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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 우주에서 일상을 바라본다면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 양미래 ㅣ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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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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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2836690/119283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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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모두는 지구라는 우주선에 탄 우주 비행사다” 우주 비행사의 태도를 가지고 지구를 바라본다면 분열과 고립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 아주 멀리서 보면,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문제는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 비행사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일상은 어떻게 변할까? 날이 갈수록 현실은 암담해지는 느낌이다. 기후 위기와 정치적 갈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전쟁은 우리의 일상을 침울하게 만든다. SNS에서 답답한 소식들을 접하며 잠 못 이루던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의 저자 헤임스트라는, 불현듯 예전에 보았던 ‘허블 울트라 딥 필드’ 사진을 떠올린다. 암흑 속에 펼쳐진 빛의 파편들을 바라보며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가다가, 우주 비행사들이 느낀다는 ‘조망 효과’에 대해 알게 된다. 미국 작가 프랭크 화이트의 연구에 따르면 우주 비행사 31명의 진술을 나란히 두고 살펴본 결과 그들이 한 경험의 핵심에서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일어난 인지적 변화가 발견되었다. 이를 ‘조망 효과’라 이름 붙였는데, 조망 효과의 공통적인 요소로 지구라는 행성에 대한 사랑, 지구를 보호하고자 하는 욕망,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해 느끼는 연결감이 있었다. 조망 효과를 분석해 보니, 지구와 우주 사이의 어마어마한 거리가 바로 지구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을 유발하는 듯했다. 바로 여기서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의 여정이 시작된다. 우주에서 보면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는 모두 사소한 것이 아닐까?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지구를 구성하는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지 않나? 조망 효과에서 시작한 우주에 대한 탐구는 빛 공해로 보기 어려워지는 별자리, 달의 정치적인 의미, 화성 탐사, 우주 여행에서의 생존, 지구와 같은 쌍둥이 행성의 탐색으로 옮겨간다. 우주와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우주의 신비에 경탄하며,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묻는다. 조망 효과를 통해서라면 머나먼 우주 저편과 아득히 오래된 시간 속에 깃든, 우리가 잊어버렸던 것들을 되찾을 수 있을까?
  • ■ 유럽 우주국 부속 박물관에서 전파 천문학 연구소까지 우주를 탐구하는 사람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 이 책의 저자인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는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이다.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또 다른 미지의 영역인 이슬람 신비주의를 전공했다는 헤임스트라는 조망 효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 여러 과학·천문학 프로젝트와 기관을 찾아다니며 그곳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서 우주와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유럽 우주국 부속 박물관 스페이스 엑스포의 로프 판 덴 베르흐 관장은 우주인들의 공통점이 “친절”이라 말한다. 우주선처럼 좁은 공간에 갇혀 타인과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친절이 가장 중요하니까. 생태학자인 카미엘 스포엘스트라는 인공조명 때문에 우리 삶에서 어둠이 추방당했고, “때로는 빛이 많을수록 볼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고 말한다. 빛 공해로 많은 생물종이 피해를 받고, 사람들도 계속 깨어 있어야 한다. 우주 여행 시 우주인의 생명을 유지시킬 방법을 연구하는 멀리사 프로젝트를 취재하러 갔을 때 학부장 고디아 카사블랑카스는 이렇게 말한다. “저희는 탈출 경로가 아니라 연결성을 연구하고 있거든요. 멀리사가 우리를 어디로부턴가 멀어지게 하고 있다면 그건 인간 자율성에 대한 신화일 겁니다.” 우주 여행은 인간과 필수적으로 연결된 것이 무엇인지 알야야만 가능하다는 뜻이다. 전파 천문학 연구소 아스트론에서 전파 망원경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베단탐은 자신들이 수행하는 작업에 대해 “저희는 여기서 무얼 찾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매일 그걸 찾고만 있”다고 말한다. 우주를 탐구하는 이들은, 우주에 관한 건조한 사실만이 아니라, 우주와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잊었던 경외감을 만나기도 하고, 지구와 이웃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시인답게 저자는 다양한 시와 에세이, 인문학 이론을 인용해 우주와 우리의 관계를 탐색한다. 리베카 솔닛이나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도나 해러웨이 같은 작가들의 사유를 따라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차분하고 섬세한 양미래 번역가의 번역은 읽는 맛을 더한다. ■ 분열과 단절의 시대, 함께 우주선을 탄 이웃들에게 다가가기 우주에서 일상을 바라보려는 이 책은 분열과 단절이라는 현실에서 출발한다.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답답하고 막막하다. 기후 위기와 정치적 양극화, 끊이지 않는 국제적 갈등은 우리를 옥죄고 불안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실의 갈등을 사소하게 여기기 위해 조망 효과에 눈을 돌린 것일 수 있다. 그런데 우주에서 경외감을 느끼고 새로운 전망을 얻게 된다고 해서 실제로 거리에서 만나는 우리와 다른 입장을 가진 이웃들과의 문제가 사라지진 않는다. 이 책은 우주를 탐구하며 경외감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는 동시에,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들과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도 진지하게 고민한다. 특히 저자는 옆집에 살면서도 좀처럼 가까워지기 힘든 이웃 밥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한다. 세대, 성향, 취향, 생활 습관이 모두 다른 이웃과의 관계를 꼭 개선해야 할까? 하지만 가장 가까운 이웃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한다면, 별을 보면서 느끼는 연결감도 공허한 것이진 않을까? 결국 이 에세이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두 발을 땅에 딛고 우리가 지구라는 같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를 가르는 수많은 차이가 있지만, 가끔 그것들은 너무 결정적이라서 넘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주...
