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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노크, 어쩌면 의학의 승리 
이선주 ㅣ 북레시피 ㅣ Knock ou Le Triomphe de la Mede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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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09월 27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160page/114*186*15/340g
  • ISBN
9791190489867/1190489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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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 게 병, 모르는 게 약 약을 팔기 전에 병을 먼저 팔라! 건강에 대한 강박 증세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자화상 북치기: 저녁 먹을 때 가끔 이 부분이 가렵습니다요. 간지럽히는 것도 같고, 아니 슬슬 긁는 것도 같고. 크노크: 혼동하지 마시오. 간지럽히는 것 같소, 슬슬 긁는 것 같소? 북치기: 긁습니다요. 아니, 간지럽히기도 합니다. 크노크: 흠! 식초 넣어 요리한 송아지 머리 고기를 먹고 나면 더 가렵지 않은가요? 북치기: 전 그거 안 먹습니다. 만일 그걸 먹었더라면 더 가려울 법도 했겠습니다만. 단순한 줄거리, 그러나 뚜렷한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시사적 양면성. 몰리에르의 계보를 잇는, 의학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풍자. 100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이데올로기와 대중 선동의 영향력을 보다 심오한 방식으로 고발한 이 고전 희곡의 풍자에 오늘날 많은 독자가 틀림없이 크게 환호하며 공감할 것이다.
  • 〈크노크, 어쩌면 의학의 승리〉는 1923년 12월 파리 첫 상연 이후 세계 곳곳의 무대에 올려졌는데 어느 나라에서 상연되었는지를 묻기보다 어느 나라에서 상연되지 않았는지를 묻는 쪽이 낫다는 말이 돌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로 지금까지 100년 동안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것은 물론 2017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영화화된 이 작품은 프랑스 중고등학교의 교재 및 추천 도서로 학부모들의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2022년 코로나 시기 이후 의사와 환자를 풍자적으로 다룬 이야기라는 점에서 새로이 주목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23년 7월 프랑스의 아비뇽 연극축제에서도 한 달 내내 소개된 바 있다. “모든 사람은 잠재적 환자다.” 개개인을 선동할 수 있는 사회, 현대 의학의 승리? 1막 무대는 시골길 위의 낡은 차 안. 전임 의사 부부와 크노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크노크는 권리금을 분할해서 지불하는 조건으로 닥터 파르팔레를 이어 생모리스에 새로 부임하는 의사다. 크노크는 거래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실망하지만 이내 곧, 이렇다 할 연구 논문 하나 없이도 이미 성공적으로 의학을 실천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앞으로 더 큰 부자가 될 것이라 공표한다. 주인공 크노크는 이른바 돌팔이 의사. 돈을 벌기 위해 순진한 마을 사람들을 겁주며 개개인을 의학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심산이다.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 선생님과 약사를 설득하는 데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다시 말하지만 크노크의 목적은 개개인을 선동하는 것이다. 우리가 청중에게 바라는 것이 바로 그들의 뼛속까지 스며드는 효과입니다. 선생님도 차츰 익숙해지실 겁니다. 사람들은 이제 발 뻗고 잠들지 못할 겁니다! (베르나르에게로 몸을 기울이면서) 질병이라는 벼락을 맞고서야 깨어나는 식으로, 안전 감각을 완전히 망각한 채 잠드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과오거든요. (p. 67) 평화로운 마을이 의학에 몰두하는 전체주의 사회로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은 개개인을 선동하는 인물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누려왔던 사람들이 그들을 나약하게 만들고 그들의 자아를 정복할 줄 아는 인물과 대면하자마자 자기 조절 능력을 잃고 만다. 쥘 로맹은 그렇게 마을 사람 모두를 환자로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는 의사 크노크를 통해 허울뿐인 이데올로기에 복종하는 개개인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 결과 나약하고 쉽게 조정당하는 인간에 대한 비극적인 그림이 탄생했다. 크노크의 환자 중 하나인 어느 몰락한 귀족 부인의 대사에서도 드러나듯(“인간의 본성이란 참 보잘것없는 것 같아요. 더 힘든 일이 생겨야 이런 일이 별것 아니게 되니 말입니다.” [p. 89]) 쥘 로맹은 현대성에 비관적 시선을 던진다. 인간 해방과 동떨어지게 현대성은 위험천만한 술수와 허위의 기술로 유혹해 인간을 노예로 만들 위험이 있음을 경고한다. 의학 숭배, 정신과 육체를 조정하는 전체주의 쥘 로맹은 현대 과학이 종교를 대체한다고 자부하며 의학이 제사장이나 심지어 신을 대신한다고 말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중요한 지식의 소유자로 간주되는 의사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이며 경외심을 품는다. (“저를 속이지는 마세요, 의사 선생님. 저는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p. 93]) 그런가 하면 크노크는 의학을 숭배 차원으로 승격시키고 ‘의학의 이익’만을 고려하는 인물이다. 그에게 있어서는 의학 자체가 종교이며 그것만이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면서 건강한 사람들에 대한 역설적 증오를 나타낸다. 그냥 별다른 생각이 없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선생님이 제게 넘기...
  • 1막 - 1장, 2막 -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3막 -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역자 후기
  • 이선주 [저]
  • 한국에서 프랑스어를, 프랑스에서 언어와 문화교수학을 공부했다. 현재 파리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저술과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유럽의 나르시시스트 프랑스》가 있다. 옮긴 책으로 에밀 졸라의 《결혼, 죽음》, 파트릭 뷔렌스테나스의 《연금술이란 무엇인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발레리 제나티의 《가자에 띄운 편지》, 위베르 리브의 《괜찮아 우리는》, 쥘리앙 부이수의 《펄프》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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