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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철학 : 현대 사상과 함께 타자를 생각하기
서동욱 ㅣ 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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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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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page/161*232*46/115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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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2107882/119210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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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의 가장 긴급한 문제를 사유하는 철학자 서동욱의 20년에 걸친 역작 전쟁. 인종차별과 그에 따른 수많은 죽음. 난민 수용을 둘러싼 격렬한 사회적 논란. 특정 성정체성에 대한 혐오와 테러. 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바탕 삼아 집권한 극우 정당들. 점점 배타적으로 변해가는 동시대의 풍경이다. 나/우리와 조금이라도 다른 자를 배척하는 경향은 국가와 문화권을 막론하고 격화하고 있다. 서구권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탈레반 보복을 피해 울산에 정착하고자 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주민들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이미 이민자 없이는 돌아가기 힘든 사회 구조가 되었는데도 이민자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은 여전하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여전히 요원하고, 선거에서조차 혐오 선동은 익숙한 지지자 결집 전략이 되었다. 철학에 사회적 책무가 있다면, 바로 이런 문제들을 사유하는 일일 것이다. 고립된 ‘자아’로서의 개인·인간·주체가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한 근대 이래, 이러한 자아 개념이 가져온 문제들을 우리는 지금 마주하고 있다. 비인간과 환경을 도구적으로 대한 결과 맞닥뜨린 기후위기, 평화와 공존을 위협하는 전체주의의 재부흥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므로 타자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타자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우리에게 타자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타자철학이야말로 동시대에 가장 긴급하게 요청되는 사유다. 철학자이자 비평가이자 시인으로서 다방면에서 사회와 호흡해온 서동욱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타자철학』은 바로 이 문제, “현대가 끌어안고 있는 문제들의 근원”에 자리한 “타자의 상처”(16쪽)를 함께 사유하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서동욱은 이런 문제의식이 발화하고, 이에 관해 연구하고, 약 10년에 걸친 강의라는 형태로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가다듬으며 마침내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 집필해내는 데에 2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 책은 여덟 명의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경유하여 타자라는 문제에 접근하는 여러 갈래의 길을 열어준다. 우리는 어떻게 고립을 넘어 공동체를 이루는가? 타자에 관한 사유는 민주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타자는 인간에만 국한될까, 아니면 비인간 동물들에 대한 환대 역시 고민해야 하는가? 서동욱은 이 책에서 이와 같은 질문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는 동시에, 이 책이 들여다보는 텍스트이자 생각의 길을 같이 걷는 동반자가 되는 주요한 현대 사상가들을 깊이 들여다본다. 그럼으로써 동시대 인류가 마주한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생각들, 즉 생태주의, 공존과 환대에 대한 대화 등이 들어설 자리를 마련한다. 『타자철학』은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언하고 가장 대중과 가까이 만나온 철학자가, 현대철학에 주어진 필수적인 과제를 종합적이고도 세밀하게 다루어낸 역작이다.
  • 한 권으로 만나는 현대철학 전반에 관한 총괄적인 가이드 『타자철학』은 단순히 한 가지 문제에 국한된, 특수한 주제를 다루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동시대 철학의 근간이 되는 현대사상 전반에 관한 총괄적인 가이드라고 보아야 한다. 이는 필연적인데, 현대사상은 다름 아닌 ‘주체와 타자’의 문제를 둘러싸고 사유하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근대는 한마디로 “인간 또는 인간의 의식이 비로소 주체로서 일어선 시대”(27쪽)이고, 근대의 정신이란 “모르는 것을 그냥 놔두고는 못 견디는 것”(29쪽)이다. 데카르트로부터 그 시작을 찾아볼 수 있는 이 ‘근대적 주체’는 수많은 부작용을 가져왔다. 서구 중심으로 세계를 파악하고 손에 넣고자 했던 제국주의, 인간을 중심에 놓고 인간 외 모든 존재를 도구화해온 산업 발전의 방향. 이처럼 근대의 주체가 가져온 수많은 부작용을 반성하는 과정이 현대사상이다. 그렇기에 ‘나’를 모든 것의 중심에 두는 것을 넘어 타자와의 마주침을 사유하는 타자이론이야말로 현대철학의 과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현대철학 전반을 공부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대단히 훌륭한 가이드이자 강의 역할을 해준다. 후설, 하이데거,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레비나스, 아감벤, 데리다, 들뢰즈.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자들의 이름이다. 현대철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은 깊이 읽어야 하는 텍스트들이지만, 제대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타자철학』은 이들의 주요 저작과 개념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이들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지, 이 텍스트들이 기나긴 사상사의 맥락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읽어나가며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가령 사르트르의 시선 개념과 관련한 ‘보여짐’과 ‘봄’의 문제가, 이집트 파라오의 찬가로부터 플라톤의 태양 비유를 지나 서구 사상의 전통에서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많은 철학자들이 논의를 전개하는 데 바탕이 된 소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비롯한 여러 문학 작품에 관한 분석도 이해를 돕는다. 꼼꼼하게 잘 짜인 색인과 키워드·쟁점별로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된 세심한 목차 같은 장치들도 덧붙여져, 이 책은 독자들이 곁에 두고 여러 번 들추어보며 자신의 공부에 참조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한편 각 장이 한 명의 사상가를 주요하게 다루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책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단순 정리, 개괄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타자를 둘러싼 핵심 쟁점들을 하나씩 짚어가는 과정을, 이들의 담론을 통해 해명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책이 다루는 주요 쟁점들은 다음과 같다. 유아론을 넘어서 타자와 공동체를 이루는 문제(2장), 존재함과 타자의 문제(3장), 근본적으로 싸움의 형식 속에서 만나는 나와 타자의 문제(4장), 신체와 타자의 문제(5장), 타자와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지는 초월과 구원의 문제(6장), 어떤 일반성에도 매개되지 않고 정체성 없이 존재하는 타자가 가지는 정치적 의미의 문제(7장), 민주정 자체의 근거로서 타자의 문제, 동물로서의 타자의 문제(8장), 타인 개념 자체를 벗어나는 문제(9장). 이처럼 타자 문제로 들어가는 여러 갈래의 길을 걸어봄으로써, 이 책은 우리가 성찰의 바다에 뛰어들 수 있도록, 낯선 이와의 마주침을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우리는 어떻게 이방인의 자리에 설 것인가?” 가장 실천적인 학문이 던지는 물음 책의 마지막 장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부터 시작한다.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인들이라는 공동체를 향해 “여기서...
