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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뒤의 세상 :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
이와타 겐타로 ㅣ 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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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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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1131710/119113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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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사회를 향한 긴급 제동! 지금 바로, ‘후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 사회를 향해 거침없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철학·사상가 우치다 타츠루가 다시 한번 파문을 일으켰다. 이 책은 우치다 타츠루를 비롯해 일본 사회의 지성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으며 함께 쓴 앤솔러지 기획으로 완성됐다. 『한 걸음 뒤의 세상』은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만큼 ‘후퇴론’ 또는 ‘후퇴학’을 다룬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일본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그 이전부터 이른바 ‘잃어버린 10년(또는 20년, 지금은 30년이라고 부름)’이라는 저성장의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을 거치고 있었지만, 그럭저럭 전후 사회를 지배한 ‘평화와 번영’ 체제는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일본대지진은 억지로 끌어온 평화와 번영 체제의 민낯을 드러나게 했다. 그 후에 집권한 아베 정권은 아베노믹스에서 일본의 성장 동력을 찾으려 했지만, 동시에 국수주의와 배외주의를 표면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로써 일본 민주주의는 퇴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일본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가 겹치면서 일본은 쇠락 일로에 들어섰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국과 중국의 약진으로 일본은 경제 대국이라는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일본 쇠락의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무리하게 ‘도쿄 올림픽’과 ‘오사카 만국박람회(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일본의 재도약이나 경제 성장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후 부흥 시절에나 통했던 과거 방식일 뿐이다. 신자유주의로 세계 산업 지형도가 바뀌었고, 글로벌 금융자본주의가 지배하는 경제 구도, 기후 위기 여기에 AI의 등장으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회의 도래를 앞두는 시점에서 과거에 매달리는 낡은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일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 책에서 국력이 쇠퇴하고 보유한 국민자원이 감소하는 지금이야말로 ‘후퇴’는 긴급한 의제라고 소리 높인다. 하지만 후퇴라고 해서 철수나 도망을 말하는 건 아니다. 우치다가 말하는 후퇴는, 국력이 쇠퇴하는 현실에 적절하게 대응해 연착륙하자는 의미로 위기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 도시 집중,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개발 성장, 지구 환경 위기로부터 후퇴할 때가 됐다! 『한 걸음 뒤의 세상』은 일본 지성 16인이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전문가적 관점으로 본 일본 사회의 후퇴론을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제1장에서는 현재를 역사의 분기점으로 상정하고 왜 지금 후퇴론이 필요한지를 말한다. 우치다 타츠루를 비롯해 정치사상가 홋타 신고로,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세계적 석학 사이토 고헤이, 『영속패전론』과 『사쿠라 진다』 등으로 일본 사회 깊숙하게 뿌리내린 ‘패전의 부인’ 의식을 파헤쳤던 정치사상가 시라이 사토시의 날카롭고 선명한 글이 돋보인다. 특히 홋타 신고로는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다음 처방전 마련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그동안의 처방이 왜 효과가 없었는지 그 매커니즘을 밝히면서 재앙을 맞기 전 삶의 방향 전환을 이뤄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후퇴학의 목표라고 강조한다. 또한 우치다 타츠루는 현재 일본의 최대 위기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이라면서 놀랍게도 일본 지배층은 인구감소를 제2의 인클로저(울타리 치기) 기회로 본다고 말한다. 더불어 사이토 고헤는 오로지 경제 성장만을 바라보며 미지의 시장을 개척해 온 자본주의는 커다란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지금 당장 망설임 없이 후퇴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퇴란 위기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사회로 시스템 변화를 꾀하는 혁며 같은 전진이라는 것이다. 시라이 사토시는 일본 정치도 참담하지만 그것보다 문제는 부패하고 타락한 세력에 투표하는 유권자의 무지가 우려스럽다며 그동안 일본 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다. 이슬람 법학자 나카타 고는 일본 쇠락은 일본의 독자적 현상이지만 국수주의화와 전체주의화는 세계적 경향이라면서 일본 진보 세력이 왜 계속 패배하는지 그 원인을 밝히면서 일본 쇠락의 원인을 관료 사회의 무사안일주의에 있다고 쓴소리를 내뱉는다. 제2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이뤄져야 하는 ‘후퇴’의 여러 모습을 이야기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세계적 위기 속에서 일본 사회에 드러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감명병 전문가 이와타 겐타로를 시작으로 도시에서 산골 마을로 이주해 인터넷 라디오와 인문계 사설 도서관을 운영하는 아오키 신페이, 마찬가지로 뉴욕에서 일본의 작은 해안 마을로 이주한 다큐멘터리 감독 소다 가즈히로, 록밴드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의 보컬리스트 고토 마사후미의 흥미로운 후퇴론이 실려 있다. 또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와 『천연균에서 찾은 오래된 미래』로 국내에 잘 알려진 시골빵집 타루마리를 운영하는 와타나베 부부의 후퇴론이 눈길을 끈다. 그간 발간한 책에서는 알 수 없었던 부부의 도시에서의 후퇴 이야기에 주목할 만하다. 제3장은 후퇴를 위한 패러다임 전환의 중요성을 말하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와 생명과학자 나카노 도오루, 역학자 미사고 지즈루, 의료경제학자 유병광 그리고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히라카와 가쓰미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특히 히라타 오리자는 일본 문학의 예를 들면서 과연 일본 사회가 냉철한 후퇴전을 과연 치를 수 있을지 지적하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일본 재생을 위한 플랜B』로 주목받는 의료경제학자 유병광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재일교포 출신이지만 미국 시민권자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종사했던 의사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는 일본 재생 플랜B는 그대로 한국 재생 플랜B로 대치해...
