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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 예찬 : 은둔과 거리를 사랑하는 어느 내향인의 소소한 기록
김지선 ㅣ 한겨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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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6월 20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184page/121*195*18/285g
  • ISBN
9791160408287/1160408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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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이제 내향형 인간의 시대가 왔다” 은둔과 거리를 사랑하는 어느 내향인의 소소한 기록 이제 ‘내향형 인간’의 시대가 왔다. 첫 산문집 《우아한 가난의 시대》(2020년 문학나눔 선정도서)에서 MZ세대의 만성적인 빈곤감과 우아한 삶을 향한 욕망에 관해 이야기했던 김지선 작가가 이번 책에서는 내향인의 거리두기와 내밀한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지난 2년여간 코로나로 인해 생긴 물리적 거리두기는 사람 간의 심리적 거리두기로도 이어졌다. 그런데 작가는 그 사이에서 묘하고 은밀한 해방감을 느꼈다. 이 ‘떳떳하지 못한’ 감정의 실체는 무엇인가. 내향인에게 거리두기란 ‘국가가 허락한’ 세상과의 거리이자, 자유로움이었다. 원만함이 최고 미덕이었던 한국 사회에서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이기적인 사람’ ‘타인과 잘 못 어울리는 사람’ ‘유난한 사람’ 등으로 치부되어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팬데믹 상황에서 그간 무시되기 쉬웠던 개인의 시공간이 확보됐다. 공간의 밀도는 낮아졌고 관계의 점도는 떨어졌으며, 홀로 있는 시간이 자연스러워졌다. 집단주의의 관성이 일시적으로 해체되었으며, 개인의 선택이나 행동이 별스러워 보이지 않는 세계가 열렸다. 작가는 빠른 속도로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 앞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던 최소한의 거리가 존중되는 세계에 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혼자 점심을 먹으며 회복하는 시간’ ‘수치심을 처리하기 위한 장소 마련하기’ ‘안 웃긴 말에 무표정할 권리’ ‘칠흑같이 어두운 시간 활용하는 법’ ‘간장 종지 크기의 사랑일지라도 여러 개 품는 사랑’ 등 한정된 에너지 속에서 작가만의 내밀한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려준다.
  • “숨고 싶지만 돈은 벌어야겠고, 부서진 영혼도 수리해야겠고” 이 소란한 세계를 살아내는 ‘I’형 인간의 비밀스러운 기쁨 작가는 약속이 취소되면 기뻐하는 사람, 주말에는 조용히 혼자 집에서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사람, 식당이나 카페에 가도 가장 구석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공감할 만한 내밀한 시간을 보내는 기쁨에 관해 이야기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내향인의 ‘비밀스러운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버지니아 울프가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비밀이 하나씩은 꼭 필요하다. 작가는 혼자 있는 시간을 해독제로 쓰는 이들과, 소중한 것을 휘발시키지 않기 위해 ‘완전무결한 나만의 비밀’을 남겨두는 법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무실에 육신을 고정시키고도 앉은 자리에서 정신을 유연하게 만드는 친구의 비결을 배우기도 한다. 때로는 단 한 사람이라도 함께 ‘낄낄’댈 수 있는 인연을 만들어 하찮고 자잘하기 그지없는 행복과 불행과 기쁨과 울분을 나누며 힘을 얻기도 한다. 2부에서는 타인과의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며 나만의 온전한 소우주를 지키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한다. 스타벅스의 대형 테이블에 오버로크 패턴의 배열로 앉아 타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자신에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들, 내가 지닌 사랑의 총량이 부족하여 힘에 부치더라도 작은 간장 종지 크기의 사랑을 여러 개 준비하는 행위, 좋아하는 가게를 찾게 되면 그 아름다운 장소의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에 숨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는 순간, 주변 이웃이 가까이 다가오면 부담되면서도 환대하고 싶어 하는 감정 등. 누군가에게 섣불리 다가서는 대신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하는 감각에 관해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내향인의 방식으로 주위를 돌아보며 함께 사는 삶에 관해 들려준다. 먼저 다른 건 잘 못 챙겨도 이직하는 친구의 첫 출근 날에는 꼭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마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농담이라는 것은 필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농담이 있으며 우리에게는 섬세하게 공들여서 설계한 농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의전 중독’과 경비원·청소 노동자 등에게 향하는 갑질에 관해 꼬집으며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감각은 예민함으로부터 시작되는 배려, 거리감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존중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나의 우주를 지키며 그 우주의 일부를 타인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것” 내밀함이란 나만의 고유한 세계가 있음을 이해받고, 각자가 원하는 정도와 방식으로 서로의 세계에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가는 소위 MBTI의 ‘I’형이라 불리는 사람들, 즉 ‘내향형 인간’이란 사회성이 부족하다거나, 무조건적으로 타인을 피하고 싶어 하는 소심한 부류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가진 에너지의 총량을 인지하고,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 각자가 원하는 정도와 방식으로 타인과 교류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자기 자신과 더 깊이 만남으로써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와 동력을 얻고 자신의 에너지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재분배하는 것이다. 작가는 그러기 위해 내밀한 감정, 내밀한 시간, 내밀한 장소 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내밀함은 타인과 나 사이에 널널한 거리를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반대의 경우를 만들기도 한다. 이를테면 ‘내밀한 대화’나 ‘내밀한 사이’라는 말에서는 나와 타인 간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고 각별한 사이로 만든다. 작가는 내밀함이란 결국 나라는 존재가 타인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각자가 지...
