숨구멍을 찾아서 인디언의 말에 기대 희망을 노래하다 앤 섹스턴, 어맨다 고먼, 루이즈 글릭 등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공들인 번역으로 소개해온 한국외대 영미문학ㆍ문화학과 정은귀 교수의 산문집 『딸기 따러 가자』가 출간되었다. 그는 코로나19를 통과하던 시기, 묵상하듯 인디언의 노래를 찾아 읽으며 고립과 불안을 달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1년 열두 달, 우리 삶의 주기와 맞춤한 인디언의 말과 그에 의지해 지금 여기의 삶을 돌아본 글이 함께 수록된 이 책은 “우리가 다다른 문명의 막다른 길에 새로운 빛”을 전한다. 인디언들의 사유는 생태적 관계성, 장소성, 공공성을 뿌리로 하기에 그들의 말은 현재를 상대화하고 새로운 세계를 꿈꾸게 한다. 제목으로 삼은, 한 모호크 인디언 할머니의 말 ‘딸기 따러 가자’에도 그런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호크족) 할머니는 종종 뭔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낙심하고 주저앉지 않고 아이들을 일찍 재우고는 양동이 하나 챙긴다고 해요. 다음 날 새벽 다섯 시 반, 온 식구를 깨워서 말씀하신다고 해요. “딸기 따러 가자”고. “딸기 따러 가자.” 그 마법의 말에 모두 새로운 하루를 열고 새로운 길을 찾는 거지요. 제게 있어 그런 마법의 말이 뭘까 곰곰 생각해봅니다. _62~63쪽 절망의 순간에도 넋 놓고 있지 말고 자연 속에서 무언가를 해나가자고 이끄는 생기, 그리고 ‘함께 하자’며 곁을 돌보는 마음……. 상대를 베는 언어가 난무하는 오염된 말의 시대에 『딸기 따러 가자』는 지혜의 말들로 우리를 위로하고 일으킨다. 우는 걸 두려워 마라. 울음은 당신 마음을 슬픈 생각에서 해방시킬 것이니, 소리 내어 진정으로 울 줄 아는 자는 진심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호피Hopi족의 속담에서) _30쪽
  • 숨 쉬기 힘든 시대, 숨구멍을 찾아서 인디언의 말에 기대 희망을 노래하다 앤 섹스턴, 어맨다 고먼, 루이즈 글릭 등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공들인 번역으로 소개해온 한국외대 영미문학ㆍ문화학과 정은귀 교수의 산문집 『딸기 따러 가자』가 출간되었다. 그는 코로나19를 통과하던 시기, 묵상하듯 인디언의 노래를 찾아 읽으며 고립과 불안을 달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1년 열두 달, 우리 삶의 주기와 맞춤한 인디언의 말과 그에 의지해 지금 여기의 삶을 돌아본 글이 함께 수록된 이 책은 “우리가 다다른 문명의 막다른 길에 새로운 빛”을 전한다. 인디언들의 사유는 생태적 관계성, 장소성, 공공성을 뿌리로 하기에 그들의 말은 현재를 상대화하고 새로운 세계를 꿈꾸게 한다. 제목으로 삼은, 한 모호크 인디언 할머니의 말 ‘딸기 따러 가자’에도 그런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호크족) 할머니는 종종 뭔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낙심하고 주저앉지 않고 아이들을 일찍 재우고는 양동이 하나 챙긴다고 해요. 다음 날 새벽 다섯 시 반, 온 식구를 깨워서 말씀하신다고 해요. “딸기 따러 가자”고. “딸기 따러 가자.” 그 마법의 말에 모두 새로운 하루를 열고 새로운 길을 찾는 거지요. 제게 있어 그런 마법의 말이 뭘까 곰곰 생각해봅니다. _62~63쪽 절망의 순간에도 넋 놓고 있지 말고 자연 속에서 무언가를 해나가자고 이끄는 생기, 그리고 ‘함께 하자’며 곁을 돌보는 마음……. 상대를 베는 언어가 난무하는 오염된 말의 시대에 『딸기 따러 가자』는 지혜의 말들로 우리를 위로하고 일으킨다. 우는 걸 두려워 마라. 