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장구대전》은 물론이고 항간에 대학비지라고 알려진 등퇴암선생의 대학강의 내용과 아울러 퇴계 율곡 등 우리나라의 저명한 학자들의 주석을 발췌하여 번역한 것이다. 대학의 심오한 철학적인 뜻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고, 이 책을 바탕으로 보다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학문의 체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刊 行 辭
程子가 『禮記』의 대학편을 존중했고, 이어 朱子에 의해 『예기』에서 독립되어 한 권의 책으로 발간된지 800여년이 지났습니다. 특히 주자는 “내가 평생에 다만 이 책을 봐서 옛 현인들이 이르지 못한 곳을 꿰뚫어 보았다. 사마온공司馬溫公이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짓고 ‘평생의 정력이 모두 여기에 있다’고 말했는데, 나 역시 『대학』에 그러했다. 먼저 이 글(『대학』)을 통달해야만 비로소 다른 글을 읽을 수 있느니라.”고 할 정도로 대학을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참으로 동양사상의 근간에 유교가 있다면, 유교의 근간에는 대학이 있다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욱이 이 책이 명나라 영락제 때 칙명에 의해 『사서대전』으로 정리되면서부터는, 모든 학자들이 배우고 받드는 훌륭한 철학적 修身書가 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대학이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고, 다른 학문으로 나아가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생각틀을 제공하는 책이어서, 대학을 알아야만 다른 학문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성현들의 대학사랑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토록 중요하고 아낌을 받았던 대학이 만들어진지 2000여년, 독립되어 경전으로 자리잡은지도 800여년이 지나서 더욱더 많은 학자들의 배움과 연구가 있었지만, 『사서대전』이후로는 이렇다할 종합본이 나오지 않고, 그나마 출간된 『사서대전』조차 번역이 안된 상태로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같은 유교문화권인 일본에서도 그렇다 하니, 힘든 일인 줄은 알겠지만, 그래도 2000여년 이상 공부해오고 연구해온 책을 좀더 심도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德山 金秀吉님을 중심으로 한 대유학당 편집진이 어려운 환경을 마다않고 불철주야 노력하여, 『대학장구대전』은 물론이고 항간에 대학비지大學備旨라고 알려진 등퇴암鄧退菴선생의 대학강의 내용과 아울러 퇴계 율곡 등 우리나라의 저명한 학자들의 주석을 발췌하여 번역하게 된 사실에 이땅의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쁨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이제 비로소 대학의 심오한 철학적인 뜻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고, 이 책을 바탕으로 보다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학문의 체계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시도해 보았지만, 2000여년이란 시간적인 차이로 인한 문화적 사상적 괴리감과 性理學的 내용의 심오함은 물론 가끔 섞여있는 대화체를 우리말로 번역하기가 난해하여, 모두 두손을 놓고 그 필요성만 공허히 생각하던 일을, 방대한 註釋작업과 더불어 이렇게 깔끔하게 번역해 내게 되었다는 일이 꿈만 같습니다.
이 모두가 德山 金秀吉님의 그동안 쌓아왔던 지식과 뛰어난 통찰력이, 大有學堂의 뛰어난 인재들과 어울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겼으면서 태어난 결정체라고 생각합니다.
덕산 김수길님은 『주역전의대전』을 번역해 출간할 때 책임편집위원으로 거개를 맡아했고, 그후에도 『周易入門』을 저술하고 또 『陰符經과 素書, 天文類抄, 五行大義, 河洛理數, 梅花易數』등을 번역출판함은 물론, 『通鑑』등을 강의하여 후학을 양성하는 재야학자입니다. 또 세무사일도 하고 있으니,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는 학문을 하는 그야말로 晝耕夜讀을 하는 산 모범입니다.
이제 그 갈고 닦은 학문을 바탕으로 儒學史의 한 장을 꾸미게 되었으니, 참으로 慶賀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학의 기본 뜻이 修身을 바탕으로 집안을 다스리고, 나아가 나라와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것이니, 한 사람의 바르고 깊은 뜻이 펼쳐져 세상을 바르게 이끌어 나갈 토대를 만들었다 하겠습니다. 그 뜻이 더욱 펼쳐져 四書는 ...물론 三經에 미치고, 그래서 천하가 바른 마음 바른 행동으로 서로 서로를 이끌어주고 북돋아주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면서 大學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김수길님을 비롯한 대유학당의 유능한 편집진의 학문적인 성취와, 이 책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철학적 깊이와 삶에의 지혜를 얻기를 두 손 모아 바라며, 간행위원의 한 사람으로 뜻깊은 책의 발간을 기쁜 마음으로 자축하면서 간행사를 대신합니다.
集註完譯 大學 간행위원장 洪元植
1. 大學集註章句序
· 大學之書는 古之大(太)學에 所以敎人之法也라. 蓋自天降生民으로 則旣莫不與之以仁義禮智之性矣언마는
『대학大學』의 글은 옛날 대학太學에서 사람을 교육하던 방법이다. 하늘이 세상에 강림하시어 백성을 태어나게 하실 때부터, 이미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성품(性)을 주시지 않음이 없었지만,
※ 自：~부터 자. 降：내릴 강.
① 朱子ㅣ 曰 天之生民이 各與以性이나 性은 非有物이요 只是一箇道理之在我者耳라. 仁則是箇溫和慈愛底道理요 義則是箇斷制裁割底道理요 禮則是箇恭敬?節底道理요 智則是箇分別是非底道理니 凡此四者ㅣ 具於人心이 乃是性之本體니라.
