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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솔기는 여기 
사이하테 타히(最果タヒ), 정수윤 ㅣ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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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0년 07월 30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112page/128*191*12/193g
  • ISBN
9788960906334/8960906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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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정보
  • “타히의 놀이터에 어서 오세요” 국내 처음 소개되는 사이하테 타히의 3부작 연작 시집 지금 일본 현대시를 대표하는 인물을 물었을 때, 많은 이가 같은 곳을 가리킬 것이다. 시의 개념을 부수고 그 자신이 장르가 되었다고 평가받는 시인 사이하테 타히가 서 있는 곳이다. 얼굴도 본명도 알려지지 않아 수수께끼 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2006년 제44회 현대시수첩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문단에 등장한다. 2008년 당시 여성 작가 최연소인 만 21세에 첫 번째 시집 『굿모닝』으로 제13회 나카하라 주야상을 수상하며 새 시대 시인의 탄생을 알렸다. 이번에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3부작 연작 시집 『사랑이 아닌 것은 별』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사랑의 솔기는 여기』는 각각 타히 시집 중 3, 4, 5번째에 해당하는 시집이다. 앞선 시집들이 시인으로서 확고한 자기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나왔다면, 시인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시의 윤곽을 더듬으며 써 내려간 3부작 시집은 타히 시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의 언어를 제약 없이 건져 올려 섬세하게 직조해낸 타히의 시는 독자적인 세계관과 새로운 차원의 표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운율감이 특징이다. 그는 죽음, 고독, 사랑, 상실, 허무와 같은 갈 곳 잃은 청춘의 감정들을 직시하고 날것 그대로의 언어로 생생히 그려낸다. 생의 감각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단숨에 발산하는 타히의 시는 무모하고, 그래서 더욱 찬란히 빛나는 젊은 날의 초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인다.
  • “시는 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장르를 허물고 경계를 넘어 시의 가능성을 확장해나가는 시인 타히의 시는 책을 넘어선다. 우리는 타히의 시를 영화관에서, 전시회에서, 호텔에서, 대형 전광판에서 볼 수 있다. 영화감독 이시이 유야는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를 읽고 영감을 받아, 시집을 모티프로 동명의 영화를 제작한다. 한국에서는 〈도쿄의 밤하늘은 가장 짙은 블루〉라는 이름으로 개봉한 영화는 제67회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인터넷 세대를 대표하는 시인답게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시를 갖고 놀지 늘 궁리한다. 내려오는 시를 쏘아 시어들을 해체하는 슈팅 게임, 사용자가 지정한 인물 사진의 눈·코·입에서 시가 쏟아져 나오는 애플리케이션, 시를 음악으로 변환하는 사이트 개설 등 폭발하는 아이디어에 한계란 없다. 특히 지역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모빌과 비디오 아트 등을 활용해 시 전시회를 개최하며 ‘타히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나아가 호텔과 연계하여 방을 시로 꾸민 ‘시 숙박’을 기획하여 시를 읽는 것에서 몸소 체험하는 것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한편, 2020년도 와세다대학 국제교양학부 입시 문제에 타히의 에세이가 지문으로 출제되면서 ‘사이하테 타히 현상’이 젊은 층에 국한된 한때의 신드롬에 그치지 않음을 방증했다. 장르를 허물고 경계를 넘어 시를 더 재미있고 친숙한 것으로 만들려는 다양한 시도는 사이하테 타히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시는 일상 어디에든 우리 곁에 있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계속해서 현대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타히는, 다음 행보를 예측할 수 없기에 앞으로가 기대된다. 사랑과 상실로 점철된 시대를 응시하는 내면의 목소리 『사랑의 솔기는 여기』 타히는 『사랑의 솔기는 여기』를 발표하며 3부작 연작 시집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다니카와 ?타로 이후 현대시의 명맥을 잇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한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랑을 둘러싼 온갖 감정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하고 도려낸 시들은 독자에게 자신의 곁을 조금 더 친절히 내어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면서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과격함과 상냥함을 오가며 시로 벌어진 상처를 기워나간다. 일상 어딘가에 좋아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이 너의 진정한 유언이다. 가족이나 연인이나 친구라는 존재도 훌륭하지만, 그건 제쳐두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샴푸통이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큰 은행나무가, 죽은 너의 영혼을 감싸고, 그렇게 조개처럼 딱딱하게 닫힌다. 영원이 시작된다. 네가 눈을 깜박이듯, 매일 한순간 사랑했던 것들과 함께. _「진주의 시」 23쪽 모호한 경계와 관계 사이에 놓인 여러 형태의 크고 작은 사랑들, 끝없이 이어지는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타히는 노래한다. 그의 시는 지극히 사적이고 연약한 개인의 내면을 홀로 마주하고 차분히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깊은 밤, 고독을 벗 삼아 리드미컬하게 변주되는 청춘의 문장들을 읽다 보면 내 안에 잠겨 있던 시들이 하나둘 깨어날 것이다. 방학이 되어 텅 빈 교실처럼 허전해진 그곳에, 작고 어린 새 한 마리 데려오는 기분으로, 당신은 서점에서 이 한 권의 시집을 손에 들었을까. 조용히 이 책을 집어 들고, 자기만의 외딴 방으로 돌아가는 당신에게. 우리의 소소하고 집요한 언어의 투쟁이, 마음속 횃불을 태우기 위한 장작이 되기를. 어쩌면 염증으로 벌어져 손상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상에, 한 뼘만큼의 사랑의 솔기가 되기를. _「옮긴이의 말」 112쪽
