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악보집에는 정달영이 연주한 한숙구류 가야금산조와 병창이 수록되어 있다.
이중 한숙구류 가야금산조는 한숙구(韓淑求, 1850~1925)로부터 정남옥(鄭南玉, 1893~?)을 거쳐 정달영으로 전승된 음악이다.
본 악보집은 정달영이 발간한 음반 및 악보집을 참고하여 한숙구류 가야금산조와 병창을 채보하고 오선보로 정리하였다.
또한 정달영이 발매한 음반 외에 한국전통음악시리즈 34 KBS FM 기획 한국의 전통음악 시리즈-344 에 수록된 정달영의 단가도 추가하였다.
본 악보집을 채보 정리하는 동안 본인의 스승이신 강정열 선생님께서 직접 장구 장단을 쳐주시며 주법과 농현을 다듬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셨다. 또한 정확한 악보 기보를 위해 김해숙(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명예교수)선생님께서도 열성을 다해 도와 주셨다.
올해는 마침 정달영 선생님의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달영 선생님의 제(制)를 이어받은 이수자로서 부족하나마 본 악보집이 한숙구류 가야금산조와 병창이 널리 연주되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한숙구류 가야금산조(韓淑求流 伽倻琴散調)
한숙구류 가야금산조는 다스름,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굿거리, 자진모리, 휘모리, 엇중중모리(엇모리), 중모리 장단의 순으로 연주된다.
진양조는 상청에서 우조로 시작하여 평조를 거쳐 계면조로 진행하거나, 자진모리 이후 대부분 선율이 계면조으로 진행하는 등 조(調) 구성은 오늘날 연주되고 있는 여러 가야금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숙구류 가야금산조는 한 단락의 길이가 짧은 편이고 똑같은 선율을 상·하청으로 바꾸어 반복한다. 중중모리와 자진모리 사이에 자진굿거리가 있는데 이는 템포가 서서히 빨라져 자진모리(자진자진모리)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최옥삼류 가야금산조에 늦은자진모리(악장)가 있는 것과 공통된다. 또 휘모리 이후에 엇중중모리를 거쳐 중모리로 끝난다. 여기서 엇중중모리는 리듬꼴로 보아 현행 엇모리 장단과 같다.
정달영이 연주한 한숙구류 가야금산조 중에는 ‘上→下(스르렁)’ 같은 거문고 연주 주법을 활용하거나, 콘소르디노(Con sordino)나 하모닉스(harmonics,귀곡성)를 활용하여 음색의 변화를 보인다.
한숙구(韓淑求, 1850~1925, 1849~1934)
한숙구는 전남 화순에서 태어났다. 김창조와 동년배로서 비슷한 시기에 김창조와 다른 맛의 산조를 창제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 화순군 이서면(二西面) 보산리(寶山里) 적벽마을에 살다가 한천리에서 5킬로쯤 떨어진 화순군 남면 용리(龍里) 120번지 속칭 ‘배나드리’라고 이르는 마을로 이주하였다고 한다.
당시 화순 동복면 둔동리(屯洞里) 오판기(吳判基:일명 成大)의 풍류방에서 활동하였다고 한다. 오판기 풍류방에는 한수동(가야금, 거문고, 대금), 정남옥(鄭南玉-가야금), 정학기(鄭學基-피리-정달영의 부친), 박경석(박경석(朴經錫, 1875~?), 한주환(대금), 오진석(吳晋錫-피리) 등 쟁쟁한 음악인들이 풍류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한수동, 정남옥, 박경석 등이 모두 가야금병창으로 유명한 명인들이므로, 이들이 풍류방을 근거지로 하여 음악적으로 교류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숙구는 각종 악기에 능통하였는데 특히 가야금과 대금에 뛰어났다고 한다. 삼현육각, 줄풍류, 시나위, 병창 등 각종 음악에 능통하였던 그는 일설에 의하면 김창조와 동시대에 가야금산조를 창제한 사람이라고 한다. 한숙구의 가야금산조는 그의 아들인 한수동과 제자인 정남옥, 곡성의 정기석, 안기옥 등에게 계승되었다. 한수동, 정남옥, 안기옥 등은 가야금병창을 하였던 유명한 명인으로 손꼽힌다.
한숙구의 아들 한수동은 아버지에게 가야금과 대금 등을 배워 각종 악기 연주에 탁월한 기량을 보였다. 그의 대금은 한주환에게 전해졌고, 가야금은 그의 수제자 박경석에게 전해졌으나 박경석의 뒤를 이은 사람이 없어서 결국 맥이 끊기고 말았다.
정남옥(鄭南玉, 1893~?)
정남옥은 1893년 전남 화순군 사평면 독대리 출신으로 한숙구에게 가야금산조를 배워 서공철(徐公哲), 정달영에게 전수하였다. 정달영의 숙부이며 정달영의 아버지 鄭學基 보다 3세 아래라 한다.
가야금산조, 풍류, 대금산조에 능하였다 한다.
정달영(鄭達榮, 1922~1997)
정달영은 전남 화순군 능주면 잠정리 평계동 세습무계 집안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나이 7세에 김복술에게 양금 풍류, 잔영산부터 뒤풀이까지, 굿거리 등을 배웠다. 화순의 정남옥(당숙)에게 가야금 정악(본영산~굿거리 48장)과 병창(죽장망혜, 함평천지, 녹음방초, 편시춘 등)을 배웠다. 그리고 조때깔(고모부)에게 장단과 판소리를 배웠으며, 오태석에게 가야금산조와 병창을 배웠다.
정달영은 가야금 이외에도 피리, 해금, 호적, 거문고, 양금 등의 악기도 잘 다루었으며, 판소리와 장단도 익힌 명인이었다. 13세 때에는 서울로 상경하여 대동창극단, 국극사, 임춘앵단체, 우리국악단, 조선창극단 등 단체활동을 많이 했다고 한다.
정달영은 1985년 경주신라예술제 국악대제전 가야금병창 부문 장원을 한 이후로, 국립국악원 무형문화재 정기공연 및 문예회관 가야금산조 및 병창 발표회를 처음으로 갖는 등 본격적인 연주활동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1987년 KBS국악대상을 받았으며 1988년 4월 중요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지정받았고,4 1997년 3월 76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국립국악고등학교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예술사 및 전문사 졸업, 한양대학교 국악학과 박사과정 졸업(음악연주학), 국립국악학교, 국립국악고등학교, 충남예술고등학교,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강사 , 수원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객원교수 역임, 제39회 개천 예술제 초등부 기악 최우수상, 제41회 개천 예술제 초등부 판소리 최우수상, 제10회 전주 대사습놀이 학생 전국대회 가야금 병창 부문 장원, 제 1회 전국 학생 국악경연대회 중등부 기악부문 최우수상, 1996년 국립국악고등학교 교내실기경연대회 1등, 제13회 동아 국악 콩쿨 학생부 가야금 부문 은상, 제 1회 전국 청소년 종합예술제 기악 부문 최우수상, 제16회 동아 국악 콩쿨 일반부 가야금 부문 금상, 제23회 김해 전국 가야금 경연대회 일반부 대통령상, 제47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가야금병창 부문 차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부수석 단원,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겸임교원,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겸임교수
김해숙 [저]
출간작으로 『한숙구류 가야금산조와 병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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