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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정의를 말하다 : 동아시아 고전 속 법과 범죄 이야기
지의 화랑1 ㅣ 박소현 ㅣ 성균관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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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3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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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page/148*211*39/892g
  • ISBN
9791155506011/1155506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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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화랑(총1건)
문학이 정의를 말하다 : 동아시아 고전 속 법과 범죄 이야기     33,000원 (0%↓)
  • 상세정보
  • 동아시아 고전이 그려낸 인과응보의 서사 그 ‘시적 정의’에 대하여 정의로 가는 길을 모색하며 진실의 수사학을 발휘하던 전근대 동아시아 법문학 이야기 우리에게 정의(正義)와 공정(公正)은 과연 무엇인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이 난제를 동아시아의 고전들 속에서 성찰해보려는 시도가 이 책에 담겼다. 동아시아는 기나긴 역사만큼 법률의 기원 또한 오래되었고, 심오한 정의론 못지않게 공정에의 열망 가득한 서사 전통 역시 유구한 공간이었다. 익명의 대중들은 사법적 담론보다 인간적인 스토리에 기대어 불의를 고발했으며, 나아가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 있는 정의의 화신들을 창조해내곤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찍이 예치(禮治)이념의 토대 위에 유교적 사법전통이 뿌리내린 중국과 조선 사회를 중심으로, 당대에 저술된 범죄소설, 법학서, 판례집 등 다양한 장르의 텍스트들을 소개하고 분석함으로써, 서구화되기 이전의 동아시아 사회가 법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 그리고 그런 노력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짚어나가고 있다. 누스바움(Martha C. Nussbaum)의 ‘시적 정의(poetic justice)’를 화두 삼아, 여전히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동아시아 고전문학 속의 법과 문학적 상상력의 관계를 탐색해낸 흥미로운 저작이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서른여덟 번째 책.
  • 시적 정의 법에도 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법이 존재하는 어느 사회에서든 정의는 법의 이상이자 목적이다. 정의에 이르는 길은 당연히 법전에 명시되어 있곤 했다. 사람들도 보통은 법전이 정의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지도와 같을 거라 기대한다. 그런데 그 지도가 지극히 추상적이거나 난해하여 전문가들조차 해독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우리는 어떻게 정의를 찾아가야 하는가. 법의 지나친 형식주의는 종종 진정한 정의 실현을 가로막는 모순적 현실을 낳고 만다. 알다시피 누스바움은 자신의 저서 『시적 정의: 문학적 상상력과 공적인 삶(Poetic Justice: The Literary Imagination and Public Life)』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았었다. ‘시적 정의’란 원래 선과 악을 상징하는 대립적 인물들의 대결 구도 속에서 선이 궁극적 승리를 거두는 ‘문학적(허구적) 정의’를 가리킨다. 딱히 법의 문학적 재현만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좀 더 폭넓게 문학과 도덕의 관계 혹은 문학의 윤리적 기능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동아시아에서 흔히 사용되던 ‘권선징악’이나 ‘인과응보’라는 말을 여기에 대응되는 표현으로 생각한다면, 동아시아 고전들 속에서 그 풍부한 사례를 발견해볼 수 있는 개념이다. 누스바움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소설이나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시를 예로 들어 문학적 상상력이 합리적 감성과 도덕적 분별력을 키워주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며, 법의 영역에서 문학이 수행할 수 있는 공적 기능에 주목한다. 개인 앞에 굳게 닫힌 ‘정의로 가는 문’을 여는 것은 절대적 공정성을 추구하는 법이 아니라, 법과 현실, 이성과 감성의 복잡 미묘한 상호작용에 주목함으로써 끊임없이 법의 영역에 개입하고 그 경계 허물기를 시도하는 문학이라는 것이다. 문학, 정의로 가는 문 이 책은 법과 문학적 상상력의 관계에 대한 누스바움의 성찰에 계발 받아, 유교적 예치이념에 바탕을 둔 동아시아의 사법전통이 일찍이 문학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사실에 주목한다. 근대 이전 동아시아에서는 디킨스의 소설 같은 리얼리즘 소설이 발달하지 않았듯, 법치 전통 또한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이 책은 그 인식이 편견에 불과함을 증명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동아시아 사회는 공자(孔子) 이래로 예와 법의 조화를 끊임없이 추구해왔으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을 방대한 양의 기록으로 남겼다. 여기에는 판례집 같은 사실적 기록뿐만 아니라 범죄소설 같은 허구적 기록도 포함된다. 이렇게 다양한 고전 텍스트들을 통해 동아시아 사법전통의 실체에 접근하는 것은 서구화된 우리 사회에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전통법의 영향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정의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문으로서의 문학을 주제로 첫 장을 연다. 문학-특히 소설이나 드라마-은 법의 권위적인 언어를 일상 언어로 대체하고, 등장인물들이 처한 구체적 상황 속에서 정의 실현의 당위성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바로 이것이 시적 정의이며, 이런 식으로 법과 문학의 긴밀한 관계는 형성되어왔다. 제1장에서는 법과 문학의 긴밀한 관계에 주목한 누스바움의 논의를 먼저 소개하고, 그다음 일찍이 법과 문학의 상호작용에 주목한 동아시아의 법문화를 비교하여 소개한다. 요컨대 전근대 동아시아 사회는 불평등한 신분질서와 전제적 지배체제에도 불구하고 정의와 공정성의 가치를 중시했다. 수많은 법 이야기와 ‘정의의 서사’가 축적되고 수용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 다양한 정의의 서사들이 현재 우리가 ‘법감정’이라고 ...
