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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가로놓인 꿈들 : 강대호 소설집
강대호 ㅣ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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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4년 0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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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page/125*189*24/52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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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32042893/8932042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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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꿈은 충분한 망각을 통과해야지만 현실과 같은 구체적인 실감을 획득하는 법이니까” 닮음과 다름, 오마주와 패러디, 소속과 분리 더 나은 영원을 기록하기 위해 씌어진 허구들 언어의 꿈속으로 끈질기게 파고드는 강대호의 세계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언어의 꿈속으로 파고드는 소설가 강대호의 첫번째 소설집 『혹은 가로놓인 꿈들』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20년 『쓺-문학의 이름으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인간세계를 미시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소설 속에서 ‘쓰기-읽기’의 모든 것을 시도하며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작금의 한국문학이 삶의 단면을 담아내 독자의 공감에 호소하려 한다면, 강대호의 소설은 “망치로 독자를 후려쳐 각성케 하고, 머잖아 그 독자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작가가 되어 각성을, 벼락을 역사를 이어”(문학평론가 양순모)나가게끔 추동하는 것이다. 이렇듯 보기 드문 재능을 가진 소설가의 작품을 읽는 독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혹은 알고 있다 여기는 삶의 여러 행태에서 벗어나 ‘충분한 망각’ 속에서 오롯이 작품에만 몰두하는 것. 이때 소설이 그리는 꿈의 세계는 현실과 다름없는 구체적인 실감을 획득하게 되고 작품의 세계관은 더욱 공고해진다. “하나의 삶을 구축하는 구체성이란 결코 하나의 삶의 구체성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강대호의 소설은 우리의 삶이 하나의 구체성에 의해 작동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매일 매 순간 굴러가”야만 하는 하나의 굴레임을 보여준다. 미발표작 다섯 편을 포함해 총 아홉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혹은 가로놓인 꿈들』은 좋은 소설이란 근시안적 미래에 관해 낙관하는 것이 아닌 아직 오지 않은 더 나은 영원을 말하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 ⅰ. 창작 욕구 팀장 k를 포함 총 열두 명으로 구성된 팀이 인공지능 ‘DEUS EX MACHINA’를 변론하는 과정을 담은 「‘DEUS EX MACHINA’를 위한 변론」은 인공지능이 집필한 데뷔작 서른 편을 읽기 위한 독법과 ‘동시-다중 창작’이 가능한 ‘클론’의 무작위적이고 압도적인 글쓰기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글쓰기 창작의 범주와 그 한계에 관해 묻는다. 보르헤스의 역사적인 단편소설 「바벨의 도서관」에 기원을 두고 시작한 이들의 프로젝트는 보르헤스 연구뿐만 아니라 〈도서관〉에 부여된 ‘410페이지에 40행, 각 행 80여 개의 검은 글자, 25개의 철자 기호 수’라는 존재 법칙을 탐구하는 데 골몰한다. “어떤 깨달음이란 충분한 발표를 거쳐야지만 식빵처럼 두툼한 부피감을 얻는”다는 전언처럼 이들의 연구는 한 작가의 창작욕과 이를 재현하려는 인공지능의 욕망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전시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까지 맹렬하게 파고든다. 자신의 연작소설집 『스핀오프』(문학실험실, 2022)에 수록된 두 편의 동명 소설 「프란츠 카프카」를 대상으로 삼은 작품, 「두 가지 〈프란츠 카프카〉에 붙이는 한 가지 주석」은 소설가 k의 작품에 영향을 끼친 바스코 포파와 보르헤스의 연관성을 짚어나가며 강대호식 메타소설의 극점을 보여준다. 제도권에 소속된 문학평론가의 비평과 모씨라는 인물의 개인 블로그를 병치시켜 보여줌으로써 작가 개인이 문단에 의해 호명을 받고 또 외면받는 것까지 단계적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모씨가 헌책방에서 이경림의 『상자들』을 발견하고 이상야릇한 고양감을 느끼는 것으로 끝맺는다. 작가의 창작욕을 앞서 씌어진 작품들에 대한 오마주와 패러디를 통해 보여주는 강대호의 소설은 앞서 활동한 선배 작가들에 대한 경의와 자신이 앞으로 써나가야 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증을 통해 글쓰기의 고뇌과 공허함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ⅱ. 인정 욕구 자기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인물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상대방과 자신을 파멸의 길로 이끈다. 예술의 뒤에 반드시 고통이 뒤따르는 것은 타인의 평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어떤 예술가도 자기 자신의 작품에 완벽하게 만족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인간의 생존권 앞에 인정 욕구를 놓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도 박지유의 시에 매혹된 채 그의 시선집 작업 과정에 대해 묻는 「아이들의 신」의 박 교수 역시 끝끝내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인물이다. 그의 뒤치다꺼리를 자청했던 대학원생 화자에게 그는 꽤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사람이었으나 문제는 박 교수 자신이 이를 인정하려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훗날 동네 바보라 불리던 설기의 작품이 유명 예술가의 눈에 들어 재평가를 받게 되었던 것처럼, 뛰어난 예술은 그 가치에 대한 정의를 언제 달리할지 모른다. 자신에게 뛰어난 재능이 있음에도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인물도 있다. 「늦잠」의 화자인 ‘나’는 자신의 꿈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루시드 드리머’가 된 이후에도 하늘을 날지 못한다. “적당히 자애롭고 예민한 또 적당히 이해할 수 없는 면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 이명숙의 굴레에 갇힌 채로 영원히 매 맞는 아이에서 자라나지 못하는 것이다. 광기에 사로잡힌 이명숙이 악귀로 변한 상태로 어린 화자를 먹지도, 자지도 못하게 하고선 폭력을 일삼을 때도 ‘나’는 작은 저항조차 하지 못한다. 그런 화자가 자신에게 루시드 드림을 전수해준 k의 재능에 최초의 굴욕을 느끼고, 열정보다는 굴욕을 느끼고, 참을 수 없는 굴욕과 증오를 느끼는 것은 귀신 같은 어머니가 아닌 살아 있는 인간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잠...
