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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 : 이브토로 돌아가다
아니 에르노, 정혜용 ㅣ 사람의집 ㅣ RETOUR a YVET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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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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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page/144*222*17/39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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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32923369/8932923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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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 회고록 프랑스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회고록이 출간되었다. 아니 에르노는 〈다섯 살부터 열 살까지 쭉, 그리고 루앙에서 공부하던 시기에는 들쑥날쑥, 그러고도 스물네 살까지 살았던〉 노르망디 지방의 소도시 이브토로 돌아가, 자신의 삶과 작품을 돌이켜 보며 이 책 『아니 에르노』를 집필했다. 2013년에 초판이 발행된 이후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하여 몇 가지 기록을 더한 개정판으로, 국내에서는 첫 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그가 다시 이브토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 아니 에르노의 존재가 시작된 곳, 이브토에서 글 쓰는 삶을 말하다. 「제 욕망과 제 꿈과 제가 겪은 수모로 채워진 영토죠.」_본문 중에서 이브토는 저자의 작품에 자주 언급되는데, 때때로 명명되지 않은 채 등장하기도 한다. 특히 초기의 세 작품이 그러하며, 『빈 옷장』에서는 이브토 주민들과 그곳에 발을 들였던 사람들만이 〈클로파르가〉라는 명칭 뒤에서 〈클로데파르가〉를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또『남자의 자리』와 『부끄러움』에서는 〈Y〉라는 머리글자로만 그 존재를 드러냈을 뿐이다. 그 이후에 발표된 소설 『한 여자』, 『탐닉』, 『세월』에서는 직접적으로 지명을 밝히고 있다. 에세이 『다른 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이브토는 아니 에르노의 작품 세계 속에서 본원적 자리를 차지해 왔다. 식료품점 겸 카페를 운영한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 자신의 출신으로부터 비롯된 수치, 교육을 받고 책을 접하면서 맞이한 변화, 계급 종단자(출신 계급에서 이탈하여 다른 계급으로 옮겨 간 사람)로서 겪는 이중의 경험 등은 결국 아니 에르노가 〈무엇을〉 〈어떻게〉 써나가야 할지 깨닫게 된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내부로부터의 이민자인 제가,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저는 한쪽에 자리한 문학적 언어, 배우고 사랑했던 그 언어, 그리고 다른 한쪽에 자리한 출신 언어, 집에서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 피지배자들의 언어, 그 뒤 제가 부끄럽게 여기지만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을 언어, 이 두 언어 사이의 긴장 속에, 심지어 찢김 속에 잡혀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는 이거죠. 글을 쓰면서 어떻게 나의 출신 세계를 배반하지 않을 것인가?」_본문 중에서 아니 에르노와 오랜 인연을 맺으며 그를 연구해 온 학자 마르그리트 코르니에는 아니 에르노와 이브토의 관계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가족의 행복, 꿈, 끝없는 독서의 장소이자 또한 비밀과 수모의 장소, 한마디로 인격의 구축과 작가의 소명이 일어나는 장소다. 그리하여 이브토는 작가의 기억과 상상 속에 동시에 새겨진다. 왜냐하면 작가가 언급하는 도시는 과거에 속하기 때문이고, 또한 언어로 표현되면서 문학적인 동시에 살아 있는 장소가, 사회적 환경과 시대의 전형이 된 개별적 운명들의 영토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차별과 불공정을 목격하고 부유한 자들의 동정과 계급적 멸시를 체험한 어린 시절부터 객관적이고 절제된 문체를 구사하는 독보적인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나서까지 이어지는 이브토에서의 궤적을 통해, 아니 에르노가 지닌 딜레마와 열망, 그리고 애착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 머리말 초판에 부친 이브토시의 서문 돌아가다 폐허 체험의 영토 학교에 가다 읽다 쓰다 어떻게 쓸까 사진과 기록 마르그리트 코르니에와 나눈 대담 청중과의 질의응답 마르그리트 코르니에의 발문
