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연한 우리의 분단현실에 역사의 상처로 인해 부부간의 끈까지 놓쳐버린 중년 남녀의 애증을 그린 장편. 독일을 베경으로 파시즘의 폭력에 상처입은 개인들의 이야기를 유려한 문체로 드라마틱하게 풀어놓았다. 저자는 87년 단편 <십오방이야기>로 등단했다.
`친구는 멀리 갔어도`등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정도상(40)씨가 장편소설 `푸른방`을 펴냈다. 소설은 `열애`등의 소설로 작품 세계의 변화를 널리 알려준 정씨가 다시 새로운 문제 의식으로 무장했음을 알린다.
정씨는 이번 소설에서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한 틀에 얽매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무대는 독일 베를린. 교포부부가 주인공이다. 베를린이라는 분단을 상징하는 도시는 뿌리뽑힌 현대인의 정체성을 다루는 데 자주 사용되는 장소다. 여기에다 주인공의 과거는 한 소설이 가질 수 있는 최대치의 문제를 다 품고 있는 듯하다. 주인공 창윤은 베트남전 참전후 고엽제 후유증과 베트남 양민 학살의 기억에 시달리다가 광원으로 독일에 왔다. 그의 어머니와 형은 원자병으로 숨졌으며, 그 충격으로 할아버지는 자살했다. 반면 창윤의 부인이 짊어지고 있는 문제 또한 만만찮다. 월북한 생부를 두었으며, 의붓아버지의 성적 학대에 시달리다가 간호보조원 자격증을 취득하여 독일로 온 또순이다.
그 위에 문제는 더 중첩된다. 베를린의 교포사회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관계는 소설을 더욱 얽히게 만든다.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방북했다가 자살한 친구, 고엽제 후유증으로 아들을 잃은 창윤, 거기에 얹힌 정순과 독일 여성 마리아의 동성애....
소설은 마치 지금 한국인이 안고 있는 문제를 모두 담아내겠다는 듯 `문제의 복합체`처럼 짜여 있다.
이런 복잡다기한 문제들이 2백자 원고지 1천장이 채 안 되는 한 소설 속에서 어떻게 풀려나가는지를 읽어 내는 것은 독자들에게 재미있을 수도, 부담일 수도 있다.이 글의 배경은 독일의 베를린이며, 중년부부인 창윤과 정순 두 주인공을 중심
으로 동성애와 관련한 일련의 사건으로 얽힌 애증관계와 분단현실에 대한 묘사로 글은 전개된다
방사능과 베트남전 참전 후 고엽제 후유증과 베트남 양민학살의 기억을 간직한 채 광부로 독일에 온 창윤, 어머니와 형을 원자병(리틀보이)으로 잃고 그 충격으로 자살한 할아버지를 두고 고향 지리산을 뒤로하고 독일행을 선택한 남자.
월북한 생부를 둔 채 의붓아버지의 성적·육체적 학대를 벗어나 시다생활로 모은 돈으로 고교졸업증을 사서간호보조원 자격증을 취득하여 독일에 온 정순, 독일에 와 억척스럽게 돈벌이와 공부에 열중했던 여자.
이 두 사람의 결혼은 이상적이있으나 재독민협에서의 활동으로 한국에 돌아갈 수 없는 이방인 신세로 전락한다. 더구나 창윤이 지닌 방사능과 고엽제 후유증으로 아들 지산을 잃게 되고, 생부를 평양에서 만나고 온 후부터 북한대사관의 홍씨의 협박을 받게 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후배동료 명효의용공조작에 의한 자살, 이러한 사건들에 의해 창윤은 더욱 고향을 그리워하게 되고 청순은 상처뿐인 고향에 대한 기억을 더욱 지우려고 한다.
이렇게 두 사람에 얽힌 과거사를 반추하면서 여기에 정순과 독일 여성 마리아의 동성애로 시작된 부부의 애증관계가 겹쳐진다 .강요된 역사의 상처를 서로 보듬고 20년이란 세월을 살아온 이 두 사람은 단순한 육체의 접촉으로 시작된 마리아와 정순의 관계가 노란 침대가 놓여진 푸른 방에서 육제적·정신적 만족감과 깨달음을 주는 깊은 동성애 관계로 발전하면서 파경을 맞이하게 된다.
지은이 정도상은 1989년 전북대 독문학과 졸업.1999년 전북대 국문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1987년 단편소설 [십오방 이야기]로 작품활동시작.작품집으로 [친구는 멀리 갔어도] [아메리칸 드림]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는 [시간의 상처][열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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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상(Jeong Do-sang) [저]
1960년 경남 함양에서 출생 1989년 전북대 독문과 졸업 동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87년 단편 [십오방 이야기]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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