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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침드라마(큰글자도서) : 우리는 마치 예방주사를 맞듯 매일 아침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리더스원(위고)1 ㅣ 남선우 ㅣ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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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6월 01일
  • 페이지수/크기
170page/176*285*0
  • ISBN
9791186602867/1186602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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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주전부리와 아침드라마로 시작하는 하루 전 부인의 현 남편의 전 부인이었던 여자와 전 부인이 다른 남자와 낳은 아이를 키우며 결혼하지 않고 살아간다. 혹은 임신 중에 사고로 남편을 잃은 뒤 시어머니와 살아가다 구박에 못 이겨 재혼을 했는데 며느리로 들어온 사람이 전 시어머니다. 파격 설정의 충격적인 스토리에 장엄한 BGM이 흐르고, 주인공들은 자주 오열한다(간혹 포기김치로 싸대기를 맞거나 주스를 폭포처럼 내뱉는다). 그렇지만 반드시, 결단코 해피 엔딩에 이르는 장르. 〈아무튼, 아침드라마〉는 누군가가 따뜻한 차 한잔과 스트레칭으로 아침을 깨우듯, 주전부리와 아침드라마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드(아침드라마)인의 사랑 고백이다. “잠을 번쩍 깨우는 전개, 밥을 먹거나 화장을 하면서 대충 봐도 이해되는 전달력, 하루의 어려움에 앞서 미리 펼쳐지는 극적인 상황들은 매일 아침의 즐거움이었다. 우리는 집 밖으로 나가기 전 아침드라마가 펼쳐놓는 심각한 상황에 미리 노출되는 것은 예방주사를 맞거나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기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며 웃었다.”
  •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_세 모녀는 마치 예방주사를 맞듯 아침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일일 아침드라마를 즐겨 보게 된 것은 15년 전쯤.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저자와 막 대학 생활을 시작한 동생, 동생의 이른 등교에서 해방된 엄마는 자연스럽게 함께 아침드라마를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잠이 덜 깬 상태로 TV 앞에 앉으면 사랑과 배신과 거짓말과 위기와 모면과 극복과 복수가 쉴 틈 없이 일어나, 졸린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다. 스케일은 다르지만 각자의 하루에도 사랑과 배신과 거짓말과 위기와 모면과 극복과 복수가 기다릴 것이기에, 세 모녀는 마치 예방주사를 맞듯 아침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아침밥을 먹으며 머리를 말리며 눈썹을 그리며 아침드라마를 보고 나면 잠은 달아나고 전투력은 올라가 있었다.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이다. _아침마다 비극을 접하고 길을 나서는 사람치고는 꽤나 흥겨웠던 발걸음 그렇다면 아침드라마의 정체는 무엇일까? 희극이라 부르기에는 과하게 슬픈(?) 설정, 비극이라 부르기에는 순진무구한 해피 엔딩. 이에 저자는 아침드라마는 “비극과 희극의 요소를 고루 갖춘 종합극으로서 경계를 횡단하는 급진성을 가지는 대단한 장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아침드라마에 수시로 등장하는 상상을 초월한 가족 관계-남편의 전 부인의 동생을 사랑하고, 비혼모에 계약결혼을 하고-는 “법적 혼인으로 결속한 비장애인 시스젠더 헤테로 부부가 낳은 비장애인 시스젠더 헤테로 두 자녀”로 구성된 이른바 ‘정상가족’을 그저 조연을 넘지 못하는 평범하고 밋밋한 존재들로 만든다. 기준과 조금만 달라 보여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현실과는 달리 아침드라마 속 세상에서는 그 어떤 형태의 가족도, 어느 누구 하나도 소외시키지 않는다. “머글들 사이에서 평생 자신이 이상한 존재라고 생각해왔던 해리포터가 호그와트에서 받았던 환대에 비유할 수 있을까? 아침드라마는 아침마다 우리의 인식의 폭을 넓혀주고 편협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허무는 유연하고 급진적인 매체였던 것이다.” _〈한지붕 세가족〉에서 시작해 〈아모르 파티〉로 끝나버렸지만 황망하게도 저자가 원고를 계약하고 막 쓸 무렵 아침드라마는 지상파에서 사라졌다. 지상파 3사 중에서 마지막까지 아침드라마를 사수해온 SBS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등 계속되는 방송 환경 변화에 따라 아침드라마를 폐지하고 보도, 생활정보 등 교양 프로그램의 편성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 소식. 저자는 말한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세상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기억이 있는 순간부터 당연히 존재하는 줄 알았던 아침드라마가 끝났고, 영원히 우리를 괴롭힐 것만 같았던 공인인증서가 폐지되었고, 상징적인 몇몇 노포들이 문을 닫았다.” 〈아무튼, 아침드라마〉는 〈한지붕 세가족〉에서 시작해 〈아모르 파티〉로 끝나버린 것을 아쉬워하는 수많은 샤이 아드인을 위한 아침드라마에 대한 기록이자, B무비(B급 영화)의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품고 있던 아침드라마에 대한 오마주이다.
