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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1900년 
김지영 ㅣ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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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06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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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page/144*200*33/69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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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69091138/11690911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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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세기말 빈과 어깨를 나란히 한 자신감 넘쳤던 부다페스트 색채, 취향, 소리, 말씨, 심정적 분위기까지 절정에 달했던 도시 역사가 존 루카스가 비할 데 없는 문명의 초상화로 그려내다 1900년의 부다페스트는 우리를 끌어당긴다. 1900년의 빈과 파리처럼. 부다페스트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햇빛 찬란한 정오의 도시였고 빈과 쌍둥이 형제였다. 『부다페스트 1900년』은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역사가 중 한 명”이라 불린 존 루카스가 헝가리 역사의 최절정기인 1900년을 단면으로 잘라내 쓴 것으로 뛰어난 문학성과 서정성을 발휘한다. 이 책은 한 도시에 대한 회고록이다. 회고는 흔히 향수를 자극하지만, 감상에 머무는 것은 헝가리인들의 특성도 아니고 루카스의 특성도 아니어서 책은 이를 뛰어넘는 통찰력과 도시(민) 관찰, 분석력을 보여준다. 1900년에 부다페스트는 유럽에서 가장 젊은 대도시였다. 25년 동안 인구는 세 배, 건물은 두 배로 늘어났다. 서정성 짙은 민족이었지만 그럼에도 부다페스트인들은 19세기의 사고방식, 태도, 말투로부터 빈 사람들보다 더 빨리 벗어나는 중이었고, 정치와 의회 영역에서도 새로운 양식, 태도, 표현이 등장했다. 저자는 이 도시의 면모를 하나씩 분해해나간다. 그 방식은 좀 엄격한데, 즉 1900년을 기점으로 도시의 물리적·물질적 상황, 사람, 정치, 예술과 지적 삶, 정신의 성향을 차례로 다룬다. 이 도시는 이중적 성격이 짙어 분석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부다페스트 태생이면서 훗날 미국으로 건너가 역사학자로서 연구했던 만큼 그는 모국과 멀고도 가까운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부다페스트에는 세련된 도시 감성과 거친 지방성이 공존했다. 또 헝가리적이면서 세계주의적인 정교함이 동시에 빛을 발했다. 루카스는 다시없을 그 운 좋았던 시기에 켜켜이 쌓인 자갈 속에서 희귀한 금속들을 건져내는 방식으로 이 책을 쓴다. 읽다보면 앞 단락의 분석을 뒤엎는 방식으로 뒤 서술이 이어져 동시대 속에서도 부다페스트는 앞뒤 얼굴이 다르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그 도시의 특성이었고, 저자는 누구보다 그 특징을 잘 포착해낸다.
  • 부다페스트인의 이중적 속성: 빛과 어둠 이 책은 빛나는 1900년을 묘사하기 위해 가장 어두운 색조로 문을 연다. 바로 그해 5월에 치러졌던 화가 문카치 미하이의 장례식 장면이다. 향과 몰약이 미풍에 흩날리고 중세 스타일로 장식된 영구차를 여섯 마리의 검정말이 끌었다. 예식은 국장國葬으로 치러질 만큼 문카치는 위엄 있고 프랑스에서도 이름을 날렸지만, 이 장면이 첫 페이지에 등장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다. 루카스는 그의 세계적 명성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기 어렵다며 오히려 화가 시네이 메르셰 팔에게 조명을 비춘다. 즉 이전 세대의 부고를 들은 독자들은 환한 1900년으로 진입할 수 있다. 메르셰 팔은 앞 세대를 넘어설 만한 기량을 지녔고, 그것은 헝가리적인 것이기도 했다. 이런 식의 날카로운 선별 작업은 저자가 책 속에서 헝가리의 문학, 예술, 역사, 정치 등을 아우르는 가운데 계속 들이대는 기준이다. 시점은 1900년경으로 정해졌으니 이제 도시의 지리적·공간적 특징을 살펴보자. 부다페스트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보다 그 위치다. 이곳은 거대한 도나우강이 한가운데로 흐르는 유일한 대도시였다.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4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도나우강은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곧장 굽이쳤다. 도나우강이 굽은 곳은 강과 언덕과 땅의 비율이 절묘해 화가들이 천국처럼 여겼고, 강굽이 사이로 나타나는 푸른 회색빛 대기에 도시의 전경이 단숨에 드러났다. 1900년에 부다는 3개 구역, 페스트는 7개 구역으로 형성돼 있었다.1900년경 파리나 베를린이 시골의 특성을 잃은 채 매연 낀 도시였던 반면, 부다페스트는 국제성과 지방성이 혼종된 다른 매력을 발하고 있었다. 1900년의 부다페스트는 사회적 유동성이 높아 사람들은 이곳으로 저절로 끌어당겨졌다. 다만 유동성은 늘 불안감을 동반하기에, 사람들 마음속엔 전통에 대한 존중부터 질투로 맥박이 뛰는 시기심 그리고 이 두 감정이 뒤죽박죽된 심리까지 섞여들어 있었다. 도시의 이중성은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다. 많은 면에서 자유주의적이었지만 사회민주주의적 요소도 점점 섞여들었고, 부르주아 문화는 봉건적 요소를 간직하고 있었으며, 도시적 요소에 시골의 특징이 포함돼 있었고, 빠른 변화 속에서도 사람들은 안정을 갈구했다. 더욱이 저자는 눈에 띄진 않지만 19세기를 지배했던 감정, 즉 “존경받고자 하는 욕망이 모든 계층에 만연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부다페스트의 노동자들은 도시 부르주아들의 습관과 삶의 방식을 모방할 뿐 아니라 이것을 실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했다. 저자 루카스는 도시를 들여다보면서 동시에 부다페스트인들의 마음을 꿰뚫어본다. 현대 도시의 물적 기반은 그 도시인들의 정신을 지배하기도 하고, 거꾸로 그 정신이 도시를 창조하기도 한다. 저자는 헝가리인의 언어 습관을 뛰어나게 분석하는데 이 역시 피와 독이 된다. 독백의 경향이 강한 헝가리인들은 “대화의 부재로 처참한 정치적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다시 말해 그들은 수사학에 도취되는 경향이 있었고, 이것은 치명적인 자기중심주의 경향을 만들어냈다. 또 이 민족에게 지배적인 감정은 비관주의였다. 하지만 비관주의 속에서 분별없이 배태된 낙관주의로 인해 헝가리 시문학은 순진무구함의 매력을 발산했다. 저자의 분석은 한발 더 나아간다. “이런 식의 낙관주의는 후속 세대가 저지르게 될 수많은 엄청난 정치적 실수의 예비 작업이었다.” 한 국민의 마음 상태를 이렇듯 자신 있게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루카스는 1867년의 ‘대타협’으로 탄생한 오스트리아-헝가리 ...
