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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물속에 산다 : 발달장애로 살아가는 일의 감각적 탐구
요코미치 마코토, 전화윤 ㅣ 글항아리 ㅣ みんな水の中 「發達障害」自助グル-プの文學硏究者はどんな世界に棲んでいる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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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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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page/137*200*28/58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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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69090902/11690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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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 살에 자폐를 진단받은 대학교수 ADHD까지 덤으로 따라와 충격에 휩싸인 그는 직장을 휴직하고 자기탐구에 빠져들었다 여기 한 남성이 있다. 그는 젊은 시절 교토대학에서 공생문명학 박사과정을 밟다가 전공을 바꿔 독일 문학, 유럽 사상, 비교문화 등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자리를 얻어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느닷없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주의력결핍장애ADHD를 진단받았다. 2019년 그의 나이 마흔 살이 되던 해다. ADHD를 먼저 진단받았다가 곧 자폐스펙트럼장애까지 앓고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의 ASD는 해리형이다. 그것은 자아가 “기체처럼 또는 입자처럼 주위로 흩어지는” 느낌이다. 하루 종일 “감각의 홍수” 상태에 있게 되며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자기 앞에 아무것도 놓이지 않는 자연 상태, 즉 “바다, 옥상 위, 절벽 위”를 찾아다니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해리형 ASD는 가면을 쓴 인격으로서 ‘상상 속 친구’를 갖게 되고 “민낯이 드러나지 않는 가면을 쓰고 베일을 둘러 완전히 변신한 코스튬 플레이어 같은 존재”를 매일매일 체현한다. 하지만 저자는 회피와 보호에만 머물지 않고 매우 독특한 결심을 하게 된다. 과연 자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자폐가 아닌 사람들에게 설명해보고 싶어졌다. 물속 감각, 흩어지는 느낌, 외부로부터 마구 공격받는 느낌, 골이 흔들리는 등의 이런 모든 감각을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가 선택한 것은 문학적 표현과 문화인류학적 인식 도구다. 이 둘을 무기 삼아 양손에 쥐고 그는 과감히 자폐의 감각세계에 뛰어들었다. “이 책은 ‘시처럼’ ‘논문적인’ ‘소설풍의’라는 세 가지 형식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나라는 사람의 체험적 세계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나는 이른바 발달장애인이다. 내 ‘동료’ 중 대다수는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것이야말로 ‘뇌의 다양성’이므로.”(책머리)
  • 발달 일원이 경험하는 낯설고도 놀라운 세상 ASD는 사회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이고,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며 과다활동 및 충동성을 보이는 장애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정의를 넘어 이들의 감각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보자. ASD인들은 흔히 감각과민(혹은 감각둔마)을 겪는다. 첫째, 시각우위에 있어 시각 정보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선글라스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다. 