  • ‘DEUS EX MACHINA’를 위한 변론 아이들의 신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전 현재에서 지속되는 과거(들) 용빌, 혹은 가로놓인 꿈들 두 가지 「프란츠 카프카」에 붙이는 한 가지 주석 늦잠 반아 더 나은 해설│세 개의 무기력과 영원히 더 나아지는 꿈·전청림 작가의 말
  • 역사적으로 세계의 질서에 불만을 품고 이를 붕괴시키고자 했던 많은 예술가가 실상 혐오라는 세계의 다른 질서를 견고하게 쌓아왔듯이, 이 이상한 세계에서 한 방향으로 걷는 것은 동시에 그 반대편으로 걷는 것이고, 어쩌면 아직도 많은 이가 예술에 대한 갈망을 놓지 못하는 이유 역시 바로 이 (반)탐험에 대한 설명할 수 없는 애수 탓이다. 영원히 어느 방향으로도 걸어 ‘나갈’ 수 없는 삶에 대한 망각. 이것이야말로 예술을 지탱하는 불온한 근간일지 모른다. -「‘DEUS EX MACHINA’를 위한 변론」 여기, 당신이 남겨둔 시가 있다. 박지유의 시가 그랬듯, 설기의 조각이 그랬듯, 당신 자신조차 무엇을 쓰는지 무엇을 행하는지 모르고 남겨두었을 시. 단 한 줄도 불태우지 않고, 단 한 줄의 거짓말도 보태지 않은, 끔찍하도록 사랑했던 당신의, 또 한 편의 시가 여기. -「아이들의 신」 아이는 오만했다. 오만한 것은 멋진 일이다. 진짜 오만한 것은 말이다. 진짜 오만한 것은 자기밖에 다른 오만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진짜 오만한 것은 유일하게 오만하다는 뜻이다. 나는 아이의 오만함을 사랑했다.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전」 “전 가끔 좀비들을 이해할 것 같아요. 지루한 거예요! 좀비를 혐오하는 이들은 그들이 고통이 두려워 좀비가 되었다고 말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그들은 오히려 누구보다 고통을 사랑하고 갈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너무 지루했던 거죠! 어떤 고통도 결과적으로 죽음을 상상케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지독한 허무죠. 어쩌면 좀비가 되어 거리를 뛰어다니며 총질을 해대는 이들과 강화유리 너머로 그들을 관찰하고 혀를 차며 무료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 사이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들은 모두 지루한 겁니다. 좀비도, 또 당신도요.” -「현재에서 지속되는 과거(들)」 우루는 제 머리 위로 모종의 장력이 발생함을 느꼈다. 마치 팽팽히 당겨진 실처럼 자신을 하늘로 끌어 올리려는 힘이 있었고, 우루는 이를 따라 날아오르는 대신 회전을 지속했다. 존재가 아래로 활짝 펼쳐지는 것처럼 아득한 환희를 느꼈다. 환희는 죽음을 상상케 했다. 우루는 환희가 상상케 하는 죽음 안에서 영원과 포옹한 적이 있다고 믿었다. -「용빌, 혹은 가로놓인 꿈들」 감은 눈 안으로 은은하게 스며드는 햇볕이 짧고도 기이인………………………… 잠의 여운을 점차 밀어내듯이. 그러므로 이때 ‘다시’가 암시하는 모종의 망각이 언제 또 일어났는지에 대한 추궁은 다시, 유보될 것이다. 어떤 꿈은 충분한 망각을 통과해야지만 현실과 같은 구체적인 실감을 획득하는 법이니까, 아무려나. -「두 가지 「프란츠 카프카」에 붙이는 한 가지 주석」 네가 조금씩 꿈으로, 비행으로 치닫는 동안 이명숙은 조금씩 안개와도 같은 무기력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너의 얼굴에서 죽음을 본 이후, 이명숙은 너를 패지 않았다. 네가 아직 k를 만나지 않은 시절, 또 루시드 드림에 깊게 빠지지 않은 시절에도 이명숙은 종종 너의 얼굴에서 죽음을 보았고, 죽음은 이명숙의 모든 말을 앗아갔다. -「늦잠」 “나는 오후 1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태어났다. 정확히 기록해두지는 않았지만 오후 2시에 가까웠다고 어머니는 말했다. 오후 1시 56분이나 오후 1시 39분 따위 시각을 떠올릴 수 있다. 나는 오후 1시 56분에 태어났을 수도, 오후 1시 39분에 태어났을 수도 있다. 어쩐지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다. 나는 오후 1시에서 오후 2시 사이, 정확하지 않지만 오후 2시에 가까운 시각 태어났다. 그것만이 진실이다.” -「반아」 더 나은 삶을 살자. 우리는 약속했다. 언제인지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였더...
  • 강대호 [저]
  •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20년 『쓺-문학의 이름으로』를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창작 모임 〈동인동인〉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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