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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 Omer Z. 리반엘리 장편소설
Omer Z. 리반엘리, 고영범 ㅣ 가쎄 ㅣ Mutlul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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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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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2년 06월 29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544page/128*188*39/598g
  • ISBN
9791191192636/119119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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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한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또 한 사람이 필요하다” 이 작품은 이스탄불의 대학교수인 이르판과 동부 아나톨리아의 산악지대에 사는 소녀 메리엠, 그리고 그의 사촌오빠이자 쿠르드족 무장집단과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특전사 요원인 제말 세 사람의 이야기다. 전반부는 이 세 사람에게 번갈아 한 장씩 부여하면서 그들이 사는 세계를 따로따로 그려나가다가, 중반에서는 제말과 메리엠이 함께하는 여정과 이르판의 여행이,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세 사람이 함께하는 생활이 그려진다. 서로 다른 세계를 사는 세 사람이 한데 모였다가 결국 다시 흩어지는 게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이루는 것이다. 이 구성이 의미 있는 이유는 그것이 작가가 들려주는 터키의 분열상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 옮긴이의 말 중
  • 메리엠의 비행 /11 위기의 교수 /38 무구한 신부, 아름다운 신부 /54 불운한 소녀들의 고통 /72 인생은 농담이다 /88 제말의 비밀 /99 닭은 왜 울지 않는가? /109 밤에는 돈키호테, 아침엔 산초 판자 /119 매복과 웃음 /126 집 /137 마을에 온 영웅 /151 마지막 작별인사 /159 너른 바다에 뜬 세일보트 /173 검은 기차 /190 노아의 방주 /203 허공에 매달려 있는 섬 /221 기적을 본 적이 있어요? /236 새로운 승객들 /259 새로운 신과 여신들 /278 마법의 도시 /291 고독 속에는 신만이 홀로 존재한다 /315 죽음이란 이런 것일까? /333 질문과 대답들 /353 사람과 물고기들만이 우울해진다 /373 젊은 육체들의 부름 /393 한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또 한 사람이 필요하다 /408 무능한 카멜레온 /424 누구나 비밀이 있다 /447 오렌지꽃 향기를 풍기던 집 /464 당나귀는 뭐라고 말했나? /483 거친 밤 /500 신은 이제 메리엠을 사랑하신다 /516 옮긴이의 말 /528 역자 미주 /533
  • 메리엠은 눈을 떴다. 온 마을 사람들이 이야기하던 눈. 커다랗고, 녹색과 녹갈색 사이 천 하고도 한 개의 미묘한 변화를 담은, 어떤 이들은 찬탄하고 어떤 이들은 적대감을 가지는, 아무 데도 보지 않는 것 같은 두 눈. 메리엠의 할머니는 생전에 늘 “이 아이의 눈은 태양보다도 더 밝아”라고 하며 메리엠을 보듬곤 했다. 메리엠이 반 호수 근처의 흙먼지로 덮인 마을에서 우울한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그곳에서 서쪽으로 1,1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이스탄불에서는 교수라는 인상적인 직업을 지닌 이르판 쿠루달이 비명을 지르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이스탄불에서 동쪽으로 약 1,450킬로미터, 그리고 메리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지나 100킬로미터 넘게 더 가면 나오는 가바산맥의 눈으로 뒤덮인 경사면에 위치한 초소의 좁은 침대에서, 제말은 흥분으로 몸을 떨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제말은 그의 마을에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 내려온 전설 속의 무구한 신부에 대한 꿈을 또 꾸고 있었던 것이다. 잠에 빠지기 직전에 메리엠이 중얼거렸다. “왜 이젠 닭들이 울지 않죠, 비비?” “닭들은 항상 운단다, 얘야-어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어떤 사람들은 못 들을 뿐이지.” “나한텐 안 들려요.” “왜냐면 너는 아침이 오기를 바라지 않으니까.” 이번에는 메리엠이 쉽게 제말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제말은 더 이상 산악특공대처럼 앞서서 나아가지 않고, 그녀와 함께 천천히, 그리고 지친 걸음으로 터덜터덜 걸었다. 메리엠은 감사함과 자비심으로 충만해져서, 색이 바랜 머릿수건을 마치 개선의 깃발처럼 자신의 머리에 둘렀다. 