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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 황인찬 시집
문학동네시인선1 ㅣ 황인찬 ㅣ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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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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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page/130*224*13/28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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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54693370/895469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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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삶도 사랑도 그렇게 근거 없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명명됨에서 비롯되는 마음들 불합리한 세계 속에서도 근거 없이 지속되는 사랑 황인찬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서정 제66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 수록 제66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 수록 “예술적인 다양한 방법론을 지워버리는 방법론을 지닌 희귀한 시인”(김행숙)이라는 평과 함께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첫 시집 『구관조 씻기기』로 한국 시단에 새로운 언어를 선물한 황인찬. 이후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등을 통해 그 누구와도 다른 감각으로 한국 시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된 황인찬의 신작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시들이 전부 미쳤구나 싶게 근사하다”(황인숙)라는 평을 이끌어낼 만큼 탁월한 감각으로 빛나는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을 포함해 6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일상적 제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화詩化하는 황인찬은 우리 주변에 놓인 사물이나 사건들을 보고 섣불리 안다고 말하지 않고, 쉽사리 단정하지 않은 채, 그 모르겠는 것들에 신중하게 하나둘 이름을 부여하(기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시를 써나간다. 그는 ‘이게 내 마음이다’라고 말하는 대신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라고 말한다. ‘사랑이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그는 “그걸 사랑이라 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것도 없겠습니다”(「없는 저녁」)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빛의 언어로 충만한 황인찬의 시에는 명백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지 않은 역설적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그의 시는 전승민 평론가의 말처럼 “사실상 그것이 품고 있는 서정을 내파하는 시인의 메타적인 자의식과 재현이 침투된 ‘새로운 서정시’”(해설에서)라 할 만하다. 시를 읽는 우리는 황인찬이 그려 보이는 세계의 모습을 보며 자주 혼란에 빠질 것이다. 마치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놀라는 순간에도// 그 여름은 뭐였을까, 자꾸 생각하게 되”(「인화」)는 시인처럼, 우리 또한 그의 시에서 느낀 아름다움은, 그리고 마음들은 무엇이었을지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 속에 남아 고정되고 기억 속에서 영원히 반복되는 이미지들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사랑하고 너무 좋다고 생각하며 너무 좋아하면서 언젠가 누군가와 남도의 풍경에 대해 이야기할 때 거기 정말 좋았어요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말하게 되는 그 순간에 아름다움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 _「아는 사람은 다 아는」에서 어쩌면 황인찬에게 시를 쓰는 일은 결국 커다란 의미에서의 이름 붙이기일지도 모르겠다. 현상과 사물을 바라보며 그것에 시라는 언어로 이름을 붙이는 일. 세계는 그에게 해석하는 곳이 아니라 인식하는 곳, 명명하는 곳인 셈이다. 그래서 그는 “말하게 되는 순간에”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재인식을 통해 우리의 경험은 실체로서 재생성되는 것이다. 그의 시에는 빛과 사진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것도 그러한 재인식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그의 시에서 빛과 초록, 여름과 기쁨 등 찬란한 것들은 대부분 과거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이 시집의 문을 여는 첫 시 「당신에게 이 말을 전함」을 보자.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하자/ 학교에서 봐”가 전문인 이 짧은 시는 이 시집 전체의 정서를 예고하고 있다. 그의 시에서 ‘학교’는 주로 공간이 아니라 시간으로서 존재하는데, 그래서 그는 ‘학교’라는 단어를 통해 한순간에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과거 속 ‘내일...
