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무, 그래서 행복은 찾았나요?”
모두 라무를 바보라고 부릅니다. 삐죽삐죽 머리에 엉성한 걸음걸이？？, 조약돌 네모가 친구라나요? 그래서 같이 산책도 다닙니다. 게다가 라무는 셈도 할 줄 모릅니다. 선생님이 “라무, 1 더하기 1은 몇이지?” 이렇게 물으면 바보처럼 히히 웃으며 머리를 긁고 맙니다. 하지만 라무는 아는 것이 많습니다. 라무가 알고 있는 것들은 대다수가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가령, 바람이 어떻게 춤을 추는지, 새의 노래가 저녁에 왜 더 아름다운지, 거미가 얼마나 대단한 건축가인지도 라무는 잘 알고 있습니다. 파리의 누구나 라무에게 질문하고, 라무가 답해주면 라무의 말에 희망을 얻곤 합니다. 길 잃은 달팽이는 라무의 도움으로 집을 찾고, 모두가 라무의 답을 통해 고마움을 느낍니다. 왜 모두가 라무에게 질문할까요? 라무가 답해주는 것은 우리가 학교나 직장에서는 물어보거나 답을 얻기 힘든 것들투성이입니다. 라무와 함께 파리 시내를 천천히 걷다 보면 관심을 갖게 되고, 질문하게 되고, 유심히 바라보게 되고, 비로소 알게 됨으로써 이해하게 되는 신비로운 창조의 경험을 함께하게 됩니다. 우리가 파리에서 만난 라무는 이렇게 우리의 질문에 화답합니다.
“문제는 창의. 질문하는 라무.”
물음은 창조의 씨앗.
질문은 관심으로 바라보는 것.
본다는 것은 알게 되는 것.
알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좋아하게 되는 것.
하늘의 별들이 눈을 깜박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라무는 ‘밤이 꾸는 꿈이 눈부셔서.’라고 답합니다. 수학 문제의 답은 모르는 바보 라무가 세상의 숨겨진 진실은 어떻게 알고 있을까요? 라무는 매일 높이 올라 지켜봅니다. 파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시계탑 위로 올라가, 모든 창조물을 자세히 관찰합니다. 비 오는 날에도, 눈 오는 날에도, 바람 부는 날에도 높은 탑 위로 올라가 바라보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라무는 왜 그렇게 보는 행위에 집중할까요? 오늘의 하늘이 어제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를 라무가 정확히 아는 것은 그것을 이해하고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와 직장은 우리들의 질문을 불편해하고 덮어버리고 외면합니다. 그러나 질문하지 않으면 관심을 가질 수 없고, 바라보지 않으면 알게 될 수 없습니다. 알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좋아하게 되는 것. 그것이 창조의 과정이라는 것을 라무의 여정은 가리키고 있습니다. 라무를 만나보세요.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어린왕자〉의 한 구절처럼, 질문은 창조를 낳고 바라봄으로써 이해하게 되는 창의력의 바탕이 될 것입니다. 건방진 악어 와우가 어디로 떠났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라무는 오늘도 파리의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갑니다. 라무와 함께 떠나보세요.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이 손끝과 발끝에 아름답게 묻어나고, 질문하는 창조의 세상을 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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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리 [저]
그림을 좋아해 화가가 되었다. 글을 좋아해 번역을 시작했고, 삽화를 그렸다. 한국을 떠나 10여 년간 프랑스에서 살며 세상 곳곳을 여행했다. 지금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그간의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옮기고 있다. 프랑스와 한국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고,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거꾸로 흐르는 강 1,2〉,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두 갈래 길〉 등 여러 서적을 한국어로 옮겼습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코끼리 이야기〉는 어른을 위한 동화 〈파란심장〉에 이어, 그리고 쓴 두 번째 책으로 내가 나로 되어 가는 여정에 있는 모두를 위해 창작되었다. 우리는 늘 심장에 박힌 별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별과 하나인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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