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의 발달은 인간의 활동영역을 넓혀 주어, 생활방식의 변화와 사고방식 및 이에 수반되는 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 2004년 4월 1일 고속철도 개통과 더불어 남북철도 연결 및 범아시아 관통철도 등이 개통되면 경제, 사회, 문화적인 변화는 더욱 더 지대할 것이다. 그러나 교통의 발달은 단순히 교통수단의 발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수단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역사(驛舍)의 발전이 수반되어야 한다. 따라서 급변하는 교통수단의 변화는 역사(驛舍)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역사(驛舍)는 단순히 교통시설물 중의 하나로 인식되어 이에 대한 연구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과거의 마역사 등에 대한 교통을 위한 건축물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진 것이 없다. 이는 아마도 과거에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기인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과거에 있어서도 위정자(爲政者)들은 국토를 확장하고, 각 지역을 효과적으로 통치하고, 각 지방의 공물을 중앙에 효과적으로 전송(傳送)하기 위해 교통이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었다. 또 교통에 수반되는 교통건축에서는 여러 지방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음식을 취하고 휴식과 숙박을 하면서 각 지역의 정보 교환과 문화전파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조선시대의 많은 문학작품이 여행 중 역(驛)의 누정(樓亭)에서 쉬면서 이루어진 것임을 생각해 볼 때, 당시 교통건축은 주변과 어우러진 훌륭한 경관으로 말미암아 문화예술의 산실이 되었다. 따라서 교통수단이 오늘날보다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의 교통건축은 당시 다소 정체적인 생활에 활력을 갖게 해주어 어떤 면에서 보면 오늘날의 교통건축보다 문화교류 및 생활에 미친 영향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철도(鐵道)의 등장에 따른 근대교통의 발전은 근대(近代)로의 전환에 대한 원동력이 되었다. 철도의 발달은 마을 구성을 촌락(村落)에서 도시(都市)로 바꾸어 놓았고, 이에 따라 사회구조 자체를 도시중심으로 변경시켜 놓았다. 따라서 철도는 근대사회에 대한 상징으로, 철도역사(鐵道驛舍)는 이러한 전환기적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유형의 건축이 되었다.
이 책은 역사(驛舍)라고 하는 특정용도의 건축을 중심으로 삼국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역사(驛舍)의 변화과정과 각 시대별 특징을 살펴보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건축에 대한 연구는 주로 전통건축과 근·현대건축이 분리되어왔는데 이 책은 이에 대한 연결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 책의 필자 김종헌은 전통건축과 근·현대건축을 분리시키는 연구 방법이 한국인에 적합한 현대건축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건축계에서 주로 논의되었던 형태나 공간 사상으로서보다는 생활사적 접근을 통해 전통건축과 근·현대건축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과거의 마역사들이 오히려 오늘날의 철도역사들 보다 문화적 교류와 활동이 많았고, 과거의 사찰들은 교통로에 따라 배치되어 고려의 역도와 정확하게 일치되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또 조선후기의 주막들이 우리나라 근대적 단지계획과 한국근대건축의 효시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 자본과 토지를 이용하여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일본의 철도역사가 서양철도역사에서 보여 지는 근대적 성격을 지니지 못하고 있으며, 근대적 개념의 새로운 도시가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게 되어 우리나라의 각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도시구성이 왜곡되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의 필자는 건축을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중심으로 살펴보게 됨에 따라 건축을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연결된 연속된 흐름 속에서 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면서 건축을 건축가들만의 독특한 전문적인 영역으로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연관된 종합적인 학문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이 책이 건축을 전공한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삶의 생활 방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책 머리에서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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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역사 속의 역사 - 5
1. 한국건축에서의 전통과 근대 - 5
2. 역사 속의 역사 - 9
3. 마 역사에서 철도역사까지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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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역사의 역사 - 15
1. 역사의 개념적 변화 - 15
2. 철도의 발전과 철도역사 - 22
3. 근대건축과 철도역사 -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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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역사 - 55
1. 고통의 발달 - 56
2. 역사의 성격 -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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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장 교려시대의 역사 - 69
1. 고려시대의 교통 - 69
2. 교통건축의 종류와 특성 -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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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장 조선시대의 역사 - 97
1. 조선시대의 교통 - 97
2. 교통건축의 종류 및 특성 -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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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대한제국기의 역사 - 161
1. 철도의 도입과 전통적 교통건축의 변화 - 161
2. 대한제국기의 철도역사(1899~1906년) -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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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장 일제강점기의 역사 - 207
1. 일제강점기 한국철도의 성격 - 207
2. 철도역사의 시기별 특성 - 231
3. 한국철도역사의 유형분석 -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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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장 이동을 위한 공간에서 생활 공간으로 -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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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339
김종헌 [저]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동대학원(공학박사)을 졸업하고 2004년 4월 1일 현재 배재대학교 건축학부 부교수 및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축평론분야로서는 처음으로 공모가 진행되었던 1984년, 제1회 꾸밈건축평론상 수상자로서 건축평론동우회와 건축비평가그룹 DAZ의 회원 및 한국건축역사학회 이사를 역임했다.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에 주된 관심을 갖고 전통과 근·현대를 연속성의 개념을 통해 한국건축사를 풀어가고 있다. 2000년에는 안채, 사랑채를 주거 내에서 사회적 공간의 분화라는 개념으로 재해석하여 정보화 사회에 적합한 재택근무를 위한 주거 'HOMOFFICE 21'을 개발하여 건축설계분야로서는 처음으로 실용신안을 등록했다. 2001년에는 한국건축에 대한 다양한 내용의 멀티미디어 컨텐츠 '한국건축의 이해'를 제작하였다. 2003년에는 전진삼과 함께 9명의 건축가를 초청하여 '한국건축의 자생력'이라는 건축전시회를 기획하였고, 목조건축의 이음과 맞춤의 결구시스템을 응용하여 철골조 공포 디테일을 개발하여 특허를 출원하였다. 덕수궁 지표조사, 명동성당, 배재학당 등 문화재 보수 공사 등에 관여하고 있고, 현재는 등대건축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이 책은 그의 이러한 활동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쌓게 해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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