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이슬람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엮은 책. 세계 3대 종교 가운데 하나인 이슬람은 여전히 우리에게 낯선 종교이며, 이제까지 서구의 일방적인 편견을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슬람과 이슬람세계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면이 적지 않다.
이 책은 세계적 종교인 이슬람을 우리 사회에 새롭게 소개하고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올바르고 개괄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이슬람 교리, 법, 정치, 사상, 신비주의, 역사 등에 관한 기본적이고 핵심이 되는 내용을 깊이 있게 고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슬람 관련 연구자뿐만 아니라 이슬람을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이슬람과 이슬람세계에 대한 이해의 길잡이
전 세계 140여 국가에 13억의 신도를 가지고 있는 이슬람은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종교인 이슬람과 이를 생활규범으로 삼고 있는 이슬람세계에 대해 우리는 그다지 많은 것을 알고 있지 못하다. 아니, 그마저도 왜곡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슬람세계는 오랫동안 서구 기독교세계의 '적'으로 간주되어 부정 일변도의 평가가 내려져왔으며, 우리도 이러한 시각을 받아들인 결과 이슬람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면이 많다. 이러한 오해와 편견에서 다소 벗어나기는 하였으나, 이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온 몇몇 이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에게 이슬람세계는 아직도 부정적인 이미지로 둘러싸여 있다. 이슬람세계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들의 생활규범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동안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고, 이슬람을 소개하는 도서 등이 이미 몇 권 나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와 학계에서 이슬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그다지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우리의 시각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통찰한 연구성과에 바탕을 두고 이슬람과 이슬람세계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이슬람과 이슬람세계를 개괄하고 있는 본격적인 연구 성과물이다. 저자는 이슬람 관련 강의와 토론의 결과물, 그간 발표해온 논문 등 자신의 이슬람 연구성과를 이 책에 담아내면서 이슬람의 교리나 사상에 담겨 있는 원리를 가능한 한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서술하고 있다. 우선 <서장>을 통해 이슬람을 개략적으로 소개한 후, 이슬람의 역사, 경전 『꾸란』, 교리, 이에 따른 법체계와 사상 등을 예언자 무함마드의 시대에서부터 현대 이슬람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서술해나가고 있다. 후반부인 제12~15장에서는 근·현대의 이슬람주의 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 가운데 일부 추종자들이 어떻게 급진주의화화고 극단주의자로 변모해갔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슬람이 단순한 종교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등 인간 생활의 모든 면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삶의 체계임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간의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서구 기독교세계의 오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슬람의 위상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노력한다.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단테가 『신곡』에서 묘사한 대로 '가장 저급하고 흉물스러운 추문과 불화의 사나이'가 아니라 실은 신의 뜻에 복종하고 이를 전파하는 데 생을 바친 한 사람의 겸손한 예언자일 뿐이다. 형제애, 정의, 평등, 자유 같은 삶의 가치관을 소중히 해왔고, 인류의 문화유산을 융합하여 찬란한 이슬람 문명을 꽃피워낸 이슬람세계의 역사, 교리, 사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탐구하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이슬람교가 구식의 보수종교, 투쟁과 반목의 종교라는 편견을 벗어던지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슬람 연구서가 손꼽을 만큼 적은 이 시점에서 이슬람 관련 연구자뿐만 아니라 이슬람을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함으로써 앞으로 이슬람 관련 연구·저술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게 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
[서장] 이슬람의 이해
제1장 간추린 이슬람 역사 1400년
제2장 예언자 무함마드
제3장『꾸란』과 하디스
제4장 신앙과 실천의 6신(信)과 5주(柱)
