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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보커터 : '그들'을 도발해 '우리'를 결집하는 자들
서해문집 사회과학 시리즈1 ㅣ 김내훈 ㅣ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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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1년 04월 09일
  • 페이지수/크기/무게
232page/147*211*18/404g
  • ISBN
9791190893541/119089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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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문집 사회과학 시리즈(총6건)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 종속적 자영업자에서 플랫폼 일자리까지     13,500원 (10%↓)
여자들은 집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난다 : 이주한 1인가구 여성청년들이 살아가는 세계     16,200원 (10%↓)
프로보커터 : '그들'을 도발해 '우리'를 결집하는 자들     13,500원 (10%↓)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 : '모두'의 페미니즘에서 누락된 목소리     16,200원 (10%↓)
급진의 20대 : K-포퓰리즘, 가장 위태로운 세대의     14,400원 (10%↓)
  • 상세정보
  • 정치적 관종들의 반(反)정치주의 “나도 다 때려치우고 유튜버나 할까?” 평범한 학생도 잘나가는 연예인도 곧잘 중얼거리는 이 국민 유행어는 관심과 주목이 돈이 되는 세상을 대변한다. 이제 상품 시장의 성패는 ‘품질 경쟁’이 아니라 누가 더 큰 관심을 끄는지를 다투는 ‘주목 경쟁’에 달려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는 소박한 성공보다 ‘거대한 폭망’이 이목을 끈다. 관심을 사기 위해서라면 도발과 막말로 ‘선을 넘는’ 행위도 얼마든지 용인되며 심지어 권장된다. 나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전통적 ‘인정 투쟁’ 대신, 서로에 대한 관심도를 키재기 하는 ‘주목 투쟁’이 벌어진다. 이른바 주목경제의 시대, 그리고 그곳에서 사즉생의 주목 경쟁에 임하는 관종들의 시대다. 지식 산업과 공론장의 풍경도 비슷하다. 논리정연하고 차근차근한 설명보다는 과장된 몸짓과 날것의 언어로 모든 사안을 엔터테인먼트화하는 ‘관종’ 콘텐츠가 뜬다. 이슈를 사회구조적으로 꼼꼼하게 살피는 대신 사태의 원인과 책임을 특정 개인이나 조직에게 돌리고 그들에게 분노와 막말을 퍼붓는 ‘사이다’가 대세다. 요컨대 그들을 도발해 우리를 결집하고, ‘지적 자극’보다 ‘정서적 자극’으로 선동하는 시사교양 콘텐츠 생산자가 ‘공론장의 아이돌’로 군림한다. 이렇듯 도발적 퍼포먼스로 주목을 획득하고, 그런 주목 자본을 밑천 삼아 여론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적 관종’이 바로 ‘프로보커터다. 이 책은 주목경제 시대의 문화·정치·경제적 변동 양상에 대한 짤막한 보고서다. 동시에 온갖 선동과 음모론으로 공론장을 오염시키는 한국의 프로보커터들에 대한 실명비판이다. 프로보커터가 일반적 관종보다 더 고약한 것은, 이들이 받는 주목이 돈뿐만 아니라 담론장의 권력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프로보커터의 피아 식별은 그들의 정치적 신념과 무관하거나, 심지어 어긋난다. 사이다의 탄산을 걷어낸 그들의 해법이란 대개 근거가 앙상한 음모론이거나 진영 논리식 ‘내로남불’이다. 이렇듯 대의와 관계없이 오로지 대중의 주목을 척도로 한 도발과 결집은 공동체의 정치 혐오와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냉소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이 책은 주목경제 시대 프로보커터의 멘털리티, 다시 말해 ‘정치적 관종들의 반(反)정치주의’에 대한 탄핵이기도 하다.
