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침대에 비스듬하게 누워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다. 과거의 유물을 모조하기 위해 현재의 인간을 살해한다는 것에 놀라고 있을 때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내가 시간 강사로 나갔었던 대학의 부교수였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오늘과 내일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오래 머물고 싶은 곳에 함께 가자면서... 난 그녀의 부탁을 들어줘야 할까?
표제작 <사랑보다 낯선> 중에서.
소설집. 모든 작가들이 처음 섰던 자리에 당도하게 된 과정이 아프게 되새겨진다는 박상우 소설가는 [문예중앙]의 신인문학상에 중편 소설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6편의 소설이 수록된 소설집 <사랑보다 낯선>은 '세계'와 '인간'을 기록의 대상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안의 '인간'이 자신의 존재적 입지와 벌이는 분투를 그리는 데에 집중한다. 또한 '인간'은 모더니티의 광기에 대상화된 존재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굴복하고 좌초되면서도 자신의 삶과 운명의 진실을 추구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삼심 세 비망록
마천야록
길모퉁이 추락천사
사랑보다 낯선
매미는 이제 이곳에 살지 않는다
화성
작품 해설 / 김민수 - 사람의 마을을 찾아가는 길
자각의 말
박상우 [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99년 중편소설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고 2009년 소설집 『인형의 마을』로 제12회 동리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 『사랑보다 낯선』 『독산동 천사의 시』 『인형의 마을』 등이, 장편소설로 『호텔 캘리포니아』 『가시면류관 초상』 『비밀문장』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 『내 영혼은 길 위에 있다』 『반짝이는 것은 모두 혼자다』 『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 등이 있다.
대학 강단에서의 강의를 고사하고 18년 동안 소설 창작 커뮤니티 ‘소행성B612(www.star612.com)’를 통해 소설가 지망생들과 함께 호흡해오며 70여 명의 등단자를 배출하였다. 창작과 창작을 위한 공부, 창작자의 자세를 중시하는 강좌의 바탕에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탐구가 소설의 근본이라는 믿음이 있다. 등단 30년이 되는 지금, 그는 『소설가』를 통해 진정한 소설가가 되기를 열망하며 길 없는 길 위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고자 한다.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낯선 소설과 소설가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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