제5장 순니와 쉬아
제6장 신앙의 실천주의자들, 카와리지
제7장 이슬람법, 샤리아
제8장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즘
제9장 이슬람과 인권
제10장 중세 이슬람 정치사상과 칼리파제
제11장 이슬람 전통에서 보는 기독교 -『꾸란』속의 예수를 중심으로
제12장 이슬람 개혁주의와 부흥운동
제13장 이집트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
제14장 싸이드 꾸틉의 급진 이슬람 원리주의
제15장 이슬람 부흥운동과 이슬람의 이데올로기화
참고문헌
용어풀이
찾아보기
이슬람과 이슬람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서장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먼저 이슬람이 단순한 신앙체계만이 아니라 종교와 세속 모두를 포괄하는 신앙과 실천의 체계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삶과 종교가 일치하는 독특한 가치관의 세계이기 때문에 무슬림들이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전쟁, 협상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항상 이슬람의 깃발을 앞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교분리의 세속적 가치관 속에서 살아온 서구인들이나 우리가 이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이슬람권과 오랫동안 첨예하게 대립해온 서양이나 미국의 언론을 통해 이슬람세계를 접하고 굴절된 서구의 프리즘으로 그들의 사회를 잘못 들여다보는 사례가 많았다.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제 우리는 나름대로의 객관적 시각을 갖고 이슬람사회의 제도, 관습, 종교, 문화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처한 특수한 환경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그들을 볼 수 있는 문화상대주의라는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서장 <이슬람의 이해>, 62쪽
무함마드는 자신이 신의 소명을 받은 예언자 이상의 존재가 아님을 스스로 거듭 강조하였다. 『꾸란』도 "무함마드는 사자(rasul)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니니…"라고 이를 명백히 하였다. 이것은 무함마드의 인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슬림들은 기독교인들이 스스로를 크리스챤(Christian)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를 무함마단(Muhammandan)이라고 부르는 것에 반대한다. 그는 예언자였지만 동시에 그 역시 신의 뜻에 복종하는 한 인간이었을 뿐이다. 무슬림은 글자 그대로 '신에게 복종하는 자'이며, 이슬람은 '무함마드의 종교'가 아니라 '신의 뜻에 복종하는 종교'이다. '이슬람'은 아브라함이 겪은 복종의 시험에서처럼 '절대 복종하다'라는 뜻인 아랍어 동사 '아슬라마(aslama)'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메카 정복 이후 절대군주가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평범한 통치자에 머물렀다. 정교일치체제에 근거하여 신권정치를 펴는 교황과 같은 통치자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예언자, 신의 사자라는 지위를 빌려 영적 권위나 초인간적 힘을 과시하며 인간 위에 군림하는 어떤 초월적 존재나 절대자가 결코 되지 않았다. 교황의 무오류성 같은 신성의 어느 것도 취하지 않았다. 그는 왕관을 쓰지 않았으며 옥좌 대신 마루바닥에 앉아 통치했고, 스스로 옷과 신발을 수선했으며, 대추야자와 보리빵을 즐겨 먹는 소박하고 겸손한 한 인간으로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
―제2장 <예언자 무함마드>, 159~160쪽
손주영 [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를 졸업하고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알 아즈하르 대학교 아랍어대학 역사와 문명과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소장,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연구교수,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객원교수, 한국이슬람학회 회장, 한국중동학회 회장, 한국이슬람교 중앙회 이사장직을 역임하였다. 최근의 주요 저서 및 역서로는 [이슬람 칼리파제사](민음사, 1997), [중동의 새로운 이해](공편, 오름, 1999), [이슬람세계의 정치와 국제관계](공편, 오름, 1999),[고급 현대 아랍어](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2000), [역사상의 국가권력과 종교](공저, 일조각, 2000), [이슬람 사상의 형성과 발전](공저, 아카넷, 2000), [20세기 중동을 움직인 50인](공저, 가람기획, 2000), [동남아의 이슬람](공저,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2000), [이집트 역사 100장면](공저, 가람기획, 2001), [끝나지 않은 전쟁](공저, 청아출판사, 2002),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케임브리지 이슬람사](공역, 시공사, 2002), [위대한 아시아](공저, 황금가지, 2003), [중동종교운동의 이해](공저, 한울아카데미, 2004), [이슬람-교리, 사상, 역사](일조각, 2005), [이집트 역사 다이제스트 100](공저, 가람기획, 200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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