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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걷는사람 시인선1 ㅣ 이명선 ㅣ 걷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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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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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page/127*200*12/22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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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2333144/119233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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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시인선(총6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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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순간들이 조금은 수월했으면 좋겠습니다 순간순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순간까지” 불안한 자아와 세계의 안부를 묻는 이명선의 첫 시집 매 순간 위태로운 생을 건너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깊은 위로 걷는사람 시인선 63번째 작품으로 이명선 시인의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이 출간되었다. 이명선은 2017년 《시현실》, 201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은 201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서 2015년 9월 시리아 난민 아이의 죽음을 소재로 한 「한순간 해변」이라는 작품으로 “인류가 저지르고 있는 비극을 그리면서도 인내와 절제가 미덕인 시세계를 펼쳤다”는 평을 받으면서 그만의 독특한 시세계를 처음 선보였다.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봉인되고 만, 일상의 상처와 생활 속 번민”이 “두 번쯤 온 몸을 뒤틀고 나온”(전해수 문학평론가) 이번 첫 시집은 유행에 물들지 않은 고유한 미적 감각과 정서적인 호소력이 은은하게 퍼져 매 순간 위태로운 자아와 세계를 향해 안부를 묻는 다정한 목소리로 가득하다. 이번 시집은 저자를 비롯해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와 추천사를 쓴 시인까지 모두 여성이다. “시인의 첫 시집은 새로운 세계의 탄생이며, 그에 대한 가장 성대한 선언”(이은규 시인, 추천사)이라는 말처럼 여성이라는 연대의식으로 똘똘 뭉친 이 시집은 관습에 물든 낡은 세계를 향해 던지는 묵직한 신호탄이 될 것이다. 시인은 안부를 묻는 사람이다. 안부는 내가 아닌 타인의 편안함을 묻는 찰나의 시간인데 타인의 안위를 묻는 순간만큼은 오롯이 타인만을 생각하는 지극한 사랑의 순간이다. 상대방의 상처에 조응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본인 또한 깊은 상처의 시간을 겪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시인은 “마음이 마음 같지 않아 병을”(「내 눈치도 좀 보고 살 걸 그랬다」) 얻어 가는 세월을 겪으면서 “없는 만큼만 없었으니 잃을 만큼만 잃어버린”(「그 흔한 연고도 없이」) 체념으로 삶을 영위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 방울 떨어지던 안부”(「한두 방울 떨어지던 안부가 폭우가 될 때」)를 폭우만큼의 슬픔으로 치환할 수 있는 감각과 정서적 능력을 지니게 되었으며 “나를 다녀간 이의 뒷모습”에서도 상처를 발견하고 “오늘의 안녕과 우리의 미래”(「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말이」)에 새로운 기도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시인은 사소한 인사가 큰 울림을 주는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매 시편마다 새롭게 보여 준다. 표면적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나 내면에는 다양한 비극이 도사리고 있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뿐이다. 우리는 새로운 온기를 품고 도약하는 시인의 첫 시집을 “균열을 맞추려는 것처럼 한 세계가 한 세계의 멸망을 기록하며 지켜보려는 것처럼”(「아스파라거스」) “올려다볼 세상을 상상하면서”(「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읽어도 좋을 일이다. 끝내 그 목소리는 “어려운 ‘순간순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순간’을 시의 합목적성 즉 ‘위로’의 시간으로 아로새기면서 이러한 ‘위로’야말로 오늘을 묻는 ‘안부’에 다름 아님을 상기”(전해수 문학평론가)시킬 것이다.
