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청도는 운치가 있다. 아름다운 청도에서 시인은 세상에 무수히 뿌려진 비를 주제로 시를 지었다. 시인은 빗물이 고이고 비와 비 사이를 거닐고 바닥에 부딪치는 비의 곡조를 들었다. 비가 되지 못한 청도의 안개를 위로하고 눈물이 되어 쏟아지던 그 빗줄기에 대고 사랑을 속?였다. 비 오는 날 청도는 시인에게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 책의 모든 작품은 그렇게 시인과 빗물의 합동작품인 것이다.
문복희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시의 치유적 효용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 독자에게 맑은 생수같은 노래를 전하고, 독자와 시인이 한 방향을 향해 서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대시 일부 그룹에서 현학적이고 난해한 작가 중심의 시로 독자와 멀어지는 시가 아니라, 소통과 공감의 가치를 지키되 언어예술로서 표현의 독창성을 놓치지 않는 시문학의 순기능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특히 시인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자신의 시 속에 잘 녹여내는 치유적 상상력과 구원의식을 담은 하늘 샘(泉)같이 맑은 시세계를 지속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더욱 독자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선사해줄 것이다.
저자 서문
제1장 강가에 내리는 비
달팽이와 빗물
비와 빗금 사이
빈 시간
빈 집
비가 되기 위해
젖지 않는다
창 밖의 너
기다림
바람이 분다
쓰러진 나무
능소화
늙어야 한다
비와 묘비명
강가에 내리는 비
숲속의 문
청도의 안개
흔들릴 때
비에 젖는 나무
비워둔 자리
핏줄
제2장 빗물은 통증이다
별을 기다리며
비탈이 좋다
새벽 참새
빛깔이 다르다
빨래와 비
비와 바람
순이 얼굴
지워진 약속
새들의 기도
빗물은 통증이다
비가 되는 시
비가 되지 못한 꿈
개미의 비밀
나목(裸木)
소리와 색채
청도에 내리는 비
바다 안개
외로운 약속
고장난 우산
비와 동백꽃
제3장 빗금이 되기 위해
바닥에 엎드리기
비와 함께
가슴이 아픈 날
빈 정거장
별들의 울음
길을 놓친 영혼
외로운 사람
눈물처럼
비의 곡조
내려오기
꽃이 되기
6월의 비
상처
무릎 꿇기
고개 숙이기
사랑의 완성
빗금이 되기 위해
주름살 사이
메마른 자리에
자작나무의 비밀`
제4장 비와 낙엽
빈손에 남은 눈물
구름 사랑 ...
비와 낙엽
창(窓)이 되고 싶다
어머니의 미소
물과 불
비 맞기
소리없이 지는 꽃
잊지 않았다
사랑의 반대쪽
아버지의 구두
소금이 된 빗물
땅의 물
맑은 빗물
빗물의 비밀
부서지기
기억
창틀 사랑
| 나가면서 | 나의 의식 상태를 알려주는 척도
문복희 [저]
시인, 문학박사, 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며, 대한 YMCA 연합회 실행위원, 한국어문회 편집위원 및 올란바타르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시집으로 '첫눈이 오면', '숲 속 이야기' 와 몽골에서 간행된 한.몽 대역 시집 '숲으로 가리' 가 있으며, 그 외에 '한국 신선시의 이해', '한국 여성과 문학', '행복한 시인의 사회'(공저)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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