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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 임지은 시집
임지은 ㅣ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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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4년 0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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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page/124*210*0
  • ISBN
9788937409424/8937409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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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연한 표정으로 태연하지 않은 세계를 말하는 담대한 시인 누워 있는 시가 일으키는 당연한 것들의 특별한 힘
  • 시인 임지은의 세 번째 시집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가 민음의 시 322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 세계를 받아들이는 임지은의 방식은 그의 자서에서부터 드러난다. 그는 “교양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세 번째 시집이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적는다. 그러니까 임지은은 상상에서 시작해 현실로 내려앉는 사람. 내려앉은 현실에서 문득 보이는 당연한 것들의 특별함을 콕 찌를 줄 아는 사람이다. ‘교양 있는 사람 되기’는 눈에 보이지 않아 측정이 불가하며 달성이 모호한 목표처럼 보이는 반면, ‘세 번째 시집 있는 사람 되기’는 언뜻 달성할 수 있고 결과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목표처럼 보인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세 번째 시집 있는 사람 되기’라는 목표 역시 종이에 납작하게 적힌 말 뒤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얼마나 많은 시가, 얼마나 많은 지난함과 고단함이 담겨 있는지 측정하기 어렵다. 임지은의 시들은 이렇듯 한번에 편안하게 읽힌 뒤, 그대로 지나쳐 가려는 사람의 발목을 잡아챈다. 지나쳐 가려던 자리로 다시 돌아와 한번 더, 곰곰 문장을 읽다 보면 임지은이 말을 비트는 듯 보이면서도 새삼 당연한 것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어쩌면 특별한 일이 일어나도 특별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현실이 있다는 것을 거꾸로 받아적는다는 뜻이 아닐까? 임지은의 시를 읽고 나면 당연한 것이 작동하는 세상의 당연함이 슬쩍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당연한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힘. 그것이 임지은이 불러일으키는, 종이에 가만히 누워 있는 시의 힘이다. ■우리도 왕이 될 수 있어 시집의 제목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는 수록 시 「눕기의 왕」의 한 구절(“이 시는 지금 누워 있고/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로부터 왔다. 이 시는 ‘누워 있을 것’의 의지를 당당하고 뻔뻔하게, 나른하고 단호하게 진술하는 작품이다. 어떤 이유로 눕는다거나, 누워 있었기에 어떤 일이 생겼다거나 하는 인과가 뒤섞인 채 우리는 시의 화자와 시가 음…… 누워 있었군…… 하는 사실만을 마음에 아로새기게 된다. “아침이 돼서야 이를 닦는다/ 누워 있었기 때문에……” “다른 걸 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안 하는 거다// 왜? 누워 있으려고”라는 식. 결국엔 “졸음”까지 “데리고 와 같이 눕는다”(「눕기의 왕」). 이 단순하고도 어딘지 웃음이 나는 임지은식 문답을 상상해 본다. “어제 뭐 했어?” “누워 있었어.” “왜?” “누워 있으려고.” 일상의 어떤 구간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세계. 아마도 그 단순하디 단순한 대답을 하는 사람의 얼굴은 뿌듯함으로 빛나고 있을 것만 같다. 문학평론가 최선교는 해설에서 “이건 시집의 자세이기도 하지만, 시집을 읽는 사람이 따라 할 수 있는 자세이기도 하다.”라고 제안한다. 좋은 걸 좋다고, 지금 하는 걸 하고 싶어서 그냥 한다고 말하는 시인의 화법과 보법을 따라 읽고 살기. 그것이 어쩌면 ‘뭔가의 왕’이 취할 법한 자세 아닐까. ■너무 열심히 사는 세상에서 하는 딴생각 임지은은 묻는다. “다들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거야?”(「기본값」) 우리 모두 대부분 현실에서 이런 질문을 들으면 이렇게 되받아 말할 것이다. “너도 열심히 살잖아.” 시 속 화자의 친구 역시 비슷하게 말한다. “너도 밥 먹고 시만 쓰잖아”(「기본값」). 시인은 ‘열심’이 기본값이 아닌 ‘보통’이 보통인 시대를, ‘대충’도 괜찮은 세상을 바라지만, 시인이 되돌려받은 친구의 말마따나 세상의 이모저모를 관찰하고, 머릿속에서 떠도는 생각 채집에 숨 가쁜 이가 바로 그 자신이다. 시집 『이 시는 누워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에는 온...
  • 자서(自序) 1부 사물들 13 식물원에 와서 쓰는 동물원 시 15 경계 문지르기 17 발바닥 공원 20 팀워크 22 기본값 24 크리스마스로 시 쓰기 27 눕기의 왕 30 미스치프와 시쓰기 32 토끼잠 34 산 책 37 꿈속에서도 시인입니다만 2 41 코로나 시대의 낭독회 44 입장들 46 결말들 48 2부 반려돌 53 가장 좋은 저녁 식사 54 혼코노 56 비 오는 날의 다중 우주 59 구조주의 60 반납 63 정리하지 않은 게 정리 66 프랑스 댄서 69 숨바꼭질 74 상한 두부 한 모 76 비상구 78 유기농 엄마 79 수중생활 82 네모 없는 미래 85 3부 무한리필 89 자는 동안 92 들고 가는 사람 94 과대포장 96 덕수궁에 왔다가 들어가지는 않고 98 심은 꽃 100 파꽃 102 모조 꽃 105 병원에 갔어요 106 똑똑 108 조건 가정 111 발 빠짐 주의 114 유턴하는 생활 116 뺑뺑이 맑음 119 남은 부분 122 4부 죽은 나무 심기 127 새로움과 거리에 관한 하나의 견해 129 신인과 대가 132 과일 교도소 134 탈의실 136 앨리스 나라의 이상함 138 밀봉된 캔의 역사 142 침묵에 가까운 일 미터 144 세탁기 연구 145 책상 연구 148 독자 연구 150 악몽은 사적인 동물 152 모자(속에 사는 사)람 154 팔자 주름 157 초...
  • 뭐든 중간이라도 가려면 가만히 있어야 하고 가만히 있기엔 누워 있는 것이 제격이니까 다른 걸 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안 하는 거다 왜? 누워 있으려고 -「눕기의 왕」 그렇게 토끼는 죽은 듯이 잠이 들었고 거북이는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이때부터 토끼의 비극이 시작된 겁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누구도 토끼를 깨워 주지 않았다는 것 -「토끼잠」 당신이 탄 버스가 부산행이라는 믿음만이 당신을 부산으로 데려다줍니다 행복엔 잘잘못이 없고 계속하면 됩니다 -「꿈속에서도 시인입니다만 2」 언어는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해와 다툼과 싸움이 같은 뜻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말에도 창문이 있고 먼지가 쌓인다는 것을 모른다 실어증을 앓는 사람은 쓰레기를 버리려다 쓰레기통까지 버린 사람이다 -「정리하지 않은 게 정리」 오후에는 우산을 챙기라고 오늘은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고 기상청은 날씨를 돌려 말하지만 무엇이든 끝내고 싶을 땐 끝! 이라고 해야 한다 끝은 돌려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뺑뺑이 맑음」
  • 임지은 [저]
  • 대전에서 태어나, 2015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무구함과 소보로』와 『때때로 캥거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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