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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날 
플뢰르 이애기, 김은정 ㅣ 민음사 ㅣ I Beati Anni Del Castigo & Proleter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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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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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page/132*210*18/435g
  • ISBN
9788937456602/893745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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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전 세계 18개국어로 번역된 플뢰르 이애기의 은빛 감성 “푸른 잉크로 써 내려간, 소녀들의 『데미안』” 이탈리아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플뢰르 이애기의 대표작 『아름다운 나날』이 단행본으로 재출간되었다. 이애기는 매 작품마다 지극히 세밀하고 건조한 문체로 삶과 죽음, 욕망과 상실에 대한 통찰을 그려내 이탈리아 문학을 세계에 알린 독보적인 여성 작가라고 평가받는다. 수록작 「아름다운 나날」과 「프롤레테르카호」는 한없이 순수하고 상처받기 쉬운 소녀 시절의 절망과 상실을 그린 작품들이다. 어려서 가족의 죽음이나 원치 않는 이별을 경험했던 주인공들은 부당하게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안고 자란다. 두 작품은 불완전한 세상과 거짓말 같은 인생에 휘청거리는, 소녀들만의 예민한 감수성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들 속에서 그들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절망을 응시함으로써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볼 줄 아는 존재로 살아 숨 쉰다.“이 책을 읽는 시간은 대략 네 시간이지만, 작가와 함께했던 기억은 평생토록 갈 것이다.”(조지프 브로드스키)라고 평가받기도 한 『아름다운 나날』은 좌절과 상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인생에 대한 진지한 열망을 담아 전 세계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수작이다.
  • ■ “나는 오로지 한 가지만 생각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플뢰르 이애기는 천부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이다. 그녀의 글은 우리의 심장을 어루만지듯 감정의 파장을 크게 일으킨다. 깊은 한이 담긴 고통과 슬픔을, 무심해 보일 정도로 평온하고 간결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그 투명하리만큼 담백한 묘사 속에는 사물과 인간의 내면을 정확하게 꿰뚫는 날카로운 시선이 있다. 인생의 평지풍파를 겪은, 연륜이 쌓인 노인이 사람을 진정으로 위로할 수 있듯이, 삶에 대한 이해와 철학을 담은 그녀의 시선에 우리는 위로받는다.” _옮긴이의 말에서 『아름다운 나날』에 실린 두 작품 「아름다운 나날」(1989)과 「프롤레테르카호」(2001)는 10여 년의 시간 차를 두고 발표되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마치 연속적인 한 작품을 보는 듯한 일관된 정서를 유지한다. 각 작품의 주인공 ‘나’들은 부모와 정서적인 유대를 나누지 못한 채 여러 곳을 전전하며 자란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받지 못할까 봐, 세상에 속하지 못할까 봐,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까 봐, 미련을 품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엇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겠다고 끊임없이 다짐한다. 고통의 쾌감은 사악하며 독을 지녔다. 그것은 하나의 복수다. 고통만큼 천사 같은 것은 없다. 「아름다운 나날」의 주인공 ‘나’는 일곱 살 때부터 살아온 기숙학교가 너무 지루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숙학교에 한 여학생이 전학 오면서 온몸의 신경이 그녀를 향해 집중하는 것을 느낀다. 아름답고 어른스러우며 어딘지 세상을 초탈한 것 같은 그녀. ‘나’는 주체할 수 없는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그녀에게 빠져든다. 처음 보던 날부터 나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녀와 함께 있다는 것은 사실 내가 그녀의 영혼을 가지고, 그녀와 공범이 되고, 세상 모든 것을 경멸한다는 의미였다. 새벽의 산책길, 친구와 주고받는 쪽지, 단짝친구, 반항심, 비밀 일기장 등이 세상 무엇보다 중요했던 “아름다운 나날”. 그녀와 닮고 싶은 마음, 그녀를 독점하고 싶은 욕망에 빠진다. 그녀와 함께하며, 그녀의 영혼을 가지고, 그녀와 공범이 되어 세상 모든 것을 경멸하고 싶다. 절대적인 그 끌림은 기쁨이기보다는 고통이다. 야릇한 쾌감이 따르는 고통이다. 그것은 또한 ‘나’를 향한 복수이지만, 그 고통만큼 천사 같은 것은 없다. 「프롤레테르카호」의 주인공 ‘나’는 아버지와 단둘이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핏줄이 이어지지 않은 아버지 요하네스는, ‘나’에게 방학 때만 만날 수 있는 낯선 타인이다. 부녀가 함께 떠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 자살과 파산, 이혼 등 어둠으로 점철된 가족사의 무게는 “유령처럼” 그들을 따라다닌다. 딸은 절대 균형을 잃지 않았다. 균형을 잃는 법이 없었다. 아버지처럼. 그들은 언제나 절망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도록 1밀리미터 오차까지 감지할 줄 알았다.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못한 아버지와 ‘나’는 그 여행 내내 서로를 거북해한다. “모든 시간이 죽어 있”고, “정체되어 있”는 여행, 육지에 내리기 전까지 “지극히 단순하고도 끔찍한 무력감”을 벗어날 수 없는 여행. 이 여행이 그들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 “분명하게 말할 수 없는, 다만 느낄 수 있는 세계”를 예리하게 조각하는 작가 플뢰르 이애기 플뢰르 이애기는 이탈리아어를 모국어로 하는 스위스 작가다. 스위스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은 그녀의 작품마다 진하게 배어 나오는데, 「아름다운 나날」에서도 작가는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풍경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담아낸다. 하지만 이애기의 작품에 유년 ...