  • 주목이 가치를 규정하는 ‘관종의 시대’ 프로보커터는 어떻게 세상을 어지럽히는가 - provoke : 1.(특정한) 반응을 유발하다 2.화나게[짜증나게] 하다, 도발하다 “어려운 이야기보다 단순한 이야기가 눈에 더 잘 띈다. 점잖은 표현보다 욕설 섞인 막말이 더 큰 주목을 받는다. 주목 자체가 돈이 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유와 감정을 외주화하는 사람이 늘어간다. 언론매체들은 소셜미디어에 형성된 에코 체임버에서 기삿감을 찾다 못해 스스로 소셜미디어를 모방하려 든다. 이러한 시대에 기민하게 반응해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까지 얻으려 하는 사람들이 출현하고 있다. 바로 이들이 이 책에서 비판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프로보커터(Provocateur)’다. 프로보커터는 도발(provoke)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인터넷 등지에서 글이나 영상으로 특정인이나 집단을 도발하여 조회수를 끌어올리고, 그렇게 확보한 세간의 주목을 밑천 삼아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본문 79쪽) 정치 불신 사회와 주목경제 시대의 화학 반응 《프로보커터》의 전반부는 주목이 가치를 규정하는 주목경제 시대를 관찰하고 분석한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이 지선인 오늘날에는 소비자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가 환금성을 띤다. 기업이 확보에 사활을 거는 데이터의 상당수는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제공한다. 얼핏 공짜로 보이는 소셜미디어에서 이용자들은 사실 끊임없이 데이터를 생산하는 무임금·자유노동자(Free Labor)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와 ‘팔로우’를 얻기 위한 주목 경쟁은 공들여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대신 표현의 금도와 공동체의 상규를 손쉽게 위반하는 ‘선 넘기’의 유행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20세기 내내 ‘통념과 금기에 저항하는 좌파’의 문화 전략이었던 ‘선 넘기’가 오늘날 대중의 오락거리가 되면서 마케팅 수단으로, 나아가 정치적 반대편에 자리한 극우 진영의 선전 도구로 전락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본인의 입장과 일치하는 콘텐츠에는 ‘좋아요’를,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콘텐츠에는 ‘싫어요’를 누른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는 점차 이용자의 성향에 부합하는 게시물만 노출한다. 비슷한 성향끼리 반복되는 상호작용은 자신들만의 사회를 만들어내고(필터 버블), 이를 강화한다(에코 체임버). 자연스럽게 그들과 우리가 분리된다. 때마침 모든 걸 외주화하는 바쁜 세상에서 시사교양 이슈를 선별하고 해석하며, 심지어 대신 분노까지 해주는 ‘생각과 감정의 대행업자’가 출현한다. 사람들은 입맛에 맞는 업자가 대행하는 사유에 개인의 자아와 세계관을 의탁하기 시작한다. 이렇듯 데이터가 환금성을 갖고, ‘선 넘기’가 주목의 수단이 되며, 사유의 외주화가 유행하는 시대가 ‘정치 불신’과의 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출현하는 존재가 바로 프로보커터다. 전통적으로 정치에 대한 신뢰가 깨진 사회에서는 명쾌한 입장, 또렷한 전선, 절대 악을 상정한 선동과 도발이 호소력을 얻는다. 그곳에서 ‘그들’에 대항하는 ‘우리’를 결집하고, 결집된 ‘우리’에게 현란한 화술과 역동적 몸짓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포퓰리스트’라고 일컫는다. 반면 프로보커터는 신념이나 대의는 간데없이 포퓰리스트의 화려한 퍼포먼스만 차용한 존재다. 이들은 도발과 음모론과 어그로의 이름으로, 대중의 주목과 정치적 영향력을 위해서라면 어떤 막말과 추태도 불사한다. 저자는 후반부 다섯 개 장을 할애해 한국의 대표적 프로보커터들(진중권·김어준 등)을 집중 분석하고, 흔히 ‘우파 유튜버’로 통칭...
