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기리젠’이 어느 나라 말이냐구요?
마음껏 그림을 그린다는 뜻이 내포된 제주어입니다.
’사라져 가는 제주어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시인 박희순과 화가 신기영이 의기투합하여 펴낸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껏 엥기리며 완성해 갈 수 있는 컬러링북입니다.
제주의 꽃이 숨은 그림 찾기 하듯 펼쳐진 컬러링 그림과
박희순 시인이 펴낸 제주생태환경 동시집 ‘나는 꽃이야, 너는?’에 수록된 20편의 동시와 두 편이 추가된 총 22편이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이며 어루만져 줍니다.
★제주어 동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책 속에 삽입된 QR코드를 찍으면 시인이 직접 들려주는
아름다운 제주어를 들을 수있어요.
시인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22편의 동시가 은근한 위로와 다정함을 선사합니다.
원고를 받고 책을 편집하는 동안 작은 위로와 감동이 일어 책 작업 내내 행복했었습니다.
이 다정다감하고도 위로와 용기를 주는 엥기리젠이 더 많은 이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아름다운 제주어 동시가 입속에서 데구르르 구르는 것은 덤으로 얻는 기쁨입니다.
아동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만족 시킬 수 있는 퀄리티 높은 컬러링 그림.
꽃을 그리는 화가 신기영의 아름다운 컬러링 그림 속에는 꽃의 마음, 제주의 마음, 지은이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색깔로 어떻게 칠할지는 정해져 있지 않아요, 마음 가는 대로 엥기리며 컬러링 그림을 아름답게 완성해 보세요. 그런 과정 속에서 꽃이 하는 말이 들리고 바람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게 될지도 몰라요.
…
그 ㅎㆍ끌락ㅎㆍ곡 헤끌락ㅎㆍㄴ 고장섭이
그 ㅎㆍ끌락ㅎㆍ곡 헤끌락ㅎㆍㄴ 풀섭이
손 흥글멍 불르는디 어떵 기냥 넘어가느니?
(… 그 조그맣고 조그만 꽃잎이 / 그 조그맣고 조그만 풀잎이/
손 흔들며 부르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가니?) -p.10
…
ㄴㆍㅁ들추룩 똑 ㄱㆍ치 땅에 뿌리내리는 것도 좋주마는
큰 돌이영 ㅎㆍ나 되엉 큰큰ㅎㆍㄴ 산을 고장으로 맹그는
나 ㄱㆍㅌ은 낭 되젠마씸
(…남들처럼 똑같이 땅에 뿌리내리는 것도 좋지만/
바위와 하나 되어 커다란 산을 꽃으로 만드는 /
나 다운 나무가 되려고요) -p.32
고장이 지는 건 지는 게 아니라 쉬는 거렌마씸
ㄸㆍ시 피어날 약속이렌 ㄱㆍㄹ암수다
지는 척 ㅎㆍ염주만 이기는 거렌마씸
…
(꽃이 지는 건 지는 게 아니라 쉬는 거래요/
다시 피어날 약속이래요 / 지는 척 하지만 이기는 거래요...)-p.46
…
우리 집
마당에 자라는
애기똥풀 알아보는 디
아홉 해나 걸렷저
(우리집 마당에 자라는 애기똥풀 알아보는 데// 아홉 해 걸렸다)-p.52
박희순 [저]
동시 작가이자 40년간 공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피폐해진 아이들의 정서 회복을 위한 감정 코칭 동시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가능 생태교육, 제주어를 살려 쓰기 위한 ‘제주어 동시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SBS교육대상과 제18회 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5학년 국어교과서에 동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동시집으로 『바다가 튕겨낸 해님』, 『말처럼 달리고 싶은 양말』, 『엄마는 못 들었나?』가 있습니다.
신기영 [저]
글을 그리고 그림을 쓰고 있는 작가다. 한국적 이미지를 연구하고 작업하면서 다양한 해외전시와 국내전시에 참여한다. 제주에서 학교 예술강사로 활동하며, 아이들이 예술 활동으로 공동체와 함께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배울 예술교육 지원센터 대표이며, K-Heritage 회원이다.
김순자 [저]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제주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연구원. 대표 논저로는 '와치와 바치', '나 육십육년 물질허멍 이제도록 살안', '해녀.어부.민속주' 등과 공편으로 '제주어사전'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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