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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를 찾아서 
아리안 슈맹, 김병욱 ㅣ 뮤진트리 ㅣ ? la recherche de Milan Kund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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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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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page/131*189*16/30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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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61110844/116111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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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란 쿤데라는 한 시대 프랑스에서 트렌드였고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이지만 “자발적 실종자”이기도 하다. 아흔세 살인 현재까지 17권의 책을 발표한 그는 37년 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걸 철저히 거부해온 탓에 실세계에서 사라져버렸다. 소설 속 그의 등장인물들은 사람들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으나, 그는 독자들에게 유령 작가가 되었다. 책을 통해서 살고 책 속으로 사라진 사람, 이미 이야기한 이야기들의 소리 없는 화자가 된 사람. 왜 그는 자기 자신의 실종을 기획했을까. 그가 자신의 삶을 실세계에서 지워버리고자 한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 기자로 신문에 작가들에 관한 여러 연재 기사를 발표해온 아리안 슈맹이 밀란 쿤데라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 이유를 탐구한다. 쿤데라의 삶이 스친 모든 곳을 찾아가고, 그의 부인 베라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 시공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취재와 쿤데라에 대한 깊은 이해로 쓴 이 책에서 독자들은 쿤데라 스스로 삶을 봉인해버린 이유가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책을 통해서 살고 책 속으로 사라진 작가, 밀란 쿤데라그의 ‘내밀한 것’을 찾아 떠난 길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체코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프랑스에 정착한 후 언젠가부터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작가 밀란 쿤데라. 독자로서의 우리는 그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기억하고 지금도 여전히 읽고 있는데, 〈르 몽드〉 기자인 이 책의 저자 아리안 슈맹은 밀란 쿤데라를 “자발적 실종자”로 여긴다. 쿤데라를 “지난 내 20년 동안의 저자”라고 말하는 슈맹에게 쿤데라의 삶은 ‘비극적’인 삶이다. 슈맹은 동구에서 서구로 쿤데라의 삶과 작품의 여정을 따라가며 여러 사람을 인터뷰하고, 쿤데라의 부인 베라 쿤데라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그야말로 ‘보물찾기’를 한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의 쿤데라를 파악하기 위해서 이제는 봉인이 풀린 옛 체코슬로바키아 비밀경찰국의 쿤데라 파일을 훑는다. 그녀는 음악가와 작가의 길을 병행하던 20대부터 현재까지 쿤데라의 삶의 필름을 되돌려본다. 작곡가이자 음악원 교수였던 아버지로부터 고된 수련을 받으며 음악가의 삶을 준비하던 시절, 16세부터 마르크스의 저작을 탐독하며 당의 청년 운동에 가담했으나 모스크바가 기획한 프라하 사태에 전율하여 당을 떠나게 된 것, 향토색이 짙고 투사적인 시를 쓰고 아폴리네르의 시집을 번역하던 시절,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결국 소설을 선택하게 된 계기, 그의 단편들이 당대 프랑스의 대표 지식인이던 사르트르와 아라공의 눈에 띄게 된 일, 그때부터 그의 프랑스행이 예견되었던 것 등, 이후 쿤데라의 삶의 방식을 설명해줄 열쇠들을 살펴본다. 소설 같은 운명의 작가 밀란 쿤데라의 이력을 잠깐 알아보자. 그는 1929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남부 지역에 있는 브르노시에서 태어났다. 오스트리아 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그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우며 음악적 분위기가 가득한 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아버지로부터 긴 두 손과 완벽한 귀를 물려받은 쿤데라는 당연히 음악가의 대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그는 음표 대신 말을 택했고, 서서히 문학의 길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 체코슬로바키아에 1948년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던 시기였다. 그 20년 후 프라하의 봄을 경험하기까지, 쿤데라는 어느 시점을 계기로 집권 공산당의 밀착 감시 대상자가 된다. 체제에서 쫓겨났으니 당연히 일자리도 잃는다. 프라하 영화학교에서의 세계문학사 강의도 불가능해졌고, 모든 것을 도청당하는 상태에서 가명으로 글을 쓰며 생계를 유지한다. 체코슬로바키아 내에서 그의 책을 출간한다는 건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 일을 계속하는 것. 그와 그의 작품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 지인들이 체코를 드나들며 물심양면으로 그를 돕는다. 자신 때문에 부모까지 감시를 당하는 고초를 겼던 쿤데라는 마흔다섯에 체코를 떠나 프랑스를 제2의 조국으로 삼는다. 그렇게 냉전과 철의 장막을 가로질렀고 두 세기에 걸쳐 여러 국경을 넘나들며 살아온 그는 이제 프랑스 파리에서 그가 사랑한 유럽이라는 환상의 해체를 바라보며 한 편의 역사처럼 살고 있다. 프랑스에서 ‘트렌드’가 된 작가 기자로서 쿤데라를 오랫동안 탐구했으니 많은 정보를 파악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슈맹의 글은 절제되고 사려 깊다. 쿤데라라는 한 작가의 삶을 기자의 시각으로 파헤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이유를 대신 설명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쿤데라의 삶을 알아갈수록, 내밀한 것의 ...
