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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닝 : 꽃게잡이 선원에서 돼지농장 똥꾼까지, 잊힐게 뻔한 사소한 삶들의 기록
한승태 ㅣ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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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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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page/148*210*27/69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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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59408443/8959408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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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치열하지만 가난한,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사람들의 이야기 한승태 작가의 데뷔작 ‘인간의 조건’이 《퀴닝》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전국을 떠돌며 온갖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무명의 작가는 2013년 1월 ‘인간의 조건’을 펴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전 르포 문학에서 볼 수 없었던 독보적인 문장에 아무나 할 수 없는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한승태라는 장르’가 탄생했음을 알렸다. 11년이 지난 지금 새로 출간한 이 책은 제목을 작가가 의도한 ‘퀴닝’으로 고쳐 달았고 초판의 오류를 바로잡고 문장을 대폭 다듬었다. ‘퀴닝Queening’은 체스 게임에서 ‘졸(폰)’이 상대 진영 끝에 도달하면 잡힌 말 가운데 어떤 말로도 변신할 수 있는데, 이때 대부분 ‘여왕(퀸)’을 선택하는 것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일종의 계층 상승인 셈이다. 이 책은 ‘퀴닝’을 꿈꾸지만 늘 ‘졸’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진도의 꽃게잡이 배, 서울의 편의점과 주유소, 아산의 돼지농장, 춘천의 비닐하우스, 당진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20대의 한 시절을 보낸 작가 한승태가 일하면서 기록한 메모를 토대로 펴낸 책이다. 한때 ‘워킹푸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저널리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쓴 《노동의 배신》이 주목을 받을 무렵이었다. 말하자면, 작가 한승태는 한국의 바버라 에런라이크다.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미국의 한승태다.)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밀린 사람들이 자본의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퀴닝》이 지독히도 세밀하게 보여주는 까닭이다. 작가는 세상 곳곳에서 ‘졸’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사는지, 여름엔 얼마나 덥고 겨울엔 얼마나 추운지,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음식을 먹고 얼마를 버는지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를 놀랍도록 정밀하게 묘사한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블랙 유머’가 가세한다. 기어이 ‘웃픈’ 이야기 속에서 세상의 냉혹함과 인간의 지독함이 뒤엉켜 일으키는 묘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할 수 있다. 작가는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부조리함 또한 감추지 않는다. 타인의 부조리함을 방관하면서 동시에 비난하지만, 자신 또한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임을 눈치챈다. 과연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 작가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누구라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법한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꽃게잡이 배 선원이나 양돈장 똥꾼처럼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우리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쩌면 그 조건은 그들을 궁금해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들의 안부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답장이다.
  • 꽃게잡이 선원에서 돼지농장 똥꾼까지 1부 ‘이틀발이’는 진도 꽃게잡이 배에서 일한 극한의 시간을 그렸다. 동료들의 얼굴은 모두 짙은 캐러멜빛이었다. 화물선에서 원양어선까지 안 타본 배가 없는 갑판장, 강북 나이트클럽 출신 한주 형, 트럭 행상으로 빚지고 노가다 판을 전전하다가 온 큰형님, 돈 벌어 PC방 차리는 게 꿈인 윤철이 형, 말수가 적은 게 유일한 미덕인 선주. 직업소개소에 갔다가 얼떨결에 통발 배를 선택한 작가는 이들과 파도에 흔들리는 작업장에서 우여곡절의 서사시를 완성한다. 배설의 순간마저 배 난간에서 위태롭게 해결해야 하는 환경에서 작가는 매 순간 흔들리고 절망한다. 2부 ‘빈민의 호텔’에서 작가는 서울의 월 12만 원짜리 고시원에 거주하며 편의점과 주유소에서 일한다. 편의점과 주유소 역시 ‘바다’였다. 직원들은 ‘감정의 바다’에서 일하는 선원이다. 손님의 무례함은 파도와 같다. 이곳들의 파도 역시 좀처럼 멈추는 순간이 없다. 작가는 “누구나 이곳에 감정의 똥덩어리를 잔뜩 싸질러 놓고” 간다고 말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매일 접하는 곳이지만 작가의 ‘극적인 탈출기’를 보노라면 도심의 꽃게잡이 배와 다를 바 없다. 3부 ‘과자의 집의 기록’은 아산의 돼지농장이 무대다. 헨젤을 잡아먹으려고 살을 찌우던 늙은 마녀처럼, 사람들은 돼지를 살찌운다. 그러나 그곳은 과자의 집과 같은 아늑한 공간이 아니라 똥과 오물로 가득 찬 좁은 우리다. 새끼들이 태어나면, 그중 허약해 보이는 새끼는 내동댕이쳐져 죽임을 당하는 곳이다. 양돈장은 주유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정신을 뒤튼다. 숨이 붙어 있는 새끼 돼지를 ‘버릴’ 때, 죽어가는 돼지의 머리를 쇠파이프로 내리칠 때 당신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는 뜻이다. 4부 ‘면죄부’는 춘천의 비닐하우스에서 지낸 이야기다. 일은 어렵지 않았지만, 4월임에도 강원도의 밤은 아직 너무나 춥다. 오이들과 함께 비닐하우스에서 잠들지만, 온풍기 바람을 쐬는 건 오이뿐이다. 추위보다 더욱 작가를 괴롭히는 건 암흑과 같은 적막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주인 부부가 지금까지 만난 고용주 중 가장 좋은 사람들이었는데도 생활환경은 가장 열악했다. 작가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최저임금제가 누구를 위한 규칙인지 이해했다. 그것이 노동자를 위한 제도라는 생각이야말로 지독한 환상이다. 최저임금제란, 정부가 고용주에게 발급해 주는 연말정산용 면죄부일 뿐이다. 5부 ‘T. G. I. F.’는 이 책의 마지막 일터인 당진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의 기록이다. 여기서는 노동을 매개로 얽힌 온갖 아이러니한 군상이 그려진다. 함께 일하는 중국인 동료들을 업신여기는 한국인 노동자들, 업무 특성상 남녀로 양분된 부서 간에 서로 상대편의 급여가 더 높다며 벌어지는 갈등, 혜택은커녕 업무 강도만 세져서 정규직 되기를 거부하는 파견직 노동자들, 동료를 아끼던 이는 해고의 위기에 몰리고, 광기 어린 누군가는 승진하는 상황. 이 모두를 지켜본 작가는 이 노동자들이 실험용 쥐의 등에 키운 인공 장기와 같다고 느낀다. 한국 경제라는 환자를 위해 마음껏 쓰고 버려지는 인공 장기. 생명이지만, 생명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우리도 퀴닝할 수 있을까 에필로그 〈퀴닝〉에서 작가는 다시 꽃게잡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의 결말이자 작가의 말이기도 한 이 글에서, 작가 한승태는 1부에서 거론한 바닷가 마을로 되돌아가야만 했다. 작가의 말마따나, 아무리 힘들었어도 기억은 지나고 나면 좋게 희석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이 왜곡되어도 현실이 바뀌지는 ...
  • 개정판 서문 _관악산 입구 주차장에서 초판 서문 _우리도 퀴닝할 수 있을까? 1 이틀발이 _진도, 꽃게잡이 2 빈민의 호텔 _서울, 편의점과 주유소 3 과자의 집의 기록 _아산, 돼지 농장 4 면죄부 _춘천, 비닐하우스 5 T. G. I. F. _당진, 자동차 부품 공장 에필로그 _퀴닝Queening
  • 한승태 [저]
  • 르포작가. 일하며 글을 쓴다. 쓴 책으로 《인간의 조건》과 《고기로 태어나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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