둘째, 청각과민 역시 거의 모든 ASD인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 계속 노출되면 이들은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될 정도다. 셋째, 촉각과민이 있어 옷 등이 피부에 닿는 것을 불쾌해한다. 넷째, 후각도 민감(둔감)하다. 다섯째, 동일성에의 집착으로 미각은 늘 같은 음식을 요구한다. 너무 다양한 맛이 한꺼번에 느껴지면 신체가 여러 개로 분리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인간관계 면에서는 어떨까. ASD인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상대방과 눈을 맞추는 일이다(학교에서 선생님은 눈을 보고 말하라며 혼내는데, 이는 발달 일원이 갖는 시선 공포를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대개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 이들의 뇌는 타인을 인식하는 경로가 다르다. 거울신경의 기능이 약해 웃어야 할 때 웃지 않고, 웃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미소를 짓곤 한다. 특히 아스퍼거증후군이 있는 이들은 잡담에 서툴러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아니면 잡담을 진지하게 연구한다. ASD인들은 흔히 ‘보통 사람’인 척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따돌림의 표적이 되고, 스스로도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자주 한다. 저자는 ASD인의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세간의 평에 대해 ‘정상인’의 “독단적인 시선”이라고 못 박는다. ASD인이 몸을 흔들 때 정형발달인이 그 행동의 의미를 추측하지 못하는 것이나, 정형발달인의 말과 행동을 보고 ASD인이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따름이다. ADHD인들은 중독에 빠지기 쉽다. 저자에게는 과식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는 ADHD의 충동성에서 촉발되지만 특정 음식에 집착하는 면은 ASD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ADHD인의 15.2퍼센트가 알코올 의존을 포함한 물질사용장애를 겪고 있다. 저자 역시 알코올 의존증이 있어 자조모임에서 도움을 받았다. 한편 ASD인은 규칙을 좋아하며 대부분 강박을 갖고 있다. 저자는 병적 증상으로 인식되기 쉬운 이런 특성이 역설적으로 트라우마 치유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예컨대 그는 과민한 감각을 역이용해 감각을 완전히 포화시킴으로써 자꾸만 과거로 되돌아가는 플래시백을 막는다. 뿐만 아니라 강박에서 비롯된 수집벽은 자신만의 규칙을 충족시키는 수단이다. 이들은 눈에 보이는 사물은 물론이고 지식 수집욕도 높아서 이를테면 저자에게는 외국어를 학습하는 취미가 있다. 저자는 자신이 이런 특성 덕분에 치유되고 성장했다고 본다. ‘뇌의 다양성을 살아가는 존재’ 그는 자신을 ‘발달장애인’이라 부르는 사회에 맞선다. 그래서 정상인을 ‘정형발달인’이라 고쳐 부르고, 자신처럼 장애인은 ‘뇌의 다양성neurodiversity을 살아가는 존재’라고 일컫는다. 그는 장애의 원인이 환경에 있다고 여겨 ‘사회 모델’을 지지한다. 이는 의학 모델이 장애의 발생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 것의 대척점에 서 있다(그는 DSM-5의 진단 기준에 일반인의 독단적인 시선이 배어 있다고 본다). 예컨대 시각장애인이 사회의 지원을 받아 사는 데 아무 어려움을 못 느낀다면, 그는 ‘눈이 보이지 않을 뿐인 정상인’이 된다. ...
  • 책머리에 1장 시詩처럼 신경다양성 | 수중세계 | ‘에스es’의 권역 | 식물 | 우주 | 오감 | 불가사의한 통일체 | 동물 | 타자 | 축복 | 저주 | 의존증 | 트라우마 케어 | 젠더와 섹슈얼리티 | 죽음 | 의료, 복지, 자조모임 | 문학과 예술 | 언어 | 미래 2장 논문적인 1. 신경다양성 바야흐로 사회 모델의 시대 | ASD와 ADHD의 하이브리드 | 의학적 설명이 내 분신은 아니다 | 앞서간 이들에게 감사를 | 과일 샐러드 | 당사자 연구를 합니다 2. 수중세계 현실과 상상이 서로 침윤하는 시공간 | 명료함을 안겨주는 문학과 예술 | 둥둥 떠 있는 | 너무나 아름다운 물속의 악몽 | 삼투압을 느끼다 3. ‘에스es’의 권역 실행기능장애 1 | 마법의 세계 | 실행기능장애 2 | 주의력결핍 | 실행기능장애 3 | 교통사고 | 비인칭주어 ‘에스’와 마주하다 4. 식물 수중세계를 초월한 순수수와 푸른색 | 온수욕과 냉수욕을 번갈아서 | 식물 예찬 | 투명화(광합성) | 투명화의 공포와 쾌락 | 엘리제 정원을 방문할 때 5. 우주 플라네타리움에 살다 | 우주의 고독을 느끼다 | 자폐인은 외계 생명체? | 흩어지는 몸 | 연약한 화성인처럼 | 오컬트의 덫 | 뇌의 다양성은 ‘새로운 인간’을 ...
