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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 새로운 세상을 꿈꾼 25명의 20세기 한국사
강부원 ㅣ 믹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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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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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page/152*225*26/573g
  • ISBN
9791170433064/1170433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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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만의 규칙과 리듬으로 세상에 맞선 자들 격동의 20세기 한국, 시대를 이끈 선도자와 방향을 제시한 지도자가 무수히 이름을 날렸다. 그들은 일평생 부귀와 영달을 누렸다. 하지만 선도자와 지도자만 20세기 한국을 수놓지 않았다. 자신만의 규칙과 리듬, 삶의 태도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 모험가와 소동꾼도 있었다. 그들은 세상에 맞서 싸우는 걸 주저하지 않았고 험난한 도전과 변화를 멈추지 않았으며 열정과 분노를 무기 삼아 시대와 불화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세상의 천편일률적인 질서에 무분별하게 편입되지 않고 작은 균열이나마 만들어 패러다임을 바꾸려 했다. 이 책이 소개하는 스물다섯 명의 모험가와 소동꾼들은 그렇게 역사에 불꽃처럼 맞섰다. 비록 낯설고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누군가에겐 용납할 수 없고 어긋나며 역사가 감췄거나 굳이 살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아무렇게나 잊혀도 무방한 이름은 없다. 누가 뭐래도 이들은 격동의 20세기 한국을 살아오며 자신만의 규칙과 리듬으로 세상에 맞섰으니 말이다.
  • 무엇이 그들을 싸우게 만들었는가 정세가 급격하게 움직이고 또 수없이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뀔 때, 자연스럽게 휩쓸리거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좇거나 발맞추는 건 어렵지 않다. 성공과 풍요가 절로 따라올 테니 말이다. 하지만, 치트키를 쓰지 않고도 인생을 하얗게 불태우며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내던져 싸운 존재들도 있다. 그들은 비록 쉽게 잊혔지만 누구보다 어려운 길을 걸었다. 20세기 한국사에서 이들 존재는 숨겨졌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거대한 세계 질서에서 빗겨나 세상에 순응하지 않는 견해를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고 체제를 비판·위협·파괴하는 데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형화된 근현대 한국 사회에 드라마틱한 삶을 산 이들의 자리는 없었다. 이 책은 말한다, 이들의 행보를 더 이상 모른 체할 수 없다고 말이다. 이제 이들의 이야기를 20세기 한국사 빈칸에 채워 넣을 시간이라고 말이다. 부디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이들 잊힌 사람에게서 조금이나마 용기와 위안을 얻길 바란다. 모험과 충돌, 역사책 너머의 한국 근현대사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세상에 맞서 싸운 여자들을 소개한다. 한국 최초의 고공투쟁 노동자 강주룡을 비롯해 ‘조선공산당 여성 트로이카’ 그리고 위안부 참상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김학순 등의 이야기가 우리를 반긴다. 2부에서는 최초의 도전을 감행한 자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김점동, 최초의 비행사 서왈보,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을 비롯해 일본 천황을 암살하려 했던 박열이나 바이러스 퇴치 역사의 전설 이호왕의 이름이 눈에 띈다. 3부의 경우 시대와 불화한 이들이 주를 이룬다. ‘한국 영화의 개척자’ 나운규, ‘1960년대 문학소녀의 대명사’ 전혜린,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김수근, ‘한국 문학의 찬란한 별’ 김승옥의 이름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바 이들은 명성을 드날렸으나 시대와의 긴장과 갈등 속에서 수없이 좌절하고 방황했다. 인생에 정답이 있을 리 만무하겠지만, 이 책이 소개하는 인물들의 삶에서 약간의 힌트 또는 실마리 정도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들어가며_자신만의 규칙과 리듬으로 세상에 맞선 자들 1부 세상에 맞서 싸운 여자들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가장 낮은 자 _한국 최초의 고공투쟁 노동자, 강주룡 3.1 운동이 배출한 최고의 ‘아웃풋’ _관상용 꽃이 되길 거부한 열혈 독립운동가, 정칠성 세 손가락의 여장군 _조선 독립운동가들의 숨겨진 리더, 남자현 붉은 사상 혁명가의 곡절 많은 이역만리 일생 _조선공산당 여성 트로이카 ① 주세죽 평생 단발로 산 급진 여성 해방주의자 _조선공산당 여성 트로이카 ② 허정숙 젊은 시절 불꽃처럼 살았던 강인한 혁명가 _조선공산당 여성 트로이카 ③ 고명자 위안부 참상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여성 _일본군 전쟁 범죄 피해자의 용기 있는 증언, 김학순 ‘시기상조’란 말과 싸운 늦깎이 여성 법률가 _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가장 뜨거운 이름을 가진 노동자 _해고자로 죽을 순 없다, 김진숙 2부 최초의 도전을 감행한 자들 크리스마스 씰의 기원이 된 조선 최초 여의사 _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김점동 중늙은이 나이, 비행기에 인생을 건 사나이 _조선 최초의 비행사, 서왈보 여성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위대한 ‘반걸음’ _우리나라 최초의 조선복재단기 발명가, ...