울음은 당신 마음을 슬픈 생각에서 해방시킬 것이니, 소리 내어 진정으로 울 줄 아는 자는 진심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호피Hopi족의 속담에서) _30쪽 생생한 계절 감각과 공존의 지혜, 다른 삶의 방식을 상상하기 『딸기 따러 가자』는 1월부터 12월까지 총 열두 달로 구성되었으며, 달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지은 달의 이름이 수록되어 있다. 가령 4월은 인디언들에게 ‘만물이 생명을 얻는 달’(동부 체로키족), ‘잎사귀가 인사하는 달’(오글라라 라코타족),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체로키족) 등으로 불렸는데, 여기에는 자연의 변화와 이에 감응하는 토착민들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인디언들의 이름 짓기를 따라, 한 시민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하며 수강생들로 하여금 달마다 이름을 짓게 했는데, 이 또한 나란히 수록해 계절 감각과 생활 감각을 생생히 일깨운다. 달별 이름만큼이나 우리의 마비된 감각과 사유를 자극하는 것은 부족마다 구전되어 채록된 인디언의 말들이다.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살던 이들은 각기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지녔지만 공통적으로 자신이 깃들어 사는 터를 존중했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방식으로 생태적 가치를 지켜왔다. 나무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쩔 수 없이 나무를 다치게 해야 할 때면, 우리는 나무를 자르기 전에 언제나 담배를 바친다. 우린 나무를 절대 낭비하지 않기에, 자른 나무는 다 사용한다. 나무의 감정을 생각하지 않고 나무를 자르기 전에 담배를 권하지 않는다면, 숲의 다른 모든 나무들이 슬피 울 것이고, 그러면 우리 마음도 슬퍼질 것이다.(메스콰키Mesquakie족의 말) _26쪽 이들은 인간의 삶 또한 공동체 윤리를 바탕에 두고 관계 속에서 바라보았다. 아무리 약한 존재일지라도 공동체에는 저마다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여겼기에 “입이 없는 이들을 함께 아우르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앎이 의미가 있다면 타인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단으로 쓰일 때...
  • 들어가며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빛의 언어에 기대어 첫 번째 달의 말 세계를 바라보는 법 / 나무의 감정 / 슬픔의 연대 / 삶과 죽음 모두에 깃들던 날 두 번째 달의 말 정성스러운 긴장 / 세상 끝의 내 얼굴 / 앎, 움직이는 힘 / ‘나’는 오늘 어떤 내가 되어가는가 / “딸기 따러 가자” 세 번째 달의 말 사랑, 그 사랑 / 하나를 돕는 고리 / 인간이 되어가는 시간 네 번째 달의 말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한 순간 / 내버려두면 / ‘벌써’라는 말의 참혹 다섯 번째 달의 말 연한 것이 약한 것일까 / 동등함에 대하여 / 내가 열리는 순간 여섯 번째 달의 말 에둘러 얻는 답 / 미약한 자의 미소 / 어떤 슬픔 일곱 번째 달의 말 치유와 기다림 / 하루치의 삶 / 아름다움과 함께, 나는 걷는다 여덟 번째 달의 말 우리는 언어를 한다 / 하늘을 보는 일 / 오늘 하루 확실한 것 아홉 번째 달의 말 바람의 두 얼굴 / 누구도 다치게 하지 마라 / 화살의 말 열 번째 달의 말 더하기보다 빼는 관계 / 보는 감각을 회복하기 / 할 수 없음을 아는 일 / 정상/비정상으로 나뉘지 않는 세계 열한 번째 달의 말 희망 다음은 침묵 / 누구나 삶의 진실 / 겨울날들에 / 바라는 일 / 지뢰처럼...
