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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하고 투명한 사람들 : 변호사가 바라본 미디어 속 소수자 이야기
백세희 ㅣ 호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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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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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page/134*200*16/39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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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68260597/1168260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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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는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는 의외로 많은 차별과 혐오 표현, 그리고 이에 기반한 말과 행동 등이 녹아 있다. 저자는 대중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소수자 유형을 크게 7가지로 분류했다. 주제로 나누면 서울중심주의, 에이지즘, 인종, 젠더, 장애, 노동, 퀴어이다. 저자는 소수자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편견을 드러내는 가공의 인물 ‘아무개 씨’를 설정해 각 장을 하나로 묶어 이야기한다.
  • ㆍ 미디어는 소수자를 어떻게 묘사하는가? 서울중심주의, 에이지즘, 인종, 젠더, 장애, 노동, 퀴어 7가지 주제로 살펴보는 대중문화 콘텐츠 속 소수자 이야기 상상해보자. 새로 나온 영화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평범한 주인공 A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보여준다고 한다. 주인공은 대도시에 살며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고,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며 일을 한다. 이성 친구, 혹은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과 여가도 즐긴다. 조금 더 시각적으로 상상해보기로 한다. 검은 머리의 성인 남자가 세미 정장을 입고 도시의 어느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여기까지 상상하는데 별다른 위화감이 없다. 대중문화에서 숱하게 묘사되는 이른바 ‘보통’ 사람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A는 대대로 한반도에서 살아온 청·장년층 한국 사람이다. 그는 비장애인이고 서울에 산다. 이성애자이며 대학교를 졸업한 정규직 남성이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떠오르는 조건이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상상 속의 보통사람 A가 위 묘사와 아예 동떨어진 경우는 흔치 않을 것 같다. 이런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대중문화 콘텐츠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평범한 주인공으로 묘사되는 영화 속 A는 이른바 ‘주류’라고 불러도 무방했다. A와 조건이 사뭇 다른 사람들을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찾으려면 생각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머리에 떠오른 주연급 캐릭터가 있을까? 조선족 B는 어떻게 묘사될까? 발달장애인 C는 어떤 이미지일까? 동성애자 D는? 미성년 노동자 E는? A와 사뭇 다른 이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비주류’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구체적 삶은 우리 사회 주류인 A, A-1, A-2 등의 정치적 의견에 좌우되기 쉽다. 직접 알거나 한 다리만 건너면 알 수 있는 A들과는 달리, B·C·D·E를 모두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대중문화가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이들의 이미지는 사람들의 뇌리에 쉽게 각인된다. “한국 사회에서 자신이 가장 평범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아무개 씨는 대중문화 콘텐츠를 보면서 웬만해선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대중문화 콘텐츠는 주류인 아무개 씨와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묘사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삐딱하게 생각하면 영화나 드라마가 얼마나 무신경하게 주류의 시선으로 비주류를 재단하거나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지배자의 논리가 된 대중문화의 안일한 시각에 미세한 균열을 내는 작은 생채기들이 모여 있습니다.” - 저자 인터뷰 中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K-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흥행과 함께 논란이 되었던 노인, 여성,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돌이켜보면, 자극적인 소재와 흥미로운 스토리, 빠른 전개에 초점을 맞추느라 우리가 무엇을 놓쳤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대중문화 콘텐츠가 소수자를 어떻게 묘사하고 소비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 없이는, K-콘텐츠의 엄청난 인기와 위상은 언제든 무너져내릴 수 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는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는 의외로 많은 차별과 혐오 표현, 그리고 이에 기반한 말과 행동 등이 녹아 있다. 저자는 대중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소수자 유형을 크게 7가지로 분류했다. 주제로 나누면 서울중심주의, 에이지즘, 인종, 젠더, 장애, 노동, 퀴어이다. 저자는 소수자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편견을 드러내는 가공의 인물 ‘아무개 씨’를 설정해 각 장을 하나로 묶어 이야기한다. ㆍ 미디어에서 납작하고 투명하게 묘사되는 소수자의 모습을 법조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다...
  • 들어가는 말 1장 - 아무개 씨는 서울에 삽니다 사투리: 대한민국 비주류 언어 힐링과 피난처로서의 시골 승리자의 서울, 패배자의 지방 2장 - 아무개 씨는 젊은 성인입니다 어린이는 단지 ‘내일’의 주인공? 일진이 점령한 청소년 세상 노인: 우스꽝스럽거나 꼰대거나 귀엽거나 3장 - 아무개 씨는 대대로 한국 사람입니다 조선족: 단군의 2등 자손 인구 절벽의 해결사 결혼이주여성 외국인노동자, 불법체류자, 그리고 아이들 4장 - 아무개 씨는 남성입니다 지겹고도 지겨운 꽃뱀 서사 ‘여적여’만으로 여성 사회를 설명할 순 없어 여성이 재산이었던 가부장제의 흔적들 5장 - 아무개 씨는 비장애인입니다 순수한 동네 바보형일까 하늘이 내린 천재일까 사람입니다, 시한폭탄 아닙니다 길에서도 미디어에서도 존재가 지워진 장애인 6장 - 아무개 씨는 정규직 근로자입니다 대한민국의 비정규직 만능 머슴: 경비원 하녀, 식모, 파출부, 가사도우미… 이름도 많은 그녀들 딸배 아닙니다, 배달노동자입니다 7장 - 아무개 씨는 이성애자입니다 짙은 화장과 하이힐이 그들의 전부는 아니다 동시대 최고의 PC 격전지 동성애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나가는 말 참...