  • 여기에 등장하는 스물다섯 명의 인물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투옥이나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끝내 지키려 한 삶의 원칙이 있었다. 자유와 평등, 여성 해방과 노동 해방,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등등. 추구했던 목표는 각자 달랐지만, 자신이 삶의 원칙으로 세운 가치들을 실천하기 위해 평생 노력했다. 곰곰 돌이켜보면, 모두 공동체의 ‘사랑’과 ‘평화’와 ‘행복’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던진 존재들이었다._6쪽 강주룡의 고공농성과 죽음은 1930년대 식민지 조선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노동자의 임금 문제가 무산자 대중의 생존권 문제와 맞닿아 있으며,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던 여공도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이란 사실을 각인시켰다. 평양과 경성을 비롯한 전 조선의 공업지대에서 궁지에 몰린 노동자들이 하나둘씩 단결해 거센 투쟁을 시작했다. 동맹파업, 단식투쟁, 고공농성 등 강도 높은 저항이 이어졌다. 1930년대는 소비 문화가 꽃피는 ‘모던 조선의 시대’이기도 했지만, 노동자 무산대중의 생명권과 기본권을 지켜내기 위한 끊임없는 ‘싸움의 시간’이기도 했다._22쪽 김학순의 증언 이후 우리 사회는 위안부 문제의 본질과 실체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식민 지배와 전쟁의 참상이 여성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사회적 경험으로 남게 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김학순 이후 용기를 얻은 많은 위안부 할머니가 저마다 자신의 끔찍한 과거를 증언하기 시작했다. 김학순은 한국 근현대사를 통틀어 가장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여성 활동가였다._100쪽 여러 소동이 있은 후 박열과 가네코는 끝내 사형을 언도받았다. 그러나 이내 둘은 천황이 내린 특별조치에 의해 무기징역으로 감형받는다. 박열은 형의 경감 소식을 듣고 콧방귀를 뀌었으며, 가네코는 천황의 칙서를 받자마자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일제는 조선인 대역죄인도 감싸 안고 용서해주는 천황의 대범한 풍모를 연출할 의도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제의 정당치 못한 사법 조치 자체를 무시하겠다는 뜻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_172쪽 그녀는 병상에서 흐려진 기억을 되살리고 불편해진 손을 움직여, 언론인 생활 40년을 회고했다. 그 기록이 바로 『한겨레와 나』다. 이 책에는 ‘동아투위’ 활동과 한겨레 창간 당시의 상황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설명이 담겼다. 여성 운동가이며 민주 언론인이기도 했던 조성숙 개인의 자랑스럽고 보람된 발자취인 동시에, 한국 언론이 독재와 자본에 맞서 싸우며 성장한 가장 내밀한 역사 기록이기도 하다._209쪽 눈을 희번덕거리는 ‘광인의 낫질’ 씬, 바로 이 한 장면이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됐다. 웃고 있어도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화가 나 있는 건지 미쳐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피지배자의 기이한 모습. 조선인 관객들은 나운규의 성난 얼굴을 보며 만세 운동이 좌절된 이후 겪었던 깊은 상실감을 보상받았고, 거칠 것 없이 날로 번성하던 제국 일본의 지배자들은 두려움과 긴장감을 느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희열’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공포’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예술적 능력은 귀하고 드물다._230쪽 전혜린의 삶을 그 누구도 온전하게 설명할 수 없듯이, 그녀의 죽음 역시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불가해의 영역일 뿐이다. 그녀가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과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 다만, 그녀의 결단은 한국 사회의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측면들과 결부돼 있기 때문에 사회적이며 대중의 정서를 크게 격발했다는 점에서 문화적 사건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_290쪽
  • 강부원 [저]
  • 지식 채널 ‘아홉시’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매주 새로운 글을 연재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현재는 성균관대, 한양대, 방송대 등지에서 강의하며 학생들과 문학·문화와 역사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인문학협동조합원으로서 ‘앎’과 ‘삶’의 일치를 추구하며,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 오랜 시간 학교와 광장을 가리지 않고 학생과 시민들을 만나왔다. 오래된 신문과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공저), <기계비평들>(공저), <진격의 독학자들>(공저) 등이 있다. 독자들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업적과 명성에 주목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들의 처절하고 외로운 삶을 들여다보며 ‘나만 고통스럽고 힘든 건 아니었구나’ 하는 위로를 얻길 바란다. 혹은 책이 도전과 변화의 자세를 잃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잡는 계기가 되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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