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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세계의 나날 : 기계적 인간적 결함을 마주하는 반도체 엔지니어의 갈등 해소 분투기
일하는 사람(문학수첩)1 ㅣ 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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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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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3790106/11937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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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즈 도서
일하는 사람(문학수첩)(총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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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광활한 생산라인이 24시간 가동될 수 있도록 ‘보수와 유지’를 짊어져야 하는 운명! ‘기계×인간’이 빚어내는 ‘고장 난 세계’에서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가는 엔지니어의 분투기 일의 영역에서 삶을 성찰하는 문학수첩의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의 열여섯 번째 책은 반도체 분야에서 기계 설비를 관리하는 엔지니어의 특별하면서도 공감이 느껴지는 애환을 담았다. 반도체 산업의 종사자들은 여느 분야의 직장인들과 달리 특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산업의 특성상 국가적 기밀이 많아 출퇴근은 물론, 근무할 때도 준수해야 할 업무 수칙이 가득하고 1년 365일 하루도 생산라인이 중단되지 않는다. 가동을 멈추게 되면 다시 설비가 작동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경비가 평범한 예상을 뛰어넘는다. 때문에 반도체 업계는 3교대, 4교대 등 업무 시간을 나누어 24시간 동안 근무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설비 엔지니어로 16년 넘게 일하고 있다. 생산에 차질을 주거나 악영향을 끼칠 만한 기계적 결함을 방지ㆍ해결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하지만 365일 동안 단 1초도 쉬지 않고 작동하는 기계가 일으키는 돌발상황은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다채롭다. 저자는 자신이 처한 이와 같은 여건을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일상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표현한다. “몸이 아프거나 사는 게 너무 팍팍하다고 마음이 건조해져도 그 원인을 깊게 생각할 여유는 없다. 약을 사먹고, 그저 조금이나마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주말을 기다리며 버틸 뿐이다. (…) 아마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 보수해 주는 설비 엔지니어 같은 역할을 하는 세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102쪽) 하는 익살을 부리며 불가능할 것 같지만, 용케 하루하루 주어진 업무를 이겨낸다. 공대 출신이지만, 기계보다 사람에 관심이 많아 취준생 시절 한때 금융권에도 기웃거렸던 저자는 반도체 분야의 설비 엔지니어를 천직으로 여기며 말 안 듣는 기계에게 인간적인 하소연을 쏟아내 보기도 하고, 오래된 기계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고, 새로운 기계에게 자리를 내주고 사라져 버린 옛 기계를 헤어진 동료처럼 그리워하며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 눈만 뜨면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반복되는 육체적ㆍ정신적 압박감을 이겨낸 유쾌한 마인드 매일매일 벌어지는 돌발상황을 끊임없이 대처하다 깨닫게 된 긍정의 효능 편식 없이 무엇이든 잘 먹고, 어디에 머리를 기대도 불편 없이 숙면할 수 있는 저자는 성격 또한 둥글둥글하고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하는 상황에서도 잠시나마 걱정과 긴장을 풀 수 있는 농담을 건넬 정도로 낙천적이다. 하지만 이런 ‘초긍정형’의 저자에게도 온갖 스트레스와 압박을 이겨내야 하는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의 하루하루는 긴장과 부담으로 가득한다. 오늘은 과연 어떤 사건과 사고가 일어날지 막연하게 불안해하며 “알람 소리를 들으며 눈을 뜨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부터 내”쉬고, 새벽 두세 시에 회사에서 걸려온 급박한 전화를 받고 다급하게 달려나가기도 하다. 경제불황, 무역 등 경제 뉴스와 관련해서 심심찮게 보도될 만큼 국가의 중책을 맡고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명감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고장의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없이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매번 “당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게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목표 생산량을 맞추는 데 민감한 관련 부서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고, 또한 경력이 아닌 학력으로 신입사원의 직급이 달라지는 사규 때문에 입사하자마자 형성된 동료 선후배들과의 묘한 위화감도 이겨내야 했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보수 및 유지’의 업무를 이어나가다 보면 매너리즘에 쉽게 빠져들어 활기와 의욕을 잃게 되기도 한다. 정신없이 일하고 퇴근했다가 다음 날 다시 출근하면 어제와 똑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는 운명에서 저자는 매일 바위를 높은 산 위로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시포스를 떠올린다. 그럼에도 저자는 긍정적인 시선을 잃지 않는다. 시시포스는 바위만 밀어올리지 않았을 거라고, 하루하루 똑같은 일을 반복하더라도 어제 보지 못한 아기자기한 존재들-산길 옆에 난 작은 꽃, 멀리서 울리는 새소리,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바람결 등-을 발견했을 것이라고 위무한다. 이 순간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는 단순한 직업을 넘어 자기 자신과 세상을 성찰하게 하는 구도(求道)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일상 속의 부조리와 모순을 불만이나 연민이란 감정으로 연소시키지 않고 성장과 긍정의 바탕으로 삼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는 독자에게 마치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살아가 봅시다’ 하는 말을 건네듯 생기와 활기가 가득하다.