  • 머리말 책머리에 제1장 문학, 정의로 가는 문 |제1절|시적 정의: 법과 문학 |제2절|동아시아 법문화와 시적 정의 제2장 유교와 정의 |제1절|법률의 기원 |제2절|재판관과 사법제도의 사다리 |제3절|법정으로서의 관아 명청 시대 중국의 법정, 아문ㆍ재판, 권력의 스펙터클 |제4절|중국 소송사회 제3장 동아시아 범죄소설의 탄생 |제1절|법서, 법과 문학의 경계 |제2절|중국 법문화와 공안소설 공안소설은 범죄소설인가ㆍ공안, 문학으로서의 법 읽기 |제3절|조선 후기 법문화와 송사소설의 탄생 조선 시대 법서의 보급ㆍ소송사회와 송사소설ㆍ『포공안』과 동아시아 범죄소설의 계보학 |제4절|권력과 이미지: 공안소설과 삽화 삽화가 있는 소설 읽기ㆍ권력의 응시 제4장 동아시아의 시적 정의: 명판관의 탄생 |제1절|『포공안』 가깝게 읽기 첫 번째 단락: 범죄 이야기ㆍ두 번째 단락: 수사 이야기ㆍ범죄와 판타지ㆍ성범죄와 열녀 |제2절|“내가 곧 법이다”: 포공과 시적 정의 제5장 문학으로서의 법: 법 이야기 |제1절|팥배나무 아래의 재판관: 『당음비사』의 법 이야기 도덕적 알레고리로서의 법ㆍ솔로몬의 재판ㆍ정리와 법, 유교적 정의를 찾아서 |제...
  • ㆍ인문학자라면 더더욱 상아탑 혹은 텍스트에 갇힌 ‘전문가 바보’가 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인문학이 인간과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하는 한, 문학이 법학도에게 ‘시적 정의’를 갈망하고 법적 개혁을 향한 열망을 자극하는 한, 인문학자에게 필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법의 영역에 개입하고 법의 권위에 도전함으로써 그 공고한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용기이다. 결국 인문학과 법학은 동일한 기원으로부터 출발했고 동일한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상기할 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회의주의나 권위주의로 일관하기보다는 그 접점을 찾으려는 양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본문 45쪽, ‘제1장 문학, 정의로 가는 문’ 중에서 ㆍ소송사회와 전제권력의 관계, 권리의식과 유교적 법문화의 관계는 물론 신중히 다룰 필요가 있다. 소송사회라든가 민법이라든가 권리라는 개념들이 모두 서구중심주의적 법관념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명청 시대 중국 사회에서 발견되는 몇 가지 고립된 유사 사례들만을 가지고 소송사회라든가 권리의식의 유무를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중국 법률을 강압적인 통치 수단으로만 보는 것 또한 분명히 지양해야 할 관점이다. 형법 중심의 사법제도 아래에서도 명청 시대 소송이 빈번했던 것은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재판관의 위협도, 아역의 횡포도, 엄청난 소송비용도 서민의 소송을 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은 아니었다. 앞에서 황육홍의 관잠서나 이어의 소설을 통해서 법정에 들어선 서민의 고난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들은 법정에 가기 위해 그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제도적으로 누구나 소송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는 것이다. -본문 126~127쪽, ‘제2장 유교와 정의’ 중에서 ㆍ현대 사회에서도 ‘문학으로서의 법’ 읽기는 과학으로서의 법의 권위에 도전하고, 보편주의와 이성주의, 추상주의를 지향하는 법이 인간적 감정과 삶의 복합성을 이해하고 반영하도록 촉구하는 의의를 지닌다. 전근대 동아시아 사회에서도 법과 문학의 활발한 상호작용은 법과 제도의 권위주의적 언어가 미처 담지 못한 모순적인 사회현실에 주목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본문 149쪽, ‘제3장 동아시아 범죄소설의 탄생’ 중에서 ㆍ문학사적 관점에서는 공안소설이 졸렬한 통속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문화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장르는 당시 주목할 만한 사회적 변화의 산물이다. 앞에서 살펴본 법전이나 공식적 법서는 대개 지배층의 관점에서 위에서 아래로 법문화의 수직적 확산에 주목한다. 이에 반해 공안소설 출판은 피지배층의 관점에서 아래에서 위로의 사회적 합의(social agreement)와 법문화의 수평적 확산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또한 소송사회라고까지 불린 소송 급증 현상이 그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요컨대 공안은 소송이 빈번한 사회였던 당시 사회현실이 낳은 산물이었으며, 공안을 범죄소설로만 읽을 때는 불필요해 보이는 요소들이 대중적 요구를 수용한 매우 적절한 ‘판매전략’이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안이 생산된 문화사적 맥락을 폭넓게 고려한 공안 읽기가 필요한 까닭이다. -본문 169~170쪽, ‘제3장 동아시아 범죄소설의 탄생’ 중에서 ㆍ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공안소설은 법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가 가장 모호한 지점에 위치한다. 그것은 보편적인 도덕적 낙관주의, 즉 선이 악에 최종적 승리를 거둘 것이라...
  • 박소현 [저]
  •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미시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6세기 이후 동아시아의 인쇄·출판문화, 대중문학, 문화적 교류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논문으로는 「권력, 이미지, 텍스트 : 명청대 공안公案 삽화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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