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의 『자갈치 시장을 그리다』는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이영숙(벼리영) 시인의 시에서는 휴머니즘적 세계관을 통해 꿈과 현실, 그리고 자아와 세계 사이의 경계에 대해 고민하며 성찰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시인의 내적 자아를 충실하게 구현시킴으로써 휴머니즘적 세계관 또한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무아와 해탈에서 보여주고 있듯 삶의 가치를 자연의 순환과 순리에 부합되게 살려는 삶의 의지가 돋보인다.
시인은 이른바 자기 존재를 자각하고, 선적 상상력을 창조하고 있다. 시인이 창조적 상상력을 근간으로 한 일상에서 발견해 낸 시적 공간을 통해 자유 의지를 향유할 삶의 연결고리를 재생시키고 있다.
정유지(문학평론가, 경남정보대 디지털문예창작과 교수)
자갈치 시장을 그리다
해상 풍속계가 질척이는 어물 난장
여차하면 바다로 뛰어들 것만 같은
싱싱한 먹갈치들이
결속하며 망을 본다
아지매 호객 소리 걸쭉하게 귀 때린다
대야 속 준치들은 도망쳐도 맨땅이지
눈 감고 바다를 회상하며
묵언수행하는 대구
내장도 아가미도 버리지 말라 한다
칼질하는 아지매 입담도 담아낸다
결속을 풀어헤치는
한 생이 염장 된다
이영숙 [저]
수상으로 『월간문학』시조부문 신인상(2021),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2021), 진주남강문학상 운문 부문 대상(제2회), 역동 시조 문학상 대상(제9회), 일두 시조 문학상 대상(제3회), 고운 최치원 문학상 본상(제12회), 연암문학예술상(제10회), 2023 아르코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 등을 했다. 저서로 『회화시조집』(1집~5집), 『자갈치 시장을 그리다』( 6집 시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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