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시, 왜 다시 읽어야 하는가
한용운은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시인이다. 웬만한 청소년이라면 한용운의 대표시 서너 편은 물론 그의 행적에 대하여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한용운의 시는 1918년 시집 [님의 침묵]이 나온 이래 무수히 많은 판본의 한용운 시집이 발행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많은 판본의 한용운 시집 위에다 또 한 권의 시집을 보태게 되었다.
[님의 침묵]은 한용운 시의 보다 깊은 뜻을 청소년들이 제대로 알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엮어진 시집이다. 우리는 한용운의 시가 교과서적 해석이나 입시 위주의 죽은 지식으로, 또는 '님'에 대한 사춘기적 연모의 노래에 그치는 시가 아님을 청소년 독자들이 제대로 알아 주기를 기대하며 만들었다. 즉, 이 책은 한용운 시를 다시 제대로 의미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엮어진 시집인 것이다.
한용운 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 시집은 한용운의 시를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새롭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엮어졌다. 한용운 시집 초판본 [님의 침묵]에 실린 시들 중 90편을 실어 새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청소년들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알차게 짜여진 부록을 통해 한용운의 시에 접근하는 하나의 통로를 열어 놓았다.
부록에서는 한용운의 삶과 작품에 대한 해석을 실어 마치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게 한용운의 삶 속으로 빨려드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와 더불어 시의 주요 어휘를 풀이한 한용운 시어사전, 한용운의 문학세계, 한용운 시의 문학적 의의, 연보, 사진 자료, 논술 포인트 10 등을 한자리에 모아 우리 청소년들로 하여금 한용운을 가까이서 이해하고 느낄 수 있게 했다. 청소년들은 이 책에 실린 시와 알기 쉽게 해설해 놓은 시 읽기의 방법을 읽어 가면서 한용운의 시와 삶의 갈피마다에 어린 민족 현실의 고난 속에서 시인 한용운이 부여잡은 님에 대한 갈구를 통해 그의 고뇌와 사랑, 그리고 그의 시가 담고 있는 깊은 의미를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추천의 말
한용운은 잘 조절된 울림을 가지고 있는 시인이다. 한용운의 시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동시에 삶과 사회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가 부른 님의 이름은 바래지 않은 울림으로 우리의 문학적 기억을 두터이 하는 시인이다. 한용운이 아니었더라면 시의 두터운 갈피에서 독자가 기억할 수 있는 '님'의 이름이란 훨씬 미미한 것이 되었을 것이다. 그의 님이 우리의 님이고 나의 님이기를 바라며 이 책을 엮는 편자의 소망이 헛된 울림이 아니기를 바란다.
―문학평론가 유지현
저자 소개
작가 한용운
한용운은 1879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하여 향리에서 한학을 수학한 후 불가에 입문하였다. 시집 『님의 침묵』(1926)을 간행하였으며 월간 『유심(唯心)』(1918)을 창간 발행하였고 월간 『불교』(1931)의 사장을 역임하였다. 3·1 운동 당시에는 33인을 대표하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피검되어 3년간의 옥고를 치르기도 하였으며 조선의 불교계 및 독립운동에 지대한 업적을 남겼다. 1944년 작고한 후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 중장이 수여되고, 1967년 탑골 공원에 용운당만해대선사비가 건립되었으며, 『한용운전집』(1973) 『한용운시전집』(1989)이 간행되었다.
편저자 유지현
편저자 유지현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평론「견인과 소생의 변증법」이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국립 한경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서정주 시의 공간 상상력 연구」 황동규 시 연구」「비판적 풍자 정신의 현대적 계승과 김지하 담시의 시사적 위상」과 저서로 시론집 『현대시의 공간 상상력과 실존의 언어』가 있다.
한용운 [저]
호는 만해(萬海).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다가 1896년 설악산에 입산하여 1905년 인제의 백담사에서 승려가 되었다. 1918년 서울에서 『유심』지를 간행하고 3·1운동에 적극 참여·주도하고 그로 인해 영어생활을 한 후 출옥, 1925년 백담사에서 시집 『님의 침묵』을 탈고했다. 1935년 첫 장편소설 『흑풍(黑風)』을 《조선일보》에 연재했고, 1937년 항일 단체인 만당사건(卍黨事件)을 주도하였다. 그 후에도 불교 혁신과 독립운동을 계속하다가 서울 성북동에서 영양실조와 병고로 작고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다. 장편소설 『박명(薄命)』과 시집 『님의 침묵』을 비롯하여 『조선독립의서』, 『조선불교유신론』, 『십현담주해』, 『불교대전』 등이 있으며, 1973년 『한용운 전집』(전 6권)이 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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