  • 마지막 파티 아침드라마 복용법 아침드라마는 비극인가 희극인가 정상가족 신화의 대항마 불륜 왕국의 유일한 반역자 김치 싸대기와 주스 폭포 아침드라마의 1부 리그 진출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 이상란 여사의 주요 일과 무지갯빛 아침의 회색빛 댓글창 조연의 삶 1 조연의 삶 2 막장이란 무엇인가 아침드라마의 9와 4분의 3번 승강장 우리에겐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B급 영화와 아침드라마 9문 9답 좋은 드라마와 좋아하는 드라마 아침드라마의 귀환을 기다리며
  • 기억이 있는 시점부터 우리 가족은 아침드라마를 즐겨 보았다. 시작은 주말 아침드라마였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주 6일제였던 당시, MBC 〈한지붕 세가족〉(무려 413회를 방영했다!), KBS 〈일요일은 참으세요〉(손지창과 오연수가 함께 출연했다!) 같은 일요 아침드라마는 온 가족이 알람 없이 일어나 거실에 하나둘 모여 뒹굴뒹굴 빈둥대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즐거운 루틴이었다. 식탁이 아닌 거실에 주전부리가 하나씩 모이고, 일주일 만에 찾아온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드라마가 끝나고 주말 요리프로그램이 방영됐는데, 대충 보는 모드를 끝내고 메모를 해가며 프로그램을 경청한 아빠와 장을 보러 갔다가 오징어튀김을 사 먹고 들어오면 반나절, 아침에 본 요리를 우당퉁탕 해 먹고 나면 하루가 다 갔다. 지금의 내 나이 또래였을 부모님은 다른 모든 면에서도 그렇지만 휴일을 휴일답게 보내는 데도 나보다 훨씬 능숙했던 것 같다. (p. 11) 아침드라마는 잠을 깨우는 역할뿐 아니라 하루를 구동시킬 동력 또한 얼마간은 제공해주었던 것 같다. 배가 아픈데 난데없이 손바닥을 꼭꼭 누르면 통증이 가시는 것처럼 관계없(지만 사실은 연결되어 있)는 추진력을 주었던 것이다. 지루하고 평범하고 때로는 낙이 없는 시간들이 반복될 때면 아침드라마의 뜬금없는 스토리에 깔깔 웃으며 어물쩍 시간을 넘길 수 있었다. 맡은 일을 잘 수행해내기 위해서 가면을 써야 하는 것이 괴로울 때면 5천 억이 있는 가짜 부모 행세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계약 내용을 꼬치꼬치 따져 묻는 사람 한번 못 되겠는가 싶고, 주인공의 공을 다 가로채는 것도 모자라 자료실에 가두고 주요 파일을 지우고 CCTV를 없애고 애인까지 뺏는 상사를 보면서 고작 점심 메뉴를 자기 마음대로 정하는 내 상사는 정말 양반이다 싶고, 부모의 원수인 전 남편의 현 부인과 한 회사를 다니는 주인공을 보며 뭔가 조금 불편했던 동료 정도는 얼마든지 와락 끌어안게 되는 것이다. (p.18-19) 수험생 시절에 보던 예능 프로그램은 일종의 낭만과 안도감을 주었던 것 같다. 아무리 여유가 없어도 이 정도는 하고 살 수 있다는 위안 같은 것 말이다. 한편 직장인이 된 나에게 아침드라마는 식전 30분에 먹으라는 알약처럼 하루를 열기 직전에 복용하는 점막보호제 같은 것이었다. 또는 조금 치사한 방법이지만 내 삶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와 사건을 견딜 수 있도록 비교우위를 갖게 해준 것 같다. (p.23-24) 아침드라마라는 장르 또한 비극이나 희극이라는 한 범주에 덥석 넣기가 망설여진다. 어느 쪽을 택한다고 해도 어딘가 딱 들어맞지 않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저 웃기는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스토리에 장엄한 BGM이 흐르고, 주인공들은 자주 오열한다. 그렇다고 슬픈 이야기라고 하기에 아침드라마는 반드시, 결단코 해피 엔딩에 이르고(그러고 보니 유일하게 〈겨울새〉 오리지널 버전이 새드 엔딩이지만 원작 소설을 따르느라 그런 것이니 열외로 두어야 하겠다), 사람들을(적어도 지구에서 세 사람만큼은…) 웃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한쪽을 정하자면 아침드라마는 비극에 가까운 것 같다가도, 아침마다 비극을 접하고 길을 나서는 사람치고는 나의 발걸음이 꽤나 흥겨웠던 것이다. 과연 아침드라마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p.27-28) 아침드라마 속 세상에서 단란한 4인가족이란 그저 조연을 넘지 못하는 평범하고 밋밋한 존재이고, 대부분의 주인공이 비혼모이거나(SBS 〈나도 엄마야〉), 계약결혼을 하거나(SBS 〈해피시스터즈〉), 전 부인의 현 남편의 전 부인이었던 여자와 전 부인이 다...
  • 남선우 [저]
  • 누군가가 따뜻한 차 한잔과 스트레칭 혹은 시원한 물 한잔과 러닝으로 아침을 깨우듯, 주전부리와 아침드라마로 아침을 시작한다. 전시를 보러 다니며 근처 맛집에 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취미이고, 아마추어 수영 대회에서 동메달과 금메달을 딴 것이 거의 유일한 자랑이다. 예술학과 미학을 공부했고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했다. 현재 직장에서는 창작자들을 돕고, 밖에서는 전시를 기획하고 미술에 대한 글을 쓴다._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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