메리엠은 남자들 앞에서 먹는 건 이제 익숙해졌지만, 지금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자가 직접 만들어서 차려주는 음식을 먹으려는 참이었다. 게다가 그는 그냥 남자일 뿐 아니라 나이가 많고 도시 출신인, 교육을 받은-심지어 교수였다. 갑자기, 이르판에게 아주 흥미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어떤 사람이 그의 인생을 바꿨을 때, 그게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아니면, 그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꿈으로써 자기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이르판은 그의 모친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한 사람을 치유하려면 또 한 사람이 필요해.” 여기 이르판의 배에는 동부 아나톨리아에서 온 두 사람이 타고 있었다. 이르판은 그곳에 가볼 기회는 없었지만, 자기가 쓰고 있는 책에 필요한 부분인 동부의 분위기가 그에게로 왔다. 매초가 지나는 순간마다, 그 배는 터키석 같은 색깔의 바다 위를 미끄러지면서 그 끔찍한 스카프로부터 메리엠을 조금씩 더 멀리로 데리고 갔다. 사흘 동안, 무거운 대기 속에서 거의 끈적거릴 정도로 짙어진 오렌지꽃 향기가 모두를 에워쌌다. 지치지도 않고 끊임없이 위스키를 마셔댄 대사와 이르판은 물론이고, 배나 정원에서 게으르게 낮잠 자는 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제말 역시 그 향기에 취했다. 그 향기는 메리엠의 어둑어둑한 방의 열린 창문으로도 들어와서 향유처럼 그녀의 전신에 퍼졌고, 그녀의 상처를 치유했다. 그녀의 방에 스며든 오렌지꽃의 향기는 연민이 변한 것이었다. “무슨 장난말이요? 어린아이가 되는 게임” “인간은 사회가 그들에게 지워준 온갖 바보 같은 선입견을 짊어진 채 살아가는 ‘낙타 단계’를 거칩니다. 그러고 나면 그런 선입견들에 대항해서 싸우는 ‘사자 단계’가 오죠. 그런데 그 뒤에, 오직 소수의 인간들만 성취하는 또 다른 단계가 있어요. ‘어린아이 단계’죠. 어린아이의 천진함을 가지고 인생을 생각하고, 게임을 하고, 온갖 영향에 스스로를 열어놓고, 자신의 잃어버...
  • Omer Z. 리반엘리 [저]
  • 리반엘리는 터키에서 정치, 외교, 음악, 영화,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1946년에 터키의 중부 소도시 일긴에서 태어나 수도 앙카라에서 주로 성장했다. 어릴 때부터 터키의 전통 현악기인 사즈를 배웠고 음악인으로서의 활동을 먼저 시작했다. 리반엘리는 71년 군사 쿠데타 때 체포와 투옥을 반복하다가 유럽으로 망명했다. 스톡홀름, 파리, 아테네, 뉴욕 등지로 이어진 이 망명 생활은 84년에야 마무리되었는데, 망명 초기인 73년에 발표한 앨범 터키 혁명가요집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망명 기간 동안 그는 열 개가 넘는 음반을 내놓았고, 8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길Yol〉을 비롯한 여러 영화음악의 작곡가로서도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엘리아 카잔, 아서 밀러, 제임스 볼드윈, 피터 유스티노프 등의 감독/작가들과 교류하면서 단편소설집을 내놓기도 하는 등, 서서히 음악 분야를 넘어 종합예술인으로서의 면모를 구축해 나갔다. 귀국 후에는 그리스와의 관계개선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등 평화주의적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지만, 싱어송라이터로, 작가로, 또한 영화감독으로도 쉼 없는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그의 영화 〈무쇠땅, 구리하늘Iron Earth, Copper Sky〉는 87년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고, 2002년에 터키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후 모두 열한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2007년에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장편소설 〈더없는 행복Bliss〉은 이슬람 문화권 작가로는 처음 본격적으로 명예살인의 문제를 다루면서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시장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 고영범 [저]
  • 평안북도 출신 실향민 부모님 밑에서, 1962년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는 신학을, 미국에서 다닌 대학원에서는 영상 제작을 전공했다. 이런저런 다큐멘터리와 광고, 단편영화를 만들었고,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1, 2』, 『레이먼드 카버: 어느 작가의 생』, 『불안』, 『스웨트』, 『예술하는 습관』, 『오슬로』 등을 번역했다. 쓴 것으로는 단행본 『레이먼드 카버』(아르테)와 희곡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에어콘 없는 방』, 『서교동에서 죽다』 등이 있다. 현재 미국에 살면서 집안의 실향민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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