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창작과 비평>으로 문단에 등단한 이후, 시인이자 소설가, 평론가로 활동중인 작가의 장편소설. 소설로 쓴 20세기의 생애. 인물소설 형식을 빌어 파란의 20세기를 형상화한 작품이다.대대로 첩실의 후손이었던 외가의 족보가 복잡 다단하게 얽히고 설킨 인간들의 삶으로 펼쳐지지만 실상 그것은 젊은 날의 불완전한 혁명과 그보다 몇 갑절 길고 참혹한 비극으로 이어지는 20세기의 생애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막 임종을 앞두고 자신이 살아온 1백 년을 회상하는 작품 속 화자 '나'는 20세기 그 자체이기도 하다.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와 살을 맞대고 서로 사랑하며 상처주는 작품 속 인물들 역시 치밀하게 동원된 장치일 뿐이다. 각자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남동생', '외삼촌' 과 '첫째 이모' 등 구체적인 호명을 갖고 움을 움직이긴 하되 그들의 동선(動線) 거리는 각자가 맡은 20세기의 밑그림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그 밑그림 위에 작가는 20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파국으로 몰고 간 사조와 신화와 이념과 사건들을 채색한다.
'전생의 전생'을 되살리면서 나의, 그리고 세계의 20세기를 이해하고 그 '과거 지향'을 미학적으로 역전시킨다는 과제는 내 능력에 비해 터무니없는 욕심이었을까 (…) 나는 이 글이 20세기가 인격화하여 스스로 쓰는 자서전이 되게끔 하려고 20세기를 공부했다.- '작가 후기' 중에서
작가의 고백처럼 [파경과 광경]은 인물소설 형식을 빌어 파란의 20세기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대대로 첩실의 후손이었던 의가의 족보가 복잡 다단하게 얽히고 설킨 인간들의 삶으로 펼쳐지지만 실상 그것은 젊은 날의 불완전한 혁명과 그보다 몇 갑절 길고 참혹한 비극으로 이어지는 20세기의 생애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막 임종을 앞두고 자신이 살아온 1백 년을 회상하는 작품 속 화자 '나'는 20세기 그 자체이기도 하다.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 나와 살을 맞대고 서로 사랑하며 상처 주는 작품 속 인물들 역시 치밀하게 동원된 장치일 뿐이다. 각자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남동생', '외삼촌' 과 '첫째이모' 등 구체적인 호명을 갖고 움을 움직이긴 하되 그들의 동선(動線) 거리는 각자가 맡은 20세기의 밑그림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그 밑그림 위에 작가는 20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파국으로 몰고 간 사조와 신화와 이념과 사건들을 채색한다.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울퉁불통 위태롭게 전개되는 개인들의 생애, 그 틈을 비집고 출몰하는 전(全) 시대의 신화와 종교와 역사와 예술가들…. [파경과 광경]에는 이 모든 것들이 들어와 알 듯 모를 듯한 은유와 비약과 초월로 뒤섞이며 파란 많았던 한 세기의 자서전으로 변주되고 있다.
따라서 [파경과 광경] 은 매우 난해하다 20세기를 몸으로 겪지 않고는, 아니 20세기를 포괄한 동·서양 전(全) 인류의 역사와 신화와 예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고는 읽어 내려가기조차 힘겨운 소설일 수 있다.
그러나, 작가 김정환이 이처럼 쉽지 않은 글쓰기를 시도한 이유는 간단하다.
실패로 끝난 20세기를, 전생의 전생, 그러니까 인류 전체의 역사와 신화를 추적해서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자는 것 그것이 비록 형편없이 낡아진 죽음으로 귀착될지라도 한번 통렬하게 반성해보겠다는, 그래야만 후대에게 20세기를 온전한 모습으로 물려줄 수 있다는 20세기 사람으로서의 책무감 때문이다.
이미 역사서 '20세기를 만든 사람들'과 '상상하는 한국사', 시집 '순금의 기억' 등 일련의 저서들을 통해 20세기의 꿈과 좌절을 이야기해온 김정환의 작업은 이제 소설 [파경과 광경' 으로 이어지며 한 굽이를 치게 되는 것이다.
김정환
:시인이며 소설가, 평론가
1954년 서울 마포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 졸업. 1980년 '창작과 비평' 으로 등단.
1982년 첫 시집 '지울 수 없는 노래' 이후 '하나의 二人舞와 세 개의 一人舞', '황색 예수전 1,2,3', '해방 서시', '텅 빈 극장', '순금의 기억' 등 20여 권의 시집을 냈으며, 소설 '세상 속으로', '그 후', '사랑의 생애'...를 발표했다.
1.총성과 신화
2.뚱보왕의 자동차
3.여성은 죽은 혼
4.생각하는 사람
5.살로메
6.개와 인간의 혁명
7.진리력
8.기억이 녹는 시간
9.비극적인 육체
10.백 년 전 내란과 패전
김정환 [저]
시인이자 소설가, 평론가이다.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0년 [창작과비평]에 시 [마포, 강변에서]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문단에서 '이윤에도 성공에도 심지어 가독성에도 무심한 사람, 지독하게 무심해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으로 꼽힌다. 후배 시인 진은영은 "장사꾼도 혁명가도 번역가도 예술가도 늘 계산을 한다. 이 시집에는 없는게 없이 모든게 있지만, 유일하게 계산이 없다" 고 그를 칭했다. 시대와 인물에 대한 성찰과 음악, 미술, 철학 등 자유분방한 글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있다.
시집 [지울 수 없는 노래] [황색예수전] [회복기] [좋은 꽃] [해방서시] [우리, 노동자][기차에 대하여] [사랑, 피티] [희망의 나이] [하나의 이인무와 세 개의 일인무] [노래는 푸른 나무 붉은 잎] [텅 빈 극장] [순금의 기억] [김정환 시집 1980~1999] [해가 뜨다] [하노이-서울 시편] [레닌의 노래] [드러남과 드러냄][거룩한 줄넘기] [유년의 시놉시스] [거푸집 연주] 등이 있다. 백석문학상과 아름다운작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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