  • 프롤로그 1부 내밀 예찬 점심 이탈자 내밀 예찬 재택의 기쁨과 슬픔 무표정의 아름다움 말과 시간의 연주자들 어둠 사용법 수치심을 위한 장소 걷기의 예술 낄낄의 중요성 2부 숨고 싶지만 돈은 벌어야겠고 숨고 싶지만 돈은 벌어야겠고 스타벅스 테이블 라이터 간장 종지 크기의 사랑 단골집의 부재 고양이들의 도시 이웃이라는 낯선 존재 예민한 것이 살아남는다 거울이 다른 거울을 들여다볼 때 이메일을 보내며 파티션이 있는 풍경 술자리를 추모하며 3부 잃어버린 정적을 찾아서 3월 2일의 마음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최선의 솔직함 6인용 식탁 잃어버린 정적을 찾아서 일 머리가 없다는 말 의전의 거리 오늘의 메뉴 하지 말아야 할 농담 몸에 관한 이야기 지루함의 발명 에필로그
  • 덜 내뱉고 덜 뻗치고 덜 부대끼며 살고 싶은 사람의 소망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담긴 사회의 공기가 희석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팬데믹 상황에서 잠깐 그 문이 열렸던 것도 같다. 집단주의의 관성이 일시적으로 해체되었고 개인주의자의 선택이나 행동이 별스러워 보이지 않는 세계가 열렸다. 빠른 속도로 예전으로 돌아가는 지금, 우리 앞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던 세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필요했던 사적 공간과 코로나 이후에도 유지되었으면 하는 최소한의 거리에 대해서 말이다._7~8쪽 점심에 사라지는 사람들은 홀로 있는 시간을 해독제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일과의 한복 판에 잠시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여백을 만든 사람들이다. 일과 중 1시간이라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에너지를 비축할 회복 환경을 구축한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사라지는 이들은 결코 외롭거나 지루해 보이지 않는다. 궁금하지만 들여다볼 수 없는, 결코 들여다봐서도 안 되는 그 세계를 즐거운 기분으로 상상한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1시간은 너무 짧다. 우리에게는 더 긴 점심시간이 필요하다._19쪽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오픈한 개인 SNS 계정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무엇을 노출하고, 무엇을 은폐하며, 무엇을 극적으로 드러낼지를 판단해야 하는 환경에서 누구나 어느 정도는 관종이 될 수밖에 없는 듯하다. 우리는 오로지 타인의 관심을 얻기 위해 나의 일상을 전시하고, 혼자 아는 편이 나은 진실을 털어놓는다. 이에 대한 해독제는 역시나 비밀이 있는 삶에 있는 것 같다._25쪽 불면증이 심해서 잠을 자지 못하는 날이 많다는 시인은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갔던 감각들을 예민하게 감지하며 밤 시간을 사용해보라고 권했다. 예를 들면 이불에 맞닿는 코의 감촉,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 방 안의 온도, 완전한 검은색도 아니고 선명한 파란색도 아닌, 밤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며 조금씩 변해가는 어둠의 팔레트들을 감상하면서 말이다. … 처음에는 밋밋하게 느껴지던 시간이 점점 더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깨닫는다. 낮 시간의 나에게도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_43쪽 요즘 나에게 유용한 것은 에어플레인 모드의 시공간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SNS 포스팅을 보지 않기 위해, 이메일 피드백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타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도 균열이 생기는 멘탈을 보호하기 위해 가끔 비행기 모양 아이콘을 클릭한다. 평상시에 걸려오는 전화가 많지 않고, 세상을 향한 소심한 거부를 해봤자 알아차리는 이도 없지만 일순간에 모든 것이 차단된 시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에어플레인 모드를 해제할 때쯤에는 모든 것이 한결 나아져 있다._50쪽 다만 이 사실은 기억해두기로 한다. 그것이 우울한 학교든, 미래가 없어 보이는 조직이든, 어떤 암담한 환경에서도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낄낄댈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씩은 꼭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나는 그를 찾아냈다. 함께 낄낄댈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 때, 그곳은 숨 쉴 수 있는 장소가 된다. 하찮고 자잘하기 그지없는 행복과 불행과 기쁨과 울분을 나눌 시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오늘의 할 일을 해치우고 에너지를 축적한다. 나라는 좁고 편협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낄낄의 힘에 기대 살아간다._60쪽 스스로 내향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죽어도 못 하는 것은 없으며(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노래방에 가서도 책자를 붙들고 어떻게든 버티는 것처...
  • 김지선 [저]
  •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고 영화지 《프리미어》와 패션지 《마리끌레르》 《하퍼스 바자》에서 에디터로 일했다. 현재는 출판편집자로 책 만드는 일을 한다. 글을 쓰는 일을 두려워하면서도 내심 좋아한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거나 만지는 일은 좀 더 산뜻한 마음으로 좋아한다. 드러난 것들과 숨겨진 것들 사이에서, 사라진 물건을 찾으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책 《우아한 가난의 시대》 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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