  • 책을 펴내며 1장 서론: 타자의 시대 2장 고립을 극복하고 서로 함께하는 주체들: 후설 3장 존재한다는 것은 타자와 함께 있다는 것: 하이데거 4장 타자와의 투쟁: 사르트르 5장 몸으로 이루어진 나와 너의 공동체: 메를로퐁티 6장 타자와의 마주침이 여는 초월의 문: 레비나스 7장 중세의 임의적 존재가 목적 없는 수단이다: 아감벤 8장 문자론에서 환대의 정치로, 그리고 타인에서 동물로: 데리다 9장 타인 없는 세계: 들뢰즈 10장 결론: 우리가 희망하는 공동체 주 찾아보기
  • 타자를 생각하는 것은 오늘날 철학이 떠맡은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근대 이래 자아는 유례없이 핵심적인 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사회 안에서 개인이 가지는 위상의 강화와 더불어 자아는 존재론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데카르트 이래 만물의 원리인 로고스는 인간이 소유한 이성이 되었고, 인간은 이성을 통해 모든 것을 계산 가능한 대상으로 지배할 줄 알게 되었다. 이 인간은 누구인가? 홀로 있는 자아이다. 이 주체는 고립된 자로서 완성된 채 출발한다고 믿기에, 자아 자체가 타자의 개입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 주체의 제국은 타자를 지배할 뿐이며, 타자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문제들은 세상을 뒤덮는다.(16) 나이 칠십에 낯선 법정에 처음 선 소크라테스에겐 모든 말이 알아듣기 어려운 ‘외국말’처럼 들렸고, 그 자신이 이 낯선 곳에서 ‘외국인’의 처지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는 부적당한 말과 눌변으로 말하더라도 용서해달라고 청한다. 냉대의 기운이 지배하는 낯선 곳에서, 타자가 형식에 맞지 않는 잘 전달되지 않는 말로 용서부터 구하며 억울함을 쏟아내고, 자신을 받아들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 낯선 곳은 국경일 수도, 누군가의 집 앞일 수도, 또 그야말로 법정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은, 말을 다루는 영리한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정의(正義)가 문제라는 것이다. 세상의 비참한 일들은 갈 곳을 몰라 우리 자신을 찾아와 말을 건넨다. 타자의 말은 이성이 포획하기 전에 울음과 떨림으로 몸 안에 스며들어온다. 그런 떨림이 없다면 철학은 아무런 할 일을 찾지 못할 것이다.(18) 식민지 착취와 백인 우월주의를 통해 부의 근간을 마련하고 인종적 위계를 의식의 심층에 간직한 유럽과 미국이 이민자의 도래에 대해 가지는 불안감, 특정 종교와 문화의 고립이 초래하는 테러, 전쟁과 학살, 코로나 시대에 목격했듯 전염병만큼이나 쉽게 확산되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희생양 만들기, 서구의 인종주의를 자신들의 맥락에 그대로 복사한 동아시아 등의 상황에서 ‘타자의 출현’을 어떻게 사유해야 할 것인가? 저 모든 고통의 명칭 아래 들어선 타자를 사유가 보호할 수 있을까? 낯선 이와 마주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전적으로 이질적인 자의 도래로부터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대답의 책임을 사유에 지우려 한다.(22) 근대 테크놀로지의 바탕에는 근대의 수리물리학이 있다. 강물은 발전소에 필요한 수량으로 계산되고 산에 있는 나무는 집을 지을 수 있는 목재의 총량으로 계산된다. 근대에는 강물의 본질이 관건이 아니고, 수력발전소의 본질에 맞추어 강물이 출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즉 대상은 자기 자신의 고유성을 가지고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가 열어놓은 연구 영역 또는 주체의 계산하는 능력에 매개됨으로써 주체의 지배 아래 포섭되는 것’으로서 출현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근대의 성과란 이질적인 것을 주체라는 동일자로 환원하는 작업의 성공에서 찾을 수 있다.(28~29) ‘모르는 것을 그냥 놔두고는 못 견디는 것’, 이것이 바로 근대 학문의 정신이다. “높이를 알지 못하는” 것, 즉 주체가 스스로 미리 알고 있는 학문적 장치(객관적 측량을 위한 수)를 통해 계산되지 않는 것, 알려지지 않고 밖에 남아 있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는 것이 근대적 주체다.(29) 타자는 결코 새로운 성찰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 삶이 처음에서 끝에 이르기까지 공동체 속에 있다면, 타자는 철학 이전에 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세상의 여러 장면들을 통해 살펴본 ...
  • 서동욱 [저]
  •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벨기에 루뱅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세계의 문학》과 《상상》에 시와 평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시집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이 이쓰며, 저서로 『차이와 타자』,『들뢰즈의 철학』,『일상의 모험』등이 있다. 현재 서강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세계의 문학》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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