  • 스쿨 존 핀홀카메라의 시 비닐우산의 시 겨울은 해가 빨리 진다 바다 진주의 시 프리즘 원 신 하이 스피드 스타벅스의 시 12세의 시 방을 사다 굿모닝 안티-안티 발렌타인 흰색 영원에 닿다 실 투명의 시 문학 10세 대설경보의 시 빛의 냄새 구글 스트리트 뷰 스니커의 시 BABY TIME 우주비행사 생일의 시 부재중 레드의 시 정령마의 시 영화관 꿈의 주인 자기소개 언덕길의 시 유리의 시 공룡과 종이 구형의 물체 연말의 시 5년 후, 태양계, 물빛 흰 꽃 조개잡이의 시 무한의 혼령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뿜어 나오는흰 빛을 언어로 변환하다. 시인의 말 한국어판 인사말 옮긴이의 말
  • 일상 어딘가에 좋아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이 너의 진정한 유언이다. 가족이나 연인이나 친구라는 존재도 훌륭하지만, 그건 제쳐두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샴푸통이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큰 은행나무가, 죽은 너의 영혼을 감싸고, 그렇게 조개처럼 딱딱하게 닫힌다. 영원이 시작된다. 네가 눈을 깜박이듯, 매일 한순간 사랑했던 것들과 함께. _「진주의 시」 23쪽 우주의 끝에서 우리 집과 비슷한 조명기구가 자전하고 있다, 빛 주변에는, 먼지 같은 암석이 서로 부딪히며, 차차 커다란 별이 되어갔다. 우주 어딘가에 알몸의 지적 생물이 걸어 다니는 별이 있고, 그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안심이 된다. 예쁘다는 이유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어느 별에서는 인정해줄지도 모른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는 일도 있으리라. 우주의 끝에서는. _「방을 사다」 34쪽 당신이 태어난 의미를, 내가 만들 수 있을 리 만무하며, 이미 태어난 사람을 사랑하는 일 따위 불가능하다, 아침이 끝나고, 밤이 시작되는, 이 일련의 사건에 너의 이름을 장식하고 싶다. _「문학」 49쪽 아침에서는 빛의 냄새가 난다. 기껏 모아둔 것들이, 증발하여 세계의 모든 벽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산다는 게 모호해도 상관없잖아, 멋대로 아름답게 존재하는 풀과 구름이 있는데, 어째서 산다는 걸 기적이라 부르니. _「빛의 냄새」 54쪽 스쳐간 사람, 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 사람, 같은 산소를 공유한 사람, 조금도 청결하지 않은 바다가, 산이, 햇살에 반짝여서, 우리는 덮어놓고 예쁘다고 중얼거린다. 괜찮아, 이 거리가 싫어도 살아갈 수 있어. _「언덕길의 시」 79쪽 아름답다고 생각한 광경은 모두 색을 띠고 있었다. 이름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하다못해, 녹아들고 싶다. 최악의 일과 너의 모든 상처에 녹아, 내가 살아날 때마다, 모조리 과거로 만들고 싶다. _「구형의 물체」 84~85쪽 방학이 되어 텅 빈 교실처럼 허전해진 그곳에, 작고 어린 새 한 마리 데려오는 기분으로, 당신은 서점에서 이 한 권의 시집을 손에 들었을까. 조용히 이 책을 집어 들고, 자기만의 외딴 방으로 돌아가는 당신에게. 우리의 소소하고 집요한 언어의 투쟁이, 마음속 횃불을 태우기 위한 장작이 되기를. 어쩌면 염증으로 벌어져 손상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상에, 한 뼘만큼의 사랑의 솔기가 되기를. 그리고 어느 계절이 좋은 밤에, 현실이든 꿈이든 그 어떤 곳에서, 시의 낭독으로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나는 바란다. _「옮긴이의 말」 112쪽
  • 사이하테 타히(最果タヒ) [저]
  • 1986년에 태어났다. 제44회 현대시 수첩상 수상. 2007년 첫 시집 『굿 모닝』 출간. 같은 작품으로 제13회 나카하라 주야상 수상. 2015년 시집 『사랑이 아닌 것은 별』로 제33회 현대시 동백꽃상 수상. 다른 작품으로 『하늘이 분열되다』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사랑의 솔기는 여기』 『천국과, 엄청난 여유』, 소설로 『별이나 짐승이 되는 계절』 『소녀 ABCDEFGHIJKLMN』 『십 대에 공감하는 인간은 모두 거짓말쟁이』, 에세이집에 『너의 변명은 최고의 예술』 『모구의 무한대승』 『‘좋아해’의 인수분해』 『콤플렉스 프리즘』, 아티스트 기요카와 아사미와의 공저 『천년 후의 백인일수』 등이 있다.
  • 정수윤 [저]
  • 저자 정수윤은 1979년 서울 출생의 작가, 번역가다. 다자이 오사무 전집을 시작으로 미야자와 겐지 『봄과 아수라』,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이노우에 히사시 『아버지와 살면』, 와카타케 치사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일본 산문선 『슬픈 인간』, 사이하테 타히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등 시·소설·산문·희곡에 걸쳐 일본 근현대문학을 이끌어온 다양한 명작을 우리말로 옮겼다. 어린 시절 읽고 또 읽은 세계문학전집 한 질의 영향으로 문학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무엇을 꿈꾸며 살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 여러 직장을 다니다가 와세다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문학 작품을 번역하며, 꿈속처럼 살고 사는 것처럼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장편동화 『모기소녀』가 있다. 여러 분야 창작자들과 5년을 함께 보낸 공동 작업실 벽에 ‘日日是好日(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 돌아보면 작업실을 오가며 늘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날마다 고독한 시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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