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동유럽, 폴란드가 내전을 벌이고 있고 스웨덴과 러시아 사이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소러시아(러시아령 우크라이나)의 카자크 지도자이자 러시아 차르의 봉신인 마제파는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우크라이나를 통합하고 러시아에서 독립된 국가를 세우고자 한다. 그러나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또 다른 카자크 지도자인 세묜 팔레이가 건재한 이상 대업을 이루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느날 팔레이의 사절이 평화를 구실로 찾아온다.
- 독립이 아니면 죽음을... 지금부터, 바로 이 시간부터!
- 그래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 - 마제파가 열정적으로 외쳤고 잠시 침묵했다가 말을 이었다. - 만약 표트르가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그는 러시아를 더욱 강대하게 만들 것이고 소러시아는 초원의 모래알처럼 사라질 것이다. 설령 내가 표트르였어도 국가에 이익보다 해를 더 훨씬 더 많이 끼칠 수 있는 별개의 군사 적 반공화국이 존재하는 것을 용납하진 않을 것이다. 이미 표트르는 이에 대해 암시했고 내가 소러시아의 헤트만으로서 여기에 강하게 반대하자 내 뺨을 때렸다! 이 모욕이 꺼지지 않는 불처럼 내 심장에 남아있다. 나는 복수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모욕 받은 노예가 아닌 분노한 주인으로서 복수할 것이다. 나는 러시아의 차르와 싸울 것이고 소러시아의 헤트만을 향해 일어난 손이 헤트만의 지휘봉을 부러뜨리고 우리의 깃발을 찢는 것을 허용하지 않 을 것이다!
파데이 불가린 [저]
파데이 베네딕토비치 불가린(Фаддей Венедиктович Булгарин)은 러시아 문학사에서의 위상과 별개로 한국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주로 파란만장한 군경력을 바탕으로 전쟁과 여행 이야기, 시, 수필 등을 썼고 작품들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출판물들에 기고했다. 이후 '북쪽의 기록소(Северный архив), '북쪽의 탈리아(Северная талия)'을 창간했으며 '조국의 아들(Сын отечества)' 의 공동 편집장이 되었다. 1825년에는 친구인 니콜라이 그레츠와 함께 사설 신문인 '북쪽의 벌(Северная пчела)'를 창간했고 이 신문은 알렉산드르 푸시킨, 알렉산드르 그리도예프 같은 다른 러시아 대문호들도 글을 기고하면서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불가린은 문학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역사, 군사,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판타지 등의 다양한 장르를 썼으며 특히 러시아 모험소설 장르의 창시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대표작으로는 1829년 발표한 고아 소년의 일대기를 다룬 모험소설인 이반 비지긴(Иван Выжигин)이 있다. 이 소설은 닷새 만에 2000부가, 2년 만에 7000부가 팔렸고 러시아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폴란드어, 스웨덴어, 네덜란드어, 체코어로 번역되어 타 유럽 국가들에서도 인기를 끌며 러시아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여겨진다.
남규진 [저]
역서로 『마제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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