  • 1. 조망을 향한 갈망 2. 우주 비행사의 태도 3. 치료로서의 지구 관찰 4. 별 없이 항해하는 우주 여행자 5. 빛과 밤 6. 우주론적 인식 7. 지구의 비밀스러운 호흡 8. 거리에 대한 응답 9. 달의 박물관 10. 화성에서의 일몰 11. 나를 내보내줘, 스피룰리나 12. 현재의 중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13. 손 뻗으면 닿을 듯한 그림자 세계 14. 드윙글루 은하 15. 아무 데도 없고, 어딘가에 있고, 모든 곳에 있는 16. 새롭지만 오래된 세계 17.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18. 불침번 에필로그 감사의 말 참고 자료 찾아보기 추천사
  • 판 덴 베르흐 관장이 내 질문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 말한다. “친절이요.” 우주선처럼 좁은 공간에 몸을 구겨 넣고 타인과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서로를 향한 친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두 눈으로 초상화를 차례로 훑으며 관장이 말한다. 거의 모든 우주 비행사가 우주에서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지구 활동가가 됩니다. 지속 가능성과 동물의 복지와 플라스틱 없는 바다를 수호하는 홍보대사가 되죠. 그렇게 머나먼 곳에서 지구를 본 경험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고 다들 입 모아 말해요. - 「2. 우주 비행사의 태도」 중에서 나는 도시의 2층짜리 주택에 살면서 우주 비행사의 감각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겠냐고 네자미에게 묻는다. 네자미는 잠시 침묵한 후 이렇게 말한다. “조망 효과가 일어나려면 경외감이 필요해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경험은 산이나 숲에서 숨 막히는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과 비슷하죠. 하지만 도시에서는 어떨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도시에는 우리 자신보다 거대한 무언가가 별로 없으니까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뿐이네요. 어둠 속의 빛, 별이 빛나는 하늘을요.” - 「3. 치료로서의 지구 관찰」 중에서 “동네가 개판이 되고 있어요.” 최근 한 이웃은 새로 들어선 그 야외 카페를 빤히 쳐다보면서 불평했다. “처음엔 카두르가 사라지더니 이제 저게 들어왔네요.” 나는 난처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 이웃은 내가 그 카페에 앉아 있는 모습을 이미 본 적이 있고, 나도 최근 도로변의 조금 더 큰 부지로 이전한 정육점 카두르가 그립다. 몇 평 남짓한 작은 가게였던 카두르는 이 동네의 토박이며 새로 이사 온 사람이며 정말이지 모두가 만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다. 그리고 채식주의자인 내가 자주 방문한 유일한 정육점이기도 했다. 올리브 오일과 견과류를 사기 위해서였지만, 그곳의 유쾌한 분위기가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차이를 중화하는 듯해서이기도 했다. - 「4. 별 없이 항해하는 우주 여행자」 중에서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이러한 원천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말한다. “수천 년 동안 인간종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살았고, 별에서 위안과 경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그런 광경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단절시킨 첫 세대라는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입니다, 라고 데릭스는 말한다. 자연과의 연결, 역사와의 연결, 같은 별을 올려다보았던 우리 이전 세대 사람들과의 연결. 이러한 인식은 우리를 중요하게 만드는 동시에 하찮게 만든다. - 「5. 빛과 밤」 중에서 문화적 차이는 구성원들의 관계를 틀어지게 만들 수도 있고, 돈독하게 다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된 모범적인 예시로는 9/11 테러 당시 국제우주정거장에 있었던 한 미국 우주 비행사의 경험을 들 수 있을 것이다. 9/11 테러 발생 후 그 비행사가 NASA에 보낸 편지를 보면 지구 자체는 의외로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했다. 그가 편지에서 묘사한 것은 러시아 우주 비행사들로부터 받은 도움이었다. 그들은 그에게 보르쉬 요리법을 알려 주고 공감을 뜻하는 러시아어 단어를 가르쳐 주었다. 그가 그 혼란스러운 시기를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준 것은 그런 친절이었다. - 「10. 화성에서의 일몰」 중에서 곧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화성이 내가 지구로부터 정신적으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리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여기 지구에 있으면 우리 자신을 자율적인 존재로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먹고 마시고 숨 쉬어야 함에도 우리...
  •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 [저]
  •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는 시인, 소설가, 극작가이자 네덜란드 언론 기관 『데 코리스판던트』의 우주 전문 기자다. 수상 경력을 가진 작가로 시집 세 권과 소설 한 권을 펴냈으며, 현재 암스테르담에 거주 중이다.
    2021년 네덜란드에서 출간된 그녀의 첫 논픽션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In lichtjaren heeft niemand haast)는 네덜란드 종합 베스트셀러 9위에 올랐고, 2021년 NPO 라디오에서 뽑은 올해의 논픽션으로 선정되었다. 2023년 미국 노튼 출판사에서 영역본이 출간되었다.
  • 양미래 [저]
  • 한국 외국어 대학교에서 정치 외교학을 공부하고 같은 학교 통번역 대학원 한영과에서 번역을 전공했다. 카밀라 샴지의 『홈 파이어』, 파리누쉬 사니이의 『목소리를 삼킨 아이』, 존 M. 렉터의 『인간은 왜 잔인해지는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나는 왜 SF를 쓰는가』, 앤 보이어의 『언다잉』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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