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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 : 26가지 키워드로 다시 읽는 김수영
고봉준 ㅣ 한겨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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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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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page/146*217*21/56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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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60408089/116040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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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현대시사는 김수영의 꽃을 완성품으로 숭배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기입된 비뚤어진 글자를 다시 세우고 다시 비틀면서 그가 하고자 했으나 완수하지 못한 것, 그 문제 설정의 용기와 정직한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것이 김수영의 꽃이 시들지 않고 살아 있는 이유이다. _본문에서
  • “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 - 비루한 일상을 온몸으로 끌어안은 자리에서 진보와 혁명을 추구한 시인, 김수영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긍지와 사랑의 예언 2021년 김수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한겨레》에서 ‘거대한 100년, 김수영’이라는 타이틀 아래 반년간 평론 26편이 기획·연재되었다. 신문 한 면을 통째로 열어 한 시인을 이토록 다방면으로 조명한 특집이 극히 드문 만큼, 여전히 뜨겁게 호명되는 김수영의 문학적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독자의 성원에 힘입어 연재 글들을 수정·보완하고 육필 원고와 발표 지면 등 최초 공개되는 자료 및 특별 대담과 함께 엮어 새롭게 선보인다. 해당 분야의 전문 연구자인 24명의 시인과 문학평론가가 필자로 대거 참여했으며 가족, 일본/일본어, 한국전쟁, 전통, 돈, 비속어, 번역, 여혐, 니체, 온몸, 죽음, 사랑 등 26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김수영의 생애사와 작품론에 두루 접근하여 이해의 폭을 한층 넓힌다. 김수영의 삶과 작품을 단순히 우상화하거나 신화화하는 대신 지금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한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는 김수영 시 「거대한 뿌리」의 한 구절이며, 전통에 대한 긍정, 평범한 민중에 대한 긍정, 자유와 혁명에 대한 긍정, 더 나아가 자신을 향한 지금 세대의 날카로운 비판에 대한 긍정까지 담아낼 수 있는 호탕한 제목이다. 이 책은 김수영을 각기 다른 키워드로 분석했다 하더라도 전기사적 요소를 배제하진 않았는데, 다양한 키워드와 평전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김수영의 삶과 문학의 전체적 면모를 직조한다. 1921년에 태어나 1968년에 세상을 뜬 시인 김수영. 한국 근현대사의 파고를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시인의 삶을 떠올려본다. 누구보다 뜨겁게 자유를 갈망했지만 누구보다 먼저 혁명의 실패를 예감했고 그럼에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혁명 이후에 대해 사유했던 시인. 이것만으로도 김수영을 다시 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_본문에서 김수영의 거침없는 문학적 모험, 빛과 그늘을 아우르는 풍부하고 다채로운 26가지 시선 1부 ‘탄생과 일제 강점기’에서 「아버지를 바로 보지 못하던 시인, 그렇게 아버지가 되다」는 8남매의 장남으로 자라났으나 장남에게 요구되는 삶의 방식을 따르지 않은 김수영이, 시에서 아버지와 누이를 성찰과 정시(正視)의 주체이자 대상으로 호명한 방식을 면밀히 검토한다. 「모더니즘 이전에, 이미 핏줄에 흐르고 있던 선비 정신」은 단순히 서양의 모더니즘을 한국적으로 소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양과 서양의 정신을 종합하는 작시법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김수영의 위대함을 재발견한다. 「망령 씐 ‘식민지 국어’라도 맘껏 부려 썼다」는 일본어 창작을 곧 반민족으로 연결하는 고정관념을 비판하며 김수영 시에서 식민 체험의 흔적을 사려 깊게 읽어낸다. 「이주와 패배, 그 극복의 원체험」은 김수영이 일본 유학과 만주 이주에서 겪은 배반의 경험을 추적하는 한편, 연극 공부가 시의 언어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2부 ‘한국전쟁기’에서 「나는 ‘민간 억류인’, 친공포로냐 반공포로냐 택일을 거부했다」는 자신을 ‘포로’ 대신 ‘민간 억류인’으로 불렀으며 ‘친공과 반공’의 이분법에서 탈피해 ‘자유’를 중시했던 시인의 태도에 주목한다. 「‘제일 욕된 시간’과 ‘벌거벗은 긍지’ 사이 생활고의 설움」은 김수영이 시에서 드러낸 대표적 정념인 ‘설움’이 촉발되는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며 생활에 대한 무능이나 무책임이 아닌 자발적 고절(孤節)로서의 소외와 긍지를 헤아린다. 「야아, 수영아, 훌륭한 시 ...
  • 서문 김수영의 거침없는 문학적 모험 1부 탄생과 일제 강점기 1 가족: 아버지를 바로 보지 못하던 시인, 그렇게 아버지가 되다 _이경수 2 유교: 모더니즘 이전에, 이미 핏줄에 흐르고 있던 선비 정신 _김상환 3 일본, 일본어: 망령 씐 ‘식민지 국어’라도 맘껏 부려 썼다 _김응교 4 만주 이주: 이주와 패배, 그 극복의 원체험 _박수연 2부 한국전쟁기 5 한국전쟁: 나는 ‘민간 억류인’, 친공포로냐 반공포로냐 택일을 거부했다 _이영준 6 설움: ‘제일 욕된 시간’과 ‘벌거벗은 긍지’ 사이 생활고의 설움 _엄경희 7 박인환: 야아, 수영아, 훌륭한 시 많이 써라 _맹문재 8 기계: 기계와 사물의 운동을 꿰뚫어 본 관찰자 _오영진 9 하이데거: ‘시간’에 민감했던 시인, 현실과 역사 앞에 물러섬 없었다 _임동확 3부 구수동 거주 시기 10 마포 구수동 시절: 생활의 감각과 사랑의 기술 _나희덕 11 전통: 전통적 인간에서 전통을 생성하는 존재로 _남기택 12 엔카운터: 냉전적 의도가 담긴 잡지 봉투를 뒤집어 시의 초고를 써 내려가다 _정종현 13 꽃: 노란 꽃을 받으세요, 지금 여기에 피어난 미래를 _오연경 14 자유: 시인으로서 자유로우려면 시민으로서도 자유로워야 한다 _진은...