  • 1부 어림없는 이야기를 어림잡아 보려는 사람처럼 가족력 막역하던 사람이 막연해질 동안 비수기 부흥회 내 눈치도 좀 보고 살 걸 그랬다 중세 이니셜을 새기는 일 프리미엄 그 밖을 수긍하고 수용하더라도 과거형 당분간 암전 등정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말이 구약 2부 사소하거나 지나가거나 어쩌면 특별한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가까운 소유 그 흔한 연고도 없이 양화대교 리히텐베르크 무늬 탁란하는 기분 흙의 감정은 재현되지 않는다 아일랜드 한순간 해변 알 만한 사람이 퍼레이드 갱도 스테인드글라스 히브리언 3부 다가올 외면들이 말을 걸어 오는 저녁 동피랑 자라는 턴테이블 우리는 적당한 시간을 갖기로 했다 좋은 게 좋은 거라서 맹반 이방인 자율 배식 지극히 개인적인 일 숲의 사람 소조기 꿈은 가파르고 밤은 길어 짙어져 가는 쇄빙선 오늘의 문 4부 그 뒤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두 방울 떨어지던 안부가 폭우가 될 때 동경 퀼트 강화도 생활의 기준은 타인으로부터 숲의 후기 아이콘택트 봄날의 고양이 내가 너의 거짓말이 되어 줄게 테라코타 쓰나미 네네츠 아스파라거스 해설 안부를 묻는 시간 -전해수(문학평론가)
  • 당신의 추도식이 있는 성당 맞은편으로 주말이면 플리마켓이 열린다 자유로운 추모 속에 사이프러스 이파리가 반짝이고 어린 무법자의 양손에는 아침을 씻어낸 작은 고양이가 안겨 있다 철망을 넘어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이 생겨나 빗장에 걸어 둔 오후가 여린 맥박처럼 몰려다녔다 막역하던 한 사람이 막연해지는 동안 우리는 언제나 호의적인 사람 곁에서 아름다운 착지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어둠이 기거하던 철망 너머 불 꺼진 방과 저무는 도시의 창문을 장밋빛으로 물들일 수도 있다 -「막역하던 사람이 막연해질 동안」 부분 비수기에는 모든 발소리가 크게 들린다 모두 개소리야, 라고 말하는 순간 지나가는 빗소리로 맞아 본 적 있는지 묻고 싶었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세상 앞으로 나를 데려다 놓을 수는 없었다 내가 변한다 해도 다가올 휴거와 노모의 기도는 우회하지 않는다는 가설에 성호를 긋자 슬픔이 만져졌다 지켜 온 종량대로 살다 보면 나의 휴거는 더 멀어질 것이다 -「비수기」 부분 상처 많은 네 손을 잡고 여름성경학교에 가는 길목에는 체험할 것도 많았고 어미 개가 빈 젖을 덜컹이며 어 슬렁거리는 공터에는 심령부흥회 현수막과 대형 솥단 지가 걸려 있어 기대에 부응해 갈 때 비로소 모두의 형제요 자매가 되는 신천지에서 너와 내가 알고 있는 우리의 비극이 우리인 것처럼 일찍부터 단상에 오른 어느 형제의 간증이 밖으로만 새 나가 모인 사람 절반은 독신자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간증을 맹목적으로 맹신하고 싶어졌고 개가 어둠 깊숙이 신을 물어다 놓는 동안 찾을 수없는 신神이 수두룩해 개가 어두워지고 방에 둘러앉은 우리가 한때 단란한 가족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믿음과 가족은 체념할 것이 많았다 -「부흥회」 부분 사람의 손을 네가 먼저 덥석 잡아 줄 리 없으니 내가 아는 너와 지금의 너는 다른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 너에게 오는 사람이 지금의 너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나는 살갑게 네가 올려다볼 세상을 상상하면서 조금 더 늙어 버려 식탁에 앉아 말린 과일을 놓고 생애주기가 다른 바다생물 이야기에 벌써 눈부신 멸망을 본 듯 말하고 있다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을 우린 아직 버리지 못해서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부분 우리에게 바다는 수평선 너머에도 있지만 아이에겐 수평선 너머의 바다엔 해변이 없어 불시에 버리고 온 대륙처럼 감은 눈 속에서 모래 언덕이 푹푹 꺼지고 있어 반신반의하는 얼굴이 있어 간절함은 체험이 아니야 찢기는 세계에 발을 담그면 붉은빛의 인내가 필요해 국경을 물고 가는 새야 하늘을 균일하게 나누면 새들로부터 망명한 낙원이 있을까 한참을 뛰어가도 숨이 차지 않는 해변이 있어 검은 얼굴의 아이가 부르던 난민의 노래가 밀려 나가는 -「한순간 해변」 부분 천재지변에서 누군가 살아 돌아온다 해도 나는 여전히 나일 것 같아 몇 개의 검은 심장을 가지러 갔다 단숨에 녹아내릴 것 같고 어제의 일이 대수로워지고 우리는 한 가족처럼 토끼 가죽을 쓰고 토끼굴을 찾으러 갔다 얼음 구덩이에 빈손을 넣어 보는 일이 잦았다 매사는 묶이고 손톱은 자주 닳아 정색을 하거나 생색을 내다가도 흔한 것이 천한 게 아니라 말했지만 한 개의 굴만 파는 너의 바람도 평범해 보이진 않았다 서로에게 연민을 건네면서 필사적으로 사투를 벌이는 일이라 나는 겨울을 물리적 고립이라 했고 너는 겨울을 절대적 낙원이라 했다 -「꿈은 가파르고 밤은 길어」 부분 너는 말뿐이라서 처음엔 너의 말을 가볍게 넘겼다 잎 모양이 다른 두 수종의 나무는 다른 시간 다...
  • 이명선 [저]
  •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2017년 《시현실》, 201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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