  • 마음속 내밀하고 깊은 곳에 자리한 어떤 관점에서 이브토는 이 세상에서 내가 갈 수 없는 유일한 도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어째서일까요? 그저, 이브토는 다른 그 어떤 도시와 다르게 제게 가장 중요한 기억의 장소, 어린 시절 및 학창 시절의 기억이 만들어진 장소이기 때문이고, 그 기억은 제 글과 일체를 이룰 정도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할 만큼 결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_14면 부모가 운영하는 식료품점 겸 카페라는, 전적으로 장사에 바쳐졌으며 내밀한 삶이라고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서 매일 펼쳐졌던 모습 그대로의 현실에, 그러니까 가장 노골적이며 때로는 가장 폭력적인 사회적 현실에 맞닥뜨렸던 만큼,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 제 시선이 포착해서 차곡차곡 쌓아 뒀던 것들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_24면 내부로부터의 이민자인 제가,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저는 한쪽에 자리한 문학적 언어, 배우고 사랑했던 그 언어, 그리고 다른 한쪽에 자리한 출신 언어, 집에서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 피지배자들의 언어, 그 뒤 제가 부끄럽게 여기지만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을 언어, 이 두 언어 사이의 긴장 속에, 심지어 찢김 속에 잡혀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는 이거죠. 글을 쓰면서 어떻게 나의 출신 세계를 배반하지 않을 것인가? _43~44면 문학은 개인적인 것들을 비개인적 방식으로 써서 보편에 도달하려고 애쓰는, 장 폴 사르트르가 〈보편적 개별자〉라고 불렀던 것을 만들어 내려고 애쓰는 작업입니다. 오로지 이렇게 함으로써만 문학은 〈고립을 부숩니다〉. 오로지 이렇게 함으로써만 수치, 사랑의 열정, 질투, 흘러가는 시간, 가까운 친척의 죽음에 대한 경험, 이 모든 삶의 일을 나눌 수 있습니다. _48면 저는 제 삶을 사람들의 역사, 시대의 역사, 세계의 역사와 분리할 수 가 없었어요. 그래서 『세월』은 개인적인 동시에 비개인적인 형식을 취하게 됩니다. _112면 제 작품 중 몇몇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생각해 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들을 인식하고, 혼자라고 덜 느끼고, 더 자유롭다고, 어쩌면 그래서 더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줬던 듯합니다. 『자리』, 『수치』, 『빈 옷장』이 떠오르는군요. 어쩌면 사회적 세계의 불명료성과 제 글을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매개자 노릇을 하면서 제 부류의 한풀이를 했던 듯합니다. 상징적으로 그렇게 했죠. _120~121면
  • 아니 에르노 [저]
  • 1940년 9월 1일 프랑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소상인의 딸로 태어났다. 루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1971년 현대문학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까지 문학교수로 재직했다. 1974년 자전적 소설인 『빈 장롱』으로 등단해, ‘자전적·전기적·사회학적 글’이라 명명된 작품의 시작점이 되는 『자리』로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규정하는 프랑스의 문제적 작가로, 사회, 역사, 문학과 개인 간의 관계를 예리한 감각으로 관찰하며 가공도 은유도 없는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이룩했다. 1991년 발표한 『단순한 열정』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다루며 임상적 해부에 버금가는 철저하게 객관화된 시선으로, ‘나’라는 작가 개인의 열정이 아닌 일반적이고도 보편적인 열정을 분석한 반反 감정소설이다. 아니 에르노는 발표할 작품을 쓰는 동시에 ‘내면일기’라 명명된 검열과 변형으로부터 자유로운 내면적 글쓰기를 병행해왔는데, 『단순한 열정』의 내면일기는 10년 후 『탐닉』으로 출간된다. 이러한 글쓰기 방식을 통해 작가는 ‘나’를 화자인 동시에 보편적인 개인으로, 이야기 자체로, 분석의 대상으로 철저하게 객관화하여 글쓰기가 생산한 진실을 마주보는 방편으로 삼았다. 이후 『부끄러움』 『집착』 『사진 사용법』 및 비평가인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교수와의 이메일 대담집인 『칼 같은 글쓰기』 등을 발표했다. 2003년 그녀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되었고, 2008년 『세월들』로 마르그리트 뒤라스 상, 프랑수아 모리아크 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 선집 『삶을 쓰다』가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되었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 정혜용 [저]
  •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3대학 통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번역출판기획네트워크 ‘사이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번역 논쟁』, 역서로는 『동의』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 『에디의 끝』 『연푸른 꽃』 『지하철 소녀 쟈지』 『식탁의 길』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삐에르와 장』 『성 히에로니무스의 가호 아래』 『에콜로지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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