  • ·머리말 프롤로그: 아모스 이의 삶과 죽음 - 자유와 저항의 아이콘에서 페도파일의 대변인으로 1. 관심이 돈이 될 때 - 경쟁의 정치경제학 2. 선을 넘는 녀석들 - 위반의 문화정치 3. 대신 생각해드립니다 - 사유의 외주화 4. 슬픈 개구리 페페가 가른 그들과 우리 - 밈과 정치적인 것 5. 도발과 음모론과 어그로의 이름으로 - 프로보커터의 탄생 6. 진중권 - 프로보커터들의 프로보커터 7. 서민 - 게으른, 혹은 무능한 프로보커터 8. 김어준 - ‘공정한 편파’가 감춘 정치 종족주의 9. 우파 번들 - 태극기 코인과 반페미 코인의 혼종 10. 원조를 찾아서 - 트럼프 시대를 수놓은 오피니언 셀럽들 에필로그: 진중권 이후의 진중권 저널리즘 - 진영 논리와 도덕적 헤게모니 ·주
  • 아모스 이는 하늘에서 떨어진 별종이 아니라 시대의 산물이다. 주목과 관심에 환금성이 부여되는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의 시대, 조회수에 자아를 동기화하는 관종의 시대, ‘좋아요’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상상 밖의 추태를 불사하고 사회적 금도를 넘나드는 무질서의 시대가 그것이다. 지금부터는 이 시대에 작동하는 문화정치적 몇몇 원리를 들여다볼 것이다. 나아가 기민하고 기막힌 적응력으로 이 난세의 공론장을 오염시키고 있는 한국과 영미권의 아모스 이들, 요컨대 ‘관종 스피커’들의 양태를 비평하고자 한다. _26-27쪽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표현은 대중적 인기로 성패가 결정되는 연예인과 정치인에게나 어울리는 말이었다.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부고란만 아니면 무조건 언론에 나오는 것이 좋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전 인류를 ‘네트워킹’ 하면서 이제는 만인에게 무플보다 악플이 나은 시대가 되었다. _41쪽 ‘선 넘기’, 즉 위반의 문화정치는 본래 좌파의 전략이다. 사드 후작과 프리드리히 니체, 미셸 푸코는 정상-비정상 혹은 합리성-비합리성의 경계를 긋는 지식과 도덕에는 권력이 작용한다는 것을 일찍부터 알았다. 나아가 이들은 통념과 금기에 대한 전복과 위반을 저항의 미덕으로 축복한 바 있다. […] 이렇듯 좌파의 문화정치 전략이었던 ‘선 넘기’, 위반의 미학은 주목경제 시대에 이르러 하나의 장사 수완이 되었다. 나아가 이제는 극우 진영의 주효한 전략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_56-59쪽 사유는 고된 일이다. 사유를 남이 대신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다른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현대인은 사실상 모든 것을 남에게 맡길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먹방’은 양질의 식사를 남이 대신해주는 것과 다름없다. ‘겜방’(게임방송)은 놀이를 대신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비디오게임을 직접 즐기지 않고 겜방 시청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늘면서 게임 업계의 고민이 크다고 한다. 심지어 짤막한 리뷰 영상을 보는 것으로 영화 관람을 대신하는 사람도 있다. 여행 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대중이 시사 비평 유튜브 방송을 소비하는 양상은 ‘사유의 외주화’의 전형을 웅변한다. _70쪽 정치 유튜버들은 대체로 항상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시사를 단순화하는 것을 넘어서 문제의 원인을 의인화해 그들에 대한 공격을 선동한다. 문제의 원인이 어떤 추상적인 구조에 있는 게 아니라 몇몇 인물이나 특정 집단에 있다는 진단은, 그들만 사라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간편한 처방으로 이어진다. 공식은 명쾌할수록 대중에게 강한 호소력을 갖는다. 그에 맞춰 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상연하는 분노와 격동하는 감정은 스펀지에 잉크가 스미듯 시청자에게 손쉽게 전이된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댓글은 이를 더 증폭시킨다. 시청자는 그렇게 전이된 감정을 스스로 발아한 감정으로 착각한다. 유튜브를 통해 감정이 학습되는 것이다. _74쪽 이렇듯 밈은 손쉬운 시사 비평을 위한 템플릿으로 곧잘 활용된다. 몇 초간 밈의 캡션을 읽는 것만으로 당대 쟁점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복잡하고 긴 글을 독해할 필요가 없다. 밈 하나면 해당 이슈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판단이 선다. 시청자가 구독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올리는 밈이라면 더 고민할 것도 없다. 그 밈에 자신의 입장을 동기화하면 되는 것이다. 즉 사유의 외주화가 ‘사유의 밈화’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95쪽 그는 자신이 비난하는 대상이 최대한 언짢게끔 최선을 다한다. 참다못한 상대는 마침내 발...
  • 김내훈 [저]
  • 1992년생. 작곡을 공부하다가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그만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해 영화이론을 전공했다.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통해 세상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영상·문화·사회·정치·철학을 두루 배우고 익힐 방법을 궁리하다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입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좌파 포퓰리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정치 유튜브, 밈과 커뮤니케이션, 인터넷에서의 위악과 트롤링 문화 등을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다. 《프로보커터: 그들을 도발해 우리를 결집하는 자들》(2021)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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