  • 1장. 좀 특이한 일을 자주 겪고 있습니다 새벽녘의 출근길 … 9 15년차 반도체 종사자의 패션 센스 … 15 능력치 제로의 신입상사가 텃세를 대하는 방법 … 22 여전히 적응 중인 특수직 종사자 … 31 미션 임파서블: 모두가 행복한 근무 일정을 작성하라! … 40 고래 싸움에 새우등짝이 되어버린 사람들 … 49 자동화의 물결, 파도타기를 할 시간 … 58 2장. 기계에게도, 사람에게도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해 ‘천직’ 찾기 … 65 게이트 너머 게이트 너머 게이트의 세계 … 73 두근두근 첫 라인 탐험기 … 80 ‘짬바(짬에서 오는 바이브)’는 위대해 … 87 FAB에서 매일매일 성장하는 시시포스 … 97 엔지니어들의 식사 시간 … 106 고장 난 설비와 엔지니어를 이어준 ‘믿음 ’… 113 ‘인적 사고’의 후유증 극복에는 수십 번의 출퇴근이 필요해 … 123 누수 사고가 일깨워 준 ‘내추럴한’ 매력 … 130 새벽 3시, 기계의 안위를 묻다 … 135 3장. 관계를 보수하고 유지합니다 유지도, 보수도 어려웠던 세 번째 만남 … 145 동료인 듯 동료 아닌 동료 같은 ‘그들 …’ 155 우리도 커피 한 잔 마시면 일 더 잘할 수 있는데 …! 163 새벽녘, 삼겹살의 참맛이 깨어나는 시간 … 170 꿈꾸는 대로 살고 싶은 사...
  • 평범하고 당연한 일상적인 업무에서 이렇듯 커다란 실수를 저지른다. 설비 엔지니어의 업무인 ‘보수 및 유지’는 어찌 보면 답답하고 고지식한 일들이 기본이다. 이 변함없고 한결같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2중, 3중으로 방어막을 쳐놓는데, 나 같은 안일한 태도 때문에 그 방어막이 완전히 부서지는 경우가 많다. 설비 엔지니어로 입사하는 사람 중 누구나 한두 번은 이런 사고를 낸다. 반복되는 업무에서 ‘괜찮겠지’, ‘저번에도 그랬는데, 이 정도쯤이야’ 하고 넘어가는 순간, 사고는 벌어진다. _92쪽, 〈‘짬바’는 위대해〉에서 설비 엔지니어의 업무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일상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도 하루하루의 일상을 이어나가기에 급급하지 않은가? 몸이 아프거나 사는 게 너무 팍팍하다고 마음이 건조해져도 그 원인을 깊게 생각할 여유는 없다. 약을 사먹고, 그저 조금이나마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주말을 기다리며 버틸 뿐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별 탈 없이 살아간다. 아마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 보수해 주는 설비 엔지니어 같은 역할을 하는 세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_102쪽, 〈FAB에서 매일매일 성장하는 시시포스〉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자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아이에게 사랑과 애정을 쏟는다. 비록 기계일 뿐이고,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라인에서 만난 설비들에게 고유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늘 웃는 얼굴을 하는 후배와 말투가 특이한 선배처럼 설비들에게도 나름의 특성을 지닌 개별적인 존재감을 느낀다. 안 고쳐지면 그렇게 속을 썩일 수 없어서 미운 정, 조금만 손봐도 척척 알아들은 듯이 작동하면 고운 정이 쌓인다. 우리가 잠시나마 식사 시간에 긴장을 풀고 허기를 때우는 동안 설비들은 그간의 온갖 정을 되새기며 돌아올 엔지니어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_112쪽, 〈엔지니어들의 식사 시간〉에서 “그럼 무슨 문제가 있어서 퇴사하는 거야?”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선배, 왜 문제가 있어서 퇴사하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전 제가 꿈꾸는 대로 살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는 거예요.” 후배의 말을 듣는 순간,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너무도 들어보지 못한 신선한 대답이었다. 왜 나는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같았을까? 문제는 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었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만두었을 거라는 고정관념. 한데 ‘꿈꾸는 대로 살고 싶은 희망’이라니. 그런 말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들어볼 법한 표현 아닌가. _179~180쪽, 〈꿈꾸는 대로 살고 싶은 사람의 선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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