  • 아름다운 나날 프롤레테르카호 옮긴이의 날
  • 『아름다운 나날』 * 수도원의 삶에서 우리 모두는, 조금이라도 허영심이 있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상상, 그러니까 이중생활과도 같은 상상의 세계를 구축하고, 말하거나 걷거나 바라보는 법을 따로 만들어 냈다. (11쪽) * 그녀한테는 다른 아이들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있었고, 나는 그녀의 재능이 죽은 자들이 준 선물이라고 애써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수업 중에 프랑스 시를 읽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죽은 자들이 그녀에게 내려오고, 그녀는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12쪽) * 어쩌면 우리는 여자에 관한 한 전문가일 것이다. 수도원에서 청춘의 봄날을 보내는 우리들은. 그리고 우리가 언젠가 이곳을 나가면, 세상은 둘로 나뉠 것이다. 남성과 여성으로 말이다. 그럼 우리는 남성의 세계에 대해서도 알리라. 남성의 세계도 과연 그렇게 중요할까? (20쪽) * 프레데리크가 절대 거울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았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나무와 산, 침묵과 문학에 감동을 받았다. 내게 있어 삶이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했다. 난 이미 수도원에서 7년을 보냈고, 수도원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누구나 수도원 안에 있으면 세상의 거대한 것들을 상상하고, 수도원 밖으로 나가면 문득 이곳의 종소리를 다시금 듣고 싶어 한다. (20쪽) * 나나 프레데리크처럼 수도원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언젠가 한 번쯤은 되돌아보겠지만, 늙고 절망에 빠지더라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살 수 있을 거라고 오래전부터 나는 믿어 왔다. 종이 울리면 우리는 일어난다. 다시 종이 울리면 잠든다. 항상 우리들 방으로 돌아오고, 우리네 인생이 창문과 책들, 산책로 사이로 흘러가고, 계절이 오가는 것을 지켜본다. (21쪽) * 나는 오로지 한 가지만 생각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22쪽) * 그녀는 짧고 부스스한 회색 머리에, 손을 사제처럼 모아 쥐곤 했다. 그녀의 엄격한 시선에는 구걸하는 애절함이, 결코 허락받은 적 없는 것에 대한 갈구가, 그리고 감히 말하건대 결백함, 패자의 결백함이 서려 있었다. 그 결백함이란 일시적인 절망과 고집이 뒤엉킨 산물이었다. (23쪽) * 처음 보던 날부터 나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녀와 함께 있다는 것은 내가 그녀의 영혼을 가지고, 그녀와 공범이 되고, 세상 모든 것을 경멸한다는 의미였다. (25쪽) * 그녀는 무(無)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녀의 말은 허공을 떠다녔다. 그녀의 말 뒤에 남은 것에는 날개가 없었다. 그녀는 ‘신’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발설한 적이 없었는데, 그녀가 신이라는 단어에 둘러친 침묵 때문에 지금까지도 나는 그 말을 쓰는 것이 힘들다. 그 단어는 내가 여덟 살 때부터 전전한 모든 수도원에서 매일같이 듣던 말이었다. 어쩌면 단지 단어만의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47쪽) * 그렇다면 그다음 문제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프레데리크를 사랑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문제. 누구도 사랑에 대해 절대 말하지 않았다. 세상 밖에서는 습관처럼 사용하는 그 말을. 하지만 우리는 이미 정해진 확실성만을 따랐다. 개인적인 일, 각자의 가정, 돈, 혹은 꿈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50쪽) * 어쨌든 나는 수도원 마크를 새긴 베레모를 쓰고 세상 반대편에서 와서, 철저한 계획 아래 감시당하는 세상으로 들어온 것이다. 나는 고통을 느끼는 한편으로, 날카로운 기쁨을 맛보며 그 고통을 방치하기도 했다. 나는 칸칸이 나뉘고 반질반질하게 닦인 벨벳 좌석이 있는 기차간들, 비루한 승객들, 낯선 자들, 어두운 형제들을 향해 손을 흔든다. 고통의 쾌감은 사악하며 독을 지녔다. ...
  • 플뢰르 이애기 [저]
  • 1940년 7월 3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스위스의 외딴 산골지방을 전전하며 자라야 했던 유년기의 기억은 훗날 그녀 작품의 원천이 되었다. 로마에 정착한 뒤 그녀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싶은 우정을 나누었고, 토마스 베른하르트 등 당대 주요 작가들과 어울렸다. 1968년 이애기는 작가이자 편집자인 로베르토 칼라소와 결혼하였고, 밀라노로 이주해 데뷔작 '손가락을 입에 물고'를 발표했다. 그 후 '수호천사', '물의 형상'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해 오다가. 1989년 아름다우면서도 위태로운 10대 소녀의 감성을 그린 '아름다운 나날'을 세상에 선보였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이탈리아의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문학상인 바구타 상과 유럽 보카치오 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는 작가로 성장했다. 또한 '하늘의 두려음'으로 모라비아 상을 '프롤레테르카 호'로 바일라테 알데리고 살라 상, 비아레조 상 등을 수상했으며, 특히 이 작품은 수전 손택이 심사하고 '타임'이 뽑은 2003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천부적인 글쓰기 감각과 섬세한 감수성으로 지독한 고독감을 역설적인 아름다움으로 그려 내는 이애기는, 마르셀 슈보브, 토머스 드퀸시의 작품을 번역하거나, 로버트 발저에 대한 평론을 쓰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희고 작가나 작사가로 활약했다. 작가이자 평론가, 번역자 등 문단의 다양한 영역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이탈리어 문학에 기여해온 플뢰르 이애기는 이 시대에 꼭 기억할 만한 여성 작가다.
  • 김은정 [저]
  •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비교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10여 년간 강의를 했고 번역 문학가로 활동했다. 지금은 미국 워싱턴 근교에서 살고 있으며 여전히 좋은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름다운 나날》, 《너에겐 친구가 있잖아》, 《눈 오는 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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