  • 김수영의 문학에 들어갈 수 있는 문은 다양하다. 김수영의 문학 자체가 현실과 현재에 개입하는 여러 개의 문이며 거대한 문이기도 하다. 시대와 사회를 넘어, 차갑게 경직된 현대의 수많은 개인들 사이로 활짝 열린 이 개방성이야말로 우리가 김수영을 통해 누리는 최대의 축복일지도 모른다. _‘서문’에서 곧은 소리를 부르는 곧은 소리, 모든 규정성을 깨뜨리는 무지막지한 소리에는 죽음충동이 꿈틀댄다. 죽음은 모더니즘이 숭배하는 창조적 파괴의 원리다. 그런데 곧음[直]은 과거 선비 정신의 핵심에 해당했다. 대쪽에 비유되는 선비 정신에는 죽음충동이 이글거린다. 김수영의 시에서는 모더니즘과 선비 정신이 서로 식별되지 않는 영점에서 만난다. _33쪽 김수영은 일본적인 것과 냉전적인 것을 함께 극복해야 했다. 지리멸렬의 시대에 유대인 카프카가 써야 했던 독일어처럼, 김수영에게 일본어는 소수자 언어가 아닐까. ‘친일문학=일본어 사용/민족문학=한국어 사용’이라는 낡은 이항대립은 그의 글쓰기 앞에서 박살 난다. 양극단 사이에서 아픈 몸으로 걸으며, 이국어를 통해 세계 지성을 습득하고, 결국 그는 모국어로 거대한 뿌리를, 아프지 않을 때까지, 온몸으로 썼다. _42쪽 놀랍게도 꽃은 김수영 시에서 언제나 죽음과 동반한다. 김수영은 꽃의 과거와 미래를 시간의 관점에서, 변화의 관점에서 본다. 생물학적 정의에 따른다면 꽃은 식물의 생식기관이다. 꽃은 새로운 생명이 준비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죽음과 탄생이 공존하는 표상이기도 하다. 꽃이 혁명의 비유가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전쟁에서 경험한 무수한 죽음과 그 죽음을 바쳐서라도 추구할 자유가 꽃의 이름으로 불리는 이 광경은 김수영 시학이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_49쪽 헬리콥터는 횡단과 정복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누군가를 돕고, 높은 곳에 멈춰서 세상을 응시하는 데는 능한 기계다. 헬리콥터의 호버링(Hovering) 운동은 공중에 쉽게 멈춰 선 것처럼 보이지만 부단한 균형 잡기의 노력으로 간신히 이루어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매한 나라의 어린 시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헬리콥터도 서러운 존재로 감지된다. _83~84쪽 김수영은 생활의 운산(運算)과 무위의 글쓰기 사이에서, 질서와 무질서 사이에서, 합리와 비합리 사이에서,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수없이 번민하며 내적 싸움을 이어갔다. _108쪽 마치 물 위를 아슬아슬하게 날아가는 돌처럼, 세상이라는 더러운 물에 빠지지도 않고 하늘로 날아오르거나 초월하지도 않는 것, 생활이 뮤즈를 너무 앞서지도 뒤서지도 않는 것, 이것이 바로 김수영이 생활에서 얻어낸 균형감각 또는 속도감각이 아닐까 싶다. 생활과 예술 사이에 중용(中庸)의 길을 내기 위해 그는 부단히도 자신 속의 뮤즈에게 “노래의 음계를 조금만 낮”출 필요가 있다고 속삭였을 것이다. _112쪽 김수영에게 번역은 세계성을 호흡하는 지적 실천이었다. “내 시의 비밀은 내 번역을 보면 안다”(산문 「시작 노트 6」, 1966)는 시인 자신의 말마따나, 그의 문학은 번역을 통한 타자와의 부단한 소통의 결과였다. 김수영은 외서 읽기와 번역을 통해 타자와 만나며 많은 결여를 지닌 자기(문화)를 아프게 자각했으며, 고통스러운 인식을 부둥켜안고 세계와 부딪히며 새로운 단계로 나아갔다. 그 고투에서 흘린 선혈이 그의 시와 산문 도처에 낭자하다. _125~126쪽 김수영에 대한 잡지 구독 지원이 냉전의 에이전시들이 의도한 대로 반공주의적 효과를 발휘했는가는 의문이다. 그 의도는 김수영에게 의식적으로 오인되거나 혹은 창조적으로 전유되면서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김수영은 ...
  • 고봉준 [저]
  •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미적 근대성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비평 활동을 시작했으며 고석규비평문학상(2006년), 젊은평론가상(2015년), 시와시학평론상(2017년)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유령들」, 「비인칭적인 것」, 「문학 이후의 문학」, 「모더니티의 이면」, 「고유한 이름들의 세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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