  • ◆ 실종 7 ◆ 동토에서 온 작가 21 ◆ 베라 쿤데라 33 ◆ “엘리트 1”, 혹은 삶은 다른 곳에 59 ◆ “렌 2”, 혹은 삶은 다른 곳에 81 ◆ 파리의 소설의 아틀리에 103 ◆ 귀화 117 ◆ 프랑스어로 소설 쓰기 131 ◆ 드보라체크 사건 149 ◆ 이별의 왈츠 159 ◆ 감사의 말 175 ◆ 옮긴이의 말 177
  • “하지만 그녀가 누군지 나는 안다. 사실 나는 50년 세월을 함께한 아내 베라의 실루엣에 매달린 밀란 쿤데라의 길쭉한 실루엣을 종종 알아보곤 했다. 세기와 국경을 넘나든 파란 많은 그들의 삶만큼이나 깊은 감명을 주는 두 신체,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그렇게 묶인 채 살도록 선고받은 양, 같은 운명 속에 서로 휘감겨 있는 두 분신. 나는 그들과 마주쳐도 감히 다가가지는 못한다.” _ 9p 37년 전부터 텔레비전 출연을 일절 거부해온 탓에, 이 소설가는 실세계에서 사라져버렸다. 희귀하면서도 어디에나 있는 사람, 희귀함은 존재를 빛내고, 편재偏在는 존재를 흐릿하게 한다. 책을 통해서 살고 책 속으로 사라진 사람, 이미 이야기한 이야기들의 소리 없는 화자가 된 사람, 현재 아흔두 살의 쿤데라는 자발적 실종자다. _ 10p 1967년 6월, 온통 붉은 깃발이 내걸린 비노흐라디 궁의 대강당에서, 쿤데라는 제4차 체코슬로바키아 작가 회의를 제막한다. 그의 연설 제목은 “문학에 본래의 지위와 존엄성을 되돌려주어야 한다”였다. 이날 그는 체코 문화 죽이기를 고발하면서 돌파구를 연다. 뒤이은 발언자들은 공산주의 체제를 위해 자신들이 어떻게 헌신했는지를 회상하는 대신, ‘검열’의 억압을 상기시킨다. 공산주의 권력이 처음으로 전율한다. _ 46p 어쨌든 프랑스는 그의 첫 번째 선택지다. 하지만 몰래 달아나듯이 망명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합법적으로 망명하고 싶어 한다. “반체제 인사라는 역할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어요. 그는 정치적 오해를 원치 않았죠. 그에게 중요한 건 작가로 사는 것이었어요.” 도미니크 페르낭데즈는 그렇게 강조한다. _ 89p 페르낭데즈는 당시의 일을 내게 이렇게 털어놓는다. “그의 파리 체류 이후, 내가 렌 대학 위원회에 그를 부교수로 초빙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그들이 받아들였죠. 에드가 포르는 그의 체류 허가를 받아내는 일을 도와주었고요.” 이 같은 보호자들 무리 덕에, 렌 대학에 이 체코 소설가의 일반 비교문학 강의가 1975년 가을 신학기부터 개설된다. _ 91p 학생들은 그 첫 강의 때 그의 손이 유럽의 지도를 그린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그가 그린 경이로운 삼각형, 즉 부다페스트ㆍ비엔나ㆍ프라하를 넣은 그 지도는 중앙 유럽의 문학이라는 미지의 땅을 발견하도록 청하는 초대다. _ 105p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큰 성공을 거두자, 사방에서 문학 애호가들, 성가신 방문객들, 열성 팬들, 예찬자들이 상륙한다. 여기서도 “밀라안”, 저기서도 “밀라안” 하고 소리쳐 부른다. 1984년부터는 사람들을 거부해야 할 지경에 이른다. 늘 같은 이치다. 그늘은 본의 아니게 빛을 유인하고, 숨으면 모두가 호기심을 품는다. _ 112p 쿤데라는 2년 전부터 무국적자 신세였다. 1979년, 프라하의 집권 공산주의자들은 그의 국적을 박탈할 구실들을 찾아냈다.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 실린 《웃음과 망각의 책》의 긴 인용문도 그렇고, 그가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프라하의 봄이 짓밟힌 이후 이루어진 “체코 문화의 학살”을 개탄한 것도 그 구실이 되었다. - 119p 오랫동안 쿤데라의 긴 실루엣은 《무의미의 축제》에 나오는 조각상들, 뤽상부르 공원의 공작부인과 뮤즈와 시인의 조각상들 사이를 돌아다니곤 했다. 나이 든 그의 삶은 이제 파리 7구의 막다른 골목 안에서 맴돈다. 그의 아파트의 차양들은 늘 내려져서 그 무엇도 그의 일상의 밀실로 스며들지 못한다. _ 161p
  • 아리안 슈맹 [저]
  • 프랑스 언론인이자 작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르 몽드〉 특파원으로 특히 작가들에 관한 여러 연재 기사를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를 다룬 《비밀 결혼》이 있다.
  • 김병욱 [저]
  • 프랑스 사부아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일했다. 현재 성균관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불멸》 《느림》 《배신당한 유언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로맹 가리의 《게리 쿠퍼여 안녕》 《징기스 콘의 춤》,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정신분석》 《촛불》 《물과 꿈》, 앙투안 콩파뇽의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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