  • 놀라운 것은,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이 감각을 모두 잊어버렸다는 거예요. 사방에 감각을 일깨우는 자극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 바로 그 이유로 우리는 모든 감각에 눈이 멀어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찬란한 문명을 살지만 실은 후각도, 시각도, 청각도, 사고력도 마비된 우리가 아닌가요.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법은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아나가고자 할 때 필요한 첫 감각일 것입니다.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 법. 그간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켰던 것들에서 깨어나 스스로를 회복하는 길. _25쪽 막막한 시간이 길어지니, 죽음을 생각하는 이들이 너무 많네요. 참 아슬아슬한 나날입니다. 우리 모두 죽어가는 존재라는 자연적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갈 날이 구만 리 같은데 죽고 싶은 이들, 삶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의 절망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현실을 호소할 데 없는 이들의 고립 말이지요. 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닿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 앞에서 저는 슬픔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슬픔과 어떤 울음. 내 울음의 진폭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죽지 않고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_31쪽 삶은 인간이 만든 허망한 것들을 정신없이 따르는 시간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아닌 것들, 인간을 에워싼 자연과 우주의 보이지 않는 흐름을 응시할 수 있는 ‘너머’의 시간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은 인간이 덜 된 인간이 비로소 인간이 되어가는 시간일 것입니다. 오늘 나는 얼마만큼 더 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는지 돌아봅니다. _81쪽 누구나 어떤 사안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비판도 해야 하고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비판은 건강한 관계,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진심을 다하는 애정 어린 비판은 냉소와 경멸에 의지하지 않습니다. 냉소와 경멸은 상대를 낮추어 업신여기는 행위라서 건강한 비판이 될 수 없습니다. 너무 싫은 상대에게는 어쩔 수 없이 냉소와 경멸을 보내게 되는 우리지만, 그것이 결국에는 나에게 미칠 영향을 아메리카 인디언의 지혜로운 깨달음이 말해줍니다. _170~171쪽 희망 다음에는 침묵이 옵니다. 침묵이 당신을 굳건하게 해주리란 것. 생각해보면 섣부른 말로 그르치는 희망이 얼마나 많은지요. 침묵은 말하지 말라는 억압의 강요가 아니라 자기 안을 응시하는 힘입니다. 억울한 일이나 불의 앞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밑바닥에는 먼저 침묵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자아의 굳건한 응집력을 뿌리내려야 합니다. 누구보다 억울하고 힘든 삶을 살았을 한 사람의 기도가 지금 우리에게 단단한 위로와 공감을 주는 아침. _194~195쪽 내 뒤에서 걷지 마라. 내가 이끌 수 없을지도 몰라. 내 앞에서 걷지 마라. 나는 따를 수 없을지도 몰라. 내 옆에서 걸어라 우리 하나가 될 수 있을 테니.-유트Ute족의 말 내 뒤에서 걷지도, 내 앞에서도 걷지 말라는 말은 내가 누군가의 지도자나 추종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소망의 완곡한 표현입니다. 우리가 하나 되는 길은 바로 옆에서 걷는 것입니다. 신영복 선생님 또한 관계의 최고 형태로 입장의 동일함을 꼽고 있는데요. 함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머리 좋은 것보다는 마음을 맞추는 것이, 마음보다는 손을, 손보다는 발을 맞추는 것이 낫다는 말을 하십니다. 그러면서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지요. _212~214쪽
  • 정은귀(스테파니아) [저]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시를 통과한 느낌과 사유를 나누기 위해 매일 쓰고 매일 걷는다. 때로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는 것과 시가 그 말의 뿌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믿음의 실천을 궁구하는 공부 길을 걷는 중이다. 시와 함께한 시간을 기록한 산문집 『바람이 부는 시간: 시와 함께』(2019)를 출간했다. 우리 시를 영어로 알리는 일과 영미시를 우리말로 옮겨 알리는 일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앤 섹스턴의 『밤엔 더 용감하지』(2020),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패터슨』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Fifteen Seconds Without Sorrow)』(2016), 이성복의 『아 입이 없는 것들(Ah, Mouthless Things)』(2017), 강은교의 『바리연가집(Bari’s Love Song)』(2019), 한국 현대 시인 44명을 모은 『The Colors of Dawn: TwentiethCentury Korean Poetry』(2016)를 영어로 번역했다. 힘들고 고적한 삶의 길에 세계의 시가 더 많은 독자들에게 나침반이 되고 벗이 되고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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