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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 포식자에서 먹이로의 전락 
김지은 ㅣ yeondoo ㅣ The Eye of the Crocod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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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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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1840346/119184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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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인간은 먹이입니다.” 페미니스 생태철학자 발 플럼우드가 악어에게 잡어먹힐 뻔한 경험을 통해 직면한 인간과 자연의 가장 비밀스러운 진리!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는다. 나이 들어 자연사할 수도 있고, 병으로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날 수도 있다. 불운한 사고나 범죄도 배제할 수 없는 사인 중 하나다. 그 과정과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언젠가 우리의 생명이 다한다는 것은 가장 확고한 진리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다른 존재에게 잡아먹히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은 감히 떠올리기조차 두렵고 잠시 스쳐 가는 것만으로 몸서리치는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악어의 눈』의 저자인 페미니스트 생태철학자 발 플럼우드는 그러나 인간은 먹이라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1985년 호주의 카카두국립공원에서 카누를 타다 악어를 맞닥트려 ‘죽음의 소용돌이’를 세 번이나 당한 그는 강렬한 금빛 테두리가 빛나는 포식자의 눈을 마주한 순간 지금껏 안온하게 몸담아 온 세계에 일어난 균열을 느낀다.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로서 모든 비인간 존재 위에 군림하며 그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서구의 인간 중심적 세계관이 깨어지며 인간도 다른 모든 생명 존재와 마찬가지로 먹이사슬 안에 위치한다는 고통스러운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플럼우드는 이 충격적인 경험을 담담히 공유하며, 스스로 주인이길 자처하는 인간의 오만함을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생태 위기의 원인으로 꼽는다. 또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생태적 관점에서, 비인간 존재를 윤리적 관점에서 다시 위치시키는 두 과제가 동시에 수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과 비인간, 문명과 자연, 정신과 육체의 이분법을 넘어 모든 생명 존재가 몸인 만큼 정신이며, 마땅히 존중 받는 동시에 차례가 돌아오면 먹이로서 자신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소 무겁고 인정하기 벅찬 이 이야기를 플럼우드는 시종일관 다정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그는 악어에게 잡아먹힐 뻔한 압도적 경험을 비롯해 10년 넘게 집 안팎을 오가며 삶의 일부를 함께한 웜뱃 비루비와의 추억, 아들의 묘지를 방문하며 서구 매장 관행에 대해 돌아본 경험을 나누면서 이런 관점이 우리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오히려 가장 근본적으로 삶을 관통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악어의 눈』은 우리가 눈감아버린 그러나 매우 중요한 이 진실에 용기 내어 다가가도록 우리를 독려하는 책이다. 다른 생명을 취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믿음직한 안내자이자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 페미니스트 생태철학자 발 플럼우드가 악어에게 잡아먹힐 뻔한 경험을 통해 직면한 인간과 자연의 가장 비밀스러운 진리! 왜 돼지는 먹어도 되고 개는 안 되는가? 개 식용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들려오는 항변이다. 그저 ‘보신탕’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이들의 볼멘소리라고 치부하기에 앞서 왜 많은 사람이 돼지를 먹는 것보다 개를 먹는 것이 더 비윤리적인 일이라고 느끼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면 『악어의 눈』이 그 사유의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플럼우드는 악어에게 잡아먹힐 뻔한 경험을 공유하며 ‘먹이가 될 수 있는 존재’의 범위를 인간까지 확장하고, 영화 〈베이브〉에서 재현된 동물 농장의 경우를 예시로 들며 ‘존중 받아야 하는 존재’의 범위 안으로 돼지를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 경계 밖에 어떤 생명 종도 남겨두지 않는다. 개별적 집합 두 개로 나뉘어 있던 존재들이 완전한 교집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는 먹이고 동시에 먹이 그 이상”이다. 돼자나 개나 먹이사슬의 일부이니 개를 마음껏 잡아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포식 그 자체나 먹히고 사용되는 생명의 종류가 아니라 그 생명과 우리 자신을 완전히 다른 범주로 바라보고, 그들을 고깃덩어리로 환원하여 도구화하는 일이라는 것이 플럼우드의 관점이다. 개를 먹는 일이 돼지를 먹는 일보다 더 끔찍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인간이 오래전 개를 길들이며 윤리적 고려의 범주 안으로 끌어들인 반면, 돼지는 고기의 범주에 남겨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개를 오직 고기로 바라보며 사육하고 도구화한다면 그것이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플럼우드가 동물의 모든 쓰임을 예외 없이 완강히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존재론적 완전채식주의를 비판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세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동떨어진 방식의 채식주의는 존중 받는 생명의 범위를 인간 밖으로 확장할 뿐 윤리적 범주와 생태적 범주의 경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그 경계 밖에 존중의 대상이 되지 않는 존재를 여전히 남겨둔다. 농작이 여의치 않거나 오히려 포식보다 생태에 악영향을 미치는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사냥과 포식조차 서구인의 시각에서 재단한다는 것, 동물을 극도로 도구화하고 ‘살’이나 ‘고기’로 환원하는 공장식 사육 농장과 비교적 동물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농장 사이의 차이를 지워버린다는 점 역시 저자가 지적하는 존재론적 완전채식주의의 한계다. 플럼우드에게 죽음은 우월한 영혼이 열등한 육체를 지상에 남겨두고 천국으로 향하는 일이 아니며, 그렇다고 모든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종착역도 아니다. 우리의 몸이 땅에 묻혀 수많은 벌레와 미생물의 먹이가 됨으로써, 그 토양에서 식물이 자라나고 그 식물이 동물의 먹이가 됨으로써 우리는 지구적 생태 공동체의 서사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먹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비인간 존재가 존중과 윤리적 고려의 대상임을, 우리와 그들의 세계가 나뉘어 있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플럼우드가 악어의 눈을 통해 발견하고,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는 진실이다.