  • ◎ 황인찬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 Q1. 안녕하세요.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는 『사랑을 위한 되풀이』 이후 4년 만에 출간하는 정규(?) 시집이죠. 이번 시집을 내는 소회가 궁금합니다. 시집을 내는 일은 항상 조금은 부끄럽고 어색한 일입니다. 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군요. 이번 시집은 이전의 시집들보다도 더 부끄럽고 어색한 기분입니다. 지난 4년을 참 정신없이 보낸 까닭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팬데믹을 통과하기도 했고, 몇 가지 슬픈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저’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라고 말하고 싶은 그 마음이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해, 제가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Q2. 이런 질문은 조금 이상하겠지만 왠지 시인님께는 여쭤보고 싶어집니다. 시는 어떻게 쓰시나요? 시를 쓰기 전까지는 시를 쓰는 방법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시를 쓰는 동안에는 그 알던 방법을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 시쓰기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시를 쓰는 과정 대신, 시가 어떻게 출발하는지 말씀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무심코 들려온 말, 갑자기 떠오른 말들, 그런 말들을 메모장에 적어두는 데서부터 저의 시쓰기는 시작됩니다. 하나의 말이 다시 다음 문장들을 떠오르게 하고, 어떤 장면을 떠오르게 하고, 그즈음부터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한 상태에 들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는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할 때, 그 시쓰기는 끝이 납니다. Q3. 독자들마다 이 시집을 읽으며 느끼는 정서가 조금씩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어떤 그리움과 잔잔한 분노와 애정과 체념을 느꼈어요. 제목과 연관이 되는 질문이면서 조금 사적인 질문일 수도 있겠는데요, 평소 자연인 황인찬을 이루고 있는 가장 주된 감정은 무엇일까요? 사실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제목의 시집을 내버리게 된 것이 아닐까요? 과도한 의심과 과도한 자기 확신 사이를 항상 오가는 것이 저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무슨 일을 보든 일단 의심을 해보려 하고, 동시에 그 의심 끝에 과도한 확신을 얻게 되고, 다시 시간이 지나 그것을 또 의심하는 일을 자꾸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사실은 제가 제 마음을 잘 알 수 없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 어느 한순간에는 제 마음을 결정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Q4. 이 시집에서 특히 아끼거나, 첨언을 하시고 싶은 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제 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그나마 최근의 시들을 덜 부끄럽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 시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쓴 시는 「드워핑」과 「공리가 나오는 영화」입니다. 5. 끝으로 이 시집을 읽을 독자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 마음을 자주 모릅니다. 그래서 가끔은 그냥 오늘은 기쁜 셈 치자, 생각하기도 하고, 또 가끔은 그냥 모르는 그대로 있자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생각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요즘은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시집을 어떻게 읽으실지 저는 참 궁금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읽으셔도 여러분 마음이니, 그저 편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시인의 말 1부 당신에게 이 말을 전함 당신에게 이 말을 전함/ 학교를 안 갔어/ 왼쪽은 창문 오른쪽은 문/ 밝은 방/ 이미지 사진/ 그 해 구하기/ 인간의 기쁨/ 마음/ 받아쓰기/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데스 드랍/ 무령/ 흰 배처럼 텅 비어/ 산비둘기/ 고요의 풍속은 영/ 인화/ 장미는 눈도 없이/ 공자의 겨울 산/ 내가 노래를 관둬도/ 미래 빌리기 2부 당신 영혼의 소실 빛의 용사 전설/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 당신 영혼의 소실/ 발명/ 단속과 정복/ 잃어버린 정신을 찾아서/ 음애/ 우주 세기의 돌돌이/ 봄의 반/ 개완/ 퇴적해안/ 호프는 독일어지만 호프집은 한국어다/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나/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거두지도 않고/ 철거비계/ 금과 은/ 드워핑/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증오/ 하해/ 미술관에 갔어/ 중계/ 할머니가 나오는 꿈/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3부 당신의 어둠이 당신의 존재와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지는군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바지를 입은 사람은 바지를 입고 떠난다/ 벽해/ 공원을 떠났어/ 겨울빛/ 흐리고 흰 빛 아래 우리는 잠시/ 구자불성/ 명경지수/ 공리가 나오는 영화/ 자율주행의 시/ 외투는...
  • 혼자 흔들리는 그림자가 있고 그걸 보며 밤새 우는 사람이 있고 그걸 사랑이라 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것도 없겠습니다 _「없는 저녁」에서 서로 사랑하고 또 누구는 그냥 좀 외롭고 여전히 그렇군요 비인류의 세계에도 풍물은 있고 의외로 다들 변함이 없군요 거기까지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_「발명」에서 눈을 뜨면 익숙한 천장, 눈을 뜨면 혼자 가는 먼 집, 눈을 뜨면 영원히 반복되는 꿈속에 갇힌 사람의 꿈을 꾸고 있었고 그러나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군 애당초 마음도 없지만 눈을 뜨니 토끼풀 하나가 자신이 토끼인 줄 알고 머리를 긁고 있었네 좋아,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_「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에서 속절없이 집에 돌아가니 따스한 밥이 기다리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갑자기 모든 것에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 어쩌나 방에서 나온 모르는 사람이 내 등을 두들기며 사랑한다 말하는데 나도 그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면 어째야 하나 _「바지를 입은 사람은 바지를 입고 떠난다」에서 그후로 우리의 삶은 결코 해명되지 않는 작은 비밀을 끌어안은 채로 계속된다 잠들기 전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의 끝에도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놀라는 순간에도 그 여름은 뭐였을까, 자꾸 생각하게 되고 우리의 생활은 여름밤의 반딧불이 점멸하다 사라지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끝나게 된다 _「인화」에서 평범한 주말의 오후 거실 한구석에는 아끼던 개가 엎드려 자기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얘가 왜 여기 있어 그럼 지금까지 다 꿈이야? 그렇게 물었을 때,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개만 엎드려 있었다 바깥에는 눈이 내린다 나는 개에게 밥을 주고 오래도록 개를 쓰다듬었다 _「퇴적해안」에서
  • 황인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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