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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친 면의 대화 : 지금, 한국의 북디자이너
전가경 ㅣ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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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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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page/145*225*29/77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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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61964432/896196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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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가장 깊은 곳에서 펼쳐지는 열 편의 대화 우리 앞에 놓인 한 권의 책, 그 형태를 만드는 사람들 2010년대 이후 한국 출판의 지형을 책-디자인으로 그리다 한국의 북디자이너 인터뷰집 시각 문화 연구자 전가경이 현재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북디자이너 열한 명(열 팀)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쓰고 엮은 대담집 『펼친 면의 대화: 지금, 한국의 북디자이너』가 출간되었다. 2022년부터 2년간 진행한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책과 디자인에 관한 저자와 디자이너들의 대화가 골자를 이루고, 사이사이 삽입된 저술이 출판의 역사와 책의 형태를 둘러싼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하우스와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두루 아우르며 상업 출판부터 미술 출판에 이어 독립 출판까지, 다양한 분야와 언어권을 넘나들며 각기 다른 방법론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열한 명의 작업자를 한데 묶는 주제는 다름 아닌 종이책이다. 그래픽디자인을 연구하고 대구에서 출판사 사월의눈을 운영하는 디자인 저술가 전가경은 사진책을 통해 이미지와 텍스트, 그리고 디자인 간의 관계를 오랜 시간 모색해왔다. 이 책에서 그의 관심사는 이 시대의 북디자인이 무엇인지 가려내거나 책의 미래를 섣불리 예단하는 데 있지 않다. 대신 인터뷰에 참여한 디자이너를 향한 깊은 애호를 바탕으로 그들 작업의 자취를 면밀히 살피고, 이를 시각 문화와 디자인사의 관점으로 꿰어내어 아직 단단히 정립되지 못한 한국 현대 북디자인사의 계보를 조각조각 그려낸다. “매끄러운 세계가 반강제되는 시대에 지문의 존재 이유를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는 종이책”(279쪽)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펼친 면의 대화』는 책을 향한 헌사이자,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작업자들의 노동을 여실히 조명하는 한편으로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책의 뒷면으로 우리를 데려가, 책의 표정을 짓고 글자의 자리를 마련하는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 예술 출판과 상업 출판의 사이 개척자이자 노동자로서의 디자이너 그간 시각디자인 업계가 일컫는 아름다운 책은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나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예술 출판물에 치우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오늘날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전한 국내 북디자인의 조형을 면밀히 살피기 위해서는 상업 출판에 종사하는 수많은 디자이너와 그들이 만드는 다종다양한 책을 안팎으로 조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책의 첫 대화 「‘장르’를 디자인하기」에서 민음사 출판그룹의 황금가지와 민음인, 판미동의 책을 10년 이상 만든 디자이너 김다희는 장르 문학의 범주로 묶여 평가절하되었던 SF와 공포 소설, 추리소설 디자인의 계보를 그린다. 그의 북디자인은 “소설과 비소설, 순문학과 장르 소설 간의 조형적 구분 짓기가 와해되는 과정”(16쪽)을 보여주며, 나아가 아름다운 책을 겨루는 심사 대상에도 오르지 못하는 실용서, 자기계발서, 경제·경영서 디자인의 가치를 들여다보게 한다. 다음 장 「출판사 직원하기, 디자이너 되기」에서 만나는 문학과지성사의 디자이너 조슬기는 조판자와 관리자의 역할을 도맡는 인하우스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업계의 현실을 전한다. 그는 탈네모꼴의 빨간색 로고, 사각형 프레임과 아이코닉한 일러스트의 한국 시인선 디자인 등, 문학과지성사의 전통적인 시각 정체성을 계승하되 매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여야 한다는 이중 과제를 달성하는 베테랑 디자이너의 노련함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시공사, 민음사를 거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박연미는 「놀라지 않을 정도의 새로움」에서 클라이언트들과의 사려 깊은 협력 경험을 나눈다. 이는 최선의 디자인이 다수의 협업자와의 부단한 소통과 타협 과정으로 빚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의 디자인은 “예술 출판의 새롭고 도전적인 북디자인만큼이나, 관습에 벗어나면서도 대중성을 겸비하려는 상업 북디자인의 시도 역시 또하나의 실험이 될 수 있다”(100쪽)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기도 하다. 책의 본성에 파고들며 다시금 열리는 접촉점의 세계 사물로서의 책을 바라보는 새 활로를 제시하는 것 또한 『펼친 면의 대화』의 가치다. 늘 종이를 다루는 디자이너로서 이들은 책의 형식에 대한 저마다의 화두를 품고 있다. 독일을 근거지로 두고 문화·예술계 클라이언트와 주로 협업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 신덕호는 「책의 최소 요건을 고민한다」에서 자신의 논문 주제를 소개하며 책을 책이게 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묻는다. 인쇄 공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각기 다른 재질로 제작되어 그 자체로 정보를 가지는 담배 종이 100장을 제본한다면, 우리는 이를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이라는 매체가 가진 형식적 특성에 주목하는 그의 질문은, 영상의 시퀀스를 책의 언어로 번안하는 작업처럼 상이한 문법의 매체를 지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거듭된다. 열화당과 문학과지성사 등을 거쳐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전용완은 「어떤 최선의 세계」에서 표지를 북디자인의 중심으로 보는 일반적인 잣대로 인해 후위에 서는 본문 조판을 집요하게 탐구한다. 그가 섬세하게 직조한 낱말과 글줄 사이, 빈틈없이 다듬은 여백과 정렬은 경제성에 가리어 등한시되곤 하는 책의 몸체인 본문을 본연히 밝힌다. 그의 타이포그래피적 탐구에서 글자와 단어, 문장과 글은 “언제든 새롭게 조립되어 새로운 의미망의 세계로 진출할”(169쪽) 가능성을 얻는다. 이어지는 「세상에 해가 되지 않고, 오래 남는 책」에서 열화당의 인하우스 디자이너 박소영은 간결한 타이포그래피와 종이의 질감을 온전히 전하는 표지 등, 열화당의 디자인 정체...
