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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가 : 지성사로 보는 민주주의 혐오의 역사
김민철 ㅣ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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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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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36479367/8936479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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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소, 볼테르, 몽테스키외… 이들은 ‘민주주의 사상가’가 아니었다?! 보편과 승리 서사에 가려졌던 진짜 민주주의 역사를 만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를 규정하는 이 말을 우리는 당연시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민주공화국’이 무엇인지 설명해보라고 할 때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정말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 살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잊을 만할 때쯤 다시 ‘민주주의의 위기’가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균관대 사학과 김민철 교수의 저서 『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가: 지성사로 보는 민주주의 혐오의 역사』는 민주주의, 공화주의, 자연법, 인민주권, 자유국가, 대의제 등 민주주의와 관련이 있는 여러 생각들의 역사적 경로를 추적한 책이다. 프랑스혁명과 유럽 지성사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저자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단순히 야만적인 과거에서 영광스러운 현재로 발전해온 과정으로 설명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과거인들의 생각을 오늘날의 잣대로 바라보는 방식을 버리고 역사 속에 맥락화해야 민주주의의 핵심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야, 긴 시간 서구 지성사에서 민주주의가 거의 전적으로 배척되어왔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논증한다. 여기에는 그리스 민주정기의 철학자들뿐 아니라 근대 국민주권을 발명했다고 평가받는 계몽주의 사상가들까지 포함된다. 요컨대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온 민주주의 사상사를 이런 관점에서 다시 써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두고 저자는 먼저 민주, 민주정, 민주주의, 국민, 인민, 주권, 통치 등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서 논의를 시작한다.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뭉뚱그려 사용하는 말 속의 다양한 함의를 생각해보고, ‘democracy’라는 서양의 개념은 ‘인민이 통치하는 제도’임을 인식할 것을 제안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민주주의는 한자어의 의미대로 ‘국민이 주인인’ 제도에서 ‘모든 사회구성원이 통치에 참여하는’ 체제를 뜻하는 말로 바뀐다. 이때 주권과 통치가 구별되고, 한층 더 실천적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 고대 그리스부터 계몽사상까지 민주주의는 언제나 왕따였다 제1부에서는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계몽주의 시대까지 민주주의가 얼마나 철저하게 배제되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시기 유럽 정치철학의 주요 흐름인 공화주의와 자연법 전통, 그리고 그 흐름의 근대적인 연장선에서 등장한 사회계약론과 계몽주의는 각각 다른 맥락에서 민주정을 경계했다. 진지하게 사고하는 사상가일수록 ‘민주정은 빼놓고’ 군주정과 귀족정의 조합에서 대안을 찾으려 했다. 공화주의는 모든 국가가 흥망성쇠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순환을 전제로, 공화국의 멸망을 늦추는 가장 적합한 정치제도가 무엇인지 탐구해온 흐름이다. 이때 공화국은 시민들이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는 국가공동체를 뜻하는 말로, 우리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말에서 그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공화국의 쇠락 원인에 몰두하는 공화주의자의 관점을 ‘개복치 게임’에 빗대어 설명하는 내용(53~55면)은 이 책에서 흥미롭고 참신한 대목 중 하나다. 그러나 공화주의자가 볼 때 민주정은 결코 공화국이 선택할 정치체제가 될 수 없다. 민주정은 다수의 자유가 방종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그 결과는 자연스럽게 군사독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연법 전통은 ‘천부인권’이나 ‘자연권’ 같은 말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지만, 그 핵심은 기독교 세계관의 의무와 권리 관념에 있다. 신은 인간에게 먼저 자기 자신을 지키라는 의무를 부여했으나, 다른 동물과는 달리 다른 존재들과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도덕적인 의무 또한 부여했다. 여기서 인간이 사회성을 가진다는 생각이 뻗어 나왔다. 대표적인 자연법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인간의 사회성을 규정하는 원칙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려 했다. 그러나 이 전통에서도 민주정은 환영받지 못했다. 통치는 신성한 책무인 사회성의 발현 과정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세심히 구별할 수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루소가 왜 민주주의자가 아닌지를 밝히는 제5장은 이 책의 백미다. 흔히 인민주권을 확고히 한 철학자로 언급되는 루소의 사상에서 저자가 읽어내는 것은 모두가 자유롭고 통치에 참여하는 이상적인 정치공동체를 구상하는 동시에 그것이 왜 실현 불가능한지를 기어코 증명해내는 비관적인 사유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당대에 파급력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그의 사상이 몽상에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프랑스혁명 이후 생각의 변화 느린 걸음으로, 민주주의 제도화를 향해 제2부에서는 프랑스혁명 이후 민주정이 하나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과정을 서술한다. 그 과정도 결코 민주주의의 입장에서 순탄하지 않았지만, 프랑스혁명이라는 결정적 계기는 민주정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상가들을 등장시켰다. 여기서 콩도르세(marquis de Condorcet)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작은 소국들에서만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져온 민주정도 인민이 대표를 선출하는 대의적 방식을 통한다면 프랑스 같은 대국에서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제도를 촘촘하게 설계한다면 인민의 주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시민 모두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법치국가를 수립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근대 민주주의의 싹이 튼 것이다”(152면). 콩도르세는 외롭게 앞서간 인물이었지만 이후 혁명기의 민주파가 민주주의 논의를 이어받았다. 민주파는 소수 분파였지만 민주주의를 정치적 구호로 인식시키고 이론화함으로써 불씨를 이어갔다. 먼저 민주파는 유럽이 점차 상업사회로 나아가는 것에 따르는 폐해를 짚었다. 대다수...
  • 머리말: 모두가 미워하고 두려워한 민주주의 1. 개념 잡기: “국민이 다스리는 나라” 제1부 “민주정만 빼고”: 고대 그리스에서 계몽사상의 시대까지 2. “민주정은 무능한 방종 상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3. “자유는 연약하고 민중의 권력은 위험하다”: 공화주의 전통 4. “신이 내린 의무가 인간의 권리를 규정한다”: 자연법 전통 5. “자유로운 국가는 유지될 수 없다”: 루소의 사회계약론 6. “민주주의는 고대의 낡은 유물이다”: 계몽의 시대, 군주정과 공화정 제2부 민주주의를 다시 보다: 혁명 이후 7. “다수의 판단이 더 정확하다”: 프랑스혁명과 민주정의 씨앗 8. “자유와 정의는 민주정에 있다”: 민주파의 정치사상 9. “행복의 토대는 경제와 습속이다”: 민주파의 경제사상 10. “민주정의 유령을 몰아내라”: 프랑스혁명의 결산 11. 현대정치와 민주주의의 역사성 주 감사의 말 이 책에 녹여 넣은 저자의 연구 논문 도판 출처
  • 김민철 [저]
  •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 프랑스 혁명사와 지성사를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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