  • 멋진 주인공 박태수(최민수)는 사실 도저히 서울말을 쓸 수 없는 인물이다. 좌익 빨치산의 아들로 태어나 장래가 막혀버려 어쩔 수 없이 광주를 무대로 한 조직폭력배 생활을 시작해 조직 내에서 성장하는 청년이다. 유년 시절부터 전라남도 광주(현재 광주광역시)에 살았다. 그런데 서울말을 쓴다! 반면 최고의 악역인 이종도(정성모)는 구성진 전남 사투리를 구사한다. 이종도와 박태수는 어릴 때부터 형제처럼 지낸 사이인데도 쓰는 말씨가 전혀 다르다니 의아하다. 이들의 친구인 강우석(박상원)은 서울말을 쓴다. 왜냐하면 사법고시에 합격한 검사이기 때문이다! 같은 전라남도 출신이라도 주인공이거나 고위 공직자라면 응당 서울말을 쓴다. 그러니까 온 국민이 아는 명대사 “나 지금 떨고 있니?”는 결코 “나가 시방 떨고 있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 17p 대중문화 콘텐츠와 언론이 청소년의 비행을 흥밋거리로 소비하는 건 대한민국의 주류 집단인 성인들에 의한 전형적인 낙인찍기다. 선량한 비주류만 보호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불량한 비주류에게 씌워진 프레임은 이들이 선량한 쪽으로 회심할 기회를 원천 차단한다. 아무개 씨가 믿는 영화 속 ‘현실고증’이라는 것, 그걸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묘사 자체는 사실이라 해도 그게 내 머릿속에서 어떤 프레임을 만들지는 모르니 말이다 - 56p 신중하지 못한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조선족 남성은 범죄자로, 조선족 여성은 각종 ‘이모님’으로 묘사되곤 한다. 식당 이모, 가사도우미 이모, 간병인 이모 등 주로 돌봄 영역에서 아무런 서사를 갖지 못한 채 뜬금없이 무력하거나 교활한 엑스트라로 재현된다. 다만 이런 천편일률적인 이미지를 이용하면서도 묘하게 균열을 일으키는 작품이 간혹 등장한다. 이언희 감독의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2016)가 그렇다. 이 영화는 조선족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첫 영화다. - 74p 상상은 어렵지 않다. 작가 기안84의 웹툰 〈복학왕〉(2014~2021) 제248, 249화가 대표로 보여준다. 세미나 장소로 떠나는 버스 안. 한국 사람보다 짙은 피부색에 앞니마저 빠진 한 남자가 말끝마다 ‘캅캅’ 거리며 호들갑을 떤다. 더럽고 열악한 숙소를 마주한 이 외국인노동자는 “우리 회사 최고다…. 죽을 때까지 다닐 거다! 세미나 온 게 어디냐!!!”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같은 에피소드에서 조선족 말투를 쓰는 이는 인형뽑기 기계를 부수어 피투성이 된 손으로 인형을 꺼낸다. 이런 인종차별적 묘사는 논란이 되었고 결국 작가는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 86p 미투 이후, 그리고 웹툰 〈성경의 역사〉 이후 여성에 대한 꽃뱀 프레임은 조금이라도 변화를 겪고 있을까? 꽃뱀 서사를 제3기까지 거쳐 얻은 결실이 있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꽃뱀은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정국에서도 등장했다. 대선 후보도 아닌, 후보자의 배우자에 대한 의혹이었다. 벽화로 조롱당한 여성은 유흥업소 접대부를 거치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들과 교제하며 목표를 이루겠다는 서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진영을 초월해 과연 이런 여성혐오적 공세가 정치적인 공격으로서 온당한 것인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벽화의 내용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더 크긴 하지만 말이다. 아직은 작은 비판의 목소리. 작으니까 앞으로는 커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낙관일까. - 104p 여성이 물건에 비유되는 가장 대표적인 대중문화적 현상은 바로 ‘트로피 와이프’가 아닐까 생각한다. 트로피 와이프는 1989년 미국의 종합 경제지 포춘이 커버스토리에서 보도한 신조어다.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중장년 남...
  • 백세희 [저]
  •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졸업. 2008년 제50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제40기로 수료했다. 강남의 대형 로펌에 입사해 변호사로서의 경력을 이어오다 어느 날 문득 알람시계 없이 아침을 맞이하는 생활을 하고 싶어 퇴사를 감행했다. 지금은 직접 지은 시골집에 살고 있다. 네이버 공연 전시판에 <백세희 변호사의 아트로>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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