  • 서문 서론 1부 포식자에서 먹이로의 전락 1장 포식자와의 만남 2장 스톤컨트리의 건기 3장 균형 잡힌 바위의 지혜: 평행우주와 먹이의 관점 2부 비인간 생명 존재와의 소통 4장 웜뱃 경야: 비루비를 기억하며 5장 베이브, 말하는 고기의 이야기 3부 생명과 죽음의 생태적 순환 6장 동물과 생태: 더 나은 통합을 향해 7장 무미: 먹이로서 죽음에 접근하기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감사의 글
  • 저는 악어의 눈을 통해 평행우주처럼 보이는 곳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곳은 ‘보통의 우주’와는 전혀 다른 규칙을 가진 우주입니다. 이 가혹하고 생소한 영토가 바로 모든 것이 흐르며, 우리가 다른 존재의 죽음을 살아가고, 다른 존재의 생명으로 죽는 헤라클레이토스적 우주입니다. (41쪽) 하지만 인간은 먹이입니다. 인간은 상어와 사자와 호랑이와 곰과 악어의 먹이입니다. 인간은 까마귀와 뱀과 독수리와 돼지와 쥐와 큰도마뱀의 먹이이고, 수없이 많은 작은 생명체와 미생물의 먹이입니다. (52쪽) 지난여름 북부 로키산맥의 회색 곰 지역을 걸으며 숱한 시간을 보낸 덕분에 제 존재를 알리는 쿠이 콜(cooee call)을 숙련하였습니다. 회색 곰 지역에서는 당혹스럽고 위험한 뜻밖의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회색 곰에게 자신의 존재를 계속해서 경고해야 합니다. (“친구야, 다시 한번 우스꽝스러운 쿠이 콜이야! 여기 입이 크고 맛없는 또 다른 호주인이 지나가.” 회색 곰이 하품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지요.) (87쪽) 자신의 세계와 제 세계를 오가는 방법을 터득한 덕분에 비루비는 우리 사이의 균형을 능동적으로 결정하고 쌓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웜뱃다움을 온전히 유지하면서 제 세계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131쪽) 돼지는 고기고, 돼지는 대상이며, 돼지는 그들의 주체성을 부정하고 멀리하고 숨기는 환원적 폭력에 시달린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베이브는 그가 살아 있을 때만 ‘돼지’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한 고양이가 자신의 특권적이고 보호 받는 지위를 뽐내면서, 베이브에게 “네가 죽은 후에 그들은 네게 ‘돼지고기나 베이컨’ 같은 다른 말을 사용해.”라고 설명합니다. (185쪽) 타자를 억압하고 감금하고 도구화하는 일에 공모하여 삶을 유지하는 배타적 계약인 한, 식민 계약은 모든 사람에게 해방을 가져다주는 방향으로 확장될 수 없습니다. 한 번에 하나의 존재에게만 확장되는 그런 계약으로는 모두를 해방시킬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려는 시도는 그저 도덕적 이원주의의 장벽을 새로운 장소에 다시 세울 뿐입니다. (193쪽) 예를 들어 서부의 호주 밀 지대를 살펴봅시다. 이곳은 곡물 생산을 하면서 토지가 황폐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른 생태적 비용(비인간 동물이 겪는 피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은 극심합니다. 이곳에서는 캥거루처럼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목초지에 영향을 덜 끼치는 방목 동물을 먹는 것이 적어도 곡물을 먹는 것에 비해 생태적 비용이 훨씬 절감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이런 맥락에서의 완전채식은 가장 해를 덜 끼치며 생태적 비용도 가장 적게 드는 방식으로 먹어야 한다는 의무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229쪽) 서구가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서구는 본질적 자아란 육신을 떠난 영혼이라고 바라보고, 잘못된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그 선택지 중 하나는 정신 영역에서의 연속성과 영원성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이란 물질적이고 체현된 자아의 이야기가 끝맺음하는 곳이라고 보는 환원적 유물론의 개념이지요. (239쪽) 플럼우드는 스스로 주인이길 자처하는 서구의 주인 모델이 오늘날의 생태 위기를 초래했다고 바라보고, 그 오만한 생각을 거두고 겸손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인간이 다른 존재보다 월등히 우세하고 우월하다는 거짓된 허영을 벗기고, 그 허영이 꼭꼭 숨겨둔 인간의 가장 비밀스러운 진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 진리는 인간은 자연과 동떨어진 존재 혹은 자연의 먹이사슬과 먹이 그물 바깥에 위치한 존재가 아니라 자연 안에서 자연을 통해 자연과 함께 생명을 얻...
  • 김지은 [저]
  •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소속.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영미문화전공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은 책으로 《도래할 유토피아들》(공저), 《우리는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공저) 등이 있고, 루스 이리가레·마이클 마더의 《식물의 사유》를 공역했다. 최근 신유물론과 페미니즘의 접점 속에서 생태 문제를 조명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일환으로 호주 생태 철학자 발 플럼우드의 《악어의 눈》 번역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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