  • 편식하는 경향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고 매일 아침, 매일 점심, 매일 저녁 계속 같은 메뉴를 먹어도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특별히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 다양한 음식을 먹으면 다양한 맛이 느껴져 몸이 흩어지는 것 같은데, 한정된 음식만 먹으면 몸이 흩어지지 않는다.106~107쪽 자폐인도 ADHD인도 때때로 자신들의 작업기억력이 부족하다고 한탄한다. 이 부족 때문에 행동에 실패하거나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 위험이 커진다. ASD의 감각과민과 ADHD의 과잉행동으로 뇌 용량의 압박이 있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 낡은 컴퓨터 같다고 느낀다. 언제부턴가 동작 중인 복수의 불필요한 소프트웨어 때문에 운용에 지장을 주는 오래된 컴퓨터. 나는 낡은 컴퓨터처럼 느끼며 작업기억력의 압박 때문에 피로에 지쳐 바로 눕고 싶어지는 습관이 있다. 누워서는 “나는 지금 거대한 해삼 같다”고 생각한다._127쪽 ADHD인은 삼십대 후반에 이르러 겨우 스물한 살의 정형발달인의 성숙도에 도달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신적으로 젊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정형발달인의 평가는 ‘유치하다’나 ‘미숙하다’ 등으로 엄격하게 내려진다. 발달장애인에게 “좀더 어른이 되라”거나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아” 등의 발언을 한다면 그는 신경다양성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사람이다. 거기엔 다수의 기준에 따라 소수를 일방적으로 단죄하는 거만함이 있다._134~135쪽 나도 평소의 울적한 얼굴과는 180도 다르게 만면의 미소를 띠곤 해서 때때로 기분 나쁘다는 반응을 듣는다. 원인으로는 거울신경 가설이 떠오른다. 뇌의 전두엽에는 하전두이랑이라 불리는 부위가 있고, 그곳에는 타자의 운동에 자동으로 공명해 자신의 운동과 연결시키는 거울신경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자폐인은 이 거울신경의 기능이 약하다는 것이다. 나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본 내 얼굴 표정에 강한 혐오감을 느낀다. 나를 ‘정상’이 아니라고 간주하는 정형발달인의 견해를 내면화해버린 탓에 부분적이긴 해도 나 자신을 부정하는 감정이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_138쪽 우리는 타인에 의해 강하게 촉발되는 특성도 갖고 있다. 우리는 주변 사물들이 ‘무수한 소용돌이’를 만드는 체험적 세계 속에서 살고 있으며, 내면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플래시백에 따라 과거의 기억에서 자극을 받는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에 의해 주의가 촉발되기 어렵거나 시선에 호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_142쪽 우리는 이 세 특성 때문에 잡담이 일어날 때 처리가 어려운 언어 공간에 내던져져 있다. 초점을 어디에 맞추면 될지 확신 못 한 채 다층적인 화제가 사람들의 ‘상식’이라는 모호한 기준에 응하며 흘러가고, 모든 인상은 애매하게 움직인다. 그 점이 우리에게는 심각한 스트레스가 된다._145쪽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봤으면 한다. 애초에 우리는 일상적으로 다수인 정형발달인에 적합하게 디자인된 사회에서 살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환경을 조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형발달인은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형 야생동물에 포식되지 않기 위해 가옥에서 비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합리적 배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거리는 요철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도록 포장되어 있고, 타인에게 공격당하거나 사유물을 빼앗길까봐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되도록 법제도가 정비되어 있다. 이런 것이 환경 조정이다. 환경 조정은 다수를 염두에 두고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런 조정만으로는 부족한 소수가 있다. 소수로서 우리를 위한 환경이 조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단적인 불공평이라 할 수 있다._158쪽 나는 오랫동안 내가 발달장애인이라는 ...
  • 요코미치 마코토 [저]
  • 교토부립대학 문학부 서양어문화학과 준교수. 1979년 오사카 출생으로, 마흔 살에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진단받은 후 본격적으로 자기 탐구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발달장애 동료들과의 자조모임, 발달장애 당사자 연구 모임을 이끌고 있다. 교토대 대학원 인간·환경학연구과 공생문명학 전공 박사과정 중퇴 후 전공을 바꿔 독일 문학, 유럽 사상, 비교문화 등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발달인근통신: 우리는 장애와 신경다양성을 살고 있습니다』 『이스탄불에서 파랑에 탐닉하다: 발달장애인의 세계 유람기』 『하나가 되지 않는다: 발달장애인이 섹스에 대해 말하는 것』 『어느 대학교원의 일상과 비일상』 『누가 간다! 당사자 연구와 오픈다이얼로그 분투기』 등이 있다.
  • 전화윤 [저]
  • 한국외대 일본어과와 통번역대학원 한일과 졸업 후 국내 기업에서 통번역사로 근무했다. 옮긴 책으로 『과학자에게 이의를 제기합니다』『이상하고 거대한 뜻밖의 질문들』『스무 살의 원점』『힘만 조금 뺐을 뿐인데』『죽음은 두렵지 않다』『사막의 우리집』 등이 있다. 신경다양성을 키워드로 정신의학, 분석심리학, 페미니즘 등 관심 분야를 확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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