  • 머리말 5 제1장. 역사의 분기점에서 후퇴는 지성의 증거-후퇴학의 시도 19 후퇴를 위한 두 가지 시나리오 33 후퇴전과 공산주의 47 민주주의로부터 후퇴가 불가능하다면 59 후퇴전과 패전 처리 77 제2장. 후퇴의 여러 모습 후퇴라는 사고방식-어느 감염병 전문가의 노트 99 하야의 윤리와 임파워먼트 113 음악의 새로움은 음계 바깥 세상에서 생겨난다 127 문명의 시간에서 후퇴해 자연의 시간을 산다 137 후퇴 행진 149 후퇴 여성 분투기 163 제3장. 패러다임의 전환 ‘벚꽃 동산’의 나라 179 어느 이과계 연구자의 경험적 후퇴론 193 ‘Withdrawal’에 대해서-가장 근원적 행동으로부터 후퇴 209 개인의 선택지를 늘린다-‘플랜B’에 대해서 223 지극히 사적인 후퇴론 241 추천사 261 저자 소개 267
  • 국력이 쇠퇴하고 보유한 국민자원이 감소하는 지금이야말로 ‘후퇴’는 긴급한 의제일 텐데 많은 사람이 논의를 기피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후퇴하는 일본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하거나 중지를 모으는 움직임이 약합니다. 현재 여러 지표가 일본 국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5쪽 제가 말하는 ‘후퇴’란 구체적으로 말해 국력이 쇠퇴하는 현실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7쪽 지도층으로 불리는 그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사고와 행동 패턴으로 미뤄보면 자원 배분은 신자유주의적 선택과 집중이 더욱 철저하게 실현되어 ‘강자가 모든 자원을 독점하고, 약자는 버린다’는 결과에 이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것 말고 다른 해법을 찾기 위해 지혜를 짜낼 정도의 윤리성을 일본 지도층이 갖고 있다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9쪽 일본 국력이 쇠퇴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있습니다. 미봉책으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죠. 앞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변수가 아니라 디폴트 값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앞으로 똑같은 일이 많은 선진국에서도 일어납니다. 2027년에는 중국 인구가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500만 명씩 줄어드는 속도로 인구 감소 국면에 접어듭니다. 일본에 비할 속도와 규모가 아니죠. 현재 중국의 중위 연령은 37.4세로 미국과 같지만, 2040년이 되면 현재 일본 수준인 48세까지 올라갑니다. 한국도 2019년 5,165만 명을 찍은 후 감소 국면으로 돌입했습니다. 2065년에는 고령화비율도 46%에 달해 일본을 제치고 OECD 가맹국 중에서 최고령국가가 됩니다. 이처럼 세계 어디든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최고령 국가 단계에 진입할 것입니다. 11쪽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다음은 무엇을 처방할지, 기존 처방은 왜 효과가 없었는지가 아니다. 바로 ‘타성’ 그 자체이다. 합리적 판단으로는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멈추고 후퇴해야만 하는 상황임에도 처방전만을 돌리며 사람들을 떠미는 관성의 역학 말이다. 그것의 정체가 무엇이고, 그것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해명해 후퇴의 조건을 밝히는 일이 지금 지성에게 요구되는 과제가 아닐까 싶다. 21쪽 여기에 글로벌라이제이션의 비밀이 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은 대항해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서양 근대 시스템의 전지구적 확산을 의미하며, 글로벌라이제이션을 견인하고 가속하는 것이 자본주의와 테크놀로지이다. 자본주의와 테크놀로지는 ‘실질·목적’을 문제 삼지 않기 때문에 세계로 퍼져나간다. 24쪽 근대 시스템이 경쟁 패러다임으로 일관돼 있다는 이야기는 평상시보다 유사시, 안정보다 위기 상태가 경쟁을 부추기고 시스템을 활성화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치·경제·테크놀로지의 폭주로 전쟁·버블 붕괴·환경파괴는 반복해 왔다. 목소리 높여 수 차례 성숙사회나 정상(定常)경제, 슬로라이프, 로하스의 가치를 강조해도 사람들이 시스템 후퇴를 선택하는 일은 없었다. 근대는 여명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항상 비판을 내재한 채 질주를 계속해 왔다. 예컨대 환경 파괴는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27쪽 인구 감소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 시나리오는 ‘집중’ 혹은 ‘분산’ 두 가지밖에 없다. 나라 안에 인구 과밀 지역과 과소 지역을 만들거나 전국 방방곡곡에 조금씩 광범위하게 흩어져 살아가거나 둘 중 하나이다. 현실적으로는 그 중간 어디쯤 정착한다 해도 원리적으로는 두 가지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어느 방식이 적절한지 국민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사회를 지...
  • 이와타 겐타로 [저]
  • 1971년 시마네현 출생이다. 시마네 의과대학(현 시마네대학 의학부) 졸업했고, 고베대학 도시안전연구센터 감염증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분야 및 의학연구과 미생물 감염증학 강좌 감염치료학 분야 교수이다. 저서로는 『코로나와 살아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실』, 『내가 PCR 원리주의에 반대하는 이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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