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서울시 문화상(국악)을 수상한 윤중강 평론가가 1920년 인천에 조직된 이우구락부부터 현재까지 100년의 인천 국악·무용사를 담은 ‘인천 가무악희’ 출간하였다. 인천에서 평생 살아온 저자는 1985년 제1회 객석예술평론상을 받은 ‘1호 국악평론가’로 국악의 예술적 지평을 꾸준히 넓혀 왔다.
저자는 논어에 나온 ‘이문회우(以文會友) 이우보인(以友輔仁)’의 의미를 확대해석한다. 즉 이 시대의 지식인(군자)이라면 학문을 통해서 지식을 공유한 연유에는, 자신의 배운 것을 벗들과 함께 펼쳐 보여야 하며 그것을 통해서 '세상을 어질게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을 어질게 채우는'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예술이라고 여긴다.
저자의 글 중에서
以文會友(이문회우) 以友輔仁(이우보인)
'논어'에 나와 있는 말이다. '군자는 글로써 벗과 사귀고, 벗이 있음으로써 덕을 채운다'는 뜻이다. 나 의 이 글귀를 확대해석해서, 이문회우는 '개인과 학문의 영역'이고, 이우보인은 '사회와 예술의 영역' 이라고 보고 있다. 무릇 이 시대의 지식인(군자)이라면 학문을 통해서 지식을 공유한 연유에는, 자신의 배운 것을 벗들과 함께 펼쳐 보여야 한다. 그것을 통해서 '세상을 어질게 채워야' 한다. '세상을 어질게 채우는'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예술 아니겠는가!
1920년, 인천에 이우구락부가 조직이 되었는데, 그들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같다고 여긴다. 음악(풍류)를 통해서 지역사회를 좋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의 행간에 깔린 근본적인 생각과 마음은 '이우보인'임을 밝힌다.
공연이 거의 없던 시기에, 정말 고마운 파트너를 만났다. 옐로밤 이영찬 대표와 함께 인천국악의 발 자취를 찾아나섰다. 지금은 인천서 살지 않는 그들을 만났고, 오래된 자료를 받았다. 아는 건 더 확실해졌고, 모르는 걸 알게 됐다. 인천국악의 아름다운 시절이 실사(實事)로 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오래도록 일제강점기의 신문자료를 깊게 눈여겨 왔던 나로선, 지난 100년간 인천국악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이제 좀 자신감이 생기고, 국악이 일찍이 부린 인천의 모습을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2022년 12월 12일, 서울시문화상 (국악부분)을 받았다. 서울시장이 주는 상패를 받고 사진을 찍으면 서, 나는 또 다른 생각을 했다. '여기가 인천이면 좋겠다!' 내가 태어나서 자라고, 3대에 걸쳐서 들었 던 인천의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아내야 한다는 결심이 굳어졌다.
인천 가무악희를 바라보는 새로운 출발점
인천에서 태어나서 자란 내가, 인천 관련해서 첫 번째 책을 펴내니, 정말 처음으로 '탄생의 기쁨'을 느껴보는 마음이다. 인천에서 내 몸이 태어날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 새롭게 '이우보인'이란 신념으로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 든다.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내가 또 달라지지 않을까? 그동안 익숙했던 인천에 대해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깨달으면서 새로운 좌표가 설정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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