  • 머리말 1장 색채, 말씨, 소리 2장 도시 3장 사람 4장 정치와 권력 5장 1900년 세대 6장 불행의 씨앗 7장 그 이후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도나우강은 빈보다 부다페스트에서 더 빠르고 깊게 흘렀다. 강물은 종종 낮은 부두까지 범람했고, 소용돌이치는 물 덩어리의 모습과 굉음은 두려움을 일으킬 정도였다. 4월 말에는 진줏빛 안개가 굽은 강과 다리와 부두를 휘덮고 언덕 위 왕궁까지 들이쳤다. 이 빛은 긴 여름 아침을 거쳐, 성숙하고 선명한 늦은 9월까지 계속되었다._55쪽 부다페스트의 가을은 짧았다. 어쨌든 가을의 아름다움은 너무도 빨리 성숙해버리는 여인처럼 또는 헝가리 남성의 우울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해 질 무렵에 날아다니는 것만이 아니라, 1900년경 부다페스트에 살던 헝가리 최고의 작가들도 마음속에 가을을 품고 있었다._58~59쪽 부다페스트는 문학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고대 헝가리어는 19세기 초의 애국적인 작가와 고전주의자들이, 때론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어휘를 보강하고 재구성함으로써 풍부하고 힘이 넘치는 유연한 언어, 서술적·시적·서사적 표현이 가능한 언어가 되었다. 그러나 헝가리어는 유럽 언어 중 고아와 같은 처지였다. 헝가리어는 라틴어, 독일어, 슬라브어 계열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헝가리 문학은 헝가리 지역 외에서는 메아리도, 반향도, 평판도 얻지 못했다. 19세기 내내 오직 한 명의 헝가리 작가 요커이 모르의 작품만이 외국에서 종종 번역되었지만, 그나마 1900년 무렵에 그의 소설은 형식과 범위에서 낡은 것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1900년 부다페스트는 문학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헝가리 작가가 그것을 알고 있었다. 19세기 국가의 문학적·문화적·정치적 부흥기에 활동한 위대한 시인과 작가 중 부다페스트 출신은 없었다. 1900년에도 이런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그들 모두는 중력에 끌리듯 부다페스트에 이끌렸다. 그들이 부다페스트에 살게 된 것이 단지 그들의 작품을 구매해주는 신문사나 출판사가 가까이 있다는 장점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이 도시의 분위기가 필요했다._62~63쪽 1900년은 부다페스트 역사의 이정표이자 전환점으로, 연대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00년의 부다페스트는 서양 문화의 가장 중요한 두 수도인 1900년의 빈과 1900년의 파리와 대조를 이룬다. ‘아름다운 시절’은 기분 좋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문구이지만, 구舊프랑스의 위기와 19세기의 사상·이상·기준으로부터의 탈피는 파리에서 1900년이 되기 15년 전 또는 25년 전에 벌써 시작되었다. 빈에서도 1900년은 흥미로운 예술적·지적 증상과 불안한 징후를 드러내며 오스트리아 세기말의 종말을 고하던 시기였다. 부다페스트에서는 불행(권태)이 막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부다페스트는 빈에 뒤처졌다. 그러나 무엇이 “뒤처지는” 것이고 무엇이 “앞서는” 것일까? 그렇다. 구자유주의의 위기, 구식 정치와 자본주의 질서의 와해, 도시의 사회적·재정적 균형의 붕괴 같은 것은 부다페스트보다 빈에 이미 7년 전, 10년 전, 12년 전에 찾아왔다. 물론 빈에서 생긴 일이 1900년 무렵 빈 사람들이 얕잡아보던 제국의 쌍둥이 동생 수도 부다페스트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점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들은 (프로이트가 그랬던 것처럼) 부다페스트와 헝가리인, 그 반 야만적인 국가와 장소를 멸시했다. 그러나 빈 사람들이 몰랐던 것-그들이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은 1900년의 부다페스트에서 빈보다 훨씬 더 빠르게 19세기의 사고방식, 시각, 태도, 심지어 말투까지 다른 방식으로 바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_81~82쪽 1900년경 부다페스트 공공 건축의 특이함은 기념비적 건축이 많았다는 점이다. 특...
  • 김지영 [저]
  •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HK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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