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은 너무 귀찮아!
늘어놓으면 왜 안 되는 거야?
정리하는 습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학원 가랴, 숙제하랴, 놀 시간도 없는데 정리는 아주 가끔 대청소로 해결하면 되지 않나?’ 하는 의견도 있겠지만, 정리는 단순히 ‘물리적인 주변 공간을 청소하는 것’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일본의 정리 전문가 와타나베 아야는 정리란 멀리 보면 ‘인생을 보다 나아지게 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잘 정돈된 일상은 물건을 찾는 데 쓰는 시간을 절약해 주고, 같은 물건을 또 사지 않게 방지해 불필요한 돈을 쓰지 않게 도와주며, 정신적 여유를 확보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뿐 아니라 균형 잡힌 인격형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졸업 축사에서 윌리엄 맥 레이븐 해군제독이 이야기한 ‘아침 잠자리를 정리하는 습관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연설은 세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침대를 정리하는 아주 사소한 습관은 아침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는 자기효능감을 심어 주고, 혹여 실망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더라도 잘 정리된 침대를 마주하는 순간 안정된 자존감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스스로를 돌보는 작은 습관인 ‘정리’는 결국 내면이 건강한 나, 성공하는 나의 초석이 된다.
그러나 정리정돈은 쉽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일과로 치부되곤 한다. 어른들도 때로는 정리가 힘겨운데, 하물며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출판사 아주좋은날의 습관 그림책 시리즈 〈우리 모두 함께 좋은 습관〉의 신간 《왜 정리해야 돼요?》는 정리가 어렵기만 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다. 청소와 정리가 귀찮아 미루기만 하는 아이들을 꼭 닮은 주인공 민종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정리란 결국 ‘나’를 위한 일이자 더불어 가족과 친구들까지 배려하는 일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게임, 방학, 운동?진짜 쉼은 정리에 있어요!
《왜 정리해야 돼요?》의 주인공 민종이네 가족은 바쁜 엄마를 위해 집안일을 분담한다. 몇 년 전 과로로 쓰러진 엄마와 가사를 함께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민종이는 청소랑 정리가 점점 따분해지기 시작했다. 집에서는 갖고 놀던 장난감을 제자리에 두지 않고, 학교에서는 운동화를 던져 놨다가 섞이기 일쑤. 게다가 어제는 그만 민종이가 아끼던 인형까지 사라져 버렸다. 민종이는 그제야 정리가 이토록 중요한 일이었는지 상기한다.
훌륭한 바둑 기사들이 경기를 거꾸로 복기하며 자신을 돌아보듯, 정리란 개인이 하루를 돌아보고 더 나은 공간과 마음을 가꾸는 행위다. 게임이나 운동, 여행으로 얻을 수 없는 보다 근본적인 쉼을 정리에서 얻게 되며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같은 공간을 쓰는 가족과 이웃을 배려하는 고운 마음도 자라난다. 어른들마저 쉽게 간과하는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한 이유다. 아주좋은날의 신간 습관 그림책 《왜 정리해야 돼요?》를 통해 어린 독자들이 인생의 첫 단추가 될 정리 습관을 즐거운 마음으로 끼워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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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윤 [저]
영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지금은 책이 좋아 책쟁이가 되어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을 위한 책을 만들고 있어요. 지은 책으로 〈손을 왜 씻어야 돼요?〉, 〈왜 기다려야 돼요?〉, 〈왜 우는 걸까요?〉가 있어요.
박광명 [저]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서울에서 점박이 개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진행한다. 어릴 적부터 마음에 품고 있었던 상상 속 이야기를 풀어내 보려고 한다. 그림책 『대단한 밥』, 『안녕, 중력』을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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