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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날 찾았니 : 양수산 장편소설
양수산 ㅣ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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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05월 15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250page/142*211*20/501g
  • ISBN
9791192988108/1192988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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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나다 수리아, 그리고 작가다 나는 지금 크고 아름다운 고래를 쫓는다 열일곱 살 소녀. 수리아라는 이름이 조금 독특하기는 하지만, 곧 평범한 여자애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평범한 여자애. 성적에 울고 웃고, 친구 관계에 울고 웃고, 누굴 좋아해서 고민일 수도 있고, 왕따를 당할까 봐 걱정할 수도 있고, 꿈이 없어서 고민일 수도 있는 아이들. 수리아, 있는 듯 없는 듯 자취가 조용하고, 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좋아해서 직접 쓰기까지 하는 이 소녀를 중심으로 세 인물이 시점을 바꿔가며 서술되는 이야기는, 처음에는 언뜻 평범한 여자아이의 평범한 성장소설처럼 보인다. 수리아는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살게 된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간다. 엄마가 프랑스로 떠나면서 아빠네 집으로 옮겨오면서다. 수리아는 자기 자신에게 묻는다. 버림받은 것인지. 엄마에게서, 그리고 오래전 아빠에게서.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오랫동안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던 엄마가 잘 모르는 사람에게 그녀를 보냈다. 그러니 버림받은 게 맞다. 하지만 아니기도 한 건, 엄마가 보낸, 자신이 잘 모르는 사람이 그녀의 아빠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버림받았다고 할 수 없다. 평범한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제각기 다른 모양의 불행과 행복을 하나씩 쥐고 있듯이, 버림받은 게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수리아는 언제나 외로움과 슬픔을 느낀다. 그것이 마치 옆구리나 팔꿈치 같은 것, 몸의 일부분이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어느 날 수리아가 쓴 소설이 문학상에 당선된다. 축하해줄 사람도, 가족들은 함께 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답할 말도 없지만, 그것은 수리아의 새로운 기쁨이자 긍지가 된다. 수리아는 당선작을 책으로 만들어줄 편집자를 만나고, 제 이름으로 계약서를 쓴다. 아빠네 집에서 일하는 호랑 아줌마는 (가족 중 누구도 해주지 않았던) ‘원하는 것을 고르는 법’을 알려주고, 꽃다발을, 케이크를, 축하를 건네준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처음이다. 새로운 기쁨이자 긍지였던 소설은 수리아 등 뒤를 맴도는 악의적인 소문이 된다. 이어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 해일처럼 갑작스럽게 수리아를 덮친 사건, 호랑 아줌마가 수리아를 구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사건, 수리아가 자신과는 아무런 접점이 없던 두성과 반디를 만나게 되는 사건이. 그리고 그것은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수리아는 자신이 갇혔음을, 너덜너덜해졌음을 느낀다. 마치 그녀가 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족관 속 물고기들처럼. “그들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바다를 떠나야 했고, 한번 갇힌 수족관을 다시는 벗어나지 못했다. 영문도 모른 채 그들은 수족관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을 맴돌며 물었을 것이다. 우리들의 바다는 어디에 있는 거지?” 하지만 물론 여기까지가 끝이 아니다. 수리아는 눈 내리는 겨울에, 신발도 없이, 수족관을 벗어난다. 크고 아름다운 고래를 쫓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수리아 자신이 크고 아름다운 고래가 되기 위해.
  • 맨발로 가족 전학 멀리뛰기 소문 찾아가는 길 발을 헛딛고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 검은 물속으로 깜빡이는 것 여기서부터 다시 맨발로
  • 엄마와는 4층 건물의 4층에서 살았다. 1층엔 헌책방이 있었다. 건물주 부부가 하는 책방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거기서 보냈다. 동화책에서 시작해 멋모르고 소설로 갈아탔다. 내 독서는 헌책방에 책이 들어오는 순서에 달려 있었다. 마커스 주삭의 《책도둑》은 2권을 먼저 읽은 후 그 이듬해에 1권을 읽었다. 나는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고, 좋아하는 책들은 반복해서 읽었다. 주인 부부는 내가 읽은 책을 장부에 기록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엄마는 내가 읽은 책의 대여비를 지불했다. 엄마가 내게 해준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 좋은 기억. _43쪽 아픔이 밀려온다. 아픔은 파도처럼 나를 덮친다. 수천 개의 물방울로 부서져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 있는 걸 느낀다. 나는 더 이상 수족관 속의 물고기가 아니다. 산소가 주입되고 먹이가 주어지는 좁고 안전한 수족관에서 벗어났다. 나는 이쪽 유리 벽과 저쪽 유리 벽을 오가며 바다의 행방을 묻는 물고기가 아니다. 나는 이제 바닷속을 헤엄친다. 거센 풍랑이 산소를 불어넣고, 비늘이 긁혀가며 내 힘으로 먹이를 찾는 곳이다. 빛나는 지느러미들 사이에서 나는 힘차게 물살을 가른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나는 지금 크고 아름다운 고래를 쫓는다. _113쪽 갑자기 외롭지 않다. 누군가가 나를 찾는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지느러미를 잃고 목이 댕강거리는 채 가라앉는 상어가 아니다.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 내게도 노든이 있는 거다. 여기가 끝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람. 부서지고 찢겼지만, 부서지고 찢긴 채 일어서면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 상처를 들여다봐주고, 약을 발라주고, 옷에 묻은 흙을 털어주고, 움츠러든 어깨를 잡아줄 사람. “자, 어깨 펴고!”라고 말해줄 사람.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_221쪽 반디와 나도 해야 할 일이 있다. 두 번째 징검다리를 건너는 일이다. 마음속의 지옥으로부터 벗어나는 일.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돼줄 거다. 힘이 돼줄 사람이 또 있다. 해양경비대와 비행기를 동원해 우리를 찾는 사람이다. 우리를 아끼는 사람이 반드시 가족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_248쪽
  • 양수산 [저]
  • 서울 출생, The 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에서 회화 작업을 했고, 고려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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