  • 들어가며 ‘장르’를 디자인하기 김다희의 책 출판사 직원하기, 디자이너 되기 조슬기의 책 놀라지 않을 정도의 새로움 박연미의 책 책의 최소 요건을 고민한다 신덕호의 책 어떤 최선의 세계 전용완의 책 서사를 구축해주는 가장 적합한 도구 이재영의 책 한번쯤 해보고 싶은 것 김동신의 책 세상에 해가 되지 않고 오래 남는 책 박소영의 책 한계에서 시작하는 아름다움 오혜진의 책 페미니스트 실천으로서의 북디자인 굿퀘스천의 책
  • 그간 역사 쓰기의 밑바탕에는 발전주의가 전제 조건처럼 깔려 있었다. 디자인사도 전통적인 역사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디자인사가 기록하는 것은 시대의 ‘새로움’과 ‘천재들’ 같은 예외적 개인이었다. 이러한 역사관에서 누락될 수밖에 없는 것은 일상에서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수행해나가는 익명의 디자이너들이다. 산업시대 이후 디자인에는 소통과 타협이라는 녹록지 않은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그럼에도 그간 많은 디자인 행위는 특출한 디자이너 한 명의 성과로 여겨지거나 과정보다는 결과가 주목받았던 것이 현실이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물은 부단한 타협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태어나기 어렵다. _「장르를 디자인하기」 나에게는 본문 디자인의 원칙이 있는데, ‘수정하기 편하게’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래야 중쇄 때 추가 수정 작업이나 작업자 변경시에 작업이 쉬워진다. 이는 조판자이자 관리자로서의 입장인데, 디자이너로서의 훌륭한 레이아웃에 대한 욕심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_「출판사 직원하기, 디자이너 되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속표지처럼 요소를 덜어낸 화면을 좋아한다. 개념적이거나 미니멀한 포트폴리오라면 지금보다 좀더 ‘있어 보일 것’ 같기도 하고. 한편 이런 생각도 든다. 속표지처럼 정보 없이 심플하게 디자인하면 시리즈 전권을 모아 볼 때는 조화롭더라도 낱권으로는 힘이 약하다. 팔리는 상품으로서 책 한 권 한 권을 생각해야 한다. 출판사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지점이기도 하고. 멋진 디자인도 좋지만 디자이너로서 주어진 조건과 환경 안에서 성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한다._「놀라지 않을 정도의 새로움」 ‘100가지 담배 종이 샘플을 하나씩 포개서 제본하면 그것을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책’이라고 불리기 위한 최소 요건 말이다. 샘플 종이의 두께와 패턴이 모두 다르다. 고무가 들어간 종이는 부드러운 패턴을 띠고, 엠보싱 같은 질감이 있다. 이 종이 묶음에 텍스트 기반 정보는 없다. 하지만 개인의 기호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종류, 두께 등에 차이를 주어 생산한 종이들이기 때문에 종이 자체가 정보를 가진다. 이 담배 종이로 책을 만들어보려고 한다._「책의 최소 요건을 고민한다」 누구나 ‘읽기’ 위해 펼쳐드는 본문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책의 영토다. 그러나 그렇기에 가장 급진적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변화에 느리고 둔감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변화의 파장이 가장 클 수 있음을 함의한다. 상업 출판 디자인에서 책의 존재감은 여전히 표지로 판가름나고, 본문은 책의 판매와 인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책의 역사를 좀더 거슬러올라가보면 책의 몸체는 본문에 있었다._「어떤 최선의 세계」 책에는 6699프레스와 함께한 여러 목소리들이 정갈하면서도 우아하게 정렬되어 있다. 대화와 발화가 많은 6699프레스의 책 특성 때문인지 다양한 처지, 배경, 직업, 국적의 사람들이 띄엄띄엄 등장해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툭툭 던진다. 거기에는 그리움, 위로, 슬픔, 외로움, 회환, 안타까움, 분노, 다짐, 회의 등 감정의 파고가 선율처럼 이어진다. 하나의 단상집이자 현대를 사는 외로운 다수에게 따스한 말을 건네는 책. 그만큼 이재영이 기획한 책에는 경청할 줄 아는 한 디자이너의 단면을 볼 수 있다._「서사를 구축해주는 가장 적합한 도구」 작업 과정에서 생각보다 나에게 규범들이 강하게 내재해 있음을 느꼈다. 좋은 것이라고 교육받았던, 혹은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조형적 재료들이었기 때문이다. 작업하는 동안 아름다움이라는 잣...
  • 전가경 [저]
  • 이화여자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독문학과 미국문학을 공부한 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졸업 후 디자인 스튜디오 AGI Society에서 출판부 팀장으로 일했다. 디자인 프로젝트 그룹 ‘하우투비’ 동인이며, 2007년도부터 월간 '사진예술'에 사진과 디자인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글쓰기와 디자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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