주자는 “하늘이 백성을 내심에 각기 성품(性)을 주셨으나, 성품은 물체가 아니고 단지 나에게 있는 하나의 도리일 뿐이다. ‘인仁’은 온화하고 자애로운 도리이고, ‘의義’는 끊고 절제하며 마름질하고 베어내는 도리이며, ‘예禮’는 공경하고 예절을 지키는 도리이고, ‘지智’는 시비를 분별하는 도리이니, 이 네 가지 모두를 마음에 갖추고 있는 것이 곧 성품의 본체다.”라고 말씀하셨다.
※ 箇：낱 개. 底：어조사 저.
② 雲峯胡氏ㅣ 曰 朱子ㅣ 四書에 釋仁曰 心之德愛之理라하고 義曰 心之制事之宜라하고 禮曰 天理之節文人事之儀則이라하니 皆兼體用이로되 獨智字는 未有明釋이라. 嘗欲竊取朱子之意하야 以補之하니 曰 智則心之神明으로 所以妙衆理而宰萬物者也라. 番易沈氏ㅣ 云ㅣ 智者는 涵天理動靜之機하고 具人事是非之鑑이라하니라.
운봉호씨가 말씀하시기를 “주자朱子가 사서四書에 ‘인’을 마음의 덕이며 사랑의 이치라고 풀이하셨고, ‘의’를 마음의 절제함이고 일의 마땅함이라 풀이하셨으며, ‘예’를 하늘 이치의 절차와 무늬이며 사람 일의 의식과 법칙이라 풀이하셨으니, 모두가 본체와 작용을 겸한 것이로되. 유독 ‘지智’자 만은 밝게 풀이하지 않으셨다.
일전에 주자의 뜻을 깊이 생각해 취해서, ‘지智는 마음의 신묘한 밝음으로 모든 이치의 작용을 오묘하게 만들고 만물을 주재하는 것이다.’ 하고 보충했다. 번역 심씨番易沈氏는 ‘지智’는 하늘이치의 움직이고 고요해지는 기틀을 함축하고 있고, 사람 일을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거울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 宰：주재할 재. 涵：함축할 함. 竊：살필, 여러모로 생각할 절.
鑑：거울 감.
③ 新安陳氏ㅣ 曰 書云惟皇上帝ㅣ 降衷于下民하사 若有恒性이라하니 六經言性이 自此始라. 謂天降生民而與之以性은 亦本書之意而言이라.
신안 진씨가 말하기를 “『서경(書傳)』에 ‘오직 하느님께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중을 어린 백성에게 내려 주셔서, 순히 따라 항구한 성품(性)을 두게 되었다’고 했으니, 육경六經에서 성품(性)을 말한 것이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이 글에서 ‘하늘이 강림하시어 백성을 낳고 성품(性)을 주셨다.’고 이른 것도, 『서경』의 뜻을 근본으로 해서 말한 것이다.”
※ 『서경』탕고湯誥에 출전.
※ 육경六經：여섯 가지 경서로 주역·시전·서경·춘추·예기·악기를 말하기도 하고, 주역·시전·서경·주례·춘추·예기를 말하기도 한다.
※ 降：내릴 강. 衷：속 충.
· 然이나 其氣質之稟이 或不能齊일새 是以로 不能皆有以知其性之所有而全之也라.
그러나 그들이 받은 기운과 형질이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모두가 자기 성품(性) 속에 있는 것을 알아서 온전히 할 수는 없는 것이다.
※ 稟：받을 품. 齊：가지런할 제.
① 新安陳氏ㅣ 曰 性之所有는 卽仁義禮智ㅣ 是也니 性無智愚賢不肖之殊나 惟氣有淸濁하야 淸者는 能知而濁者는 不能知라. 故로 不能皆知요 質有粹駁하야 粹者는 能全而駁者는 不能全이라. 故로 不能皆全이라. 知性之所...有는 屬知하고 全性之所有는 屬行하니 知行二者ㅣ 該盡一部大學意ㅣ 已寓於此矣라.
신안 진씨가 말하기를 “‘성품 속에 있는 것’이라 함은 곧 인仁 의義 예禮 지智를 말한다. 성품(性)에는 지혜스럽고 어리석음, 어질고 어질지 못함의 차이가 없으나, 다만 기氣에 맑고 흐림이 있어서, 맑은 사람은 성품에 있는 인의예지를 알 수 있지만 흐린 사람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누구나 알 수는 없는 것이다.
또 바탕(質)에는 순수한 것과 섞인 것이 있어서, 순수한 사람은 성품을 온전히 할 수 있지만 섞인 사람은 온전히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모두가 온전히 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성품(性)에 있는 것을 아는 것은 ‘앎(知)’에 속하고, 성품(性)에 있는 것을 온전히 하는 것은 ‘실행(行)’에 속하니, ‘앎(知)’과 ‘실행(行)’의 두 가지가 『대학』한 권을 다 포괄한다는 뜻이 이미 여기에 들어 있다.”
※ 이미 여기에 들어 있다：여기는 주자장구의 “知其性之所有而全之也”를 뜻한다.
※ 粹：순수할 수. 駁：섞일 박. 殊：구분할, 다를 수.
寓：맡길, 남에게 의지할
김수길 [저]
41년 충남 공주에서 출생. 7세부터 14세까지 伯父인 索源 金學均선생으로부터 千字文을 비롯하여 童蒙先習·通鑑·四書와 詩經·書經 등을 배움. 75년도 방통대 졸업. 26세부터 41세까지 국세청근무 42세부터 현재까지 세무사개업, 대유연구소 교수 89년부터 대산선생으로부터 易經을 배움. 周易傳義大全譯解 책임편집위원. 편저에 周易入門 편역에 編解 梅花易數, 陰符經과 素書 心書, 하락리수, 오행대의, 천문류초, 소리나는 통감절요, 집주완역 대학, 집주완역 중용, 주역인해
저서 [천문류초], [주역입문], [집주완역 대학]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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