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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왜 그래? : 가성비 의료가 양산한 기술자들
북저널리즘1 ㅣ 김선영 ㅣ 스리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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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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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page/130*188*14/13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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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1652093/1191652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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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제도의 모순과 불합리는 우리 사회 전체의 모순과 연결돼 있다. 무엇이 환자와 의사 사이를 왜곡하고 불신을 양산하는가. 의사가 신뢰받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의 의료 문제 인식과 대응에 차질이 빚어진다. 우리는 이것을 판데믹이라는 중대한 공중 보건 위기에서 확인했다. 바쁜 국민은 의사들을 이해할 여력이 없다. 좌절한 의사는 무엇이 문제인지 계속 말하는 데 지쳤다. 그러나 먼저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쪽은 여전히 의사다. 궤변인 것 같지만, 모든 의사는 의사가 아니었던 적이 있으니까. 지난 20년간 의료 현장에서 각종 모순을 보고 또 그 모순에 일조해 온 중견 의사로부터 진짜 병원 이야기를 듣는다.
  •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처음 방영됐을 때, 시청자들은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헌신적으로 환자를 대하는 주인공들에 열광했지만 동시에 ‘세상에 저런 의사가 어디 있냐’며 냉소를 지었다. 상호 존중하고 신뢰하는 의사와 환자 관계는 왜 비현실적인 판타지로 여겨질까. 의사는 왜 엘리트주의와 특권 의식에 젖은 기득권으로만 비치는 걸까. 피곤에 찌들어 내게는 무심한 듯한 얼굴, 속사포처럼 뱉어내는 알아듣기 힘든 설명, 빨리 내 차례를 끝내고 다음 환자를 보려는 듯한 행동 등 보편적이라 여겨지는 의사들의 태도 때문일 거다. 많은 경우 우리는 병원에서 오감을 통해 인간적 소외감을 경험하고 이것이 쌓여 불신과 불만으로 발현한다. 상황이 이러니 의사들은 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할까 이해하려는 노력은 시도조차 어렵다. 그럼에도 ‘의사들은 원래 그래’라는 감정적 고착은 도려내야만 한다. 불친절한 의사들의 이면에 불합리한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환자들이 경험해 온 소외감의 상당 부분이 병원을 둘러싼 정책과 의료 체계에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현실적인 수가 수준, 획일적인 병원 운영 방식, 무계획적인 의료 인력 운용 등이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불신하는 의사를 양산해 낸 건 그들의 엘리트 주의나 특권 의식이 아닌, 하나같이 낯설고 나와 상관없어 보이는 이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김선영 저자는 현행 의료 제도의 모순과 불합리가 환자와 의사 사이의 관계를 왜곡하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모순과도 연결된다고 지적한다. 소위 ‘사람을 갈아 넣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의료 현장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음을 꼬집은 거다. 정부는 병원을, 병원은 의료진을, 국민은 다시 정부를 압박하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의사에 대한 불신 혹은 무관심이 나와 내 가족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끔찍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판데믹은 ‘K방역’이라는 화려함 뒤에 가려졌던 열악한 의료 환경을 직시하게 했다. 불신을 걷어 내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 단계가 상호 이해라는 점에서,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의사들은 왜 그래’라는 질문을 던질 최적의 시기다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bookjournalism.com
  • 1 _ 프롤로그 ; 집단적 번아웃에 빠진 의사들 2 _ 의사들은 왜 필수 의료를 기피할까? 흔들리는 종합 병원의 중추 동반자나 수호자가 되고 싶었던 기술자 급여와 비급여 전공의 지원율과 출산율 강호를 떠날 필요가 없도록 3 _ 의사들은 왜 불친절할까? 우리에게 허락된 3분 커뮤니케이션 과외받는 의사들 친절과 환자 안전의 상관관계 적응의 부작용 의사의 일 4 _ 의사들은 왜 입원 환자에 소홀할까? 값싼 노동의 이면 전공의 특별법과 PA 간호사 입원 권하는 사회 입원 전담 전문의 돌봄의 위기 5 _ 의사들은 왜 신뢰받지 못할까? 환자와 의사 사이의 권력관계 신뢰가 사라지는 이유 집단적 권위주의와 환자의 알 권리 오픈 노트의 시대 수술실 CCTV 6 _ 에필로그 ; 〈The Doctor〉가 던지는 메시지 7 _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왜곡된 관계
  • “의사 집단 또는 의사라는 직업 전반에 대한 불신은 의사 자신들에게 독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비용이 커진다는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당장 아플 때 의지해야 하는 의사가 이기적인 엘리트이자 장사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간주하면(이미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료적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12p. “일반 국민의 일자리도 부족한데 의사 일자리까지 정부가 만들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최근 코로나19 유행 중에 화두가 되었던 공공 의료 강화가 결국은 일자리 정책이라고 답할 수 있겠다. 아마 이번의 전 지구적인 위기를 통해 많은 분이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필수 의료를 선택하는 의사가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35p. “환자가 친절한 의사를 원할수록 역설적으로 의사들에게 친절이라는 가치는 평가 절하되고 있다. 그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어쩌면 정말 필요한 것은 친절하려는 ‘노오력’보다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환자들에게 친절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까.” 55p. “결국 한국 사회의 노동, 복지, 성평등과 관련된 여러 구조적인 문제는 입원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고 이로 인해 병상이 늘어났다. 낮은 수가 때문에 적고 값싼 인력으로 많은 병상의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환자들의 불만은 늘어났으며, 전공의 과로와 PA의 불법 노동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이다.” 65p. “그나마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인 입원 병실도 전공의, 간호사, PA들이 고된 노동의 부담을 떠맡아 지속되기 어려운 노동 환경이라는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언젠가 늙거나 병들어 취약하게 될 우리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밖에 없다.” 69p. “‘실질적으로는 강자인 의사들이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약자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물론 환자는 여전히 약자이고 관계의 추는 의사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환자의 권리가 강화되고 전문 지식이 쉽게 유통되며,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변하는 사이 모든 것이 기록되고 흔적으로 남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사도 일정 부분 약자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76p. “건강 보험이 적용되는 의료 서비스의 가격은 낮지만,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 서비스의 가격은 여전히 높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꽤 높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5퍼센트의 본인 부담금만 내고 저렴하게 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정작 온열 치료와 고농도 비타민 주사에 가산을 탕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 집단이 신뢰를 얻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80p. “ 의사 개인의 인성이 아닌 집단의 권위주의적 경향 때문에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가 손상된다는 주장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권위주의란 단순히 환자에게 반말하거나 짜증을 내는, 기본적인 예의를 차리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 집단의식으로서의 권위주의는 ‘환자가 자신의 질병과 몸의 상태를 충분히 이해할 능력이 없고, 의사의 설명에만 의존해 치료받는 수동적인 객체’라는 개념의 가부장적 온정주의이다.” 81p.
  • 김선영 [저]
  • 국내 한 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는 내과 의사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소외되고 있는 현실에 관심이 많다. 의료 전문지 《청년의사》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고, 암으로 사망한 아버지의 투병 일기를 통해 오늘의 진료 현장을 조망하는 에세이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을 썼다. 현재는 《서울신문》에 〈의(醫)심전심〉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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